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은 턱 전시,공포의 성형외과?


환자들의 깎은 턱이 유리로 된 테이블 아래 전시돼 있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 취재를 위해 병원을 찾은 저는 의사를 만나기 위해 상담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인테리어가 위압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병원은 무척 고급스러웠습니다.

성형외과에 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실리콘 보형물, 두개골 구조와 같은 조형물들입니다. 그런데 아래로 부메랑을 닮은 좀 신기하게 생긴 돌 조각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형광등 불빛에 반사돼 반짝거리는 것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사와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이런 저런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의사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제게 “혹시 이 아래 깔려 있는 이거, 뭔지 아십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그럼요. 돌 아니에요? 어디서 이렇게 똑같은 모양의 돌들을 여러 개 모으셨어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이어진 의사의 짧은 한 마디를 듣는 순간, 제 몸에 얼어붙었습니다.  “이것,,,,턱뼈입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아주 두껍게 잘린 뼈부터 심하게 각진 모양까지, 자세히 보니 사람들 얼굴형이 제 각각이듯 뼈 모양도 모두 천차만별이었습니다. 한번 만져보라는 의사의 말에 호기심이 들면서도 왠지모를 섬뜩한 기분이 들어 손사래를 치고 말았습니다.

병원 직원의 말을 들어보니, 처음 전시할 때만해도 환자들에게 수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개 놔두었던 것이 반응이 좋아 이렇게 몇 개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뼈를 전시하게 됐다고 합니다. 심지어 전시된 턱뼈를 보고 자기도 수술 후에 뼈를 챙겨 집에 걸어둬야겠다며 챙겨달라고 부탁하는 환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뼈들을 보며 네모턱에서 계란형으로 환골 탈태(?)한 수많은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외모에 신경 쓸 수 밖에 없었던 '그네들만의 사정'이 슬픈 영상처럼 떠올라 마음이 참 씁쓸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