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달러를 공격한 남자
기사입력 2009-01-31 06:34 |최종수정2009-02-02 15:57  

[Cover Story] 금융위기 예측한 '화폐전쟁' 저자 쑹훙빙 인터뷰


"치열한 화폐전쟁에서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몰락은 필연적입니다. 올해 3~4분기쯤, 지금까지 보지 못한 거대한 금융 쓰나미가 눈앞에 몰려올 것입니다. 달러도 그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이번 세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화제가 된 책 '화폐전쟁(貨幣戰爭)'의 저자 쑹훙빙(宋鴻兵·41)이 그리는 달러의 미래는 암울하다. 미국 금융가에서 파생금융상품 전문가로 일했던 쑹훙빙은 2007년 발간된 이 책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고, 1800년대 이후 반복돼온 경제위기의 배후에 거대한 유대계 금융자본이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 국제 금융계에서 관심의 인물로 떠올랐다. '화폐전쟁'은 출간 이후 중국에서 160만부, 한국에서 10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 미국·일본 등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현재 중국 정부 산하 경제연구기관 '환구재경연구원(環球財經硏究院)' 원장으로 재직 중인 그를 Weekly Biz가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났다. 쑹훙빙이 예견하는 세계경제 위기의 전개과정은 다른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악성(惡性)이었다.

그는 "(급격한 경기침체 여파로)올해 하반기 회사채 부실이 심각해지고 이것이 세계 주요국 상업은행들의 위기를 불러 일으켜 세계 경제가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작년 하반기 미국 월가 투자은행들의 몰락으로 촉발된 1차 금융위기 파도에 이은 '2차 금융위기 파도'라고 표현했고, 상업은행의 부실화가 2차 파도의 진앙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 상황이 '1차 금융위기→실물경제 전이→기업 부실화→상업은행 위기→2차 금융위기'로 전개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이제 곧 회사채 부도율이 급속히 올라갈 것입니다. 지난해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 모기지(mortgage·부동산 담보 대출) 규모는 13조달러 정도인데, 회사채 규모는 25조달러가 넘지요. 충격이 훨씬 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또한 쑹훙빙은 전세계적으로 62조달러로 추산되는 CDS(신용파산스와프·기업 파산 위험 자체를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파생금융상품)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CDS 중 3분의 1 이상이 부실 우려가 매우 높은 '쓰레기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주로 투자은행의 CDS가 문제됐지만, 이젠 상업은행의 폭탄(CDS 및 CDS에 투자한 헤지펀드)이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쑹훙빙은 '금융위기 시나리오'가 상업은행의 위기에서 끝나지 않고 '달러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달러를 마구 찍어 국채뿐 아니라 기업어음, 모기지 채권 등도 사줘야 할 처지입니다. 그러다 FRB의 재정이 악화되면 결국 미국 정부가 이를 보전해주면서 국가재정이 더욱 부실해질 것입니다. 미국 정부가 (엄청난 적자로 인해)시장의 신뢰를 잃게 되고, 이후 (과잉 공급된 통화로 인해)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달러는 몰락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이런 과정이 앞으로 5~10년 내에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달러의 몰락 이후엔 과도기적으로 6~7개 정도의 지역 통화가 등장해 달러를 대체하는 국제통화 시스템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금처럼 한 국가의 화폐가 기축통화로 쓰이는 시대는 종언을 고할 수밖에 없다"며 "(지역통화 시대를 거친 후)결국엔 금본위제(金本位制)처럼 금이나 은을 기반으로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월드 머니(world money)'가 기축통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시간 인터뷰 내내 쑹훙빙의 얼굴에선 웃음이나 미소를 찾기 어려웠다. 시종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그의 어깨 너머 책장엔 'The Bubble Economy'처럼 암울한 경제 상황을 분석한 책들이 가득 꽂혀 있었다. 그는 "미국 금융계에서 오래 일해 영어에 능숙하지만 중국어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중국어로 진행됐다.



■"달러는 침몰하는 타이타닉의 운명"

쑹훙빙은 "지금까지의 금융위기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달러의 몰락은 이미 시작됐다"는 말로 운을 뗐다.

―아직 달러의 위상을 대체할 통화가 없는데, 달러에 대한 평가가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닌가요?

"달러는 호화 유람선 타이타닉과 같은 운명입니다. 처음엔 누구도 타이타닉이 침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거대한 빙산(氷山)을 만나 무너졌습니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구제금융이 바로 빙산입니다. 미국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조~2조달러 정도의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이런 대규모 국채는 시장에서 매입자를 찾을 수 없습니다. 지금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지요. 구매자를 찾을 수 없으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사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시장에 돈이 풀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국채 가격은 더 떨어지겠지요. 이런 악순환에 갇혀 달러의 가치는 폭락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올해 달러 가치는 어떻게 전망하나요?

"정확한 수치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달러 공급이 많아지면서 달러 가치가 대폭 절하될 것은 분명합니다."

―오히려 최근엔 달러 가치가 오르기도 하는데요.

"일시적 현상입니다. 앞으로 5~10년 이내에 달러의 몰락은 가시화될 것입니다. 그때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도 아주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달러의 폭락으로 인해) 중국의 외화자산이 줄어들면서 구매력이 떨어지고, 세계금융시장은 더 큰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구체적인 대비책이 있나요?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함께 침몰하거나, 아니면 구명정으로 옮겨 타는 것입니다."

―구명정이요? 그게 뭡니까?

"달러를 금(金)에 기반한 화폐로 바꾸는 것입니다."

쑹훙빙은 "금이나 은(銀)과 같은 실물자산에 기반한 화폐를 만들어야 정부가 화폐 발행을 남발하지 않고 경제가 안정적으로 굴러간다"고 했다.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데는 경제적 배경뿐 아니라 정치·군사적 측면도 작용했습니다. 금융위기가 왔다고 달러의 패권이 쉽게 쇠퇴할까요?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먼저 내재적 요인입니다.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가 달러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합니다. 미국 정부는 국채 발행을 통해 달러를 공급하는데, 달러 공급은 재정적자를 초래하게 됩니다. 재정적자가 쌓이다 보면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허물어지고 결국 달러도 몰락하게 됩니다. 신뢰를 잃은 정부의 돈을 보유하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만약 달러가 국채가 아닌 금에 기반한 화폐라면 이런 딜레마를 피할 수 있지요."

―만일 유로화나 엔화,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달러와 같은 숙명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긴가요?

"맞습니다. 금에 기초하지 않은 화폐는 쇠퇴할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달러의 몰락을 주장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미국 GDP(국내총생산)는 약 14조달러입니다. 하지만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 그리고 개인 채무를 모두 합하면 53조달러에 달합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 내외인 데 반해 채무 이자율은 이보다 훨씬 높지요. 지금의 경제 성장으로는 이자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미국은 영원히 빚더미에서 헤어날 수가 없어요. 그런 나라가 기축통화를 운용할 수 있을까요?"

―달러의 몰락이 필연이라면 당장 달러를 대체할 통화가 있나요?

"현재 달러를 대신할 화폐는 없습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는 마스트리흐트 조약(Treaty of Maastricht)에 따라 재정적자가 GDP의 1%를 초과해선 안 됩니다. 유로화가 달러처럼 재정적자를 감수하면서 대량으로 발행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중국이나 일본도 미국이 과거에 했던 것처럼 경제적·정치적 패권을 가질 수는 없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실물자산에 기반하지 않은 기축통화는 몰락할 수밖에 없어요."

―달러 몰락 이후 국제 통화시스템을 예견한다면?

"당분간 국제 무역에서 유로화나 엔화·위안화의 사용빈도나 비중이 더 높아지겠지요. 그러다가 200개에 달하는 개별국가 화폐가 6~7개의 지역 화폐로 재편될 것으로 봅니다. 아시아 화폐·남아메리카 화폐·산유국(중동) 화폐 등이 등장하는 것이지요."

■"금에 기반한 '월드 머니'가 대안"

―지역화폐 체제가 얼마나 지속될 것으로 보는지요?

"오래 가진 않을 겁니다. 지역 화폐는 과도기적 역할을 하고, 결국에는 세계 단일 화폐가 출현할 것으로 봅니다."


―세계 단일 화폐란 어떤 건가요?

"장기적으로 안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게임의 룰이 바뀌어야 합니다. 경제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 현 통화체제를 뒤엎는 룰이 나타나게 됩니다. 주권국가의 화폐를 폐지하고 전 세계가 함께 쓰는 '세계 위안(元)'을 만드는 것이지요."

위안(元)이란 중국의 화폐단위를 지칭한다. 그는 '세계 위안'이 '월드 머니(world money)'를 뜻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가 '월드 머니'의 탄생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다만 '월드 머니'의 실질적인 발행권을 누가 장악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화폐전쟁'이 발발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누가 '월드 머니 전쟁'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보는지요?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미국이나 유럽이 가장 유력한 후보이지요. 달러의 몰락이 미국의 패배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은 여전히 최대 황금 보유국이고,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게임의 룰을 정할 파워를 갖고 있는 것이지요. 또 미국은 월드 머니 출현 과정에서 기존 채무를 모두 없애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월드 머니가 금본위제가 된다면 지금의 달러와는 완전히 다른 화폐가 될 것입니다."

―예전 기축통화가 파운드화에서 달러로 바뀌는 과정을 보면 세계대전 같은 거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격변이 있을까요?

"달러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달러의 몰락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걸 막기 위해 군사력 같은 비경제적 수단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중동전쟁 같은 중간 규모의 지역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유가와 금 가격이 급등할 것인데, 그렇게 되면 이라크의 석유를 통제하고 있는 미국은 보유 자산이 올라가는 효과를 봅니다. 또 미국은 황금 보유량이 가장 많은 나라인데 금 가치도 급등하겠지요. 결국 미국의 자산 가치가 올라가면서 미국 정부의 채무 부담이 줄어들고, 달러의 몰락 속도도 둔화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과도기적 상황일 뿐 결국 달러의 몰락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금본위제에 기반한 '월드 머니'가 최선의 선택인가요?

"미국 달러가 몰락하게 되면, 사람들은 유로화·엔화·위안화도 장기적으로 기축통화의 역할을 담당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은 믿을 수 있는 금을 찾게 되고, 금에 기반한 미래의 화폐제도는 달러의 붕괴 위에 수립될 것입니다."

―달러 몰락으로 촉발될 기축통화 변화 과정에서 한국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하나요?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무역 흑자를 어떤 형태로 보유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현재 석유 등 원자재는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달러 보유는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달러 비중이 높은 국가는 아주 큰 리스크(손실 위험)에 노출될 것입니다. 한국은 단기와 장기로 구분해 외화 보유 전략을 채택해야 할 것입니다. 단기로는 대외 무역에 필요한 달러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황금 같은 귀금속의 보유 비중을 높이는 것입니다. 새로운 화폐(월드 머니)가 탄생될 때 황금의 가치는 다시 주목받게 될 것입니다."



■"위안화가 기축통화 될 가능성은 희박"

10㎡쯤 되는 쑹훙빙의 사무실에는 '해납백천(海納百川)'이라는 편액(扁額)이 걸려 있었다. 바다는 모든 강물을 받아들인다는 뜻. 그는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넓은 시야로 거시적 문제를 연구해 중국에 올바른 정책을 조언하겠다는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갖고 있는 미국 국채는 작년 11월 기준 6819억달러임.) 중국 경제의 취약점 아닌가요?

"물론입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달러가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는데, 이번 금융위기로 이런 생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 국채 보유는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정치적인 면도 있습니다. 대만 독립문제라든지 국제적 이슈를 처리할 때 중국은 미국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런 점에서 미국 국채 매입은 일종의 보험료라고 볼 수도 있지요. 만약 중국이 미국 국채를 사지 않겠다고 하거나, 심지어 팔아 치우기 시작하겠다고 할 경우 미국과 중국은 모두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앞으로 위안화의 위상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나요?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국제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봅니다. 다만 한국·러시아·베트남·몽골 등 주변국과 협의를 통해 부분적으로 국제 통화로서의 기능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 "2차 금융위기는 회사채가 진원지 될 것"

―세계 경제를 전망하신다면?

"개인적으로 세계 경제, 특히 미국 경제는 2012년 이전까지 지속적으로 쇠퇴할 것이라고 봅니다. 본격적인 경제위기는 올해 3~4분기에 닥칠 것입니다. 작년에는 리먼브러더스 같은 투자은행들이 문제가 됐는데, 이제부터는 씨티그룹 같은 상업은행이 본격적인 금융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입니다."

―미국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인데요?

"단순한 경기부양책으로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올해 하반기에 몰려올 2차 금융위기의 파도는 CDS(신용파산스와프) 같은 파생상품의 폭탄이 터지면서 시작될 것으로 봅니다."

―2차 금융위기가 어떤 모습으로 닥쳐온다는 건가요?

"지난해 발생한 1차 금융위기는 모기지론에서 발생했지요. 하지만 올해 닥쳐 올 2차 금융위기는 회사채가 진원지(震源地)가 될 것입니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회사채 부도율은 급속히 올라가고, 파생상품의 가격도 급락할 것입니다. 미국에서 모기지론(부동산담보대출) 규모는 13조달러인데, 회사채 규모는 2배나 많은 25조달러나 됩니다. 부도율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회사채에 투자한 헤지펀드가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그 충격은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상업은행으로 이어지게 되고, 은행은 정부에 구제 신청을 하든지 아니면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지요."

―상업은행이 위기를 맞을 것이란 관측이 많긴 하지만, 너무 비관적인 시나리오 아닌가요?

"현재 CDS 규모는 62조달러 정도로 추산됩니다. 이 중 3분의 1은 부도 위험이 아주 높은 '쓰레기 채권'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예전의 경험을 보면 미국 경제가 일단 쇠퇴하기 시작하면 이 같은 쓰레기 채권의 부도율은 급상승합니다. 지금 상업은행과 헤지펀드들은 CDS에 많이 투자한 상태이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특히 자본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업은행들은… 최악의 경우 연쇄 도산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쑹훙빙 환구재경硏 원장은  

중국 쓰촨(四川)이 고향인 쑹훙빙은 둥베이(東北)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으며, 1994년 미국으로 건너가 아메리칸 대학교(American University)에서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2~2007년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방아쇠'로 꼽히는 모기지 업체 페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에서 일하며 미국 금융계의 내면(內面)을 깊이 있게 관찰했다고 스스로 말한다. 그는 이곳에서 시니어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파생상품 리스크 분석과 자동심사시스템 개발 등을 주로 담당했다.

그는 이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2007년 6월 '화폐전쟁'이란 책을 중국에서 펴내 중국에서 160만부, 한국에서 10만부가 팔렸다. 이 책에서 그는 지난 200년간 반복적으로 일어난 경제위기의 배후에 유대계 금융자본인 로스차일드(Rothschild)가로 대표되는 글로벌 금융재벌이 있다고 주장한다. 달러 발행권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이들이 주기적으로 경제위기를 조장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는 3월 유럽의 금융세력을 분석한 '화폐전쟁―유로화편'을 중국에서 출간할 예정이다.

쑹훙빙은 이번 금융위기에도 배후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금융위기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하는데, 예측 가능하고 얼마든지 설계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설계도가 워낙 복잡해 쉽게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금융위기 배후에는 역외 헤지펀드나 이를 통제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는 자신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들을 공개된 자료에서 찾는다고 했다. "책이나 신문, 정부문서 등 흩어진 정보들을 모아 퍼즐을 맞추면, 그 실체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이성훈 기자 inou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