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 19,000원
현금호 저자 | 가각본

경향신문 : 개는 인간의 삶에 가장 깊숙이 들어와 있는 동물이다. 애완견에 대한 열광, 정서적 의존이 커진 요즘은 개와 사람이 공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지향하는 저자는 "개라는 동물이 학교에서 정식으로 가르쳐야 할 중요한 주제"라고 주장하면서 애완견 시장에서 형성된 개에 대한 파편적 정보를 거부하고 개와 사람의 교류사, 개와 소통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다.개는 여러 문화권과 종교에서 죽음의 전조를 알아차리는 존재로, 주인을 보호하고 심지어 목숨을 구해주는 존재로 중요하게 다뤄진다. 저자는 불교·유교·기독교·이슬람교에 나타난 개의 모습을 살펴보고 찰스 다윈이나 토마스 만처럼 위대한 인물들의 개에 대한 언급도 소개한다. 아울러 개를 비롯한 동물과의 소통에 대한 과학적 연구성과를 소개하면서 "복잡한 생활을 털어버리고 직관에 집중한다면 개와의 텔레파시가 가능하다"고 밝힌다. 우리의 내면을 반영하고 치유와 가르침을 주는 존재로서 개의 역할, 개의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도 중요한 주제다.책의 발행인이자 사진작가인 여동완씨가 오랜 시간 동안 세계 각국에서 찍은 개와 사람의 사진 135컷이 흥미로운 볼거리다. 각국의 풍경과 삶이 돋보이는 사진을 보노라면 개는 역시 사람의 가족이란 생각이 든다. ( 2005-06-18 )


중앙일보 : 개만큼 사람과 가까운 동물도 없다. 북아메리카와 유럽 지역에서는 두 집에 한 집 꼴로 애완동물을 기르고 그 중의 반 이상이 개일 정도다. '개도 닷새가 되면 주인을 안다'는 말이 틀리지 않아서 늦은 귀갓길에 보면 가족은 잠들어도 개는 홀로 깨어나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가장 흔한 욕설에 개를 등장시키는 건 관습이지만 따지고 보면 아무 죄없는 짐승에게 좀 미안하다. 복날이 다가오니 더 짠하다.출판편집인 현금호씨와 사진작가 여동완씨는 커피를 주제로 한 공동작업 'Coffee'로 독자에게 낯익다. 이 황금 단짝이 이번에는 인간의 친구 개를 완전정복했다. 개와 대화하려는 노력도 없이"앉아! 일어서! 물어 와!"처럼 일방적이고 거친 길들이기가 아니면, 성대를 제거하고 털을 미는 인형 대용 장난감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개와 한국인 사이를 찬찬히 들여다보겠다는 뜻이 넉넉하다. 우리와 삶을 함께 나누는 개를 잘 이해하는 것은 바로 우리를 아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도 동물이기에.동물과 소통하는 체계적 공부꾼인'애니멀 커뮤니케이터'현금호씨의 글, 세계 각지를 돌며 각양각색 개의 일생을 찍은 여동완씨의 사진이 찰떡궁합이다. "개가 우리와 머무는 으뜸 이유는 그들이 우리를 사랑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자신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를 가르치기 위함"이라는 지은이의 메시지가 개와 사람 사이를 울린다. - 정재숙 기자 ( 2005-06-18 )


조선일보 : 개와 고양이에 대한 책. 그런데 책장을 덮고 나면 가슴 한구석이 뻐근해 진다. 애완동물이 이렇게 귀엽고 저렇게 사랑스러우니까, 이리저리 잘 돌보라는 차원의 책이 아니다. 집에서 함께 사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쥐 잡는 고양이' '집 지키는 개' 이상으로 자리잡게 된 21세기 한국에 드디어 한 차원 높은 개와 고양이에 대한 책이 나왔다. 두 저자가 펄쩍 뛰며 싫어할 단어는 '애완동물'일 것이다. '기른다'는 말도 용납 못할 것이다. 극과 극인 개와 고양이를 각각 다룬 책이니 만큼 둘의 톤과 스타일도 사뭇 다르다. 그러나 어떻게 우리가 네 발 달린 털북숭이 친구를 통해 이 풍진 세상에서 따뜻한 위안을 얻는지, 또 말이 아니라 가슴으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영적인 성장에 이르는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고양이에게>는 아무래도 고양이를 좀 알아야 와 닿는 책. 그러나 와락 달려드는 개와는 달리 언제나 딱 한 발짝, 아슬아슬한 거리를 둔 채 사람을 관찰하는 고양이의 행동거지, 무수한 낮과 밤을 비위를 맞추며 보내야 비로소 다정한 '야옹' 한 마디 해 주는 고양이의 냉정함, 감히 말 붙일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고독한 고양이의 뒷모습을 아는 독자라면 '맞아 맞아' 하고 맹렬히 무릎을 쳐 가며 페이지를 넘길 것이다.주인공은 '나옹'. 혼자놀기의 대가 '스노우캣'으로 유명한 저자가 실제로 키우고 있는 이 아메리칸 숏헤어는 이미 인터넷 스타다. "어쩔 때는 고양이에게 너무 쥐여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옹이 그를 행복하게 한 건 분명하다" "고양이와 등을 맞대고 누워본 적 있는지(고양이가 와서 등을 대줄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야 한다)… 당신은 이미 천국에 다다른 기분이 어떤 건지 알게 된 것이다" 등 '고양이 경구'를 섬세한 드로잉에 곁들였다. "인터넷에 떠도는 수많은 고양이 사진들 덕분에 길거리 고양이의 삶까지 쿨해진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고양이를 좋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생명과 감정을 가진 존재로 대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개와 사람 사이>는 지금까지 나온 책 중 사람과 개의 관계를 가장 진지하게 고찰한 저서일지 모른다. 개의 진화, 개와 종교, 개를 둘러싼 과학적·심리학적 연구까지 거창하게 전개하는 저자가 던지는 질문은 '우리는 개와 말을 할 수 있을까'. 답은 '할 수 있다'. '앉아', '이리 와', '우리 공놀이할까' 따위가 아니라 사람과 똑같이 개개의 욕망과 능력을 가진 생명체의 가슴으로부터 울리는 음성을 듣는 것이다. "나로서는 동물에게서 느끼는 사랑의 깊이를 묘사할 단어가 없다. 그들이 나의 눈을 들여다볼 때면, 가슴에 와 닿는 사랑이 끝없이 확장되는 느낌이라는 것밖에는" "나는 동물의 감정이 우리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믿는다. 왜냐하면 대체로 우리는 정신적인 혼동으로 순간의 감정에 집중 못하지만 동물들은 그 순간에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뒤로 갈수록 책은 코엘료의 '연금술사'처럼 신비롭고 묵직한 분위기로 흐른다. 광활한 우주 속에서 먼지처럼 떠돌던 나와 개가 만난 인연을 돌아보며 벅찬 감동을 느끼다가 개가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이는지(개는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살아있기를 지속하기도 하는데 이는 함께 살았던 사람이 감정적으로 자신을 보낼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한다)를 다룬 부분에 이르면 코끝이 찡해질지 모른다. 책을 읽다 보면 곁에 있는 고양이, 개를 꼭 끌어안아주고 싶다. 그러나 두 책의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그들을 껴안아 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우리를 다정하게 품어주는 것이다. 주인 잘 만나 호강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구제해 주는 것이다. - 정재연 기자 ( 2005-0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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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동물과 사람 사이의 교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인간의 친구인 개와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국내 최초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꿈꾸는 저자의 진지한 고찰이 감명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