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분(初分)
 
  1. 연기품(緣起品) (2)
 
  그때 북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최승(最勝)이라 했고 부처님의 명호는 승제(勝帝)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셨으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다.
  그곳에 승수(勝授)라는 보살이 있다가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이며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마음속에 의심을 품고 부처님께 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에 승제부처님께서는 승수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여기에서 남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감인이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시니, 지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시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 신력으로 이러한 상서가 나타나는 것이다.”
  승수가 듣고 기뻐 뛰면서 거듭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감인 세계로 가서 석가모니 여래와 무애해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얻어 신통이 자재하고 맨 나중의 몸에 머물러 세존의 지위를 이을 여러 보살마하살을 예배 공양하고자 하니, 자비로 가엾이 여기셔서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때 승제부처님께서 승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그대의 뜻대로 가라.”
  그리고는 곧, 천 잎사귀에 뭇 보배로 장엄된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승수 보살에게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 꽃을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께 가서 내가 말한 대로 말을 하라. ‘승제 여래가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로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대중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때 승수 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한량없는 백천 구지 나유타의 출가ㆍ재가의 보살마하살과 무수한 백천의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하직을 여쭈었다.
  제각기 한량없는 갖가지의 꽃과 향과 보배의 당기ㆍ번기ㆍ일산과 의복과 보배 꾸미개며 그 밖의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도중의 북쪽에 있는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의 낱낱 부처님께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였었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고, 승수보살만이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기에서 북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최승이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승제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신데, ‘세존께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드리니 불사를 하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이 연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북쪽의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에 뿌리면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 연꽃들이 모든 부처님 국토에 두루하고 모든 꽃받침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가부하고 앉으셔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에 상응한 법을 설하셨으므로, 유정으로서 듣는 이는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때 승수와 그 권속들은 이러한 일을 보고 기뻐 뛰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이와 같이 맨 마지막 세계에서 그보다 앞에 있는 북쪽의 낱낱 부처님 국토에서도 각각 여래가 계시면서 현재 대중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고, 이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도 각기 한 분의 우두머리 보살이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함과 그리고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부처님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그곳의 여러 부처님도 각각 대답하셨다.
  “여기에서 남쪽으로 감인 세계가 있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불이신데,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시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런 상서가 나타나는 것이다.”
우두머리 보살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저마다 감인 세계로 가서 부처님과 보살들을 뵙고 공양하기를 청하였고, 그곳의 모든 여래도 좋다고 칭찬하시면서 가기를 허락하시고 각각 금빛의 천 송이 보배 연꽃을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것을 가지고 그 부처님께 가서 나의 말을 자세히 여쭈어라.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보살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낱낱의 우두머리 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저마다 한량없고 무수한 보살과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을 하직하고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부처님 국토의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낱낱이 공양하였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꽃을 바치고 사실대로 자세히 여쭈었으며, 부처님께서는 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북쪽에 뿌려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불국토에 두루하고 그 여러 꽃받침 안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으므로, 듣는 이들이면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게 하셨다.
  우두머리 보살과 모든 권속들은 그 일을 보고 기뻐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동북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정장엄(定莊嚴)이라 했고, 부처님 명호는 정상승덕(定象勝德)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셨으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다.
  그곳에 이진용맹(離塵勇猛)이라는 보살이 있다가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이며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마음속에 의심을 품고 부처님께 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정상승덕부처님께서는 이진용맹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기에서 서남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감인이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시니, 지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시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 신력으로 이러한 상서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진용맹이 듣고 기뻐 뛰면서 거듭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감인 세계로 가서 석가모니 여래와 무애해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얻어 신통이 자재하고 맨 나중의 몸에 머물러 세존의 지위를 이을 여러 보살마하살을 예배 공양하고자 하니, 자비로 가엾이 여기셔서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때 정상승덕부처님께서 이진용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그대의 뜻대로 가라.”
그리고는 곧 천 잎사귀에 뭇 보배로 장엄된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이진용맹보살에게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 꽃을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께 가서 내가 말한 대로 말을 하라. ‘정상승덕 여래가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대중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때 이진용맹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한량없는 백천 구지 나유타의 출가ㆍ재가의 보살마하살과 무수한 백천의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하직을 여쭈었다. 제각기 한량없는 갖가지의 꽃과 향과 보배의 당기ㆍ번기ㆍ일산과 의복과 보배 꾸미개와 그 밖의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도중의 동북쪽에 있는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의 낱낱 부처님께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였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서 있고, 이진용맹보살만이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기에서 동북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정장엄이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정상승덕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신데, ‘세존께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가지고 세존에게 드리니 불사를 하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이 연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동북쪽의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에 뿌리면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 연꽃들이 모든 부처님 국토에 두루하고 모든 꽃받침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가부하고 앉으셔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에 상응한 법을 설하셨으므로, 유정으로서 듣는 이는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때에 이진용맹과 그 권속들은 이러한 일을 보고 기뻐 뛰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불러나 한쪽에 앉았다.
 이와 같이 맨 마지막 세계에서 그보다 앞에 있는 동북쪽의 낱낱의 부처님 국토에서도 각각 여래가 계시면서 현재 대중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고, 이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도 각기 한 분의 우두머리 보살이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함과 그리고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부처님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그곳의 여러 부처님도 각각 대답하셨다.
  “여기에서 서남쪽으로 감인 세계가 있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불이신데,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런 상서가 나타나는 것이다.”
  우두머리 보살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저마다 감인 세계로 가서 부처님과 보살들을 뵙고 공양하기를 청하였고, 그곳의 모든 여래도 좋다고 칭찬하시면서 가기를 허락하시고 각각 금빛의 천 송이 보배 연꽃을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것을 가지고 그 부처님께 가서 나의 말을 자세히 여쭈어라.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보살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낱낱의 우두머리 보살들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저마다 한량없고 무수한 보살과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을 하직하고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부처님 국토의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낱낱이 공양하였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꽃을 바치고는 사실대로 자세히 여쭈었으며, 부처님께서는 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동북쪽에 뿌려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불국토에 두루하고 그 여러 꽃받침 안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으므로, 듣는 이들이면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게 하셨다.
  우두머리 보살과 모든 권속들은 그 일을 보고 기뻐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동남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묘각장엄심가애락(妙覺莊嚴甚可愛樂)이라 했고, 부처님의 명호는 연화승덕(蓮花勝德)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셨으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다.
  그곳에 연화수(蓮花手)라는 보살이 있다가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과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마음속에 의심을 품고 부처님께 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연화승덕부처님께서는 연화수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기에서 서북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감인이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시니, 지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시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 신력으로 이러한 성서가 나타나는 것이다.”
  연화수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기뻐 뛰면서 거듭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감인 세계로 가서 석가모니 여래와 무애해다리니문과 삼마지문을 얻어 신통이 자재하고 맨 나중의 몸에 머물러 세존의 지위를 이을 여러 보살마하살을 예배 공양하고자 하니, 자비로 가엾이 여기셔서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때 연화승덕부처님께서 연화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그대의 뜻대로 가라.”
  그리고는 곧 천 잎사귀에 뭇 보배로 장엄된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연화수보살에게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 꽃을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께 가서 내가 말한 대로 말을 하라.
  ‘연화승덕여래가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대중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때 연화수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한량없는 백천 구지 나유타의 출가ㆍ재가의 보살마하살과 무수한 백천의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하직을 여쭈었다.
  제각기 한량없는 갖가지의 꽃과 향과 보배의 당기ㆍ번기ㆍ일산과 의복과 보배 꾸미개와 그 밖의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도중의 동남쪽에 있는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의 낱낱 부처님께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였었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고, 연화수보살만이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기에서 동남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묘각장엄심가애락이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연화승덕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신데, ‘세존께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가지고 세존에게 드리니 불사를 하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이 연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동남쪽의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에 뿌리면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 연꽃들이 모든 부처님 국토에 두루하고 모든 꽃받침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가부하고 앉으셔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에 상응한 법을 설하셨으므로, 유정으로서 듣는 이는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때에 연화수와 그 권속들은 이러한 일을 보고 기뻐 뛰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이와 같이 맨 마지막 세계에서 그보다 앞에 있는 동남쪽의 낱낱 부처님 국토에서도 각각 여래가 계시면서 현재 대중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고, 이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도 각기 한 분의 우두머리 보살이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함과 그리고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부처님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그곳의 여러 부처님도 각각 대답하셨다.
  “여기에서 서북쪽으로 감인 세계가 있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불이시니,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런 상서가 나타난 것이다.”
  우두머리 보살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저마다 감인 세계로 가서 부처님과 보살들을 뵙고 공양하기를 청하였고, 그곳의 모든 여래도 좋다고 칭찬하시면서 가기를 허락하시고 각각 금빛의 천 송이 보배 연꽃을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것을 가지고 그 부처님께 가서 나의 말을 자세히 여쭈어라.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보살들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낱낱의 우두머리 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저마다 한량없고 무수한 보살과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을 하직하고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부처님 국토의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낱낱이 공양하였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꽃을 바치고는 사실대로 자세히 여쭈었으며, 부처님께서는 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동남쪽에 뿌려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불국토에 두루하고 그 여러 꽃받침 안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으므로, 듣는 이들이면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게 하셨다.
  우두머리 보살과 모든 권속들은 그 일을 보고 기뻐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서남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이진취(離塵聚)라 했고, 부처님의 명호는 일륜변조승덕(日輪遍照勝德)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셨으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다.
  그곳에 일광명(日光明)이라는 보살이 있다가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과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마음속에 의심을 품고 부처님께 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에 일륜변조승덕부처님께서는 일광명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기에서 동북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감인이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시니, 지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 신력으로 이러한 상서가 나타나는 것이다.”
  일광명이 듣고 기뻐 뛰면서 거듭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감인 세계로 가서 석가모니여래와 무애해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얻어 신통이 자재하고 맨 나중의 몸에 머물러 세존의 지위를 이를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예배 공양하고자 하니, 자비로 가엾이 여기셔서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때 일륜변조승덕부처님께서 일광명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그대의 뜻대로 가라.”
  그리고는 곧 천 잎사귀에 뭇 보배로 장엄된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일광명보살에게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 꽃을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께 가서 내가 말한 대로 말을 하라. ‘일륜변조승덕여래가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대중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때 일광명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한량없는 백천 구지 나유타의 출가ㆍ재가의 보살마하살과 무수한 백천의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하직을 여쭈었다.
  제각기 한량없는 갖가지의 꽃과 향과 보배의 당기ㆍ번기ㆍ일산과 의복과 보배 꾸미개와 그 밖의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도중의 서남쪽에 있는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의 낱낱 부처님께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였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고, 일광명 보살만이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기에서 서남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이진취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일륜변조승덕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신데, ‘세존께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가지고 세존에게 드리니 불사를 하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이 연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서남쪽의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에 뿌리면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 연꽃들이 모든 부처님 국토에 두루하고 모든 꽃받침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가부하고 앉으셔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에 상응한 법을 설하셨으므로, 유정으로서 듣는 이는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때에 일광명과 그 권속들은 이러한 일을 보고 기뻐 뛰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이와 같이 맨 마지막 세계에서 그보다 앞에 있는 서남쪽의 낱낱 부처님 국토에서도 각각 여래가 계시면서 현재 대중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고, 이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도 각기 한 분의 우두머리 보살이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함과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부처님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그곳의 여러 부처님도 각각 대답하셨다.
  “여기에서 동북쪽으로 감인 세계가 있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불이시니,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런 상서가 나타났다.”
  우두머리 보살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저마다 감인 세계로 가서 부처님과 보살들을 뵙고 공양하기를 청하였고, 그곳의 모든 여래도 좋다고 칭찬하시면서 가기를 허락하시고 각각 금빛의 천 송이 보배 연꽃을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것을 가지고 그 부처님께 가서 나의 말을 자세히 여쭈어라.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보살들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낱낱의 우두머리 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저마다 한량없고 무수한 보살과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을 하직하고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부처님 국토의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낱낱이 공양하였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꽃을 바치고는 사실대로 자세히 여쭈었으며, 부처님께서는 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서남쪽에 뿌려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불국토에 두루하고 그 여러 꽃받침 안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으므로, 듣는 이들이면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게 하셨다.
  우두머리 보살과 모든 권속들은 그 일을 보고 기뻐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서북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진자재(眞自在)라 했고 부처님의 명호는 일보개승(一寶蓋勝)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셨으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다.
  그곳에 보승(寶勝)이라는 보살이 있다가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과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마음속에 의심을 품고 부처님께 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일보개승부처님께서는 보승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기에서 동남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감인이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시니, 지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시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 신력으로 이러한 상서가 나타나는 것이다.”
  보승이 듣고 기뻐 뛰면서 거듭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감인 세계로 가서 석가모니 여래와 무애해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얻어 신통이 자재하고 맨 나중의 몸에 머물러 세존의 지위를 이을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예배 공양하고자 하니, 자비로 가엾이 여기셔서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때 일보개승부처님께서 보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그대의 뜻대로 가라.”
  그리고는 곧 천 잎사귀에 뭇 보배로 장엄된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보승 보살에게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 꽃을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께 가서 내가 말한 대로 말을 하라. ‘일보개승여래가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대중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때 보승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한량없는 백천 구지 나유타의 출가ㆍ재가의 보살마하살과 무수한 백천의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하직을 여쭈었다.
  제각기 한량없는 갖가지의 꽃과 향과 보배의 당기ㆍ번기ㆍ일산과 의복과 보배 꾸미개와 그 밖의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도중의 서북쪽에 있는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의 낱낱 부처님께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였었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고, 보승보살만이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기에서 서북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진자재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일보개승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신데, ‘세존께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드리니 불사를 하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이 연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서북쪽의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에 뿌리면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 연꽃들이 모든 부처님 국토에 두루하고 모든 꽃받침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가부하고 앉으셔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에 상응한 법을 설하셨으므로, 유정으로서 듣는 이는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때에 보승과 그 권속들은 이러한 일을 보고 기뻐 뛰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이와 같이 맨 마지막 세계에서 그보다 앞에 있는 서북쪽의 낱낱의 부처님 국토에서도 각각 여래가 계시면서 현재 대중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고, 이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도 각기 한 분의 우두머리 보살이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과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부처님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그곳의 여러 부처님도 각각 대답하였다.
  “여기에서 동남쪽으로 감인 세계가 있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불이시니,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런 상서가 나타난 것이다.”
  우두머리 보살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저마다 감인 세계로 가서 부처님과 보살들을 뵙고 공양하기를 청하였고, 그곳의 모든 여래도 좋다고 칭찬하시면서 가기를 허락하시고 각각 금빛의 천 송이 보배 연꽃을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것을 가지고 그 부처님께 가서 나의 말을 자세히 여쭈어라.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대중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낱낱의 우두머리 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저마다 한량없고 무수한 보살과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을 하직하고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부처님 국토의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낱낱이 공양하였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꽃을 바치고는 사실대로 자세히 여쭈었으며, 부처님께서는 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서북쪽에 뿌려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불국토에 두루하고 그 여러 꽃받침 안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으므로 듣는 이들이면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게 하셨다.
  우두머리 보살과 모든 권속들은 그 일을 보고 기뻐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아래쪽[下方]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연화(蓮花)라 했고, 부처님의 명호는 연화덕(蓮花德)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셨으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다.
  그곳에 연화승(蓮花勝)이라는 보살이 있다가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과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마음속에 의심을 품고 부처님께 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연화덕부처님께서는 연화승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기에서 위쪽[上方]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감인이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시니, 지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시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 신력으로 이러한 상서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때 연화승이 듣고 기뻐 뛰면서 거듭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감인 세계로 가서 석가모니여래와 무애해다리니문과 삼마지문을 얻어 신통이 자재하고 맨 나중의 몸에 머물러 세존의 지위를 이을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예배 공양하고자 하니, 자비로 가엾이 여기셔서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때 연화덕부처님께서 연화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그대의 뜻대로 가라.”
  그리고는 곧 천 잎사귀에 뭇 보배로 장엄된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연화승보살에게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 꽃을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께 가서 내가 말한 대로 말을 하라. ‘연화덕여래가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대중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때 연화승보살을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한량없는 백천 구지 나유타의 출가ㆍ재가의 보살마하살과 무수한 백천의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하직을 여쭈었다.
제각기 한량없는 갖가지의 꽃과 향과 보배의 당기ㆍ번기ㆍ일산과 의복과 보배 꾸미개와 그 밖의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도중의 아래쪽에 있는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의 낱낱 부처님께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였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고, 연화승보살만이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기에서 아래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연화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연화덕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신데, ‘세존께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드리니 불사를 하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이 연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아래쪽의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에 뿌리면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 연꽃들이 모든 부처님 국토에 두루하고 모든 꽃받침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가부하고 앉으셔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에 상응한 법을 설하셨으므로 유정으로서 듣는 이는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때에 연화승과 그 권속들은 이러한 일을 보고 기뻐 뛰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이와 같이 맨 마지막 세계에서 그보다 앞에 있는 아래쪽의 낱낱 부처님 국토에서도 각각 여래가 계시면서 현재 대중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고, 이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도 각기 한 분의 우두머리 보살이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과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부처님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그곳의 여러 부처님도 각각 대답하셨다.
  “여기에서 위쪽으로 감인 세계가 있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불이시니,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런 상서가 나타나는 것이다.”
  우두머리 보살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저마다 감인 세계로 가서 부처님과 보살들을 뵙고 공양하기를 청하였고, 그곳의 모든 여래도 좋다고 칭찬하시면서 가기를 허락하시고 각각 금빛의 천 송이 보배 연꽃을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것을 가지고 그 부처님에게 가서 나의 말을 자세히 여쭈어라.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보살들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낱낱의 우두머리 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저마다 한량없고 무수한 보살과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을 하직하고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부처님 국토의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낱낱이 공양하였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꽃을 바치고는 사실대로 자세히 여쭈었으며, 부처님께서는 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아래쪽에 뿌려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불국토에 두루하고 그 여러 꽃받침 안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으므로 듣는 이들이면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게 하셨다.
  우두머리 보살과 모든 권속들은 그 일을 보고 기뻐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위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환희(歡喜)라 했고, 부처님 명호는 희덕(喜德)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 천인사ㆍ불박가범이셨으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다.
  그곳에 희수(喜授)라는 보살이 있다가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과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마음속에 의심을 품고 부처님께 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희덕부처님께서는 희수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기에서 아래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감인이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시니, 지금 현재 그곳에 안온히 계시면서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시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 신력으로 이러한 상서가 나타난 것이다.”
  희수가 듣고 기뻐 뛰면서 거듭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감인 세계로 가서 석가모니여래와 무애해다라니문과 삼마지문을 얻어 신통이 자재하고 맨 나중의 몸에 머물러 세존의 지위를 이을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예배 공양하고자 하니, 자비로 가엾이 여기셔서 허락하여 주십시오.”
  그때 희덕부처님께서 희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 그대의 뜻대로 가라.”
  그리고는 곧 천 잎사귀에 뭇 보배로 장엄된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희수보살에게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 꽃을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께 가서 내가 말한 대로 말을 하라. ‘희덕여래가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대중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때 희수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한량없는 백천 구지 나유타의 출가ㆍ재가의 보살마하살과 무수한 백천의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하직을 여쭈었다.
  제각기 한량없는 갖가지의 꽃과 향과 보배의 당기ㆍ번기ㆍ일산과 의복과 보배 꾸미개와 그 밖의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도중의 위쪽에 있는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의 낱낱 부처님께도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였고 그냥 지나쳐 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고, 희수보살만이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기에서 위쪽으로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세계를 다 지나가서 맨 마지막에 있는 세계의 이름을 환희라 하고, 부처님 명호는 희덕 여래ㆍ응공ㆍ정등각ㆍ명행원만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장부ㆍ조어사ㆍ천인사ㆍ불박가범이신데, ‘세존께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천 송이의 금빛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드리니 불사를 하십시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이 연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위쪽의 갠지스강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 세계에 뿌리면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 연꽃들이 모든 부처님 국토에 두루하고 모든 꽃받침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가부하고 앉으셔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에 상응한 법을 설하셨으므로 유정으로서 듣는 이는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었다.
  이때 희수와 그 권속들은 이러한 일을 보고 기뻐 뛰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이와 같이 맨 마지막 세계에서 그보다 앞에 있는 위쪽의 낱낱의 부처님 국토에서도 각각 여래가 계시면서 현재 대중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고, 이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는 각기 한 분의 우두머리 보살이 이 큰 광명과 대지의 변동과 부처님의 몸매를 보고 부처님에게 나아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가 있습니까?”
  그때 그곳의 여러 부처님도 각각 대답하셨다.
“여기에서 아래쪽으로 감인 세계가 있고 부처님 명호는 석가모니불이시니,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려 하시는데, 그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런 상서가 나타난 것이다.”
  우두머리 보살들은 듣고 기뻐하면서 저마다 감인 세계로 가서 부처님과 보살들을 뵙고 공양하기를 청하였고, 그곳의 모든 여래도 좋다고 칭찬하시면서 가기를 허락하시고 각각 금빛의 천 송이 보배 연꽃을 주시면서 분부하셨다.
  “그대는 이것을 가지고 그 부처님에게 가서 나의 말을 자세히 여쭈어라 ‘문안드림이 한량없습니다. 병환이나 없으시고 번뇌가 없으시며 거처하심에 경쾌하고 편리하십니까? 기력이 고르고 화평하시며 안락하게 계십니까? 세간 일은 참을 만하십니까? 중생들을 제도하시기에 용이하십니까? 이 연꽃을 가지고 세존께 바치니 불사를 하십시오.’
  그대가 그 세계에 가거든 응당 바른 지혜에 머물러 그 불국토와 모든 보살을 관찰해야지 업신여기는 마음을 품어서 스스로를 해롭게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모든 보살들의 위엄과 덕은 미치기 어렵고, 자비와 원력으로 마음을 훈습하였으며 큰 인연으로 그 국토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낱낱의 우두머리 보살은 꽃을 받고 분부를 받들어 저마다 한량없고 무수한 보살과 동남ㆍ동녀와 함께 부처님을 하직하고 공양거리를 가지고 길을 떠나오면서 지나게 되는 부처님 국토의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낱낱이 공양하였고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없었다. 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는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백천 번을 돌고 꽃을 바치고는 사실대로 자세히 여쭈었으며, 부처님께서는 꽃을 받으시고 도리어 위쪽에 뿌려서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불국토에 두루하고 그 여러 꽃받침 안에서는 각각 변화한 부처님께서 계시면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대반야바라밀다를 설하셨으므로, 듣는 이들이면 반드시 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얻게 하셨다.
  우두머리 보살과 모든 권속들은 그 일을 보고 기뻐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고 저마다 선근과 공양거리의 많고 적음에 따라 부처님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한 뒤에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이 삼천대천세계의 부처님 세계에서는 뭇 보배가 가득히 찼고 갖가지 미묘한 꽃이 땅에 두루 깔렸으며, 보배의 당기와 번기와 일산이곳곳에 늘어섰고 꽃나무ㆍ과일나무ㆍ향나무ㆍ꽃타래나무ㆍ보배나무ㆍ의복나무 등 여러 가지로 섞여 장식된 나무가 두루두루 장엄하여서 몹시 사랑스럽고 좋은 것이 마치 중연화(衆蓮花) 세계의 보화여래(普化如來) 정토(淨土)와 같았으며, 묘길상(妙吉祥)보살과 선주혜(善住慧)보살과 그 밖의 한량없고 큰 위덕과 신력이 있는 보살마하살들이 본래부터 그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