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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사

 

청계 광장은 지금
슬픔과 통곡을 넘어 분노의 함성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4/05/25 [09:49]  최종편집: ⓒ 자주민보
▲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책임을 묻는 내용을 풍자한 내용의 글을 시민이 상의에 새겨 입고 있다.     © 이정섭 기자
▲ 2014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곳은 청계 광장이다. 삼성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시 동호회 시계(時契     ©이정섭 기자


   
청계광장은 지금

슬픔과 통곡을 넘어 분노의 함성

    
미안하다!

미안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너무나 많은 짐을 지게해서

 

너희들이

어둡고

춥고

차가운

바다 속에서

공포에 떨 때

 

헬기가 왔다고

구조선이 왔다고

잠수 사들이 왔다고

희망으로 가득 찼으나

 

헬기는 팽이처럼

돌기만 하고

구조선은

선장과 선원들만

태우고 떠나 버렸고.

잠수 사들은 
웬 일인지 들어오지 않았다.

 

유리창을

깨주기만 했어도

선미 쪽으로

들어와 주기만 했어도

구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만 했어도.

했어도. 했어도...

 

그러나

못한 것이 아니라

안했다.

할 수 있음에도

안했다.

하지 말라고 했다.

하고 있다고

다 구조 됐다고

쉽게 구조 될 것이라고

왕 왕 대고 있었다.

구조 할 수 있는 시간 다보내고

기적만을 이야기했던

푸른 기와집의 사람들

 

그들 외에는

어떤 말도 허용치 않았다.

유언비어라고

종북이라고 몰아붙이며

구조가 아닌 색깔을 칠해 갈 때

우리들의 아이들

우리들의 이웃들이

침몰하며 생명이 꺼져갔다.

하나. 둘, 셋, 넷...사암백!

 

청와대 벙커에는

실시간 해경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대형 스크린도 있다는데

청와대의 그 많은

장관들은 차관들은 당국자들은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총 지휘관인 대통령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 까?

해군 최정예 군이 구조하러 갔다가

해경에 막혔을 때,

민간 자원 잠수부를 막았을 때

왜 푸른 기와집의 주인은

왜 한마디도 안했을 까?

 

그리고 배도 침몰하고

우리아이들과 이웃들의

희망과 생명이 침몰한 뒤

나타나 선장은 살인마라고

한마디 던지고 실종자 가족

휴대전화 한 대 가지고

할일 다했다는 듯 떠나버린

대 통 령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민의 생명을 책임져야 할

국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국군통수권자

국정 최고 책임자

국가의 지도자

대한민국호의 선장

 

그런 대통령이면 필요 없다.

그런 군 통수권자 필요 없다.

그런 국정 책임자 필요 없다.

그런 국가 지도자 필요 없다.

 

안전보다 돈을

생명보다 돈을

사람보다 돈을

먼저 챙기는 못 된 세상

세상을 바꾸자,

 

노란 띠를 매고

검은 상복을 입고

‘진상을 규명하라’

‘대통령이 책임져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현수막과 손 팻말을 들고

눈물로, 슬픔으로,

증오로 분노로

피눈물로 외친다.

 

엄마 품에 젖을 문 갓난아이도

아장 아장 걷는 아이도

학생들도, 청년들도 엄마들도

반백의 아저씨도, 아줌마도,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노동자도, 선생도, 교수도 성직자도

법조인도. 공무원도 손에, 손에 촛불을 들었다.

 

촛불아 타올라라

횃불로 타올라라

들불로 산불로 타올라

돈이면 다라는 자본의 힘도

이윤을 챙겨주기 급급한 권력의 힘도

자본과 권력의 시녀가 된 언론도

모두 태워 버리라.

▲ 감리교 신학대학, 한국신학대학 등 신학생들과 목회자들이 유가족들의 요구 수용과 정부 책임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시 성토대회에 나선 시인들이 시를 낭독하고 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세월호 참사 시 성토대회에서  시인은 시로, 국민들은 촛불을 들어 세상을 밝히자고 호소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열악한 노동환경과 자본의 탄압을 고발하며 숨진 삼성서비스 노조 염호석 열사와 전북 신성여객 진기승 노동자의 투신을 계승하고 세월호 참사를 잊지말자며 노동자들이 집회를 가졌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시 동호회 ''시계'회원들의 작품을 유심히 보며 사진 촬영까지 하는 시민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시민들이 세월호 진상규명에 서명하고 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세월호 진상규명과 함께 대통령의 직접 책임을 요구하는 글을 노동자들이 앞가슴에 붙이고 집회에 참석햇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단식농성을 진행중인 시민이 상의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을 써 지나는 시민들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2014년5월 24일 노란댕기 물결치는

청게천은 그렇게 들끓고 있었다.

시인들은 시를 통해

안타까움으로

꺼져간 생명들을 추모하고

유가족과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이윤만을 쫒던 자본과

그들의 이윤을 극대화 해주기 위해

노력했던 국가와 지도자와

책임자들을 성토하고 규탄하고 있었다.

청년학생들은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대신하여 진상규명 서명을 받고

신학생들과 성직자들은 죽은 영혼들을

위헤 기도하고 권력과 자본의 성찰과 반성,

책임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갓난 아기를 업고, 안고, 유모차에 태운 젊은 부모들과

지팡일 짚은 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리고 명령에 이리 저리 분주히 움직이는

의경들과 경찰들

일한 죄밖에 없는 죄로 목숨을 잃고

위기에 닥친 노동자들의 피타는 절규

거리를 지나던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절절한 외침이 하늘에 닿는 ‘세월호 참사 국민토론회’

청계천은 대한민국의 오늘을 끝내고 내일을 준비하자는

국민들의 몸살의 열기로 가득하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읽으려면

대통령도, 장관들도, 정치인들도

이 땅의 주인들인 국민들도 청계천으로 가라


▲ 노동자들은 자본과 권력의 유착을 고발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 세월호 참사 대국민회 토론회에서 목사라고 밝힌 시민이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총체적 부실과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분류 :
한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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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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