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자, 여성이 만만해?




3월 8일은 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 8일, 1만 5천여 명의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10시간 노동제와 작업환경 개선,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지금도 여성들은 불안한 일자리와 직장내 성차별 등으로 겪는 고통외에도 단지 여성이란 이유만을 크고 작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단지 그대가 여성’이란 이유로 겪게 되는 추가적인 고통은 명절 휴유증에서부터 일상에서 가사노동, 육아 노동 등 여러 가지 영역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그중에 가장 폭력적이고 공포스런 영역은 바로 채권-채무관계에서 드러난다.




부동산 등의 자산을 소유하지 못한 여성중에서 특히 주부이거나 저소득 비정규직 노동자인 경우는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기가 불가능하다.




여성이 처해 있는 이런 조건을 가장 잘 이용하는 집단이 바로 고금리-대부업 영역이다. 이들 대부업자들은 여성의 약점을 교묘히 이용하는 약탈적 대출에 앞장선다.  




진보신당 민생경제본부가 고금리 피해상담을 통해 본 사례에 따르면 대부업체 피해 여성은 대부분이 가정주부이다. 이들은 생활비 부족이나 긴급하게 쓰여야할 목돈마련을 위해 대부업체를 이용하였다. 거의가 배우자 몰래 대출을 받았으며 이들 모두 최소한 배우자의 연락처를 기재하거나 인감증명서 제출요구를 받았다.




식당, 악세사리점, 미용실, 바디샾등 소규모로 자영업을 하는 여성들도 사금융-대부업체를 이용하였는데 장사가 되지 않아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최소한의 운영자금이 필요하여 대출을 받았다. 대부업체에 대한 접근경로는 대부분 가게 앞에 뿌려지는 일수전단지를 보고 연락을 하였다.




미혼여성은 가족의 생계 유지, 친구의 채무변제, 혹은 부모의 명의도용등으로 대부업체를 이용하였다.




대부업자들은 등록업체든, 미등록 업체이든 간에 상대방이 금융지식이 없고 사회적 약자라는 판단이 서면 집요하게 이 약점을 파고 들어 법적이자인 49%(2007년10월이전 66%)를 넘어 수백% 대의 이자를 뜯어 낸다.
[출처] [펌]사금융 고리 대부업자, 여성이 만만해?|작성자 송태경


배우자가 알면 안되요

생활비가 부족하여 애를 태우던 김씨는 2006년 생활정보지에 실린 대출광고를 보고 일수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작은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큰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을꺼라 생각했던 것이다.  1년이 지난 지금 김씨는 6곳의 대출을 갚기에 너무나도 힘이든다.


100만원을 빌려주며 선이자나 수수료를 떼는 것은 물론이고 12,000원씩 100일간 갚는 등 연 136%의 고금리에, 중간에 갚지 못할 경우 재대출을(일명 꺾기 대출) 하며 빚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김씨는 이러한 고금리가 불법임을 알았지만 대부업체를 고소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단 고소가 되면 대부업체에서 배우자에게 바로 알릴 것만 같아서 너무도 겁이나는 것이다. 실제로 배우자를 보증 세운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업체에서는 대출시 배우자의 전화번호를 요구했다.








▶ 연166%의 고리대에 선이자·수수료 강요, “몸 팔라” 협박까지

경기도 안양의 한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김명자(가명. 56세) 씨는 물품대금 마련을 위해 3년 전부터 일수 빚을 쓴 것이 현재 10여 군데에 달한다. 이자율은 당시의 금리상한인 연66%를 초과했는데(2007년 10월4일부터 연49%) 동료 상인들과 연대하여 빌렸다.

한 보증인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자살을 시도했으며 현재 잠적했다. 한 할머니도 아들과 함께 보증을 선 뒤 돈을 빌렸는데, 빚 독촉에 시달린 끝에 지난 7월경 사라졌다. 사채업자는 김씨에게 “길거리에서 밟아 죽이는 수가 있다”고 폭언을 하는가 하면, 상점에 진열한 물건을 ‘이자’라며 집어가기도 했다.




▶ 대부업체 빚 갚으려 유흥업소 취직

20대인 윤미진(가명. 서울 성북) 씨는 2001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900만원을 빌려 열대어 노점상을 시작했지만 실패하고, 700만원의 빚만 남겼다. 윤씨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돌려막기를 했지만 이자만 늘어났고, 채무상환을 위해 2002년 선불금 900만원을 받고 유흥주점에 취직했다.

윤씨는 며칠 뒤에 업소를 탈출했으나 붙잡혀 감금당했고, 유흥주점 사장은 어머니와 협상을 통해 1300만원을 받고 윤씨를 풀어줬다. 2003년까지 윤씨는 카드빚 등을 갚기 위해 새벽에는 녹즙 배달, 오후에는 옷가게 점원을 하다가 스트레스로 인한 대상포진에 걸렸다. 김씨는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금융권의 전화와 방문추심으로 고통 받는 것을 보고, 집에서 나와 친척집에 무상으로 거주했다.




▶ 5000만원 갚았는데 원금 950만원 그대로

2005년 9월 대전에서 PC방을 개업한 여은숙(가명) 씨는 임대보증금의 일부를 마련하기 위해 일수업자에게 950만원을 빌렸다. 하루 15만원씩 87일간 1305만원을 갚기로 했다. 연232%에 달하는 불법 고금리다.

장사는 잘 됐지만 하루 15만원을 갚고 월세, 전기세, 인터넷요금, 컴퓨터 유지비 등을 감당하기가 벅찼다. 한번 일수를 갚으면 다시 빌리는 방법으로 현상유지를 한 것이 2년을 넘겼고, 손님은 줄어들었다.

2년간 여씨가 일곱 번을 거래하면서 일수업자에게 갚은 돈만 5000만원을 넘는다. 사채업자는 여씨에게 아직 갚을 돈이 95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5000만원을 갚았지만 원금은 한 푼도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연체가 시작되자 사채업자는 PC방의 집기들을 가압류하고 경매 처분했다. 여씨는 “경매가 되면 비싼 컴퓨터도 헐값에 처분될 테니, 내 스스로 팔아 빚을 갚겠다”고 사정했지만 사채업자는 들은 척을 하지 않았다. 경매 후에도 “돈을 갚으라”며 심한 빚 독촉을 했다.




▶ 남편 빚 갚으라며 폭행

김윤경씨(50대. 가명. 경기 고양)는 2007년 5월27일 저녁 8시40분경 일본계 대형대부업체의 추심원이 찾아와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김씨가 문을 조금 여는 순간, 추심원은 강제로 들어오더니 남편 빚을 대신 갚으라면서, 집안 집기에 딱지를 붙이겠다고 협박하며 공포심을 조성했다(가재도구 압류는 추심원이 아니라 법원 집행문을 부여받은 집행관만 할 수 있다).

김씨는 집에 14개월 된 손자와 단 둘만 있던 터라 무서운데다가 아이가 심하게 울기에 추심원에게 집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했다. 추심원은 실랑이 끝에 김씨의 오른뺨을 때리고 팔을 비틀었다. 김씨는 무단침입, 퇴거불응, 폭행, 불법추심 죄로 추심원을 고소한 상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포기해야 했던 사람. 사랑스런 아이와 함께 동반 자살을 선택해야 했던 어머니.




이런 참극은 고금리 약탈대출이 만들고 있는 현주소이며 최대 피해자는 여성이다.  







▶ 3.8 여성의 날 - 사채업자와 싸워야 이긴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채무자가 전문 사채업자와 대결해 이기기란 쉽지 않다. 사채 피해자를 외면하는 치안당국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다. 다만 녹음이나 상환내역 등 증거자료를 잘 모아두면, 사채업자와의 싸움이 마냥 불리한 것은 아니다.

현행 대부업법상 연49%(10월4일 이전은 연66%) 이상의 고리대는 형사처벌 대상이고, 많이 낸 이자는 민사소송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지 않은 사채업자나 일수업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대부업체와 사채업자는 세금을 내지 않을 소지가 많기 때문에 세무서에 탈세 신고도 고려할 만하다.




민생경제본부에서는 대부업관련 피해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 02-6004-2032





경제민주본부는 민주노동당을 탈당했습니다. 실질적인 민생보호활동을 위해 진보신당 민생경제본부로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무료법률지원활동을 더욱더 활발히 진행하기 위해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를 구성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 사금융 고리 대부업자, 여성이 만만해?|작성자 송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