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교사 비베카난다/ 그 영혼의 웅변
          근원에 머물기
  앤 마랜 . 도로시 메디슨 편집/ 나종근 옮김/ 한문화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자신의 근원, 곧 자신의 진정한 근원인 참자아로 돌아가는
순환의 완성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비베카난다

이것이 바로 만물의 주인이며, 만물을 아는 자이며, 내면의 지배자이다. 이것이 바로 만물의 근원이며, 모든 존재의 시작과 끝이다. ----- 만두카 우파니샤드


         편집자 서문


비베카난다는 1893년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종교회의 기간동안 종교협의회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미국의 형제자매들이여!”라는 첫마디로 시작한 인사말에 수천 명의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답례했다. 비베카난다는 관용의 메시지를 전했고 편협한 신앙을 버리도록 촉구했다. 또한, 모든 종교의 진리는 동일함을 깨닫도록 호소했으며, 여성과 이이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신성이 깃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인들로서는 그야말로 새로운 메시지가 아닐 수 없었다. 비베카난다와 미국인들 사이의 그런 공감대는 1893년부터 1897년까지 그가 서구에 머무는 동안 더욱 발전되었고, 이는 대상을 가리지 않고 가르침을 폈던 1899-1900년의 두 번째 미국 방문으로 이어졌다.

우리가 “근원에 머물기”라는 제목으로 비베카난다의 가르침을 책으로 펴내게 된 것은, 종교회의에 참석한 그의 모습을 기념하고, 미국 내에 살아 있는 영성의 흐름에 그가 기여한 바를 알리기 위함이다. 이 책의 자료 연구를 위해 미국 전역에 펴져 있는 오십 여명의 베단타 (vedanta) 학자들이 참가했는데, 이는 비베카난다가 미국을 두루 다니며 가르침을 폈기 때문에 해당 지역 학자들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학자들은 총 여덟 권으로 된 “스와미 비베카난다 저작전집”에서 비베카난다의 어록을 발췌했고, 그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준비를 위한 다른 작업을 도왔다.

자각 (self-knowledge)에 대한 탐구는 그 출발점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은 특정한 순서를 따르지 않았다. 독자 여러분은 제 1장 “나는 누구인가?”부터 순서대로 읽어 나갈 수도 있겠지만, 제 2장 “인간의 조건”부터 시작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또한, 제 8장 “자기 변형”에서 시작하거나, 관심을 끄는 다른 부분에서도 시작할 수도 있다. 더욱이 독립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독자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내려 읽은 것보다는 오히려 자각에 이르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 위해 자유롭게 건너뛰며 읽은 편이 더 낫다. 경우에 따라서는 발췌된 내용을 토대로 현실 생활에 지침이 되는 철학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두 가지를 주목해 주기 바란다. 첫째, 비베카난다는 그 당시의 언어로 기록하고 말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는 남성을 물론 여성을 지칭하는 “인간”에 해당하는 표현으로서 “남자, 남자들”(men, man, mankind)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요즘은 man and women으로 쓰거나 humankind로 쓴다. - 역자 주) 그러나 이것은 시대적 표현일 뿐이며,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 두 번째로, 부제가 붙은 “비베카난다의 요가의 가르침”에 사용된 “요가”란 그의 가르침의 내용을 지칭하는 말이다. "요가“란 개인의 자아와, 신 또는 우주의 참자아와의 합일을 의미한다. 비베카난다는 처음 미국에서 가르침을 펼 때 자신의 가르침을 묘사하는 말로 ”요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훗날 자신의 가르침을 ”베단타“라고 불렸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은 비베카난다의 강론, 담화, 서신, 신문, 인터뷰, 대화 등에서 발췌한 것이다. 각각의 발췌문 뒤에는 그 글이 “스와미 비베카난다 저작전집”(1984-1987) 어디에 등장하는 지를 가리키는 일련번호(권수 및 페이지)를 달았다.

                                                                   엔 마렌 . 도로시 메디슨        


         옮긴이의 글



오늘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기를 갈망하면서 깨달음의 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영적 진화의 여정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나, 영혼의 길을 걷기 위해 세상을 등져야 하는가, 아니면 세속의 삶을 수용해야 하는가,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가, .......

비베카난다는 이 모든 질문에 대해 시원하고 분명하게 대답한다. 가장 깊은 차원에서 가장 높은 진리를 외치지만 현실적인 답변에 결코 인색하지 않다. 비베카난다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해야할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세상 모든 만물은 날마다 저절로 성숙해가고 있으며, 우리는 자신이 바로 신이라는 깨달음 속에 존재하기만 하면 된다고 알려준다. 그렇지만 우리 마음은 여전히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뭔가 선한일, 뭔가 심각한 생각을 해야하지 않을까?”

지난날 영적 전통을 따르는 사람들의 모습은 대부분 심각했다. 모래바람 부는 외딴 곳에서 홀로 신을 찾아 금욕했던 사막의 교부(敎父)들, 철저히 계율을 지키며 속세를 멀리했던 수도사들, 동굴에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진하며 고행했던 승려들...... , 이들 모두는 오늘날 평범한 대중들이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어떤 경지를 들어내는 것 같아 경탄을 자아내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좌절감 마저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흘러가며 모든 것은 확장되기 마련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구도자의 상 또한 변했고 또한 변해야 한다. 비베카난다는 말한다. 우리 자신이야말로 숭배해야 마땅한 신임을 알고 모든 일상과 현실이 성스러운 것임을 느껴야 한다고, 그리하여 신으로서 누려야할 즐거움을 온전히 누려야 한다고. 유태교의 율법주의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성전을 짓겠다는 예수의 말씀처럼. 고행과 금욕으로 깨달음에 이르려는 기성 종교의 틀을 깨고 자신의 불성을 보라는 붓다의 가르침처럼. 비베카난다가 지향하는 영성은 오늘을 사는 구도자들에게 새로운 복음으로 다가온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것은 하늘나라를 약속 받기 위한, 혹은 선업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나와 같은 신으로서 예배하는 행위의 기쁨을 일깨운다. “바닷물을 모두 마실” 정도의 인내와 “태산을 무너뜨리겠다”는 의지력과 함께, 이제는 유머 또한 구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임을 알려준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기성종교에 식상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성적으로는 기성 종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우리는 어느새 우리 밖에 있는 타자로서의 인격신을 떠올리며, 타인들을 나와 같은 신으로서 사랑하기보다는 선과 악이라는 잣대로 판단하기 일쑤다. 우리들의 집단 의식 속에 기성 종교의 그림자가 아직도 짙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비베카난다의 목소리를 우리말로 옮기며 나는 누구보다 많은 위안과 기쁨을 얻었다. 우리 모두가 자신 안에서 우주 만물의 근원을 찾아 그 안에 머물도록, 이 책이 집단 공명을 일으키는 데 보탬이 되리라 확신한다.

                                                                       나   종 근  
    


          차    례


편집자 서문
옮긴이의 글
스와미 비베카난다의 생애

    1. 나는 누구인가
껍질/ 나의 영혼은 우주적 자아/ 내가 신이라면/ 당신은 무한합니다/ 호수의 바닥/ 자신의 운명 일구기/ 윤리의 기초/ 이술방울마다 같은 태양이

    2. 인간의 조건
선과 악의 힘/ 국가/ 인간의 역사/ 발전기처럼

    3. 자유에의 열망
자유/ 오직 하나의 목적/ 우주적 외침/ 속박을 끊고/ 자유를 향한 몸부림

    4. 우리는 모두 하나
빛나는 각성/ 균형 유자하기/ 부정적인 것들을 부정하기/ 선하게 되는 법/ 동일한 사랑으로/ 참 스승

    5. 그렇게 많은 사람들, 그렇게 많은 길
자기만의 길/ 인간, 들소, 물고기/ 영혼 깨닫기/ 물결을 거슬러

    6. 자기 발견을 위한 노력
자신에 대한 믿음/ 깨어남/ 방법/ 내면의 신성/ 완전해지려면

    7. 원숭이 길들이기
마음의 활동/ 내면으로의 희귀/ 집중

    8. 자기 변형
이웃을 내 몸같이/ 목적과 수단/ 일하러 갑시다/ 뿌리기와 거두기/ 의지/ 의무/ 일하는 법/ 위대한 일

    9. 지혜 수행
첫 단계/ 생각의 힘/ 현상의 장막 저편/ 놀이터를 벗어나서/ 진리, 이성, 연감/ 영적 타락 피하기/ 현자의 길

    10. 강하다는 것
담대함/ 일어서십시오/ 길을 내며/ 자신을 믿는 믿음

    11. 자아를 넘어서
생명의 법칙/ 빛과 그림자-에고 의식/ 실재하는 유일한 힘/ 나는 가게 주인이 아닙니다/ 장미가 향기를 뿜듯

    12. 여행
사랑/ 대가없이 베풀기/ 아이를 가르치며/ 천둥소리로 가르쳐야

    13. 물질과 운동의 양태
모두가 하나의 원안에/ 파도와 대양/ 미세한 힘

    14. 신과 영혼과 자연
현상과 실재/ 살아 있는 모든 존재 안에서/ 초점을 분명하게/ 마음과 가슴이라는 책/ 자연의 실체는 영혼/ 원리로서의 신

    15.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목표/ 천천히, 꾸준히/ 시작/ 장애물 극복하기/ 수행의 길/ 종교적 사실들

    16. 꽃과 천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