인류의 역사는 식품의 역사, 발효식품개발의 역사이다. 기원전 6,000년에 효모가 맥주 제조에 사용되었으며, 치즈 생산에 곰팡이가 그리고 식초 생산에 초산균이 이용되었다. 누룩곰팡이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 막걸리, 증류해서 만든 증류주(브랜디, 럼주, 위스키, 보드카, 진 소주), 초산균으로 만드는 식초, 효모로 만드는 포도주와 맥주, 빵 효모로 만드는 빵, 곰팡이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된장, 간장 그리고 고추장, 유산균등으로 만드는 김치, 그리고 서양의 치즈, 버터, 요구르트 등이 있다. 한국인들도 자연환경에 순응하여 장, 김치, 젓갈, 식초, 식혜, 술 등을 개발하였다. 김치류는 자그마치 100여가지, 젓갈류는 160여 가지, 장류는 120여 가지, 식초류는 10가지, 주류는 260여 가지나 된다.

한국의 장류는 대표적인 전통 조미료이며 단백질 급원으로서 집안의 장맛을 중시하던 우리 고유의 풍습이 그대로 배어있는 민족 식품이다. 기원전 5세기 경 지금의 만주지역은 콩의 원산지로 부여가 자리하고 있었으며 자연히 장과 같은 발효식품이 발달했으리라 생각된다. 장류에 대한 기록으로는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고구려인이 장양을 잘한다고 하였으며 신라 신문왕 3년 (서기 683년)의 폐백목록에 장과 시(낫토)가 다른 식품들과 함께 기록되어 있어 그때의 기본식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안악고분벽화에는 물이나 발효식품을 저장한 그림이 발견되었으며, 발해에서도 발해 책성의 시를 명산물로 꼽고 있어 장 담그는 기술이 계속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장류의 초기형태는 간장과 된장이 섞인 걸쭉한 장이었으며 삼국시대에는 장독에 용수를 박아 용수안에 고이는 장액을 간장으로 나머지 박은 된장으로 분리하여 이용하였다. 즉 콩을 삶아 이것을 띄워 메주를 만들고,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발효시켜 그 액체를 간장으로 하고, 나머지 건더기를 된장으로 식용해 왔다. 간장의 '간'은 소금기의 짠맛(salty)을 의미하고, 된장의 '된'은 '되다(hard)'이다.

장 담그는 일은 음력 10월에 콩을 삶아 찧어 메주를 만드는 일에서 시작된다. 항아리는 예부터 쓰던 것을 사용하고, 메주는 겨우내 희고 노란 곰팡이가 핀 것, 물은 생수, 소금은 천일염을 녹여 3일 정도 묵혔다가 윗물만 따라 걸러 쓰고 메주는 항아리의 7할 정도만 채우고 소금물을 채워야 맛있는 장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장은 완전 조미료로서 몸 안에 쌓인 노폐물을 없애주는 약이 된다.

콩을 원료로 메주를 만들고 식염수에 담가 발효한 건더기가 된장이다. 된장은 냄새가 강하고 짜며 오래 끓여야 제 맛이 난다. 자연의 복합균, 곰팡이, 효소 등이 작용하다보니 혈전용해능력, 항암효과 등 각종 효능이 뛰어나지만 균일한 제품을 만들기가 어렵고, 만드는 시기도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제 장류는 산업화가 될수록 점점 단순화되고 있다. 일본은 기온이 습해 부패가 쉽게 되므로 단일 균을 접종하여 균일한 제품이 된 일본식 된장 미소를 애용하고 있다.

고추장은 쌀, 찹쌀, 보리, 밀로 만든 떡에 쌀과 콩을 섞어 만든 메주가루와 고춧가루, 소금을 섞어서 만드는데 주로 찹쌀 또는 멥쌀 5: 고춧가루 3: 메주가루 2: 소금 4의 비율로 담근다. 고추장은 콩의 단백질 맛, 찹쌀, 멥쌀, 보리쌀 등의 탄수화물 단맛, 고춧가루의 매운 맛, 간장과 소금의 짠맛이 어우러진 영양 식품이다. 또 고추의 켑사이신은 항균작용, 항암작용이 있으며 매운맛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고구려의 기마 민족들이 콩을 삶아서 말안장 밑에 넣고 다녀 말의 체온에 의하여 자연발효시킨 것이 지금의 청국장이다. 지금은 콩과 볏짚에 붙어있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청국장을 만들며 콩 발효식품류 중 가장 짧은 시간(2-3일)에 풍미가 특이하고 영양적, 경제적인 식품이 되는 것이다. 청국장은 항암효과도 있으며 장내부패균의 생육을 억제하기도 한다. 일본식 청국장 낫토는 조리를 하지 않고 그대로 먹거나 밥 위에 김과 함께 비벼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다. 낫토의 끈적끈적한 물질 속에는 혈전용해능이 있는 낫토키나제가 들어있다.

루푸는 중국의 콩 발효 식품이다. 먼저 콩으로 두부를 만들고 그 표면에 곰팡이를 번식시킨 후 이것을 술이나 된장 또는 간장 덧에 담가서 숙성시킨다. 숙성이 진행됨에 따라 두부의 조직이 부드럽게 되어 치즈와 같이 된다.


김치류

우리의 발효식품 중 세계가 '미래의 식품' 이라고 극찬하는 김치는 무. 배추 등을 소금에 절여서 고추, 마늘, 파, 생강, 젓갈 등의 양념을 버무려 담기 때문에 채소류의 신선미와 조직감 각종 양념류에 의한 풍미가 조화를 이룬다. 김치가 외국의 소금절임이나 식초절임 식품과 다른 점은 기능성 효과가 다양한 부재료와 각종 양념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초기의 김치는 겨울철 채소를 오래 저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단순히 소금에 절여서 먹는 형태였다. 김치의 발효초기 단계에서는 류코노스톡(Leuconostoc mesenteroides)이란 균이 왕성하게 자라 젖산과 식초산을 만들고 탄산가스를 배출하며 독특한 풍미를 낸다. 김치는 채소와 젓갈, 소금, 고춧가루 등이 섞여 잡균을 살균하기 때문에 살균작업이 필요없으며 요구르트의 4배나 되는 유산균이 들어있다. 저칼로리 식품으로 식이성 섬유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 비만 등의 예방, 정장작용, 항암작용이 입증되면서 세계인의 식품이 되었다.

장아찌는 제철에 많이 나는 야채류를 소금에 절이거나 고추장에 넣었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먹는 것이다. 젓갈류는 여러 가지 생선과 새우, 조개 등을 소금에 절인 것으로 숙성기간 중 자가분해효소와 미생물이 발효하면서 특유의 감칠맛이 나는 것이다. 식초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날부터 음식을 조리 할 때 산미(酸味)를 갖게 하는 조미료로 쓰였으며 민간의약으로도 널리 사용되었다. 식초균은 다당류의 피막을 액표면에 형성하고 그액의 계면에서 증식하며 초산발효를 하므로 이 피막의 아래에 발효액만 흐르게 하면 연속발효를 할 수 있다. 식초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지방분해를 촉진하여 비만방지, 염분섭취의 억제 및 이뇨작용으로 고혈압 및 동맥경화의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장내의 원활한 활동 변비에 도움을 준다.

요구르트는 불가리아 코카서스 지방에서 옛부터 만들고 있는 발효유이다. 우유, 양유, 물소유 등을 그대로 혹은 일부를 농축하여 발효시킨다. 요구르트는 풍미가 좋고, 소화되기 쉬운 동시에 살아있는 유산균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장효과가 있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나래즈시는 소금을 뿌린 어육을 쌀밥에 버무려 자연 발효시킨 것으로 초밥의 시초라고 말해진다. 현재의 초밥은 에도시대(江戶時代)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젓산발효 대신 식초를 사용하여 즉석초밥이 되었다. 앙칵은 색소의 원료로 쓰인다. 앙칵은 원래 중국에서 생겨난 것인데 쌀에 모나스커스 퍼퍼레우스를 발효시켜 만든다. 앙칵의 적색은 여러 가지 식품, 즉 루푸, 적포도주, 어묵, 어간장에 이용되고 있다.


주류

술은 인류의 출현과 함께 가장 자연스럽게 나타난 음식이다. 우리들이 마시고 있는 술은 제법에 따라 발효주(양조주), 증류주, 혼성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발효주란 곡류, 고구마, 과실즙 등을 당화하여 발효하여 만든 막걸리, 또는 이들을 걸러서 맑게 한 술로서 쌀고오지를 원료로 한 청주, 맥아를 주원료로 하는 맥주, 포도로 만든 포도주 등이 있다. 증류주는 발효주를 증류한 것으로 알코올 농도가 높고 독특한 향기를 가진다. 막걸리를 증류한 것이 쌀 소주, 맥주를 증류한 것이 위스키이고 포도주를 증류한 것이 브랜디이다. 혼성주는 발효주나 증류주에 여러 가지 것을 혼합한 것으로 증류주에 약주, 과실, 꽃, 설탕 등을 배합하여 만든 리큐어, 포도주에 약초, 증류주를 가한 것, 소주와 찐쌀, 쌀 고오지로 만든 백주, 이것을 여과한 미림, 소주에 매실열매를 담근 매실주 등이 있다.

청주는 일본 고래의 대표적인 알콜음료로 청주는 먼저 멥쌀을 쪄서 차게 식힌 후 누룩가루와 물을 섞어 밑술을 만든다. 그리고 밑술이 익으면 다시 찹쌀을 쪄서 밑술과 섞어 덧술을 만든다. 여기에 부재료로 인삼이나 다른 초근목피 등의 약재를 섞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54년 백화청주가 나왔으며 1963년에는 특급청주인 수복이 등장하였고 1986년에 냉 청주인 청하가 시판되었다.

포도주는 포도주효모를 사용하여 포도과즙을 발효시켜 만든 것이다. 백포도주는 과피의 색이 엷은 품종을 사용하여 착즙한 액 그대로를 발효시켜 만든다. 적포도주는 과피가 농적색 또는 흑자색의 품종을 사용하여 과피나 씨를 함유한 그대로를 발효시켜 그 색소와 메타탄닌을 용출시킨 것이다. 백포도주는 큰 나무통에서 밀폐발효를 하여 휘발성 향기가 나가는 것을 막고 또 산화에 의한 갈변을 방지한다. 적포도주에서는 20-25℃에서 7-10일간 발효가 끝나면 압착하여 과피와 씨를 제거하고 당분이 없어질 때까지 발효시킨다.

위스키는 곡류를 원료로 하는 증류주로 나무통에서 저장 숙성한 것이다. 원료의 대맥은 맥주와 마찬가지로 Golden melon 종이 사용되어 양조법도 맥주와 거의 같지만 호프는 사용하지 않는다. 또 맥아를 건조할 때 코크스에 피트를 섞어 태우므로 제품에 특유한 피트냄새가 붙는다.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제조년차가 다른 것과 향미가 다른 것 등을 섞어 품질을 균일하게 한다.

브랜디는 과실의 발효덧을 증류하여 만든 증류주의 총칭이다. 그레이프 브랜디는 하급의 포도주를 증류하여 만든다. 증류 액(알콜 60-65℃)은 위스키와 마찬가지로 떡갈나무 통에서 4-5년 또는 그 이상 숙성시킨다. 숙성된 여러 품질의 것을 브랜드(조합)하여 제품을 만든다. 대표적인 명산지는 코냑과 아르마니냑 이다.

소주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독특한 증류주이다. 소주의 원료는 대개 누룩과 멥쌀, 찹쌉 등이었는데, 평양 이북 산간지방에는 수수와 옥수수를 사용하였다. 소주는 불의 세기와 냉각수의 조절로 그 맛이 조절된다. 즉 화력이 세면 술이 많이 나오는 반면 탄내가 나고, 화력이 약하면 술이 덜 나온다.

맥주는 대맥을 발아시켜 당화한 다음 호프를 가한 것을 효모로 발효시킨 것으로 세계화된 알콜 음료이다. 먼저 대맥을 물에 담그고 마루에 넓게 편 후 14-18℃에서 발아시킨다. 발아 8-10일에 녹맥아가 되면 이것을 온풍으로 수분이 10%이하가 될 때까지 건조하고 다시 3-4시간 80-85℃로 배초하여 수분을 3% 정도까지 내린다. 다음에 맥아를 분쇄하여 쌀과 옥수수 등의 전분질과 같이 당화조에 넣고 온수를 가한 후 65-68℃에서 당화를 한다. 이 당화된 액을 솥에 옮기고 호프를 넣은 후 끓여 맥아즙을 만든다. 이 냉맥아즙을 발효조에 넣고 효모를 가하여 발효시킨다. 상면발효맥주는 보통 15-20℃에서 4-6일간 발효시킨 후 마무리 기간을 1주간 정도 두었다가 출하한다. 하면발효 맥주에서는 효모를 가하여 5-7℃에서 발효시켜 10-12일로 주 발효를 끝낸다. 이 젊은 맥주는 후 발효를 위해 침전된 효모를 제거한 후 밀폐탱크에 옮기고 0-2℃에서 2개월 정도 숙성시킨다. 후 발효가 끝난 맥주를 냉온가압 여과하여 병 또는 큰 통에 넣은 것이 생맥주이고, 가열처리를 하여 보존성을 높인 것이 병맥주 또는 캔맥주이다.


연속발효

화학공업에 비교하여 재래의 주류 및 여러 가지 발효식품의 가장 큰 결점은 생산능률이 낮다는 점이다. 이 생산능률을 올리자면 지금까지의 발효방식인 회분발효의 단점을 연속발효로서 극복해야할 것이다. 발효를 시작할 때 배지를 한꺼번에 채워서 발효가 끝날 때까지 내버려두는 회분발효와는 달리 연속발효는 일정량의 배지를 계속 공급해 줌으로써 발효조 속에 항상 적당한 양의 영양분이 보장되어 미생물이 이것을 쉬지 않고 이용하도록 하는 것으로 발효산물도 연속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발효과정을 연속화 시킴으로써 발효의 능률이 증가될 뿐 아니라, 균일한 제품을 얻을 수 있고, 또 생산과정의 자동화를 이룰 수 있다.

회분발효조에 신선한 배지를 담고 균을 접종해주면 균은 잠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다음 (적응기; lag phase) 생장을 개시하여 한때 최고의 생장률을 보이고 (대수기, log phase) 다시 생장속도가 떨어져서 끝내 생장이 머물게 된다(정상기, stationary phase). 즉, S자형의 전형적인 생장곡선을 보인다. 발효의 능률면에서 처음의 적응기는 가장 피하고 싶은 시기이다. 미생물의 수도 적을 뿐 아니라 (접종한 균수 그대로) 개개 균체의 대사 작용도 보잘 것이 없다. 또 정상기는 미생물의 수는 최고에 도달했지만 배지의 영양분은 소모되고 유해대사물질의 축적이 생겨나 생장이 멈춰 발효능률이 좋지 않다. 한편 대수기는 각 균체의 대사작용이 왕성하여 번식률이 높은데다가 균의 수도 많으므로 전체의 발효능률은 다른 어느 시기보다 크다. 다시 말하면 이 대수기 상태에서 최고의 생산률을 얻을 수 있다.

교반기가 있는 발효조에 배지를 가득 채우고 균을 접종하여 충분히 교반하면서 회분발효를 진행시킨다. 균의 생장곡선이 대수기가 될 때 배지의 반을 들어내고 새로운 배지로서 발효조를 채워주면, 발효조 내의 균 밀도(x)는 1/2로 줄어들 것이다. 그 후 계속하여 발효를 진행시키면 균은 다시 증가하여 희석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겠지만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로 다소 적응기가 생길 것이다. 이 적응기의 길이는 교환되는 배지의 양을 줄이고 자주 교환시켜줌으로써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식을 준 연속발효라 하며, 회분발효보다 높은 능률을 낼 수 있으므로 식초나 우유의 발효 등에 실용화되고 있다.

이 새로운 배지의 교환량을 더욱 줄이고 그 회수를 무한히 증가시켰을 경우를 생각해 보면 이것이 바로 연속발효이다. 즉, 발효조의 한쪽에서 계속적으로 일정량의 새로운 배지를 공급하고 다른 한쪽에서 그와 같은 양의 발효산물이 배출되도록 조절해 두면 배지와 미생물이 발효조 속에 머무는 동안에 발효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요컨대 회분발효가 내포하고 있는 비능률적인 부분을 감축 또는 제거하기 위해 준 연속과 연속발효법이 고안되었고 준 연속보다는 완전 연속이 더 효율이 클 뿐 아니라 발효가 끝날 때마다 허비되는 노동력과 소모품도 절약되는 것이다.

발효의 목적에 따라 여러 모양의 발효조와 여러 형식의 발효방법이 고안되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1단균일연속발효조(single-stage homogeneous continuous fermentor)로서 교반기(agitator)에 의해 교반조 내부의 용액이 향상 균일하게 분배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더 높은 농도의 균으로써 발효하고 싶을 때는 흘러가는 균을 일부 회수하여 새로운 배지에 섞어 재 회전시킨다. 또 기질의 이용도를 높이고, 싶을 때는 전체의 발효능률은 저하되지만 발효조를 여러 개 연결시켜 다단(multi-stage)으로 하면 된다.

유률(flow rate)이라는 것은 단위기간 동안에 발효조 속으로 흘려드는, 또는 발효조에서 흘러나오는 액의 양(l/h)을 가리키는 것이며 보통 F로 표시한다. 발효조의 가동용적을 V라고 하면 유률 F를 가동용적 V로써 나눈 비율 F/V를 희석률(dilution rate, D)이라고 하며 발효조 속에서 일어나는 배지의 교환률을 뜻하게 된다. 지금 10 L의 가동용적을 가진 발효조에 매시간 1 L의 유률로 연속발효를 하고 있다고 하면 이때의 희석률 D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D = F/V = 1/10 = 0.1. 즉, 한 시간 동안에 총 액량의 1/10이 교환되고 있다는 뜻이다. 1시간에 1/10이 교환되니까 발효조 속의 액이 완전히 교환되는 데는 10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즉, 희석률의 역수 1/D을 체류시간 (retention time, R)이라고 하며 흘려들어간 액이 나올 때까지 발효조 속에 머무는 시간을 말한다.

계속적으로 환경이 달라지는 회분발효에서 얻은 생장률이 환경이 고정되어 있는 연속발효의 생장률과 같기가 어렵지만 회분발효에서 얻은 생장곡선에서 비생장률 (specific growth rate, u)을 계산하고 이것을 이용하여 연속발효의 희석률 D를 추적할 수가 있다. 신선한 배지가 계속적으로 공급되면 발효조 속의 균은 쉴 틈 없이 생장한다. 그와 동시에 흘러나가는 액에 따라 유실되는 균도 있다. 만일 생장으로 인해 불어가는 균수가 유실되는 균수보다 많을 때는 발효조 속의 총균수는 증가할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균수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생장과 유실이 균형을 이룰 때는 발효조 속의 균수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며 이때 발효는 안정상태(steady state)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연속발효조 속의 균 밀도의 변화는 다음과 같은 관계식으로 표현하면 알기가 쉽다. 즉, (발효조 속의 균 밀도의 변화) = (생장으로 인한 증가) - (유실로 인한 감소). 이때 균의 농도를 x라 하고 한 마리 한 마리의 균 생장률, 즉 비생장률을 u, 그리고 연속발효가 희석률 D로써 진행되고 있다고 가정하고 경과시간을 t로써 표시하면 위의 관계식은 dx/dt = xu - xD 로 된다.

그런데 실제의 연속발효는 안정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며 이때는 발효조 속의 균수의 변화는 없다. 따라서 0 = xu - xD이며, 결국 u = D가 된다. 즉, 연속발효가 안정상태에서 진행될 때의 희석률은 미생물의 비생장률과 같은 것이다. 이 관계는 회분발효와 연속발효 사이를 연결시켜주는 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회분발효를 통해 간단히 얻을 수 있는 비생장률 u를 이용하여 연속발효의 희석률 D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사례연구

양조효모 Saccharomyces carlsbergensis를 맥즙(wort)을 배지로 삼아 20℃에서 충분히 교반시키며 회분발효해서 얻은 생장곡선으로부터, 먼저 가동용적 V = 10 L의 1단 연속발효조로써 건조중량 3.5 g/L의 효모를 얻으려면 유률 F를 얼마로 조절해야 하는가를 보자. 그리고 발효조를 하나 더 연결시켜 2단 연속발효를 시키고 F를 앞서와 같이 유지할 때 둘째 발효조에서 나오는 균농도 x2는 얼마나 될까를 보자.

이상의 설계를 하기 위해 임의의 균농도 x에서의 생장률 dx/dt를 측정한 값은 표 1과 같다. 생장곡선의 각 부분의 기울기(slope)는 dx/dt이며, 이것은 일일이 절선을 그어서 그 절선이 축과 이루는 직각삼각형의 tangent를 계산함으로써 얻어진다. dx/dt는 단위용적의 배양액 속에 포함된 균 전체의 생장률이며 비생장률 u와는 다르다.

회분발효 때의 Saccharomyces carlsbergensis의 생장
t (시간)................x (균농도, g/L).............dx/dt.................(1/x)(dx/dt)
....6.5..........................0.8.........................0.096...................0.120
....8.7..........................1.0.........................0.123...................0.123
..11.6..........................1.5.........................0.187...................0.125
..14.0..........................2.0.........................0.214...................0.107
..16.1..........................2.5.........................0.240...................0.096
..18.2..........................3.0.........................0.241...................0.081
..20.3..........................3.5.........................0.236...................0.067
..22.5..........................4.0.........................0.233...................0.058
..24.6..........................4.5.........................0.202...................0.045
..27.3..........................5.0.........................0.171...................0.034
..30.7..........................5.5.........................0.116...................0.021
..43.5..........................6.0.........................0.000...................0.000

건조중량 3,5 g/L의 효모를 얻으려면 x = 3.5에서의 수직선과 곡선과의 교점을 A로 하고 그 높이 dx/dt를 재면 0.237이 나온다. 이때 직선 OA (operation line)의 기울기, 즉, dx/dt/x를 계산해 보면 0.068이 된다. 여기서 dx/dt는 단위액량 속의 균 전체의 생장률이고, 이것을 균수 x로 나눈 것, 즉 1/x dx/dt는 한 마리 한 마리의 균의 생장률, 즉 비생장률 u이다. 그런데 u = D이므로 이때의 D는 0.068이다. 또 F/V = D, 즉, F = DV. 따라서 F = 0.068 x 10 = 0.68, 즉, 0.68L/h의 유률로 연속발효를 시키면 건조중량 3.5 g/L의 효모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번 발효조의 희석률(D2)도 첫째번 것(D1)과 같으므로 그림 5의 x = 3.5에서 operation line OA에 평행되는 선을 그어서 곡선과의 교점을 B로 하고 B에서 x축으로 수직선을 내리면 그 교점, 즉, 5.38 g/L가 되고 이것이 둘째번 발효조의 균농도(x2)이다.

연속발효의 가장 큰 매력은 그 높은 효율에 있으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당한 희석률의 선택이 필요하다. 발효의 목적에 따라 효율의 기준도 달라지겠지만 여기서는 다시 균체의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하고 가장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는 희석률을 예측해보자.

앞의 (1/x)(dx/dt)는 균의 비생장률 u를 표시하는 것이고 이 u의 값을 보면 x가 1.5 g/L일 때 0.125로서 최고이고 이것을 전후해서 줄어간다. u의 값이 가장 클 때 이것을 최고 비생장률이라 하며 주어진 환경 하에서 제일 성장이 빠를 때, 즉 대수기(log phase)에서의 비 생장률이 그것이다. 연속발효가 안정상태에 있을 때, 그때의 희석률 D는 균의 비생장률 u와 같으므로(u = D), (1/x)(dx/dt)의 값을 수평축으로 하고 x의 값을 수직축으로 하여 graph를 그리면 희석률 D의 변동에 따른 균농도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D가 0일 때는 회분발효를 뜻하므로 균은 최고농도인 6 g/L까지 도달한다. 이것을 연속화시켜 희석률 D를 점점 올려 가면 유실되는 균도 많아져서 균농도 x는 줄어가지만 D의 값이 umax 보다 작을 때는 균이 흘러 나가기 전에 충분히 번식할 시간을 가질 수 있으므로 어디서나 안정된 발효를 시킬 수가 있다. 그러나 D = umax일 경우에는 균이 최고속도로 번식하더라도 번식을 끝내기 전에 유실될 가능성이 많다. 만일 D가 umax보다 조금만 커지더라도 균의 생장은 흘러나가는 균수를 따르지 못하므로 균은 발효조에서 유실(wash out)되고 만다. 그러므로 연속발효에서 D는 umax를 넘지 말아야 하며 D = umax 때를 임계희석률(critical dilution rate, Dc)이라 한다.

남은 문제는 희석률이 Dc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어느 D가 가장 발효에 높은 효율을 가져오느냐를 결정하는 데 있다. 희석률 D가 낮으면 균농도 x는 높아지지만 발효를 끝내고 흘러나오는 액량이 적으니까 전체의 생장률은 적어질 것이고 반대로 D가 높을 때는 회수되는 액량은 많아지지만 그 속에 들은 균수가 적으니까 역시 생산률은 크지가 못하다. 이와같이 연속발효에서의 효율은 균 농도 x와 희석률 D의 두 가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므로 양자를 곱한 Dx로써 표시하는 것이 편리하며 이것을 생산률(productivity 혹은 output)이라고 한다. 이 생산률 Dx와 희석률 D의 관계를 보면 Dx는 D의 변화에 따라 포물선을 이루며 그 정점이 최대 생산률을 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때의 D의 값을 최고희석률 (maximum dilution rate, Dm)이라 하며 Dm = 0.075로 되어있다. 즉, 연속발효에서 희석률을 Dm에 조절해두면 최고의 생산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도 다소의 미이용 기질의 유실을 피할 수 없으므로 기질이 고가일 경우에는 생산률이 줄어들더라도 희석률을 낮추어 가동하거나 발효를 다단식으로 하여 기질의 완전이용을 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