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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링크에 있는 cc님의 제법실상, 연기법 분석 이라는 제목의 글에 아래와 같은 심연님의 질문이 있었고 cc님의 일차 답변에 이은 나의 답변 또한 신나이에 참고 할만하다 생각되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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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
2014/10/21 12:54


[유전:"업이 모두 닦였을 때, 부처의 경지에 들었다고 하며 이 경지에서는 새로운 업이 일상의 평범한 속에서라도 생겼을 때, 그 업을 소멸하고자 하는 제법의 현상이 나타나고 이러한 실상의 현상이 너무나 직접적이어서 일상과 다름없지만 그 속에서도 하나 하나의 제법 작용을 낱낱이 파악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그 관찰된 결과가 지혜가 된다."]


업이 모두 닦이면 공 자리가 아니였던가요? 공에서 겨자씨만한 자비심만 있어도 부처가 된다고 읽었던거 같은데 제가 뭔가 놓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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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c
2014/10/21 19:05


업을 떠나서 공성을 이루게 된다면, 사실 거기서 부처와 공성을 구분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空) 그 자체에서 자비심과 같은 어떤 새로운 의지가 존재할 수 있다면 그것을 업과 욕망의 한계에 갇힌 인간적인 흐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무언가, 공성마저 초월한 부처로 부를 수 있겠죠. 다시 말해서 그 전까지는 욕망을 초월하는 것이 목적이 되었다면, 이제 허무하거나, 공한 것들을 '넘어서' 그것들을 자연스레 이끌고 새롭게 나아가는 것이 목적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

 

      유전
2014/10/21 19:38


to/ 심연, cc


업이 소멸된 상태를 공성이라고 보는 것도 그렇게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공성으로 수천만겁의 세월을 자신의 악업에 대한 댓가를 모두 인내하는 인욕바라밀의 세월로 보냈다면, 더 이상 그 공성의 존재에게 아무도 해침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그러한 공성의 자리에 까지 올라가게 되었을 그 과정에서, 과연 자신에게 베풀어진 선한 업들은 그 선한 업을 베푼 존재들이 없었는지 돌아 보아야 할 것이며, 그 존재들이 부처라면 그 선업에 대한 은혜를 갚아야 하는 것이 우주의 법칙이기도 합니다.


그 공성의 자리에서 그 선업에 대한 은혜 갚음을 화두로 삼을 때 거기서 겨자씨만한 자비심이 생겨나 돌부처의 자리에서 깨어날 때가 바로, 등정각 즉 구경각의 자리입니다. 대자대비심은 자비심만 가득한 것이 아니라, 공성에서 겨자씨만한 자비심을 중도(中道)의 경지로 삼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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