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긴 글입니다.

하지만 이 내용만 숙지 하셔도 100분 토론 나가셔도 될 정도로 매우 자세히 쓰여져 있습니다.

저도 한 5번 정도 읽고 숙지 하니 친 2MB 지지자들의 운하 찬성한다는 말을 일갈 할수 있었으며, 설득을 할수 있었습니다.

조목조목 이야기 하니 고개도 끄덕거리며 이해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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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 찬반 재격돌]






1. 자연조건




수심 6m를 유지하기 위해 한강~낙동강 540㎞에 평균 29㎞마다 하나씩 수중보와 갑문을 설치해 관리하려면 자연 물길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예를 들어 100m의 바지선이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선 최소한 50m 정도의 하천 직강화(구불구불한 하천을 펴는 작업)가 요구된다.




운하는 특성상 자연적 물길을 그대로 살리고 직선을 피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운하가 건설되면 강변·습지 등의 파괴와 그로 인한 수변 생태계 파괴가 수반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수심을 6m 이상 인위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한강~낙동강 전 구간에 적게는 2m, 많게는 17m 이상의 깊이로 지속적으로 준설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상태의 한강과 낙동강은 하천 개수로 이면서 굴착수로로서 더 이상 자연물길이 아니다.

개수와 굴착에 더해 준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두 강은 사실상 인공수로와 다를 바 없게 된다.




찬성론자들은 ‘준설을 통해 수심만 깊어질 뿐 수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어서’ 운하로 인해 홍수가 유발되지 않을 것으로 주장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댐이나 보는 많은 물을 저류하게 되어 홍수 유발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물길의 고도차를 극복하기 위해 갑문이 설치되면 일정구간의 수위가 동일하게 되고, 그 결과 일부 구간의 수위는 불가피하게 올라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구간에서 지천의 물이 본류로 쉽게 빠지지 못하게 된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에 의하면, 갑문이 설치되면 수위가 높아져 최고 약 6m에 이르러 한강~낙동강 본류 절반이 홍수위험에 노출된다고 한다.

또 준설로 인해 통수량이 늘어도, 유량 자체가 많아지면서 물 흐름이 느려지기 때문에 홍수의 위험은 더 높아진다.




경부운하 예정 노선인 한강수계에는 703개의 지천이 있고, 낙동강 수계에는 785개의 지천이 있다.

이러한 지천들로부터 국지성 호우 등으로 급류 형성과 토사 유출이 이루어지면 토사나 각종 폐기물들이 대량으로 밀려와 갑문이 설치되어 있는 하천 일정 구간의 수중과 수면을 꽉 메우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배사구가 제대로 구실을 하지 못한다.




찬성론자들은 “강바닥을 준설하고 제방을 튼튼히 하면 남한강과 낙동강에만 9억3000만㎥의 저류 량이 증가한다.”며 “운하 건설은 팔당댐 3개를 새로 건설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운하를 건설하면 증가된 저류 량을 통해 장차 겪게 될 물 부족을 해소하고, 더욱 맑은 물로 희석시키는(flow augmentation) 방식의 수질정화 효과마저 얻게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수량(水量)의 측면에만 한정해서 해석한 것이다.

팔당댐 3개 규모의 저류방식은 다른 지속 가능한 저류방식과 비교했을 때 불필요하고 반 생태적인 것이어서 결코 경부운하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조건이 될 수 없다.




현실에서는 찬성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많은 수량’이 물을 희석시켜 자동적으로 수질을 개선해주지 않는다.

가령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물이 흐르는 시간이 최소 5~10배 이상 길어져 강의 호소화와 함께 녹조현상 등이 불가피하게 발생된다.




특히 보 상류부는 갈수기에 유속이 75%까지 감소해, 부유물질의 퇴적이 증가하고 산소 농도가 감소해 식물성 플랑크톤이 대량으로 증식된다.

그렇게 되면 만성적인 녹조현상이 나타나며, (물의) 체류시간이 길어짐으로써 1급수 어종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또한 생물종은 모두 긴 체류시간에 맞는 호소형으로 대체되어, 수생태계의 교란이 심대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한강과 낙동강 자체가 물이 흐르지 않는 호소로 변하게 되면, 그로 인한 각종 환경피해도 속출할 것이다.


/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










2. 환경




경부운하를 도로나 댐 건설에 견주는 것은 공룡 앞에 토끼를 세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운하도 운하 나름이다.

유럽이나 미국에는 폭이 몇 미터에 불과한 작은 보트용 운하가 많다.

대부분 19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하지만 폭이 수백 미터가 넘는 바지선용 운하도 있다.

낙동강과 남한강 본류에는 너비가 1㎞가 넘는 구간이 수두룩하다.

상상해 보라. 사업비 절반을 골재로 충당한다는 명목으로 길이 500㎞, 고속도로 30개 너비의 강바닥을 아파트 2.5층 깊이로 남김없이 긁어내는 모습을.

그뿐인가? 26㎞에 걸쳐 터널을 뚫고 길이 13㎞에 달하는 긴 인공수로를 만들어야 한다.

터널과 인공수로를 합한 길이는 서울에서 수원까지의 거리다.




경부운하를 댐과 비교하는 것도 황당한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댐 9개가 건설 중에 있어 추가로 댐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작년 건교부가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2006~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물 수요는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수자원 전문가들이 진지한 토론을 통해 만든 수자원 분야의 최상위계획이다.

물을 아껴 쓰고 절약형 설비를 도입하면 물이 남아도는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물을 확보하기 위해 완공에 10년 이상 걸릴 운하를 만들자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다.




경부운하 구간이 한강과 낙동강 길이의 3%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교묘한 방편에 불과하다.

하천이라고 다 같은 하천이 아니다.

상류에 있는 수천㎞의 지천들은 작은 실개천들이다.

경부운하는 본류인 대하천 구간을 파헤쳐 만들어진다.

실개천과 대하천을 비빔밥처럼 섞어 3% 운운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행위가 아닌가?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다 아는 진리다.

우리나라 저수지 수질을 보라.

전국에 공업용수로도 못쓸 정도로 오염이 심각한 저수지가 265개나 된다.

이 중 149개 저수지는 수질등급에 포함되지도 못할 정도로 높은 오염도를 보이고 있다.

며칠 전 한국농촌공사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다.

우리나라 저수지의 대부분은 가까이 다가서면 악취가 코를 찌른다. 바닥은 더 심각하다.

오염물질로 범벅이 된 퇴적물이 두꺼운 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 캠프 자문교수들은 보가 건설된다고 물 흐름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물을 가두어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결국 저수지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오염물질이 가라앉아 부영양화를 가속화한다는 의미다.

시화호, 새만금, 낙동강 하구까지 거론할 필요도 없다.

전국에 산재한 거의 모든 인공호들이 조류 발생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강바닥을 긁어내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

오랜 기간 바닥에 쌓인 모래와 자갈은 강이 자정능력을 갖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또 물고기들의 산란 장소로 이용돼 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준설은 백약이 무효일 때나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기후변화 시대에 가장 친환경적인 운송수단은 철도다.

전 세계가 철도부흥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도 철도가 대기오염물질과 이산화탄소를 가장 적게 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운하 추진론자들은 운하를 철도와 비교하지 않는다.

도로운송을 끌어들여 운하가 친환경적인 운송수단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다.

가장 좋은 방법을 제쳐두고 환경성 논란이 많은 운하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유럽의 실증적인 조사에 따르면, 운하운송은 철도운송보다 이산화탄소(CO2)를 2.5배, 질소산화물(NOx)은 19배나 많이 배출한다.

심지어 운하를 운행하는 선박들이 화물트럭보다 오염기여도가 높은 항목들도 있다.

네덜란드 정부가 운영하는 내륙수로정보국은 선박들이 이산화황(SO2)과 미세먼지를 화물트럭보다도 더 많이 배출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3.비용




지난주 토론에서 강승필 교수는 해양수산부 자료를 인용하여 “2011년 기준으로 경부축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이 761만TEU”라며 “그 중 14%인 104만TEU를 한반도 대운하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경부축의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이 761만TEU라는 이 수치가 과연 맞는지를 확인해보자.

이 자료에 의하면 2011년 기준 부산항 처리 컨테이너 예상 물동량은 1609만3000TEU이다.

그 중 환적화물이 817만1000TEU이고, 수출입 화물이 761만2000TEU, 연안수송 화물이 31만TEU이다. 그런데 강승필 교수에 의해 부산항 총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이 경부축 컨테이너 물동량으로 둔갑한 것이다.

이 자료에 의하면 물동량 계산 바로 다음 도표에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배후권역별 분석-2011년 수도권 물동량’란에 ‘421만8000TEU’라고 예상 물동량이 적시되어 있다.




강 교수만이 아니다.

국회 건교위 국감 자료로 배포한 한나라당 의원 일동 문건에는 다음과 같이 돼 있다.

“해양수산부가 해양수산개발원과 영국 컨설팅회사인 OSC사의 예측을 통해 (중략) 2011년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1609만TEU이고 (중략) 그 중 57.6%가 수출입 컨테이너로 약 926만8000TEU다.”

이 문건은 “보수적으로 14%만을 적용해도 약 114만TEU가 경부운하를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해석하면 926만8000TEU가 모두 경부축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디서 이 수치를 인용했을까.




보고서를 보자.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의 배후권역별 분석’에 의하면 부산항 처리 총 물동량은 1609만3000TEU이다.

이 중 수도권은 421만8000TEU로 26.21%, 부산권은 276만2000TEU로 17.16%, 경남권은 457만9000TEU로 28.46%, 경북권은 291만5000TEU로 18.11%를 차지한다고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이 수치는 환적물동량과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그런데 보고서 어디에서도 환적물동량을 제외한 경부축 발생 물동량을 예측하진 않았다.

수출입 물동량인 761만TEU에서 지역별로 발생하는 물동량 비율로 나누어 계산해야 한다.

수도권 유발 물동량 예측 비율인 26.21%를 적용하면 198만TEU이다.

이 중 20%가 경부운하를 이용한다고 가정해도 39만6000TEU에 불과하다.




수도권, 경북권, 충청권의 예상 물동량은 총 800만TEU로 이 중 50%인 400만TEU를 수출입 물동량으로 적용해서 20%를 경부운하로 흡수한다고 가정해도 80만TEU에 불과하다.

14%를 적용하면 56만TEU이다.

이를 굳이 t으로 환산하면 560만t에서 800만t이 된다.

2500t급 선박 기준으로 하루 6~9척이 다닌다는 결론이다.

이런데 어떻게 경제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건설교통부의 건설경제업무편람에 의하면 골재는 부존량과 개발가능량, 채취가능량으로 구분한다.

부존량은 강바닥에서 지하 6m 깊이에 매장되어 있는 골재의 양이다.

개발가능량은 위치, 지형 등의 여건을 고려하여 지하 3m 깊이에 매장되어 있는 골재량을 말한다.

통상 부존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판매하고 경제성이 있는 골재는 채취가능량으로 계산한다.




채취가능량은 개발가능량의 51%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골재 규모나 경제성을 논하려면 당연히 이 채취가능량으로 계산해야 한다.

그런데도 경부운하 찬성 측은 1989년 한국수자원공사와 1994년 한국지질자원연구소가 분류한 개발가능량인 8억3000만㎥를 그대로 인용해 경제성이 있는 골재량이라 말하면서 “8조3000억원의 판매수익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한발 더 나아가 “건교부가 하천 골재 중 90%를 경제성이 있는 골재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를 인정했다는 보고서는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4. 효과




화주의 입장에서 내륙 운하와 해양 연안 수송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까.

시간, 운송비, 선박 크기, 안전성 등 모든 면을 따져 봤을 때 운하는 해양 연안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해양 연안은 이용할 물동량만 넘치면 수만 톤급의 대형선박이 움직일 수 있다.




2500t급이나 5000t급은 비교대상이 아니다.

국민혈세 수십조 원도 들어갈 필요가 없다.

갑문이나 수중보도 필요 없다.

식수나 홍수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




운하의 가장 큰 약점은 시설 대비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유량이 풍부하여 인공적인 시설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유역이 큰 강을 제외하고는, (선박이 다니기 위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복잡한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갑문과 댐, 수중보다.

그런데 이 시설들은 선박규모와 연관되어 있다.

2500t급 선박이 다니기 위해 건설된 수로에는 5000t급 선박이 다닐 수 없다.

5000t급 선박이 다니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어야 하고 인공시설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운하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라인~마인~도나우 운하이다.

상류에 있는 라인강에는 5000t급 이상의 선박이 운행할 수 있는 반면,

마인~도나우 운하는 기껏해야 1800t급의 선박만이 다닐 수 있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반면 해양 연안 운송은 이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운하보다 효과가 높다.  




부산항 물동량이 늘어나서 도로로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면 한 번에 대형 물동량을 운송할 수 있는 해양 연안을 이용하면 된다.

그토록 염려하는 에너지, 대기오염, 물류비 절감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이로써 그들은 물류문제에 관심도 이해도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찬성 측에서는 현재 운하를 이용하는 나라들과 비교해서 우리나라도 운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운하가 이미 수백년 전부터 만들어진 나라와 운하가 없는 나라를 곧바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경제성과 환경성 모든 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

그렇지만 유럽의 경우에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운하 이용률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르코폴로 계획도 경부운하 찬성론자들에게는 이상하리만치 왜곡된다.

이미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수로를 재사용하자는 것이지 새롭게 운하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지금도 물이 넘쳐 바다로, 하천으로 물을 연중무휴 퍼내는 나라다.

말 그대로 물이 차고 넘쳐 국민의 목숨과 재산을 위협하기 때문에 물을 관리해야 했고, 그래서 운하가 발달했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절반이 간척지이다.

주변 국가들과의 물류 수송체계인 철도가 발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고 지금 한창 철도를 증설하고 있다. 찬성론자들의 주장대로 한다면 네덜란드는 철도를 증설할 필요가 없다.

왜? 운하로 다 이용하면 되니까.

근거 없는 주장은 펴지 말라.




유럽은 해양 연안 운송 체계가 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발달해 있다.

유럽의 주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독일 함부르크항,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벨기에 안트호프항은 모두 북해와 1면만 맞닿아 있다.

3면이 아니고 1면이다.

그래서 내륙으로는 도로, 철도, 주운을 이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포항항, 울산항, 부산항, 광양항, 평택항, 인천항 등 항구가 많다.

3면이 바다여서 어디서든 해양 연안 운송이 가능한 나라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오는 환적물동량은 인천항으로 들어와 재선적하여 해양 연안으로 운송되어 부산항으로 간다.


자연이 준 이 훌륭한 운송시스템을 포기하자는 주장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5. 쟁점

① 자연조건, 운하에 적절한가?




적절하지 않다

한국 지형 유럽과 너무 달라

반도국가에선 난센스




우리나라는 내륙 어디서나 조금만 나가면 바다가 있다.

때문에 연안을 이용한 해운이 하천을 이용하는 주운(舟運)보다 자연스럽다.

섬이나 반도국가에서 내륙 주운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자연 지형도 운하에 부적합하다.

운하가 발달한 라인강이나 도나우강 등 유럽의 강들을 보면 대개 지형이 평탄하고 유역 면적이 넓다.

수량이 풍부하며 연중 강수량도 고르다.

이런 상태에서 강을 따라 도회지가 발달돼 전부터 주운이 활용됐다.




라인강과 도나우강의 운하는 내륙 교통이 발달하기 어려웠던 40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구축됐다.  

유럽 운하는 유럽 생태 역사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적으로 주운이 있었다.

그러나 소규모 물량을 제한된 구간에서 한시적으로 이동하는 수단이었다.

우리의 하천을 근대적 주운으로 이용하기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산악 지형으로 인해 사행천이 많고 하상 폭이 협소하며 수심이 얕고 유속은 빠르다.

상·하류 간 표고 차가 심해 배가 안전하게 긴 거리를 이동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







② 홍수 때는 어떻게 되나?




피해 크다

홍수 집중도 라인강 4배

집중호우 땐 재앙 부를 수도




우리나라는 계절별로 하천 유량의 편차가 심하다.

자연 하천을 주운으로 유지하기 힘든 이유다.

연중 최소 유량 대비 최대 유량의 비율을 하상계수(유량변동계수)라 하는데 한강은 1:90, 낙동강은 1:260, 섬진강은 1:270에 이른다.

반면 독일 라인강은 1:18, 영국 템스강은 1:8에 불과하다.

한강의 홍수량 집중도가 라인강의 4배에 해당한다.

댐으로 홍수 조절을 하기 전 한강의 하상계수는 1:393으로 라인강의 약 23배에 달한다.

예측불허에 가까운 집중호수 때 운하는 자칫 재앙이 될 수 있다.




편차가 큰 만큼, 수량을 상시 확보하려면 인위적인 저류시설의 설치가 불가피하다.

수심 6m를 유지하기 위해선 한강~낙동강 553㎞에 평균 29㎞마다 수중보와 갑문을 설치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한강과 낙동강은 수로 기능만 남고 하천 고유의 생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그에 따른 수질 악화, 잦은 홍수, 하천 습지 파괴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하천 바닥의 기울기가 심한 편인 점도 운하의 유지를 어렵게 하는 주요인이 된다.

기울기가 심하면, 홍수 때 지천에서 본류로 토사가 대량 유입된다.

따라서 일정 수심의 인공수로를 유지하기 위해 준설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 역시 수생 생태계의 형성을 근본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계절별 변화가 심해 결빙, 안개, 홍수, 가뭄 등이 자주 발생한다.

해서 하천을 주운으로 개조한다고 하더라도 선박 등의 안전운행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 교수










③ 물동량은 충분할까?




태부족

부산화물 19%만 수도권행

운하엔 하루 12척 오갈 뿐




우리나라 도로 수준은 OECD 30개국 가운데 중상위권이다.

물동량과 물류비를 연계해 도로의 질을 나타내는 총 도로연장 대비 고속도로는 2위, 국도는 10위이다.

세계적 수준이다.

철도는 KTX와 상관없이 부산진역 화물열차의 경우 1일 상·하행 포함 32회가 운행하고 있고 연간 수송능력은 1152만t이다.

2010년 KTX가 부산까지 완전 개통되면 수송 능력은 배가된다.




이명박 후보는 경부운하가 만들어지면 2011년 기준으로 1021만t~1039만t의 물동량이 경부운하로 흡수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먼저 유감스럽지만 벌크 화물로 분류되는 시멘트와 유연탄의 경부운하 흡수율은 제로에 가깝다.

시멘트 생산지는 단양을 제외하면 동해지역에 있고, 출하기지는 서남해안에 집중돼 있다.

경부운하와는 운송 경로가 전혀 다르다.

유연탄은 전량 수입해 연안지역의 발전소와 철강·시멘트 업체에서 소비된다.




부산항을 통해 수출입하는 수도권 물동량도 비중이 줄고 있다.

부산항에서 처리되는 물동량 중 수도권 물동량 비율은 19%다.

수도권 물동량의 50%는 인천항에서 처리된다.

이명박 후보 캠프의 방식대로 경부운하의 1일 물동량을 계산해도 2500톤급 선박으로 하루 12척이 오가는 규모에 불과하다. 12척으로 4만달러 시대가 가능할까?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④ 속도 너무 느리진 않을까?




느리다

서울~부산 도로 5시간,

운하로는 60~70시간 걸려




화주들은 운송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도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5시간, 철도는 8시간 소요된다.

그 동안 운행하다 수요가 줄어 폐지된 부산항~인천항 간 752㎞ 연안 선박은 28시간 소요됐다.

553㎞ 경부운하는 몇 시간이나 소요될까?

이명박 캠프 측은 처음에는 60시간, 그리고 이후 40시간, 30시간, 최근에는 24시간으로 말을 바꾸고 있다. 입증은 없고 말만 있다.

평균 운행 시속은 32㎞이고, 최고 시속 35㎞라고 한다.

그러나 화물선은 쾌속선이 아니다.

거칠 것 없이 넓은 바다를 달리는 배는 엔진 성능만큼의 최고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운하의 좁고 굴곡 많은 수로를 운항하는 바지선은 속도를 내기 힘들다.




길이 171㎞인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는 16개 갑문이 있는데 운행 시간이 30시간이다.

최고 시속은 13㎞로, 독일 정부의 엄격한 시뮬레이션을 거쳐 속도를 정했다.

유럽 운하의 최고 시속은 18㎞다.

로테르담~프랑크푸르트 간은 528㎞이며, 2개의 갑문이 있는데 운행시간은 58시간이다.




이와 비교하면 경부운하는 잘 봐줘도 60~70시간 소요될 것이다.

연안해운이 돌아간다고 하지만 경부 운하에 비해 200㎞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속도를 감안하면 더 가까운 것이다.




그런데도 도로·철도·연안수송과 경쟁할 수 있는가?

지금도 운임이 싼 기차를 놔두고 트럭으로 물건을 나르고 있다.

세상은 ‘더 빠르게, 더 가볍게’를 지향하는데, 운하는 ‘더 느리게, 더 무겁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⑤ 물류비 절감효과 있나?




없다

운하 경제성 2배 부풀려

시간·수송량도 해운이 우월




한국의 물류비가 일본에 비해 높은 것은 도로 수송비율이 높기 때문이 아니다.




비영업용 비율이 높아 물류시스템이 체계화되지 않은 것이 더 큰 원인이다.

도로 수송에서 한국은 영업용 비율이 20%이고 비영업용이 35%다.

반면 일본은 영업용 45%, 비영업용은 8%다.

영업용 비율이 5배 이상 높다.




영업용은 전문업체가 운영하므로 비영업용에 비해 체계적이어서 비용이 절반가량이다.

이명박 캠프는 물류비를 어디서 낮출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의하면, 컨테이너 1TEU 기준 도로운송비용은 48만9804원이고, 연안해상운송비용은 31만8438원이다.

차이가 17만1366원이다.

그런데 캠프는 경부운하가 도로운송보다 35만원 줄어든다고 과대 계산하고 있다.




도로는 문 앞까지 운송하는 데 비해 운하 운송은 복잡한 단계가 추가되므로 실제 비용 차이는 거의 없거나 오히려 높다.

운하는 배로 옮기고 나서 다시 차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가야 한다.

배에 싣고 내리고 하는 비용이 추가되는 것이다.

때문에 장거리 운송이 아니면 배로 운송하는 것이 차로 운송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드는 것이다.




연안 해운과 비교해도 운하 운송은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한 배에 선적하는 화물의 양도 해양화물선에 비해 작다.

어떻게 운송비가 절감되나?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⑥ 완공까지 얼마나 걸리나?



최소 10년 걸린다

곳곳 난공사… 10년은 걸려
토지수용 등 사전절차만 4년




경부운하는 19개의 갑문과 리프트를 건설하고 산을 통과해야 하는 난공사다.

강바닥을 깊게 파고 충분히 넓혀야 하며, 굽이굽이 도는 강의 흐름을 직선화해야 한다.




백두대간의 일부인 소백산맥을 관통하는 대형 터널과 인공수로 44㎞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기존 한강, 낙동강도 암반과 자갈이 물 위로 드러나 있는 지역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암반을 뚫고 깊이 9m의 수로를 만들어야만 배가 다닐 수 있다는 얘기다.

요새 댐 하나 짓는 데도 계획부터 완공까지 10년이 걸린다.

운하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 운하 설계, 환경영향평가, 토지 수용 등 공사 시작 전에 필요한 기본적 절차만 4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게 건설 현장의 목소리다.




건설사업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는 것이 법제화되어 있다.

또 현행법상 국가와 지자체는 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를 해야 한다.

여름철 집중호우가 내리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재해영향평가는 철저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찬성 측에 따르면 운하의 폭은 200~300m에 달한다.

또 곳곳에 정박용 터미널을 건설해야 한다.

이는 기존 하천구역 내 부지만으로는 운하 건설이 가능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건설업계는 토지 수용 민원을 해결하는 데만 적어도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171㎞인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는 완공까지 32년이 걸렸다.

5.8㎞에 불과한 청계천 복원 공사도 2년8개월이 걸렸다.

경부운하는 총 550㎞에 산이 막고 있는 험한 지형에 건설해야 한다.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기존 사업들은 모두 제쳐두고 경제효과가 미미한 운하 건설에 모든 장비와 근로자를 투입하란 말인가.

순공사기간만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년은 걸릴 것이다.


/ 홍종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⑦ 총비용 어느 정도?



32조~54조 든다.

교량 재건비만 4조8000억

암반 굴착비 등 합치면 54조




고속철도는 처음에 6조원을 예상했지만, 결국 20조원이 들어갔다.

경부운하 역시 그런 길을 가게 될 것이 분명하다.

48개 교량의 재건 비용만 최소 4조8000억 원이다.

한강과 낙동강 바닥 곳곳의 암반지대 굴착비용도 큰 변수이다.

운하 공사를 강바닥의 퇴적물을 준설하는 간단한 공사로 생각하지만 바닥을 깊게 파야 하는 상류로 갈수록 암반이 드러나는 곳이 많다.

이밖에 상수원 오염에 따른 취수원 이전비와 강변 여과수 시설비용, 제방 보강 비용, 여름철 홍수와 태풍으로 인한 관리비용 등 누락된 부분들을 포함하게 되면 실제 공사비는 32조~54조원에 달할 것이다.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 통행료 수준이 매우 낮다.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 통행료를 높게 받으면 이용 선박이 크게 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건설비는 물론 운영비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명박 캠프는 경부운하의 산업파급 효과를 30년간 11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그리고 이것을 비용 대비 경제적 효과 계산에 포함시켜 비용보다 효과가 2.3배 큰 것으로 계산했다.

경제성 분석의 기초를 무시한 계산법이다.

산업파급 효과와 같은 간접편익은 정책분석의 참고로 할 뿐, 비용편익 비율 계산에는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건설 현장도 예전과 달리 많이 기계화돼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건설기간 4년이 지나가면 없어질 일자리이다.

청년실업문제는 오래가는 고부가가치형 일자리를 창출해야만 해결될 수 있다.

독일의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 갑문 조작과 시설유지 및 운영을 위해 총 380명이 고용돼 있다.

독일 전체 내륙수로를 운영하는 화물운송 고용인원을 모두 합쳐도 7612명밖에 되지 않는다. 운하는 직접적 고용 유발이 큰 산업이 아니다.


/ 홍종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⑧ 골재 채취해 비용 충당되나?



불가능하다

골재 수입 1조6000억뿐

공급 과잉되면 수익 더 줄어




한강과 낙동강에서 8억3000만㎥의 골재를 캐내 팔아 8조3000억 원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주장은 경제학적 계산상 오류이다.

게다가 실제로 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경제성 있는 골재 량을 과다 산정한 근본 문제도 안고 있다.








이명박 캠프에서 제시한 지질자원연구원의 골재 부존 량과 개발 가능 량의 조사는 1994년 것으로 너무 오래돼 정확하지 않다.

또 여기에는 한강·낙동강 지천의 골재까지 포함돼 있다.

더욱이 경제성 있는 채취 가능 량은 개발 가능 량의 51%이다.

영남의 골재가격은 6000~7500원 선이다.

여기서 생산비와 운반비 4000원을 빼야 한다.

또 강 전체가 아닌 수로 부분만 파낸다면 골재 량은 더 줄어든다.

이명박 캠프 측은 강의 본류 가운데 수로로 이용할 부분만 준설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때 준설한 골재를 팔아서 공사비를 대겠다고 했다.

그런데 강 전체의 골재를 모두 개발수익으로 잡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현재 이용 가능한 통계에 기초해 보면, 시장에 팔 만한 골재 량은 최대 3억6000만㎥로 추산된다.

이를 공사기간 5년 기준으로 평가하면, 경제적 가치는 1조6000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만약 공사 기간 중에 무리하게 골재를 시장에 공급하면 가격이 폭락해 수익은 예상보다 크게 줄 것이다. 외국에 팔겠다고 하지만 골재는 운송비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30㎞만 벗어나도 경제성이 없다.


/ 홍종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⑨ 기존 다리들 부숴야 하나?



많이 철거


123개 중 48개 허물어야

1000여개 지천 제방도 문제




‘한반도대운하 기본구상’에 따르면, 한강과 낙동강에 배가 다니기 위해서는 다리 높이를 최소 11m로 유지해야 한다.

이는 다리 밑과 겨우 40㎝의 차이를 두고 컨테이너선이 지나가는 비현실적 가정에 근거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현재 놓인 다리 123개 가운데 무려 48개를 철거하고 재건설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과 높이를 조금 여유 있게 13m로 잡으면 60개의 교량을 재건설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한강·낙동강 교량의 절반을 재시공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중에는 KTX를 비롯해 수많은 기차가 다니는 한강철교(통과높이 10m)도 포함되어 있다.

언제 운하를 건설하고 또 수많은 다리와 철교를 동시에 철거, 재시공한다는 말인가?

상상하지 못할 교통대란이 발생할 것이다.

게다가 선박이 교량에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교각 간의 거리가 최소 67m이상이 되어야 한다. 이에 맞추려면 한강다리만 해도 12개는 철거하고 재설치 해야 한다.




경부운하 주변에는 또 수많은 지천이 널려 있다.

한강의 경우, 소하천을 제외한 지천이 무려 703개이다.

국가하천과 1급·2급 하천만 포함한 수치이다.

낙동강은 785개로 이보다 더 많다.

총 1488개의 지천이 있는 것이다.

하천에 보를 쌓아 물을 가둬서 수위를 유지하고 갑문으로 배가 드나드는 것이 운하의 기본 개념이다.

보의 높이가 기존 제방을 넘지 않더라도 물이 잘 빠지지 않아 금방 불어날 경우에 대비해 모든 지천의 제방공사가 필요하다.

결국 1400여개 지천에서 제방공사를 한다면 본류의 제방공사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 것이다.


/ 홍종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










⑩ 조령운하터널은 실효성 있나?




실효성 없다

사고 대책 없는 초장대 터널

반대편서 배오면 2시간대기




이명박 캠프 측은 소백산맥을 관통해 폭 21m, 높이 22m, 길이 25㎞ 짜리 초대형 터널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운하용 터널은 프랑스 로브터널로 7.2㎞이다.

유럽 운하 전문가들은 “운하 터널은 매우 위험하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길이 110m에 이르는 2500t급 선박이 터널 안에서 사고라도 나면 사실상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운하 경험이 일천한 상태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을 만들겠다는 것은 1등주의 콤플렉스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무조건 ‘하면 된다!’며 밀어붙일 게 아니라, 경제성이 있고 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우선순위에 따라 하는 것이 옳다.




게다가 터널이 단선(單線)으로 계획돼 있는데,

반대편에서 오는 배가 완전히 통과할 때까지 다른 배는 꼼짝없이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화물 대기에 따른 기회비용 박탈 문제를 감안했는가?




조령터널의 폭은 21m이지만 수로 폭은17m에 불과하다.

그 안에 11~12m 폭의 선박이 진입했을 때 배 양쪽으로 겨우 2.5~3m밖에 여유가 없어 자체 동력으로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예인선에 이끌려 아주 느린 속도로 통과해야 한다.

화물을 가득 실은 바지선이 전동 예인 차에 의지해 시속 12㎞로 운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배가 진행할 때 물이 옆으로 갈라지기 어렵기 때문에 마찰력이 많이 작용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에너지도 많이 든다.

파나마운하는 6개의 전동예인차를 동원하고도 시속 3.2㎞로 운행한다.




관광효과를 주장하지만 껌껌한 25㎞ 터널에서 4~5시간 동안 배의 배기가스를 마시면서 즐거움을 느낄 관광객은 없을 것이다.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⑪ 생태계 파괴 안될까?



파괴된다.


남한강 등 골재 모두 파내야

주변 습지 마르는 것도 문제




운하를 만들면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운하라고 하니까 생땅을 파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있는 강을 그냥 연결해서 강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생태계 파괴 논란을 의식해 운하찬성론자들이 내놓고 있는 주장이다.

이 말만 들으면 경부운하가 고속도로 건설에 비해 손쉽고 단순한 프로젝트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남한강과 낙동강의 물길을 그냥 잇기만 하면 5000t급 대형 컨테이너선을 띄울 수 있을까?

무겁고 긴 컨테이너선과 바지선의 운항이 가능하려면 구부러진 물길을 직선으로 펴고 강바닥을 깊이 파낼 수밖에 없다.

계획대로라면 사업비 절반인 8조3000억 원을 충당하기 위해 낙동강과 남한강 바닥의 골재를 모조리 긁어내야 한다.

모래층이 얕은 곳은 단단한 암반층 굴착도 불가피하다.

말 그대로 ‘생땅’을 파는 난공사도 있다.

남한강과 낙동강 사이에 40㎞ 길이의 인공수로와 터널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토공량(earth-moving volume)만 어림잡아 고속도로 10개를 만드는 공사에 맞먹는다.




운하는 자연스러운 뱃길이 아니다.

선박이 일으키는 파랑(波浪)으로 수로 바닥과 가장자리가 침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큰 돌을 쏟아 붓거나 시멘트를 발라야 한다.

홍수 때 상류에서 내려와 쌓인 토사와 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 해마다 바닥을 긁어내야 한다.

지하수위가 낮아져 운하 주변의 습지와 농지가 말라가는 것도 문제다.

인공습지를 만들면 된다지만 진품을 없애고 짝퉁을 만들 이유가 없다.

운하 양쪽 인공습지 조성비는 최소 5조원이 들 것이다.


/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⑫ 식수원 오염되지 않나?




가둔 물 좋아진 사례 없어

상수원서 사고 나면 대재난




보(堡)나 댐을 만들어 물을 채우면 오염물질이 희석돼 수질이 좋아진다는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

물을 가두면 오염물이 가라앉아 부영양화를 가속화한다.

소양호, 청평호, 팔당호, 한강 서울 구간을 통틀어 물을 가두고 수질이 좋아진 사례가 있는가?

물을 가두어 수질이 나빠진 대표적인 곳은 낙동강 하류다.

하구언 건설로 물 흐름이 5배나 정체돼 오염도가 20년간 40% 이상 증가했다.




퇴적물 준설로 오염물질이 제거돼 물이 깨끗해진다지만 준설해야 할 만큼 오염된 구간이 어디인지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를 통틀어 상수원을 준설한 사례는 찾기 힘들다.

준설로 오히려 오염물질이 확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효과에 비해 비용도 많이 든다.

작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팔당호 경안천을 준설하려다가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돼 중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수질오염의 주범은 모래와 자갈이 아니다.

낙동강 수질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 공단이 쏟아낸 폐수다.

오히려 선박사고에 따른 오염물 유출을 걱정해야 한다.

독일 운하에서는 해마다 수백 건의 선박사고가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먹는 물의 84%를 지하수에서 얻는 독일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88%의 물을 하천과 호수에서 직접 취수해 먹는다.

상수원에서 대형 선박사고가 발생해 기름이나 화학물질이 흘러나오기라도 하면 국가적 재난이 초래된다. 지난 10월 8일에도 춘천호에서 바지선이 침몰하면서 폐기름이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강은 사고 무풍지대가 아니다.


/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⑬ 대기오염 절감효과 있나?




효과없다

오염 배출량 트럭의 2배

CO2 절감효과도 불분명




운하를 만들면 대기오염을 개선할 수 있다지만 실제로는 운하를 다니는 배들이 화물 트럭보다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를 더 많이 발생시킨다.

유럽의 연구를 보면 톤㎞(화물 1t을 1㎞ 운반하는 것)당 질소산화물 발생량은 화물 트럭 542㎎, 주운 선박은 833㎎이다.




미세먼지는 주운 선박이 톤㎞당 24㎎을 내뿜어 13㎎인 화물 트럭에 비해 2배가량 오염도가 크다.

경부운하에서는 그 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컨테이너선과 바지선의 최대 운항속도를 유럽의 2배인 시간당 30㎞ 이상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운하를 만든다는 주장도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다.

최근 지구온난화의 4%가 물을 가두어 놓은 댐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물을 가두게 되면 물에 잠기는 식물과 상류에서 흘러들어온 유기물질이 부패하면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방출된다.




1차 부패가 끝나면 바닥에 가라앉은 식물 잔해가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분해돼 메탄을 생성시킨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영향력이 21배나 큰 온실가스다.




한편 운하 반대론자들은 운하로 인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줄어든다는 주장에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운하 운송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감소시킨다는 주장의 전제는 화물 트럭을 이용한 컨테이너 운송이 운하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동량이 옮겨진다는 것은 연구자들마다 서로 다른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어 얼마나 명확한 효과가 있는지 단언하기 어렵다.

운하 반대론자들은 운하 찬성론자들의 물동량 이전 효과가 과대 추정되었다고 본다.


/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⑭ 독일 운하는 성공인가 실패인가?



실패다

건설까지 30년… 물동량은 예상에 훨씬 못 미쳐

추위로 물 얼어붙어 3개월 운항 중단된 곳도




이명박 후보는 24m 높이의 독일 MD운하(마인~도나우 운하) 힐폴슈타인 갑문에서 “운하는 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길이 171㎞, 갑문 16개인 MD운하는 경부운하 건설의 모델처럼 칭송되었고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MD운하 건설이 30년이나 걸린 것은 이를 둘러싼 독일 사회의 찬반 논쟁 때문이었다.

이 논쟁사를 보면 경부운하의 미래도 보인다.  

MD운하는 마인강과 도나우강에 운하를 만들어 북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수송체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또 다른 목적은 물이 풍부한 도나우 강물을 물이 부족한 마인강으로 끌어올리려는 것이었다.

이는 운하와 관련 없이 현재 파이프라인으로 해결하고 있다.




독일의 많은 연구소가 물동량 분석을 시도했고 대부분 ‘매우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MD운하를 강력 추진한 바이에른주의 IFO연구소와 MD운하 건설사인 RMD만이 연간 2000만t과 1800만t이라는 물동량 예측치를 내놓았다.

정부는 이 두 예측 치에 의해 착공을 결정했다.




그렇지만 적중하지 않았다.

1992~2006년 MD운하 물동량은 예측 치에 훨씬 못 미치는 600만~700만t에 머물고 있다.

경제성이 없는 것이다.

MD운하는 2000t급 이상 선박은 통과할 수도 없다.

이 운하가 건설되기도 전에 독일의 다른 내륙 주운은 대형 선박용으로 탈바꿈했다.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는 건설 당시 수로에 방수시트를 설치했다.




MD운하는 이명박 후보가 주장하는 것처럼 자연친화적인 운하일까.

MD운하 전 구간은 작은 호수나 기존의 좁은 운하 등을 연결한 인공수로이다.

운하의 물은 정체되어 있고 운하의 물은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

또한 운하 주변에는 농사를 짓지 못하도록 했다.

아무리 차단해도 물이 새기 때문에 아예 농업을 중단시킨 것이다.




건설 논란이 심했던 지역은 오트마링이다.

이곳에 자연보존지역으로 지정된 2개의 작은 습지가 있었는데 습지 보존과 운하 건설을 놓고 팽팽한 대립이 일어나 독일 사회가 뜨거웠다.

결국 이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22m의 철심을 박아 방수벽을 설치했지만 운하 건설로 지하수가 고갈되어 습지는 파괴되고 말았다.




경부운하 운행일수는 기후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약 26㎞에 달하는 조령터널 안에 있는 물은 과연 어떻게 될까.

문경은 매우 추운 지역이다.

독일의 MD운하는 결빙 등으로 인해 2006년 무려 3개월간 운행이 중단되었다.

지대가 높고 물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결빙된 것이다.




사고는 없을까.

독일 내륙 주운에서는 선박 사고가 1999년에 무려 400건이나 발생했다.

2000년 이후로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 후보 측은 “운하 사고는 비행기가 63빌딩에 충돌할 정도의 확률”이라고 부정하니 웃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독일에선 MD운하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문제들에 관한 찬반양론이 심해지자 정부가 주민에게 막대한 보상금을 지원했다.

MD운하 건설이 30년이나 걸린 여러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⑮ 세계 흐름에는 맞나 안 맞나?




안 맞다




19세기 철도 등장 이후 급격한 사양길

유럽서도 전체 수송의 3~4%에 그쳐




세계의 운하를 정리한 글들을 보면 이렇게 끝을 맺는다.

‘운하는 19세기 철도가 등장하기 전까지 대형 운송수단이었다.

그러나 철도가 등장한 이래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이명박 후보와 경부운하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경부운하를 얘기할 때마다 유럽 운하와 비교한다.




유럽 운하는 경제성이 높고, 화물 물동량이 많다는 것이다.

유럽 국가 전체에서 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국가별 운하 이용률에 대해서는 애써 눈감고 특정 지역을 선정해 마치 유럽 전체의 운하 이용률이 높은 것처럼 과대 선전한다.




이명박 후보가 칭찬한 유럽의 운하 이용은 실제로 어느 정도일까?

유럽위원회 2006년 보고서에 의하면 유럽연합 가입국들의 수송부문 가운데 운하 이용률은 3~4%에 불과하다.




유럽 전체로 보면 2004~2005년 무게를 기준으로 도로 45.8%, 해운 40.4%, 철도 10.3%이며 운하는 3.5%에 불과하다.

2005년 유럽에서 내륙 주운으로 운송된 물동량은 총 4억6500만t이다.

벨기에(13%), 네덜란드(29%), 독일(13%) 3개국만 이용 비중이 높다.

이들 3개국이 유럽 운하 전체에서 차지하는 이용 비율이 무려 87%에 이른다.




반면 3800㎞의 내륙 주운이 있는 영국은 화물 운송에 운하를 이용하지 않는다.

프랑스도 화물 운송 율이 3%에 불과하고, 이명박 후보가 예찬한 마인~도나우 운하의 도나우강을 낀 오스트리아도 4% 정도이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의 운하 이용률이 높은 것은 라인강과 관련돼 있다.

라인강은 독일 주운 물동량의 80%를 담당한다.




유럽의 문인 로테르담 등 북해의 항구와 연결돼 있고, 라인강을 중심으로 전통적으로 철강과 석탄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이 3개국을 연결한 라인강 노선만 운하로서 제 기능을 하는 셈이다.

그나마 역할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독일에서는 이용률이 적고 오염이 심한 베를린~엘베 노선을 폐지하려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19세기 운하 건설이 가장 활발했던 나라는 미국이다.

드넓은 대륙을 운하가 연결시켰다.

1860년대에 운영된 내륙 수로의 총 길이는 6400㎞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 운하를 이용하고 있을까?

가장 긴 운하는 보스턴~키웨스트 간 ‘대서양안 내륙 대수로’이다.

건설의 어려움으로 2개의 운하로 구분되고 말았는데, 하나는 대서양 쪽 해안지역으로 총 길이 3057㎞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이용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텍사스~플로리다만 사이에 있는 멕시코만 연안의 항구들을 잇는 길이 1770㎞의 ‘멕시코만 연안 내륙수로’인데, 이 역시 현재 이용하고 있지 않다.




미국 내륙수로 6400㎞에서 4827㎞가 이용되지 않는 것이다.

19세기 중반 철도가 등장하면서 미국의 운하는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이명박 후보의 주장처럼 그토록 경제성이 높은 운하를 미국은 왜 이용하지 않을까?

미국과 영국은 운하의 경제성을 모르는 바보 나라인가?


/ 박진섭 생태지평연구소 부소장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 운동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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