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상실

[5] COASTER 번호 175182 | 2008.06.29 조회 788

1801년 당시 순조가 즉위한지 얼마 안되던 해..

조선 정부를 발칵 뒤집는 문서가 발견되었습니다.

문서의 내용은 깨알같이 작은 1만 3311자나 되는 방대한 내용의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대략 3부분으로 되어 있다 하는데 그중 가장 골깨는 내용이...

다름아닌 조선의 박해받는 천주교 신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청이 조선을 병합해 주거나 서양군함을 요청을 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그 문서는 '황사영의 백서' 라고 불리워 지게 되었고 당연 그 문서의 작성자는 황사영(1775-1801).

26살의 젊은 양반 지식인이었던 그는 정약현(다산 정약용의 맏형)의 사위이기도 했습니다.



황사영의 이런 반민족,친외세적인 행각덕택에 가뜩이나 조선지배층 그중 벽파들이 보기에 눈에 가시같은 천주학과 천주교는 사학(邪學)과 사교(邪敎)로 칭해졌고 약 1세기 가량 동안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받게되었다는것은 정해진 수순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천주학과 함께 들어오게 된 신식문명과 실학까지 도매급으로 넘겨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조선은 중대한 시기에 개화기회를 날려버리고 ...그뒤로 이어진 한심한 구한말의 역사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물론 황사영백서사건이 한일합방의 원흉이라고 말한다면 엄청난 비약이고 과장이겠죠.)



종교방에서는 이 황사영백서사건을 단순히 서양이교의 만행, 기독교의 침략적 근성, 기독교신자들의 반민족적인 행각에만 촛점을 두고 기독교박멸,개신박멸,이명박타도만 외쳐대는 꼴통짓을 즐겨해대며 자기 종교 선전해대는 불빠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지만 그들은 분명 중요한것을 간과했다고 봅니다. 물론 19세기 천주교는 2차 바티칸공의회(1962~65)를 통해 나름 정화된 현대 천주교와는 질적으로 다른...정말 서양제국주의국가들의 첨병역할을 했었던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에 대한 비판이 틀렸다는것은 아닌데...포인트는 그게 아니란거죠.

황사영이가 그런 매국적행각을 자행했던것은 그가 '천주교도' 이기 때문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실했던 조선 지배층들의 관행을 그대로 이어왔던것뿐이란겁니다.



1592년 임진왜란때...조선 지배층들은 어땠나요?

백성들이 나라를 구하기위해 의병을 조직하고 있었을때..잘나신 조선의 최고위층 귀족들은 모두 한양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기껏 한거라곤 변죽 올려대기뿐이 없었지요.



1636년 병자호란때...이때는 어땠습니까?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때 조선지배층들이 했었던것은 고작 왕이란 작자가 삼전도의 굴욕이나 겪을때 지켜보는 일뿐이었고 유린당한 여성들을 '환향녀'로 매도해서 내친것뿐이 없는 무능하기 짝이없는 짓거리뿐이었습니다.



1801년 황사영백서사건은 이런 오래된....조선 지배층들의 민중에 유리되는 기득권 유지에만 혈안되어온...권리는 챙기나 의무는 지기 싫어하는 추잡한 관행에서 비롯된 사건이었습니다.

황사영은 조선에 살아가는 수많은 민초들이 외세에 핍박받을것따윈 안중에도 없이 그저 자기의 종교활동만 보장되어 주면 만사형통으로 생각한.. 이기주의적이고 뻔뻔했고 사특했던 지배계층의 한면이었을뿐이지요.



그뒤로 이어진 조선지배층들의 망동행각은 ....어땠을까요?



1882년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朝淸商民水陸貿易章程)은 황사영백서사건 못지않은..아니 더하면 더하는 반민족적이고 친외세적인 매국행각에 입각한 조약이었습니다. 조선의 경제권을 청국에게 넘겨준거나 다름 없는 행위였으니까요. 청나라는 어떻게 이런 권한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바로 임오군란을 진압해준 댓가로 당시 조선 조정으로 부터 받은거라지요.



1894년 청일전쟁은요? 이 전쟁이 왜 발발했는지는 다 아실겁니다.

동학농민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관군만으로는 힘에 벅찬지 청국에게 군사요청을 한 조선조정....

말그대로 제나라 백성 때려죽이자고 외국군대를 끌어들인겁니다. 청나라군대가 조선에 진입하자 일본은 텐진조약을 빌미로 자신들도 역시 군대를 이끌고 들어오게 되고...열강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이 사건은 누구때문일까요? 조선의 지배층들때문이죠.

그럼 조선의 지배층들이 당시 '유학도'들이라서 그런걸까요?

아닙니다. 유학이건 천주학이건 상관없이 이놈들은 그렇게 생겨먹은 것들이었기에 그랬던겁니다.

민중따위는 out of 안중이었던 파렴치한 족속들이었기에요.



1910년 부터 해방 1945년까지의 행각은요?

써봤자 손아프죠. 많은 조선의 잘나신 귀족과 양반 나부랭이들은 일본의 개노릇을 충실히 해왔습니다.

그리고 분단이후 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지금도 잘먹고 잘살지요.

지금도 여전히 매국행각에 여념없고 반민중적이고 친외세적인 망동을 일쌈고 있습니다.



과거엔 그게 청나라였던거고 근대에는 일본이었던거고 현대에는 미국이었던것..

대상국가만 바뀌었을뿐...사회특권층으로써 마땅히 지녀야할 일종의 도덕적 규율, 윤리적 행동방침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던 그들이기에..



이명박정권이 지금 수없이 삽질을 하는 이유도 그가 소망교회 장로인것보다도 다 이런 역사적인 이유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그런 유구한(?) 역사를 가진 그들이기에 지금도 쇠고기문제로 파문을 일으키고도 저잘났다고 밀고붙이는거 아니겠나요? 민중이나 국민이 눈에 들어오겠나요..

제 일신의 영달만 총족해주면 나라도 팔아먹을 녀석들의 역사는 무려 600년간이나 이어지고 있는데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하루빨리 한국땅에 정착해야 이런 특권층들의 망동행각이 근절될것입니다.

그래야 비로서 '보수'란 개념과 '우파'란 이념이 바로 정립되겠죠.


822COASTER님의 다른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