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과 기의 운행 <생활단전>
생 활 단 전

(1)숨과 생명에너지
모든 생물은 氣(기)로 산다.

기가 충만하면 건강하고 활력이 넘친다.

기가 쇠하면 병약해지고, 완전히 흩어지면 생명이 다한다.
생물이 기를 얻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먹이를 통해서고, 다른 하나는 숨을 통해서 얻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음식물을 통해 얻는 기를 穀氣(곡기), 혹은 地氣(지기)라 한다.

또 숨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기를 天氣(천기)라 부른다.

우주 공간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天氣가 있다.
우리는 흔히 호흡을 통해서 몸에 필요한 산소만을 공급받는 줄 안다.

산소와 함께 우주의 기운을 들이마시는 걸 잘 모른다.

실은 음식물의 곡기보다 몇 배 더 많은 천기를 마신다.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온 공기는 심장으로 들어가 혈액에 섞여 온몸으로 퍼진다.

반면에 기운은 횡경막을 지나 아랫배로 들어간다.

음식물을 통해 흡수한 곡기도 아랫배에 모인다. 외부에서 들어온 기운이 모이는 하복부를 氣海(기해) 혹은 丹田(단전)이라 부른다.

단전에 쌓인 기운은 經絡(경락·기운의 통로)을 통해 온몸 곳곳으로 흐른다.

단전의 기가 충만하여 모든 경락으로 기운이 활발하게 돌면 매우 건강하게 된다.

그러지 못하면 허약해지고 병에 걸리기 쉽다.
사람은 누구나 숨을 쉬며 산다.

그런데 숨으로 얻는 천기의 양은 사람에 따라 천양지차다.

왜 그런가.

숨을 잘 쉬면 우주의 기운이 매우 풍부하게 들어오고 잘못 쉬면 아주 조금밖에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2)아기의 숨을 배워라
무엇보다 숨을 잘 쉬어야 우주의 기운 즉, 天氣(천기)를 많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어떤 숨이 좋은 숨일까. 풍부하면서도 깊고 가지런한 숨이 좋은 숨이다.

예를들면 건강한 아기들의 숨이 그렇다.

아기들은 숨을 쉴 때 배를 불룩불룩 내민다.

아랫배가 풍선처럼 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른다.

그것은 우주의 기운이 아랫배 단전까지 풍부하게 잘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런 숨쉬기를 단전호흡이라 한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이렇게 단전호흡을 통해서 많은 우주의 기운을 받는다.

그 기운으로 쑥쑥 자라게 된다.

몸에는 활력이 넘친다. 어린이들은 온종일 뛰놀면서도 지칠 줄을 모른다.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좀이 쑤셔서 견디지 못한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가면서 호흡이 달라진다.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숨이 얕아지고 거칠어지며 약해진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가슴으로 호흡한다. 숨이 단전까지 못내려온다.

당연히 숨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천기도 아주 적어진다.

어른들 중에도 어린이들처럼 호흡하는 이들이 더러 있으나 극히 드물다.

그들은 매우 건강하고 마음도 평안하다.
숨이 가슴으로 올라오는 것은 스트레스 때문이다.

온갖 마음의 상처가 단전까지 시원하게 뚫려 있는 숨길을 막는 것이다.

자라면서 겪은 걱정, 근심, 불안, 두려움, 긴장, 슬픔 등 갖가지 부정적인 경험 때문에 숨을 제대로 못쉬게 된다.

생활단전을 통해 막혀 있는 숨길을 뚫어주고 어린시절의 호흡을 되찾으면 잃었던 심신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3)숨고르기
단전호흡이 심신의 건강에 좋기는 하지만, 가슴으로 숨을 쉬던 사람이 곧바로 단전호흡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어떤 수련단체들은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당장 아랫배로 숨을 쉬라고 가르치는데 그로 인한 부작용이 많다.
단전호흡은 자연스럽게 저절로 이뤄져야 한다.

안 내려오는 숨을 억지로 단전까지 끌어내리려면 아랫배에 무리한 힘을 가하게 된다.

그 때 윗배 명치 부위와 그 안쪽에 자리잡은 비장과 위장이 잔뜩 긴장한다.

이 때문에 비위가 상하기 쉽다.

또 폐의 자율신경까지 경직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숨이 자연스럽게 하복부로 안 내려오는 사람들은 먼저 배꼽을 중심으로 편안히 숨을 쉬는 게 좋다.

배꼽으로 숨이 들어오고 나간다 생각하면서 고요히 호흡하면 가슴과 아랫배가 동시에 숨을 쉬게 된다.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숨을 들이쉬고 서서히 내쉰다.

편안히 내쉬고 나면 저절로 잠시 멈춰진다. 억지로 멈추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기력이 아주 좋은 사람은 다 내쉰 다음 바로 들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날숨 뒤에 숨이 멈춰지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몸 상황태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잠깐 멈춰지고, 어떤 사람은 몇초간 멈춰진다. 많이 멈춘다고 좋은 게 아니고, 그저 몸이 요구하는 대로 멈춘 다음 다시 숨을 들이쉰다.
저절로 멈춰지는 동안엔 몸속의 탁한 기운이 피부를 통해 밖으로 배출된다. 그래서 다음에 들이쉬는 숨은 좀더 편안하고 풍부해진다.

들이쉬는 숨은 저절로 들어오는 만큼만 들이쉰다. 억지로 많이 들이쉬면 부작용이 따른다.


(4)숨을 죽이지 마라
숨을 아기의 숨(단전호흡)으로 되돌리기 위해 먼저 배꼽을 중심으로 호흡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가슴으로 숨을 쉬는 사람은 곧바로 단전호흡을 할 수가 없다.

단전호흡은 자연스럽게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다.

무리하게 억지로 아랫배까지 숨을 끌어내리면 오장육부가 크게 상한다.
가슴으로 숨을 쉬던 사람도 눈을 감고 평안한 마음으로 배꼽을 생각하며 숨을 쉬다 보면, 곧 숨이 조금씩 아랫배로 내려온다.

저절로 그렇게 된다. 또, 그만큼 天氣(천기)를 더 많이 받는다. 어떤 사람들은 특별히 정해놓은 수련시간에만 좋은 호흡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밖의 시간에는 아무렇게나 숨을 쉰다.

그러면 수련의 효과를 빨리 보기가 어렵다.

언제나 숨을 잘 쉬려고 애써야 한다. 자꾸 노력하면 일할 때나 이야기를 나눌 때나 늘 깊은 숨을 쉬게 된다.
보통사람들은 숨이 자꾸 끊긴다.

마음이 급하거나 긴장하거나 걱정거리가 있거나 화가 날때는 숨을 제대로 못쉰다.

그 때마다 몸이 상한다.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숨만큼은 시원하게 쉬어야 건강을 유지한다.

또 숨을 죽이지 않고 잘 쉬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도 생긴다.

그리고 기력이 약한 사람들은 처음엔 편하게 누워서 수련하는 게 좋다.

두손을 배꼽 주변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두 다리를 어깨넓이로 벌린다.
눈을 감은 채 고요히 배꼽을 생각하며 숨을 쉰다.

긴장을 완전히 풀고서 배꼽만을 생각하면 숨이 아랫배로 들어온다.

그러다 잠이 들어도 괜찮다.

긴장이 풀려 있기 때문에 잠든 상태에서도 호흡이 잘된다.


(5)의식을 아랫배에 둬라
누워서 수련해도 기력이 너무 약한 사람들은 배로 숨 쉬기가 답답할 때가 있다.

그런 이들은 무릎을 세우고 호흡하면 숨이 편해진다.
또 비장과 위장이 특별히 나쁜 사람들도 숨을 아랫배로 내리기 어렵다.

배꼽을 중심으로 숨을 쉬다 보면 가슴이 묵직하고 답답해진다.

그런 사람들은 하루 이틀쯤 숨을 내쉴때 입으로 내쉬는 게 좋다.

숨은 코로 쉬어야 하지만, 비위가 너무 나쁘면 폐에 탁기가 많이 쌓이므로 입으로 내쉬어 탁기를 배출하는 것이다.

며칠 동안 계속 배꼽을 중심으로 호흡하면 숨이 자연스럽게 아랫배까지 내려간다.

그 다음에는 의식을 배꼽에 두지 않고 아랫배 깊숙한 곳으로 향하게 한다.
평안한 마음으로 하복부 중심 깊숙한 곳을 생각하며 호흡하면 숨이 좀더 풍부하게 내려온다. 아랫배에 기운이 차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숨을 들이쉴때 아랫배가 저절로 불룩불룩 나온다.

이때, 배를 더 많이 내밀려고 해서는 안된다.

저절로 되어지는 대로 내버려 둬야 한다.
수련단체들 중에는 숨쉴때 아랫배가 잘 나오는게 단전호흡이라고 가르치는 곳들이 있다. 아랫배가 많이 나오면 기운이 그만큼 충만해진다며, 힘을 주어 배를 한껏 내밀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안된다.

오장육부가 상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단전행공, 선도수련은 저절로 되어지게 하는 것이다.

무리하면 꼭 부작용이 따른다.

그저 평화로운 마음으로 고요히 아랫배 깊은 곳을 생각하면 그리로 숨이 들어온다.

그리고 마음이 평온해지며 숨도 더욱 풍부해진다.


(6)횡경막과 폐활량
앞에서도 말했듯이, 아랫배 중심 깊은곳을 생각하며 숨을 쉴 때도 배꼽을 중심으로 호흡할 때처럼 자연스럽게 들이쉬고 내쉰다.

그저 평안한 마음으로 숨이 저절로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한다.

저절로 들어올 때 들이쉬고, 저절로 멈춰지면 멈춘다.

또 저절로 나갈 때 내보내고, 다시 멈춰지면 멈춘다.
억지로 많이 들이쉬거나, 억지로 길게 내쉬거나, 억지로 멈추면 횡경막이 굳고 오장육부가 다친다, 잘못된 호흡법으로 수련하다 몸을 상한 사람이 많다.

호흡의 부작용으로 상한 몸은 약으로 치유하기 어렵다. 호흡으로 고쳐야 한다.

호흡의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앞에서 언급한 자연스런 호흡을 계속하면 된다.

약을 안써도 자연히 낫게 된다.
잘못된 호흡으로 수련한 사람들은 거의 다 횡경막이 경직돼 있다.

횡경막은 폐활량과 관계가 깊다.

횡경막의 근육이 부드러워 아래 위로 잘 움직이면 폐활량이 풍부하고, 그 반대면 폐활량이 빈약해진다.
어린이들의 횡경막은 부드럽다.

그래서 숨을 시원하게 잘 쉰다.

보통 성인들의 경우는 호흡할 때 횡경막이 상하로 2㎝정도 움직인다.

단전수련을 제대로 하면 6∼8㎝까지 오르내린다.

횡경막 1㎝ 움직이는 데 약 2백50㏄정도의 공기가 들어온다고 한다. 단전호흡을 잘못하여 횡경막이 굳으면 상하운동폭이 2㎝이하로 떨어지니 그 부작용이 매우 크다.
평안한 마음으로 아랫배 중심을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숨을 쉬다보면 경직됐던 횡경막이 차츰 풀린다.

이에 따라 폐활량도 커지고 단전으로 들어오는 기운도 많아진다.

그러면서 오장육부가 활력을 되찾기 시작한다.


(7)호전현상
아랫배로 들어오는 숨이 풍부해지고 오장육부가 서서히 활력을 되찾으면, 그에 따른 호전현상이 나타난다. 먼저 몸이 좀 가벼워진다.

마음은 한결 평화로워진다.

머리가 맑아지며 소화·배설작용도 원활해진다.
사람 몸에는 經絡(경락)이란 것이 있다. 경락은 기운이 흐르는 통로다.

이 경락에 대해서는 뒤에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경락 중에는 오장육부와 직접 연결된 경락들이 많다.

각각의 장부와 연결된 이 경락들은 온몸 곳곳으로 뻗어 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두루 퍼져 있다.

그래서 오장육부가 튼튼해지면 몸 전체가 가벼워지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숨이 잘 들어오면서 아랫배가 고무줄처럼 늘어나며 저절로 풍선같이 부풀어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은 횡격막이 부드러워지고 숨을 통해 우주의 기운이 풍부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다.

또 몸 전체가 부푸는 느낌도 받는데, 이는 온몸에 퍼져 있는 미세한 경락들이 뚫리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리고 오장육부의 기능이 아주 약했던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몸이 오히려 나빠지는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담 기능이 약했던 사람들은 한동안 머리가 좀 무겁거나 아프다.

비위가 약했던 사람들은 가슴이 답답하고 무겁다. 장이 약했던 사람들은 어깨가 아프다.
기관지가 나빴던 사람들은 마른기침이 나오기도 한다.

전에 다쳤거나 앓았던 부위가 도지는 것처럼 아픈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들은 모두 막혔던 경락이 뚫리면서 일어나는 것들이다.

3∼4일, 길어야 1주일 정도 지나면 괜찮아진다.

그러니 안심하고 수련을 계속해도 된다. 호전현상 다음엔 몸이 한결 더 좋아진다.


(8)생명의 문, 命門
단전수련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하복부만으로 숨을 쉬는 게 단전호흡인 줄 알고 폐와 윗배는 거의 활용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폐와 윗배의 근육이 경직된다.
하복부 중심에 의식을 둘 때도 배꼽에 의식을 둘 때처럼 폐와 윗배를 자연스럽게 활용해야 한다.

하복부 중심을 생각하면서 편안히 호흡하면 숨이 가슴과 배, 몸통 전체로 들어온다.

차츰 폐활량이 커지며, 복부로 흡입되는 기운도 풍부해진다.
하복부의 기운이 웬만큼 충만해지면, 날숨때 그 기운을 천천히 뒤로 보낸다.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복부의 기운이 척추쪽으로 당겨진다고 생각만 하면 된다. 힘을 써서 기운을 끌어당기려고 애쓰면 부작용이 생긴다.
날숨 때 복부의 기운을 뒤로 보내면 다음 들숨 때는 좀 더 풍부한 기운이 들어온다.

그리고 복부 전체가 저절로 부풀어 오른다.

이 때 많이 들이쉬려고 힘을 주면 안된다. 사람 몸에 명문(命門)이란 것이 있다.

이 명문은 이름 그대로 생명의 문이다.

명문이 활짝 열리면 생명력이 넘치고, 완전히 닫히면 죽는다.

명문의 위치는 배꼽의 반대편이다. 그런데 배꼽처럼 밖에 있지 않고, 등허리 안쪽에 있다.
날숨 때 복부의 기운을 뒤로 보내는 이유중 하나가 명문을 활짝 열기 위한 것이다.

복부의 기운이 뒤로 밀려오면서 명문이 점점 더 열리게 된다.

또, 명문이 열리면서, 등판과 허리 안쪽도 따라서 텅 비워지는 느낌이 온다.

나중에는 몸통 전체가 텅빈 허공으로 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9)단전의 중심, 氣穴
단전은 크게 氣海(기해)와 氣穴(기혈)로 나뉜다.

기해는 하복부 대부분을 가리키고 기혈은 두 개의 신장 사이에 있으며 단전의 중심이다. 원래 단전은 이 기혈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것을 우리나라 고유의 정통 선도인 국선도에선 ‘돌단자리’라 부른다.
음식물과 호흡을 통해서 사람 몸으로 들어온 地氣(지기)와 天氣(천기)는 먼저 기해에 모인다.

그런 다음 다시 기혈로 들어가 精(정)으로 화한다.
精(정)은 생명력의 원천이다. 精(정)이 생명에너지로 화한 것이 精力(정력)이다.

이 정력을 元氣(원기)라 부르기도 한다. 또 精(정)은 정액을 만드는 原質(원질)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 맨처음 생겨나는 게 바로 기혈과 기혈 주변의 기관들이라 한다.

그러니까 사람 몸을 나무에 비유하면 뿌리에 해당된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건강하게 잘 자란다. 마찬가지로 기혈에 정이 충만한 사람은 생명력이 넘친다. 정이 고갈되면 노쇠해지게 마련이다.
기해에 모인 기운은 기혈에 들어서 정으로 화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그러지 않으면 엉뚱한 데로 흩어지기 쉽다.

기해의 기운을 기혈로 잘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 진짜 단전호흡이다.
단전호흡을 제대로 하려면 먼저 기혈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선도 수련인들 중에는 정확한 기혈자리를 잘못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배꼽 아래 서너 치쯤 되는, 하복부 중심에서 약간 앞쪽을 기혈자리로 안다.

그래서 자꾸 힘을 주어 배를 앞으로 내밀며 호흡하려고 애쓴다.

기혈은 하복부 중심의 앞이 아니라 약간 뒤쪽에 있다.


(10)의식을 밑바닥에 둬라
단전호흡이란 숨이 단전의 기혈까지 드나드는 것이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숨을 통해 들어온 우주의 기운을 기혈로 모으는 게 단전호흡이다. 지금까지 배운 호흡, 즉 배꼽을 중심으로 숨을 쉬는 것이나 의식을 하복부 중심에 두는 것등은 참된 단전호흡에 이르기 위한 과정들이다.

그런데 기혈로 숨을 쉬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기혈의 위치가 애매모호하다.

그래서 기혈자리가 뚜렷이 드러나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복부에 들어온 기운을 날숨 때마다 뒤쪽으로 보내는 호흡을 자꾸 하다 보면 먼저 명문이 활짝 열린다.

또 몸통이 텅 비는 느낌이 들고 숨쉬는 게 아주 시원해진다.

아랫배는 고무줄처럼 늘어나며 저절로 크게 부풀어 오른다.
이렇게 되면 하복부 중심에 두었던 의식을 더 아래로 향하게 한다.

긴장을 완전히 풀고 평안한 마음으로 미려(꼬리뼈), 항문, 회음(항문과 성기 사이)일대를 생각한다. 이때 정신을 집중하려고 애쓰면 안된다.

그러면 오히려 힘만 들고 지친다.

조는 듯 깨어 있는 듯, 눈을 감고 마음으로 은은히 밑바닥을 바라보며 깊은 휴식을 취한다.

우리의 의식이 상체 밑바닥을 향하고 깊은 평화를 누릴 때, 온갖 번뇌와 고통으로 거칠어진 마음의 파장도 고요히 가라앉는다.

고요해진 心波(심파)는 서서히 생명의 뿌리인 기혈로 돌아간다.

그 심파를 따라서 숨도 점점 더 깊어져 기혈까지 이르게 된다.

마음이 기혈에 머물고 숨이 거기로 드나들면, 우주의 기운이 블랙홀에 빨려들 듯 기혈로 모인다.

이때 기혈자리를 뚜렷하게 느낄수 있다.


(11)올바른 행공자세
몸의 자세는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잘못된 자세는 골격을 비뚤어지게 만든다.

그로 인해 많은 병이 생겨난다. 올바른 자세는 골격을 바르게 만들고 건강에 도움을 준다.
단전행공도 마찬가지다.

수련할 때 바른 자세로 하지 않으면 수련의 효과를 빨리 보기가 어렵다.
서서 수련할 때는 두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린다.

두 발의 형태는 ‘11자’처럼 일직선이 되게 한다.

두 손은 배꼽 아래 하복부에 가지런히 모은다. 이때 엄지는 엄지끼리, 검지는 검지끼리 마주치게 만든다.

또 턱은 목쪽으로 약간 당겨 머리와 척추가 일직선이 되게 한다.
누워서 수련할 때도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두 손을 하복부에 가지런히 올려놓는다.

의자에 앉아서 수련할 때도 발과 손모양을 똑같이 하며 허리는 반듯하게 세운다.

앉아서 수련할 때는 가부좌 자세가 제일 좋다.

가부좌 자세는 단전의 중심인 氣穴(기혈)로 기운이 가장 잘모이게 만드는 자세다.

가부좌에는 결가부좌와 반가부좌가 있는데, 초심자는 결과부좌를 하기가 어렵다.
초심자에겐 반가부좌가 좋다.

가부좌 자세는 양 다리를 엇갈리게 하고 양 발은 허벅지 위에, 발바닥이 하늘로 향하게 올려 놓는 것이다.

반가부좌 자세는 한 쪽 다리는 밑에 놓고, 그 위에 다른 쪽 다리를 포개 놓는 것이다.

가부좌 때도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고 손은 하복부에 댄다.

(12)여러가지 변화현상
기혈로 기운이 모여들어 단전호흡이 제대로 될 즈음엔 여러가지 새로운 변화현상을 체험한다. 그 체험은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사람마다 몸 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진동을 체험한다. 팔, 다리가 떨리거나 머리가 전후좌우로 움직인다.

상체 전체가 그럴때도 있다. 이것은 기운의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막혔던 경락들이 뚫리는 현상이다. 단전부위나 손,발,어깨 등이 뜨거워지는 사람도 있다.

이 역시 기운 유통이 잘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반대로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것은 심한 寒氣(한기)가 뼈속까지 침범했던 사람들이 체험한다. 좋은 기운이 충만해지면서 그 한기가 뽑혀나가는 것이다.
전에 아팠던 곳들이 또 아프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아직 환부에 잠복해 있던 病根(병근)이 치유되는 根治(근치)현상이다.
이때 느끼는 통증은 병을 앓던 때보다 훨씬 약하다.

근치현상은 1주일 내외로 없어진다.
위에 열거한 예들 말고도 체질에 따라 많은 변화현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수련인들 거의 모두가 체험하는 현상이 있다.

회음(항문과 성기 사이)에서 기운덩이가 위로 밀고 올라오는 현상과 기혈을 중심으로 기운이 소용돌이치며 도는 게 그것이다.
회음에서 올라오는 기운덩이는 기혈에서 나와 온몸으로 퍼졌던 기운이 기혈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이 기운과 숨을 통해서 들어온 우주의 기운이 맞물려서 기혈로 빨려들어가며 소용돌이가 생긴다.

이 기운의 소용돌이는 마침내 단전호흡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징표다.


(23)상·중·하 삼단전
사람이 음식물을 통해 얻는 穀氣(곡기)와 호흡을 통해 얻는 우주의 天氣(천기)는 먼저 단전에서 精(정))으로 化(화)한다.

정은 생명의 原質(원질)이다. 정이 충만해야 생명력이 왕성해진다.

보통 단전이라 하면 정이 모이고 머무는 하복부를 가리킨다.

이 하복부를 下丹田(하단전)이라고도 한다.
하단전이 정은 다시 기로 화하여 온몸으로 퍼진다.

이 기를 활용하여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두뇌다.

두뇌는 위에 있으므로 上丹田(상단전)이라 불린다.

우리가 어떤일을 할 때 그 일을 하도록 결정하는 것은 마음이다. 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선도에선 神(신)이라 한다.

신은 가슴에 머무는데 심장에 의지하고 있다.

신이 머무는 가슴은 하단전과 상단전의 중앙에 있으므로 중단전이라고도 한다.

선도법이 다른 종교의 수행법과 다른 점은 몸과 마음과 정신을 함께 닦는 것이다.

정·기·신, 삼단전을 같이 닦는 게 선도 수행법의 핵심이다.
정·기·신은 상호작용을 한다.

정이 충만해지면 기가 왕성해지고, 기가 왕성해지면 신이 밝아진다. 거꾸로 신이 평안하면, 기도 풍부해지고, 정도 충실해진다.

정·기·신을 나무에 비유한다면, 정은 뿌리요, 기는 줄기며, 신은 잎이다.

나무는 잎과 줄기와 뿌리가 고르게 자랄 때 튼튼해진다. 이 중 어느 하나가 부실하면 허약해지기 십상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정·기·신 삼단전이 조화롭게 정화되어야 심신의 평화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가령 신이 어두워 마음을 바르게 갖지 못하는 사람이 정만 충만해진다면 어찌 될까. 넘치는 정력과 기력을 나쁜 데다 허비하고 만다.


(24)三丹田호홉
우리 고유의 선도인 국선도 수련법은 상·중·하 삼단전 수련이다.

호흡법 역시 삼단전 호흡이다. 삼단전 호흡을 통해 상·중·하 삼단전을 고르게 닦는 것이 선도의 秘法(비법)이다.
삼단전 호흡이란 상단전, 중단전, 하단전을 하나로 합일시켜 숨을 쉬는 것이다.

머무는 자리가 다르고 작용하는 바가 다른 삼단전을 어떻게 합일시키는가.
상단전은 사고활동을 한다.

사람의 뇌리에는 온종일 온갖 상념들이 스쳐간다.

이 상념들을 모두 떨치고 정신을 거울처럼 맑게 만들면, 상단전의 어지러운 念波(염파)가 고요히 가라앉아 하단전으로 내려온다.
중단전은 마음자리다. 사람들의 마음은 온갖 감정으로 휘둘린다.

기쁨 슬픔 미움 두려움 분노 등 갖가지 감정이 교차하며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들 때문에 마음의 문도 많이 닫혀 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감정들을 훌훌 털어내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열며 평온하게 있으면, 중단전의 어지러운 心波(심파)가 고요히 가라앉아 하단전으로 내려온다.

이렇게 머리를 텅비우고 무심한 상태로 지극한 평화에 잠기는 것이 삼단전의 합일이다. 이 상태에서 텅비워진 의식을 평안히 하단전의 중심인 기혈쪽으로 향하게 하며 호흡하는 것이 삼단전 호흡이다.
의식을 하단전으로 평안히 향하게 만드는 것은 애를 써서 집중하는게 아니다.

그저 편안하고 은은하게 기혈과 가까운 윗몸의 밑바닥(꼬리뼈, 항문, 회음 일대)을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온갖 잡념을 떨치고 정신을 거울처럼 만들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음을 활짝 열고 텅비우는 일도 참 어렵다.

상념이 떠오르고 감정이 일면, 그 상념과 감정을 모두 쓸어모아 자꾸 밑바닥으로 보내야 한다.

그리하다 보면 차차 저절로 번뇌망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25)백회(白會)를 열어라
사람 몸에 백회라는 穴(혈)이 있다.

백회혈의 위치는 머리 꼭대기(정수리)다.

이 백회혈은 우주의 기운이 몸으로 들어오는 관문이다. 어머니의 자궁 속에 있는 태아들의 백회는 숨을 쉴 때마다 불룩불룩 움직인다.

우주의 기운이 풍부하게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이다.
태아들은 이 풍부한 기운을 받아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란다.

갓태어난 아기들은 정수리(백회)가 말랑말랑하다. 태어난 지 몇 달이 지나면 딱딱하게 굳는다. 어린 아기들도 백회를 통해 우주의 기운을 아주 풍부하게 받는다.

그 힘으로 쑥쑥 큰다. 또, 숨을 들이쉴 때마다 아기들의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도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우주의 기운 때문이다.

이 기운이 하단전에 가득 차면서 배가 저절로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아이들은 생각이 단순하다. 잡념에 빠지지 않는다.

무엇을 골똘히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처럼 상단전(머리)이 텅 비워져 있기 때문에 백회가 활짝 열려 우주의 기운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복잡해진다. 온갖 상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머리가 갖가지 번거로운 생각들로 꽉 차있다.

아기들처럼 생각을 비우고 지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

머리가 잡다한 생각들로 채워지면서 우주의 기운이 들어오는 백회가 조금씩 닫히게 된다.

우주의 기운도 점점 적게 들어온다. 그에 따라 숨도 얕아지게 마련이다.

또 몸이 허약해진다.
우주의 기운을 풍부하게 받으려면 먼저 백회가 활짝 열려야 한다.

백회를 열려면 번잡한 생각을 떨쳐야 한다. 아기들처럼 상단전을 텅비우고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백회가 저절로 활짝 열린다.
한데 사람이 생각을 전혀 안하고 살 수는 없다.

생각할 게 있으면 너무 힘들여 하지 말고, 평안한 마음으로 하면 한결 좋다.


(26)中丹田을 열어라
우리가 머리를 맑게 비우고 수련을 하면 백회가 열리면서 우주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백회가 자리한 정수리가 부푸는 것 같거나, 묵직한 모자를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또 정수리에 기운의 소용돌이가 생긴다.

이 소용돌이가 하단전에도 생겨 둘이서 똑같이 움직이기도 한다.
백회로 들어온 우주의 기운은 척추를 따라 등,허리를 지나서 命門(명문)을 통해 하단전에까지 이른다. 하단전으로 내려와야 비로소 나의 기운으로 化(화)한다.

백회가 있는 상단전(머리)과 하단전(하복부)사이엔 중단전(가슴)이 있다.
우주의 기운은 백회로 들어와 중단전의 뒤쪽을 거쳐 하단전으로 내려온다.

그래서 중단전도 활짝 열려야 우주의 기운을 듬뿍 받게 된다.

중단전이 막혀 있으면, 백회로 우주의 기운이 아무리 풍부하게 들어와도 그것이 모두 하단전까지 내려올 수가 없다.

중단전이 열린 만큼만 내려오게 마련이다. 나머지 기운은 중도에서 흩어지고 만다.
중단전은 마음이 자리한 곳이며, 마음에 따라 열리고 닫힌다.

마음이 한없이 밝고 평화로울 땐 활짝 열린다. 어둡고 불편하면 도로 닫힌다. 미움,분노,슬픔, 두려움, 불안, 근심, 질투등 부정적인 감정들이 가슴에 가득 쌓여 있으면 우주의 기운이 드나드는 통로가 꽉 막혀 버린다.
아기들은 어른들에 비해 마음이 무척 평화롭다. 태평하고 천진스럽기 그지 없다.

흉악한 사람을 보고도 긴장하지 않고 방실방실 웃는다.

누굴 미워하거나 싫어하지도 않는다.

무엇에 집착하여 애를 태우는 일도 없다.

배가 부르고, 아프지만 않으면 편안히 잘 논다. 그래서 상단전과 함께 중단전이 활짝 열려 우주의 기운을 풍부하게 받는다.

어른들도 아기의 마음을 배워 평화를 누리면 막혔던 중단전이 다시 열린다.


(27)고요한 숨
잡념을 떨쳐 상단전(머리)을 비우고 갖가지 감정을 씻어내 중단전(가슴)을 활짝 열면 우주의 기운이 몸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하지만 번뇌망상에서 완전히 헤어나기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호흡이 마음과 정신을 닦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선도 용어 중에 調心(조심), 調息(조식), 調身(조신)이란 말이 있다.

마음과 숨과 몸을 가다듬는다는 뜻이다. 조식(숨을 고름)과 조신(몸을 고름)은 결국 조심(마음을 고름)을 위한 것이다.

조심이 제대로 이뤄지면 조식 조신은 저절로 된다.
좋은 호흡은 고요히 편안하고 부드럽게 쉬는 숨이다.

또 가지런히 깊게 쉬는 숨이 좋은 호흡이다. 선도에서는 숨을 쉴 때 細細呼出(세세호출)을 강조한다. 아주 가늘고 그윽하게 들이쉬며 내쉬라는 것이다.

새의 깃털을 코끝에 대어도 잔털 하나 흔들리지 않도록 고요히 쉬라고 이른다.

이렇게 고요한 숨을 쉬면, 마음과 정신이 지극히 평온해진다.

우주의 기운도 그만큼 풍부하게 들어온다.
그런데 세세호출이라고해서 억지로 가슴을 조이고 폐활량을 최대한 줄여서, 숨을 가늘게 쉬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호흡은 폐의 기능만 약하게 하기 쉽다.
참된 세세호출은 가슴을 열고 자연스럽게 고요히 쉬는 숨이다.

가늘다기보다 아주 부드럽게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이다.

물론 마음이 평화로우면 저절로 이런 숨이 쉬어지는 것이지만 의식적으로 숨을 이렇게 쉬다보면 마음도 따라서 평안해진다.
걱정거리가 떠나지 않아 마음이 괴로우면 가슴을 열고 자꾸 숨을 고요히 쉬도록 해보자. 그러면 가슴에 가득 쌓였던 걱정 근심도 차차 녹아 없어지게 된다.

마음이 평온해지며 숨도 더욱 고요해진다.


(28)이단호흡(二段呼吸)
선도수련에는 행공(몸 고르기), 호흡수련(숨 고르기), 의념수련(마음·정신 고르기)이 있다. 이 세가지 수련을 함께 하는 것인데, 행공보다 호흡이 중요하고, 호흡보다 의념이 더 중요하다.
행공의 목적은 몸을 잘 풀어주어 좋은 숨을 쉬는데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또 좋은 숨을 쉬는 것은 마음과 정신을 환히 밝히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물론 행공을 잘 하거나, 숨을 잘 쉬면 몸의 건강은 저절로 얻어지게 마련이다.
좋은 숨이란 편안히 고요하고 부드럽게 쉬는 숨이다.

가슴을 열고 편안히 숨을 쉬다보면, 들이쉬고 내쉬는 중간에 코로 쉬는 숨이 저절로 멈춰지게 된다.

숨이 코로 들어온 다음 저절로 멈춰졌다 내쉬어지고, 내쉰 다음 다시 저절로 멈춰졌다 들이쉬어진다.
이렇게 저절로 멈춰지는 것을 中止(중지)라 한다.

호흡에서 중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절로 멈춰지는 중지때, 우주의 기운이 풍부하게 들어오고, 몸 속의 탁한 기운은 밖으로 많이 배출된다.

이를 內呼吸(내호흡)이라 한다.
이 내호흡이 자연스럽게 제대로 이뤄지면 병약했던 사람도 빨리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우리 고유의 선도인 국선도 호흡법은 중지를 바르게 하는 이단호흡법이다.

들이쉬고 내쉬는 중간에 잠시 멈춰주기 때문에 이단호흡이라 일컫는 것이다.
올바른 중지, 내호흡은 저절로 멈춰지는 것이다.

반드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억지로 코를 막고, 폐를 경직시켜 숨을 멈추는게 아니다.

억지로 멈추는 숨은 부작용만 불러올 따름이다.
긴장을 풀고 그저 편안히 숨을 쉬다보면 코로 들이쉬고 내쉬는 중간에 저절로 멈춰지게 마련이다.


(29)마음을 숨에 맡겨라
들숨과 날숨의 중간에 저절로 멈춰지는 二段呼吸(이단호흡)이 세간에는 止息(지식)호흡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다.

지식이란 이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숨을 많이 멈추면 우주의 기운을 풍부하게 받는 줄 오해했다.
숨을 억지로 멈추는 것은 自燃之道(자연지도)인 선도의 원리에 어긋난다.

많은 부작용만 따를 뿐인데, 무엇보다 먼저 산소공급이 잘 안된다.

산소가 부족해지니 기혈순환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고 온몸이 무거워진다.
참된 이단호흡은 마음을 편안히 숨에 맡길 때 이뤄진다.

숨을 의도적으로 어떻게 쉬려고 애쓸게 아니라, 그저 무심하게 숨이 드나드는 걸 마음으로 바라보면 된다.

그 때 숨은 몸에 맞게 저절로 들어오고 멈춰진다.

또 저절로 내쉬어지고 다시 멈춰졌다 들어오곤 한다.

마음을 모아 고요히 숨을 생각하면 된다.
숨의 길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멈춰지는 시간도 그렇다.

건강하고 평화로운 사람은 들숨이 길다.

들이쉰 다음 저절로 멈춰지는 시간도 길다.

몸이 약한 사람은 들이쉬는 숨과 들이쉰 다음 멈춰지는 시간이 짧다.

대신 내쉬는 숨과 내쉰 다음 멈춰지는 시간이 더 길다.

몸이 차츰 좋아지면서 나중엔 반대로 된다.

어떤 사람들은 숨이 길어야 좋다며 들숨과 날숨을 억지로 길게 쉬려고 애쓴다.

그러기 위해 숨을 인위적으로 너무 가늘게(약하게)쉬거나, 가슴이 답답할 때까지 최대한 들이쉬고 내쉰다.

이렇게 쉬면 저절로 멈춰지는 내호흡이 안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잘못된 지식호흡으로 몸을 망친 사람들을 보고 이단호흡 자체가 나쁜줄 오해한다. 그들은 저절로 멈춰지는 것도 금기시한다.

내호흡의 비밀을 모르기 때문이다.


(30)내호흡과 胎息(태식)
세상에서 마음이 가장 태평한 사람은 엄마 뱃속에서 자라는 태아다.

태아는 마음이 태평하기 때문에 숨을 한없이 고요하고 깊게 쉰다.

그렇게 쉬려고 애써서가 아니라 저절로 그리 된다.
태아는 온몸으로 숨을 쉰다.

온몸의 氣孔(기공)이 활짝 열려 있어 거기로 숨이 드나든다.

이렇게 쉬는 숨을 胎息(태식)이라 한다.
어른들의 피부도 숨을 쉰다. 몸에 필요한 공기중 30%정도를 피부호흡을 통해 얻는다.

나머지는 코를 통해 얻는다.
태아는 온몸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우주의 기운을 아주 풍부하게 받는다.

어른들도 태아처럼 피부호흡을 하면 엄청난 우주의 기운을 받게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태식을 하려고 억지로 숨을 참는다.

이런 호흡은 진정한 태식이 아니다.

몸만 망칠 뿐이다.
우리의 의념이 상체의 밑바닥에 편안히 머물면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진다.

걱정 근심이 모두 사라지고 지극히 평화로워진다.

태아의 마음과 비슷해지는 것이다.

이때 숨도 한없이 깊고 그윽해진다. 너무 고요해서 코로는 공기가 드나들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는 공기가 드나들지만 너무 부드럽고 그윽하여 감지하기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 들숨 날숨과 中止(중지)의 경계가 없어진다.

들숨도 날숨도 중지와 거의 같아진다.

코로 드나드는 외호흡과 저절로 멈춰지는 내호흡이 함께 이뤄지는 이단호흡에서 더 나아가 내호흡만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내호흡은 보통 호흡에서 태식에 이르는 중간단계의 호흡이다.

내호흡이 제대로 되면 피부의 기공이 활짝 열리기 시작한다.

숨을 들이쉴 때는 우주의 기운 공기와 함께 쏟아져 들어오고, 내쉴 땐 몸속의 탁기가 아주 잘 배출된다.


(31)내호흡과 외호흡
아직 선도의 호흡 비법인 이단호흡과 내호흡에 관해 잘못 이해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 같아 이에 대해 한번 더 설명하고자 한다.
선도에서는 코로 공기가 드나드는 것을 외호흡이라 한다.

또 코로 드나드는 숨은 거의 멈춘 듯한데 공기와 함께 우주의 기운이 드나드는 것을 내호흡이라 한다.

병약한 사람들은 몸에 탁기가 많이 쌓여 있다. 이 탁기 때문에 우주의 기운이 풍부하게 들어오기 어렵다.

그래서 들숨 다음에 저절로 멈춰지는 中止(중지)가 극히 짧다. 대신 탁기를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날숨 뒤의 중지는 길다.

건강하다 해도 마음이 평화롭지 않은 사람 역시 중지가 짧다.

숨이 거칠기 때문이다.
아주 건강하면서 마음도 평화로운 사람은 들숨 다음의 중지가 날숨 뒤의 중지보다 훨씬 길다. 몸에 탁기가 적기 때문에 탁기를 배출하는 날숨 뒤의 중지가 짧다.

대신 들숨뒤의 중지가 길어 우주의 기운이 풍부하게 들어온다.
마음이 극도로 평화로워지면 중지가 아주 길어진다.

여기에 더하여 들숨과 날숨도 중지때와 똑같이 코로는 거의 드나들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코로 드나드는 숨이 끊긴 듯하다.

너무도 고요하여 중지 때 기운이 드나드는 상태처럼 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 유지되면 몸이 무한한 우주 기운과 합류하게 된다.

이때는 들숨 날숨과 중지의 구분이 사라진다.

외호흡에서 완전히 내호흡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기공호흡(피부호흡)의 시작이다. 처음에 중지가 짧다고 해서 길게 만들려고 무리해선 안된다.

숨은 저절로 쉬어지는 대로 내버려두고 평안히 있으면 차츰 길어지게 마련이다.


(32)숨을 잊어라
선도수련의 핵심이 호흡수련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러 수련단체에서 그렇게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도수련인들이 호흡수련에 매달린다.
단전행공, 선도수행의 중심은 意念(의념)수련이다.

마음과 생각을 생명의 본래자리(하단전의 기혈)로 되돌리는 것이 단전행공의 핵심이다. 호흡을 잘 가다듬는 것은 가슴과 머리에 있는 의념을 호흡에 실어 하단전으로 내려보내기 위해서다.
굳이 호흡에 의지하지 않아도 의념을 하단전 밑바닥에 고요히 머물게 할 수 있는 사람은 호흡을 잊는 게 좋다. 또 깊은 호흡에 의지하여 의념을 하단전에 내려보낸 다음에도 호흡을 잊어야 한다.

호흡을 자꾸 의식하는 것도 번뇌기 때문에 상·중·하 삼단전의 통일에 방해가 된다.
호흡은 저절로 되게 내버려 두고 의념을 평안히 하단전에 두면, 가장 좋은 상태의 호흡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마음이 평화로우니 호흡도 지극히 고요해져 내호흡 상태로 들어간다. 이 때, 三丹田(삼단전)의 精(정), 氣(기), 神(신)이 통일되며 우주의 기운과 합류한다.
삼단전이 통일되고 내호흡이 제대로 이뤄지면 하단전에 精氣(정기)가 빨리 차오른다.

하단전에 기운덩이가 생겨 움직이는 게 느껴진다.

이 기운덩이는 처음엔 엷게 퍼져 있다가 차츰 단단히 응축되며 작아진다.
하단전에 정기가 차오르면서 신체 중약했던 부위로 강한 기운이 흘러간다.

오장육부 중 어느 한 곳이 병든 사람은 병든 장부와 함께 그장부에 연결된 경락으로 강한 기운이 뻗친다. 약했던 부위가 다 좋아진 다음에는 남는 기운이 몸에 축적된다.

이를 蓄氣(축기)라 부른다.

축기는 발에서부터 시작되니 먼저 발걸음부터 나는 듯 가벼워진다.


(33)기운의 순행
하단전에 기운덩이가 생기고 蓄氣(축기)가 되면서, 경락을 따라 흐르는 기운의 運行(운행)이 아주 활발해진다.

전기가 통하듯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거나 뭉클뭉클한 기운이 이리저리 움직인다.

또 여기저기가 후끈후끈해지기도 한다.
기운의 흐름에는 순서가 있다. 하단전의 기운이 발로 내려갈 때는 다리의 바깥쪽을 따라 흐른다.

발에서 다시 단전으로 돌아올 때는 안쪽으로 올라온다.(12경유통)
척추를 따라 위로 올라갈 때는 뒷목 아래 대추혈에서 양팔로 갈라진다.

팔의 안쪽을 따라 손끝까지 흐른 다음에 다시 대추혈까지 되돌아온다.

그리고 또 머리로 올라갔다가 가슴으로 내려와 하단전에 이른다.

이것이 자연스런 기운의 운행이다.
축기가 잘 되었을 때 기운이 발로 내려가면 발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다.

후끈 달아오르기도 한다. 발에서 위로 올라올 때는 용천(발바닥 움푹 들어간 곳)으로 빨려드는 느낌이 든다.

무릎을 지날 때 무릎이 떨리는 경우도 있다.

양 다리로 내려가는 기운은 회음(항문과 성기 사이)을 통해서 가는데 올라올 때도 마찬가지다.
회음을 지나갈때 회음에서 뭉툭한 기운덩이가 느껴지기도 한다.

척추를 따라 등으로 올라갈 때도 종종 그런 기운덩이가 느껴진다.

윗몸으로 오르내리는 기운은 뒤로(등으로)올라갔다가 며리에서 앞으로(가슴으로)내려오는게 정상이다.

또, 뒤로 올라갈 때는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며, 앞으로 내려올 때는 시원한 기운이 느껴진다. 하단전으로 돌아오면 도로 뜨거워진다.
마음이 평화로우면 이렇게 순리대로 순행하게 마련이다.

기운이 순행하면 병약했던 사람도 빨리 건강을 되찾는다.

기운이 순행하려면 무엇보다 마음이 평안해야 한다.

마음이 태평할 때는 누구나 기운의 흐름이 바르게 되어 몸이 활력을 얻는다.


(34)기운의 逆行
윗몸으로 흐르는 기운은 등을 타고 머리로 올라갔다가 얼굴 가슴을 지나 하단전으로 내려와야 한다.

그래야 이 부위에 뻗어 있는 오장육부의 경락이 활력을 얻는다.

그러나 마음이 평화롭지 않을 땐 기운이 하단전에서 가슴으로 역행한다.

가슴을 지나 머리끝까지 치솟기도 한다. 이렇게 기운이 거꾸로 올라가면 몸이 상한다.
기운이 역행하는 것은 온갖 감정 때문이다.

감정이 격해지면 등 뒤로 올라가야 할 기운이 마음자리인 가슴으로 올라간다.

슬픔, 미움, 걱정, 분노 등과 같은 좋지않은 감정들 뿐만아니라 기쁨과 즐거움같은 좋은 감정들도 격해지면 기운을 거꾸로 흐르게 만든다.
우리말에 가슴이 탄다는 말이 있다. 걱정과 근심으로 너무 마음을 쓰면 뜨거운 기운이 가슴을 치받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것이다.

애를 태우면 뜨거운 火氣(화기)가 위로 올라가 입이 바짝 마르기도 한다. 또 울화가 치민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다는 등의 말도 많이 쓴다.

분노로 인해 뜨거운 기운이 역행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심하게 화가 나면 얼굴이 화끈화끈해지기도 한다.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감정이 복받치면 강한 기운이 가슴을 친다.

그래서 먼저 가슴에 뻗어 있는 경락을 상하게 만든다.

경락은 가슴 한복판에 상하로 걸쳐 있는 임맥, 비장과 연결된 비경, 위와 연결된 위경, 담에 연결된 담경, 그리고 신장에 연결된 신경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우선 소화기능이 약해진다.

기운이 역행하여 위경과 비경이 상하기 때문이다.

항상 마음이 고요하고 태평한 사람은 기운이 언제나 순행한다.

그래서 대범한 사람들이 건강하다.


(35)천기·지기의 조합
선도 수련인 중에는 하늘의 기운이 머리의 백회로 들어오고, 땅의 기운은 발바닥의 용천으로 들어온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天氣(천기)는 백회로 들어온다.

그런데 용천으로 들어오는 기운은 사실 원래 있던 내몸의 기운이다.

내몸의 기운이 단전에서 발로 내려가 용천을 통해 단전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과 의식이 하단전 밑바닥에 평화로이 머물면 우주의 기운이 저절로 풍부하게 들어온다.

그리고 하단전에 정기가 충만해진다.

충만한 기운은 또 경락을 따라 힘차게 온몸을 돈다. 기운의 흐름이 활발해지면서 다리의 경락들을 통해 발로 내려가는 기운이 용천으로 되돌아오는 게 뚜렷이 느껴진다.
발이 부푸는 느낌도 들고 용천에서 기운의 응어리 같은 것이 뭉클뭉클 움직이기도 한다. 후끈후끈한 열기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기운들이 용천 안으로 빨려들 듯 들어오는 것을 가지고 地氣(지기)를 받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용천을 통해 되돌아오는 기운은 회음(항문과 성기 사이)에서 만나 한덩이가 되어 다시 하단전 중심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백회를 통해 들어오는 우주의 기운과 합류한다.

우주의 기운과 내몸의 기운이 합류하며 소용돌이가 생긴다.

아래와 위에서 들어오는 두 기운이 맞물려 돌아가며 기운덩이가 소라모양으로 움직인다.
어떤 사람은 의식적으로 기운덩이를 돌리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저 마음을 평안하게 가라앉히고 하단전 밑바닥을 고요히 생각하고 있으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소라모양의 소용돌이가 뚜렷해질 무렵, 백회로부터 우주의 기운이 들어오는 것도 더욱 분명하게 느껴진다.

백회에서 명문까지 등허리가 활짝 열리는 것 같다.

그곳이 풍선처럼 부풀기도 한다.


(36)기운의 응축
하단전에서 우주의 기운과 내 몸의 기운이 합류하며 생긴 기운의 소용돌이가 뚜렷해지면 몸이 흔들린다.

몸의 중심자리에서 강한 기운의 응어리가 움직이기 때문에 몸 전체가 흔들린다.
이 진동은 체질과 마음 상태에 따라 강도가 다르다.

심신이 약한 사람에게는 격렬한 진동이 올 수 있다.

심신이 아주 강건한 사람은 미미하게 온다.

상체가 약간 휘청이는 느낌만 받는 사람도 있다. 또 하단전의 정기가 충만해지면 병약했던 몸의 여러 부위로 강한 기운이 뻗쳐간다.

병약했던 부위를 치유하기 위해서 그러는데 이 때도 그 부위에 강한 진동이 올 수 있다. 목 어깨 팔 허리 다리 무릎 등이 저절로 떨린다. 병약해서 막혔던 곳이 뚫리는 현상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여러 곳이 안좋았던 사람들은 동시에 그 부위들이 격렬하게 떨리기도 한다.

팔 목 다리 허리 등 몸의 각 부위가 제 맘대로 움직이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하고 깜짝 놀란다.

그러나 그것은 부작용이 아니고, 자연스런 호전현상이다.
진동이 오는 대신 병약한 부위에서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 열기 또한 막혔던 경락을 뚫어주고 病氣(병기) 濁氣(탁기)를 제거한다.

위와같은 여러 현상들이 일어나도 거기에 마음을 뺏기면 안된다.

그런가보다하고 무심히 넘기고 항상 意念(의념)을 하단전 밑바닥에 둬야 한다.

그래야 하단전의 정기가 더욱 충실해질 수 있다.
기운의 소용돌이가 뚜렷해진 뒤 계속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의식을 하단전 밑바닥에 향한 채 평화로이 쉬노라면, 소용돌이 중심에서 하단전의 정기가 아주 단단하게 응축된다. 주먹만한 응어리가 생기는데, 흡사 속껍질만 있는 계란과 흡사하다.

하단전의 정기는 이렇게 응축돼야 쉽게 흩어지지 않는다.


(37)根治(근치)현상
하단전에 계란 크기로 단단히 뭉쳐진 기운의 응어리가 생기면,몸이 몰라보게 좋아진다.

막혔던 경락들이 두루 뚫리고 온몸에 생동감이 넘친다.

충실해진 정기가 몸 전체에 골고루 돌기 때문이다. 얼굴빛이 달라지고 활력을 얻는다.

오래된 병이 저절로 낫기도 한다.

중병을 앓다가 단전수련으로 병을 고친 사람이 참 많다.
우리가 병을 앓으면 아팠던 부위에 濁氣(탁기)가 남는다.

이 탁기는 경락에 싸여 원활한 기운의 흐름을 막기도 한다.
그래서 한번 크게 앓았던 곳은 계속 약한 상태로 남고 자주 아프다.

가령 위를 크게 앓았던 사람은 위뿐만 아니라 위와 연결된 경락에 탁기가 쌓여 있다.
이 탁기는 단전에서 위로 가는 기운을 막는다. 그 때문에 충만한 기운이 위까지 시원하게 흘러갈 수 없다.
자연히 이 사람은 소화불량으로 자주 고생한다. 약을 먹어 나았다가도,조금만 주의하지 않으면 바로 얹히곤 한다.

약으로는 경락의 탁기를 없애기 어렵다.
그러기 때문에 크게 앓았던 부위는 늘 약하게 마련이다.

하단전에 정기가 충만하여 경락의 탁기가 없어져야 완전히 낫는다.

이런 현상을 根治(근치)현상이라 일컫는다.
계란 만한 기운의 응어리가 생긴 뒤에는 마음가짐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나를 비우고 낮춰서 마음이 하단전 밑바닥에 항상 평화로이 머물러야 한다.

몸에 정기가 충만하면 마음을 닦지 않은 사람들은 이 기운을 함부로 쓴다.

갖가지 욕망을 채우는데 쓰다가 결국 몸과 마음을 망치고 만다.
마음을 비우고 낮추면, 완전한 정기가 등을 타고 올라가 앞으로 내려오며 심신을 계속 정화시킨다.
욕망에 빠지면 강한 기운이 거꾸로 치솟고 심신을 망치게 된다.


(38)나를 비워라
앞회(37회)에서 언급한 이야기를 다시 강조한다.

응축된 기운의 응어리가 하단전에 생긴 뒤에는 마음가짐을 아주 조심해야 한다.

마음을 비우고 모든 의식을 하단전 밑바닥에 두고 깊은 평화를 누려야 한다.
‘나’를 비우면 비울수록 우주의 기운은 그만큼 더 풍부하게 들어온다.

나를 완전히 비울 때, 나는 무한한 우주의 기운과 하나가 된다.

내가 어떤 욕망에 사로잡힐 때 우주의 기운이 들어오는 통로는 도로 닫힌다.

내 안에 쌓여 있던 기운도 욕망을 이루려는 데 소진되고 만다.

단단히 응축된 기운덩이가 느껴지면 힘이 솟구친다.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지고, 힘이 넘친다. 이때, 자칫하면 잠재의식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온갖 욕망들이 분출되기 쉽다.
어떤 사람들은 강한 성욕에 사로잡힌다.

성욕을 추스르지 못하고, 색을 탐하며, 강해진 정력을 자랑한다.

또, 명예욕에 사로잡히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늘 남의 머리위에 군림하려 든다.

과대망상에 빠져 허욕을 부린다.

기운이 너무 좋아지니까 술을 탐닉하는 사람들도 있다.

친구들에게 술 실력을 자랑하며 마구 술을 마신다.
이런 사람들은 욕망에 빠지는 순간부터 우주의 기운과 멀어진다.

우주의 기운은 적게 들어오고, 자신의 기운을 자꾸 소모하니 결국 정기를 탕진하게 된다. 모처럼 생긴 기운의 응어리도 사라진다.

결국 나쁜 일을 하다가 건강도 해치는 것이다.
기운의 응어리가 생기면, 자신을 더욱 비우고 낮춰라.

그럴때 하염없는 평화 속에 잠기게 된다. 마음이 지극히 평화로우니 다른 이들을 향한 사랑이 저절로 피어오른다.

그러면 하단전의 정기가 저절로 順行(순행)하며 마음이 한층 더 정화된다.

욕망에 빠져 평화를 잃으면 기운의 응어리가 역행하며 중단전을 상하게 만든다.


(39)양화기의 동요
하단전의 기운이 응축되어 계란만 하게 생겨난 응어리를 陽火氣(양화기) 혹은 外藥(외약)이라 부른다.
이 양화기가 생겨나면 마음을 더욱 가다듬고 수련을 잘해야 한다.

수련을 게을리하거나 마음가짐이 잘못되면 모처럼 생긴 양화기가 도로 흩어진다.

어떤 사람들은 기력이 매우 왕성해지니까 무절제한 생활을 하다가 양화기를 잃고 만다.
양화기는 마음가짐과 생각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인다.

지나친 감정에 빠지면 가슴으로 치받쳐 올라간다. 성적 욕구가 일면 성감대쪽으로 치닫는다.

과도한 감정에 빠지지도 않고, 성욕이 일지도 않는데 그곳으로 내달릴 때가 있다.

이것은 깊이 잠재된 감정과 욕구 때문이다.
양화기가 가슴으로 치밀어 오르면 자칫 감정이 폭발하기 쉽다.

자꾸 격정적인 감정에 빠지면 양화기를 잃는다. 또 성감대 쪽으로 치달으면 성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異性(이성)을 탐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충만한 정기를 色淫(색음)으로 탕진하는데 결국 양화기도 사라진다. 잠재된 성욕으로 인해 양화기가 성감대쪽으로 치달려 자신도 모르게 강한 성적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이때 남자들은 본의아니게 사정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다가 또 양화기를 잃게 된다.
양화기가 생겨나면 의념을 미려(꼬리뼈), 장강(항문 위쪽) 일대에 꼭꼭 붙들어 매두어야 한다. 그러면 양화기도 의념을 따라 하단전 뒤쪽으로 와서 기혈에 자리를 잡는다.

생각과 마음이 하단전 깊은 곳에 고요히 머물면, 양화기도 움직이지 않고 더욱 단련된다.
양화기는 종종 응어리의 상태에서 뜨거운 열기의 상태로 변화한다.

회음이나 성감대 등이 펄펄 끓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는 양화기가 변한 것이니 이때도 의념을 미려쪽에 집중해야 한다.


(40)양화기와 임동맥
양화기가 기혈에 머무르면 척추 속의 독맥이 열린다.

독맥은 하단전 밑바닥에서부터 등뒤의 척추를 따라 머리 꼭대기까지 뻗쳐있는 경락이다. 독맥의 반대편 앞쪽에는 임맥이 있다.

임맥은 머리 꼭대기에서 독맥과 이어지며, 앞가슴을 거쳐 하단전 밑바닥까지 뻗어 있다.

하단전 밑바닥에서도 독맥과 연결된다.
생기발랄한 어린이들은 누구나 임독맥이 활짝 열려 있다.

그래서 하단전의 정기가 임독맥을 따라 척추를 뚫고 활발히 순환한다.

어린이들의 몸이 아주 유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임독맥은 서서히 닫힌다.

뇌하수체가 발달하고 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하단전의 정기가 조금씩 약해진다.

그 때문에 임독맥을 뚫고 올라갈 기운이 사라지는 것이다.

척추 속으로 기운이 활발하게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어른의 몸은 굳어 있다.
양화기가 생성되면 막혔던 임독맥이 다시 열린다.

양화기는 먼저 강력한 힘으로 미려를 뚫고 독맥으로 치오른다.

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격렬한 진동을 체험한다.

양화기는 여러 과정을 거쳐 척추를 통해 머리로 올라간다.

그런 다음 다시 얼굴과 가슴을 지나 하단전으로 되돌아오면서 임맥을 뚫는다.

이렇게 하여 사춘기 이후 오랫동안 막혀있던 임독맥이 열리게 된다.
양화기가 등으로 올라갈 때는 아주 뜨거운 느낌이 든다.

목에서 머리로 올라갈 때는 그 열기가 많이 식어 온화한 느낌만 받는다.

머리에서 앞으로 임맥을 타고 내려올 때는 시원해진다.

양화기가 임독맥을 연 다음에는 運氣(운기)가 매우 활발해진다.

왕성한 기운이 온몸으로 힘차게 흐른다.

기력은 한층 더 강해진다.

그런 만큼 건강도 말할 수 없이 좋아진다. 이때 더욱 조심해서 수행을 잘해야 한다.


(41)단화기의 생성
어떤 수련인들은 양화기가 생겨 임독맥이 열리고 그곳으로 運氣(운기)가 활발하게 되는 것을 小周天(소주천)으로 안다.

스스로 소주천을 체험했다고 말하는 이들 거의 대부분은 양화기의 운행을 체험한 것이다. 소주천은 그 다음 단계의 일이다.
양화기가 생긴 뒤 마음을 가다듬고 계속 잘 정진하면 양화기는 더욱 단단하게 응축된다. 계란만했던 것이 구슬만하게 작아진다.

이것을 丹火氣(단화기)혹은 小藥(소약)이라 부른다.
양화기는 뜨거운 열기의 상태로 잘 변한다.

또 응어리가 잘 풀어진다. 의념이 하단전을 떠나 번거롭게 움직이면 양화기도 쉽게 풀어진다.
생각과 마음을 하단전에 되돌려 거기서 고요히 쉬게 만들면, 흩어졌던 양화기도 다시 모여 응어리를 이룬다.
양화기가 생겨난 뒤 의념이 하단전 뒤쪽 밑바닥(미려,장강 일대)을 떠나지 않으면, 숨이 블랙홀에 빨려들 듯 기혈로 쑥쑥 들어온다.

숨(숨을 따라 들어오는 기운)이 기혈로 쭉쭉 빨려들면, 그 숨에 의념을 완전히 내맡겨야 한다.

그러면 생각과 마음이 숨과 함께 기혈의 양화기에 녹아든다.
의념이 기혈로 빨려들 때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빛이나 형상을 본다.

검은 동굴, 푸른 하늘, 누런 구슬, 하얀 태양, 붉은 구름 등 갖가지 빛과 형상이 뚜렷한 영상으로 나타난다.

너무 뚜렷해서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다.

양화기가 생성되기 전에도 이런 현상이 생긴다. 이런 때엔 눈에 보이는 것들과 혼연일체가 되는 것이 좋다.
만약 검은 동굴이나 푸른 바다를 보면 그 속으로 뛰어들어라. 이때 精氣神(정기신)이 제대로 합일을 이룬다.

이렇게 깊이 수련하다 보면 단단한 기운의 응어리인 단화기가 생긴다.

단화기는 양화기처럼 쉽게 흩어지지 않으며 이것이 임독맥을 도는게 소주천이다.


(42)온몸으로 숨쉬어라
지금까지, 하단전에 기운의 소용돌이가 생겨난 뒤, 양화기 단화기가 생성되는 것에 관해서 간단히 밝혔다.
기운의 소용돌이는 단전자리가 잡히면서(하단전에 정기가 모이면서) 생긴다.

이로부터 단화기의 생성단계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느냐는 수련인의 몸 상태와 마음 가짐에 달려 있다.
본래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태평하여 의념집중을 잘하며, 열심히 수련하는 사람은 좀 빨리 단화기가 생성된다.

몸이 약한 사람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늦다. 몸이 약한데다 의념집중까지 잘 안 되는 사람은 더욱 늦다.
수련의 효과를 빨리 보려면 무엇보다 마음이 태평해야 한다.

긴장을 완전히 풀고서, 지극히 평화로운 마음으로 생각을 텅 비우고 고요히 있으면 우주의 기운이 풍부하게 들어온다.

그리하여 양화기 단화기가 빨리 생겨난다.
단전자리가 잡혀 기운의 소용돌이가 생기면, 온몸으로 숨을 쉬어라.

모든 걱정 근심, 번뇌망상을 훌훌 털어버리고 온 우주와 한 몸이 되어 우주와 함께 숨쉰다는 생각을 하라.

내가 푸른 하늘처럼 텅 비워져 무한한 우주와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하라.
나와 우주가 한 몸이라 생각하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하나도 없다.

굳이 애써 얻고 싶은 것도 없다. 모든 번뇌망상이 씻은 듯 사라진다

이때, 상단전 중단전이 활짝 열리며 우주의 기운이 하염없이 쏟아져 들어온다.
우주의 기운이 마구 쏟아져 들어오면서 숨을 들이쉴 때마다 배가 크게 부풀어 오른다.

굳이 부풀리려고 힘을 주지 않는데도 저절로 그리 된다.

뱃가죽이 마치 신축성이 강한 고무줄처럼 늘어난다.
그런 다음엔 또, 배뿐만 아니라 온몸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다.

몸 전체가 커다란 풍선이 된듯이 자꾸 부푸는 느낌이 든다.

이러는 중에 양화기가 생겨난다.


(43)양화기-단화기의 생성기간
지금까지 몇 회에 걸쳐서 精氣(정기)의 응어리인 양화기와 단화기가 생성되는 과정을 밝혔다.
임독맥이 열려 이 양화기와 단화기가 임독맥을 따라 제대로 돌면 노인의 몸도 사춘기 청소년의 몸으로 되돌아간다.

이로부터 수련의 경지 또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다.

비로소 수행의 참맛을 깊이 실감하게 되니 道(도)의 문턱에 들어서는 것이다.
이처럼 양화기와 단화기의 생성은 매우 중요한 수행의 한 단계이다.

양화기 단화기는 체질과 수련의 깊이에 따라 빨리 생성될 수도 있고 아주 늦게 생성될 수도 있다. 精氣가 충만하여 매우 건강하면서 수련을 제대로 열심히 하는 사람은 몇 달 만에 단단한 기운의 응어리가 생겨난다.

精이 충실한 청소년들은 한두 달 안에도 그리 된다.
정기가 빈약한 노인과 젊은이라도 병약한 사람은 소모된 정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그 만큼 늦다. 열심히 잘 수련하면 시간이 많이 단축된다.
정이 충만한 건강한 젊은이라해도 수련을 게을리하거나 잘못하면 양화기와 단화기가 생성되기 어렵다. 오년 십년씩 수련했으면서도 이를 체득하지 못한 수련인이 많다.

수련을 게을리했거나 잘못된 수련법으로 수련했기 때문이다.

단전수련을 지도하는 사람중에 엉터리 수련법 혹은 비효율적인 수련법을 가르치는 이가 적지 않다. 잘못된 수련법은 오히려 心身(심신)을 망친다.
다른 수련인들이 자기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걸 보면 마음이 더욱 성급해진다.

열심히 수련하는 것은 좋으나 조급한 마음은 수련의 진보에 장애만 된다.

진지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한발 한발 나가야 한다.


(44)의념수련과 호흡수련
선도 수행자들 중에는 몸을 움직여주는 行功(행공)과 호흡수련이 선도 수련의 전부인 줄로 아는 이가 많다.

그들은 행공수련과 호흡수련에만 매달린다.

행공·호흡수련과 함께 의념수련이 얼마나 중요한 줄 모른다.
선도수련의 비법은 상·중·하 三丹田(삼단전)수련이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하단전 중심자리에 머물게 만들어 精·氣·神(정·기·신)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것이 선도수련의 비법이다.

그래서 행공보다 호흡이, 호흡보다 의념(생각과 마음)수련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의 의념이 하단전 중심자리에 고요히 머물때 우주의 기운이 아주 풍부하게 들어온다. 또 내몸에 들어온 기운은 밖으로 잘 새나가지 않는다.

이리하여 몸 속에 충만해진 기운이 병약한 부위들을 두루 고쳐준다.

그리고 남는 정기가 하단전에 쌓여 양화기와 단화기가 생성된다.

하단전 중심자리에 의념집중을 잘하는 사람들은 양화기와 단화기를 빨리 얻는다.
수련의 결실을 맺어주는 의념수련은 좋은 수행법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하기가 참 어렵다. 마음과 생각이 자꾸 번거로워지기 때문이다.

생각을 텅 비우고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혀 하단전 중심자리로 향하려 하면 온갖 잡념이 방해한다.

의념이 떠오르는 잡념에 자꾸 이끌려 다니면 우주의 기운을 풍부하게 받기 어렵다.

잡념을 따라 내 안의 기운도 밖으로 흩어져 새나간다.
이렇게 의념집중이 안될 때는 마음과 생각을 호흡에 붙들어 매라.

오직 호흡만을 생각해라. 의식이 호흡에서 떠나질 않으면 잡념이 달아난다.

호흡에 한참 집중하다 보면 머리가 거울처럼 맑아지고 마음은 호흡만을 따르게 된다.

그런 다음에는 호흡을 놓고 다시 하단전 중심자리로 의념을 집중한다.

생각도 마음도 모두 하단전 깊은 곳에 잠자듯 고요히 머물게 만든다.


(45)호연지기를 길러라
흔히들 단전호흡을 아랫배만으로 숨을 쉬는 것으로 오해한다.

또 아랫배가 많이 나올수록 호흡을 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수련인들은 힘을 주어 아랫배를 많이 부풀리려고 애쓴다.
이것은 아주 잘못된 호흡수련법이다.

억지로 힘을 가해 아랫배를 내밀다 보면 횡경막이 경직된다.

심장과 폐의 근육도 굳는다. 따라서 폐활량이 적어지고 심장기능도 약해진다.

산소가 부족해지고 심장기능이 약해지니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수련을 하면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좋은 호흡은 아랫배만으로 쉬는 숨이 아니다.

가슴과 윗배, 아랫배, 즉 윗몸 전체로 풍부하게 쉬는 숨이다.

제대로 된 단전호흡은 폐로 산소를 풍부하게 들이마시고, 아랫배 하단전으로는 우주의 기운을 듬뿍 받는 것이다.
단전호흡을 바르게 하려면 먼저 폐호흡을 잘해야 한다. 가슴을 활짝 열고 공기를 충분히 내쉬고 마셔야 한다. 그런데 폐호흡도 억지로 많이 하면 부작용이 따른다.

자연스럽게 저절로 드나드는 공기를 충분히 들이쉬고 내쉬어야 한다.
호연지기가 있어 마음이 대담한 사람은 폐활량이 크다.

소심한 사람은 폐활량이 적다.

그래서 폐호흡을 잘 하려면 먼저 호연지기부터 길러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나 괴로움이 닥쳐와도 다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면 폐기능이 활발해진다. 가슴을 활짝 열고 폐를 충분히 활용하여 숨을 쉬다보면, 명문으로 우주의 기운이 더욱 잘 들어온다.

가슴과 함께 우주 기운의 통로도 열리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 슬퍼하면 우측의 폐기능이 약해진다.

너무 근심하면 좌측의 폐기능이 약해진다.

호연지기를 잘 기르면 슬픔이나 어려움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따라서 폐기능이 활발하게 마련이다.


(46)中氣의 강화
가슴을 열고 폐를 충분히 활용하여 호흡하는 연습을 며칠 한 다음에는 의념을 좀더 아래로 내린다.

가슴과 아랫배의 중간에 자리잡은 배꼽과 명문을 의식하며 숨을 쉰다.

숨이 들어올 때는 의념을 숨과 함께 배꼽으로 향하고 내쉴 때는 명문으로 향한다.

이렇게 배꼽과 명문을 생각하면서 호흡하면 숨이 폐와 하단전으로 동시에 들어온다.

폐로는 코를 통해 공기가 들어오고, 아랫배 하단전으로는 백회와 명문을 통해 우주의 기운이 들어오는 것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고요히 숨을 따라 배꼽과 명문을 번갈아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억지로 많이 쉬려 하지 말고, 그저 자연스럽게 충분히 쉬다보면, 폐활량도 커지고 아랫배도 저절로 부푼다.
이 호흡도 가슴을 열고 폐를 충분히 활용하는 호흡처럼 며칠 동안 계속한다.

충분한 폐호흡을 십여분쯤 한 다음에 이 호흡을 하면 더욱 좋다.
배꼽과 명문 위쪽에는 비장과 위가 있다.

위와 비장은 오장육부의 가운데에 자리잡아 방위로는 中央(중앙)에 속하고, 五行(오행)으로는 土(토)에 속한다. 그래서 비장과 위의 정기를 中氣(중기)라 일컫는다.
위는 음식물을 소화시킨다.

비장은 적혈구와 백혈구를 만든다.

또 면역을 위한 항체를 생산한다. 따라서 비장이 약해지면 각종 질병에 대처하는 면역력이 떨어진다.
배꼽과 명문에 의념을 두며 숨을 쉬면 중기가 강해진다. 비장과 위가 활력을 얻는다.
위·비장의 위에는 폐 심장 간 등이 있다. 아래쪽에는 신장 방광 소장 대장 등이 자리잡았다.

중기가 튼실해지면 위쪽 장부의 정기와 아래쪽 장부의 정기가 조화를 잘 이룬다. 특히 심장의 火氣(화기)와 신장의 水氣(수기)가 서로 합하여 몸을 튼튼하게 만든다.

중기가 허해지면 오장육부가 조화를 잃기 쉽다.


(47)단전자리 잡기
가슴을 열고 폐를 충분히 활용하는, 호흡과 배꼽 명문에 의념을 두는 호흡을 며칠 한 다음에는 의념을 더 아래로 내린다.

숨을 들이쉴 때는 하복부 중앙의 앞부분, 배꼽 아래 서너치쯤 되는 곳을 고요히 생각한다. 내쉴 때는 앞서의 두번째 호흡법처럼 의념을 명문에 둔다. 이를 계속 반복한다.
이 세번째 단계의 호흡수련을 할 때도 앞서의 두단계 호흡수련을 먼저 잠깐 해 주는 게 좋다.

가슴을 활짝 열고 숨을 쉼으로써 폐기능을 활발하게 만들고, 배꼽과 명문을 번갈아 의식해 줌으로써 비위의 중기를 튼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두번째 호흡수련은 장 기능도 활성화시킨다.
흔히들 단전의 위치가 배꼽 아래 서너치쯤 되는 곳이라고 안다.

그리고, 단전호흡이란 바로 이 부위로 숨이 드나드는 것으로 생각한다.

단전호흡을 가르치는 대부분의 수련 단체들은 이 부위에 의념을 집중하고 아랫배가 부풀도록 힘을 주어 한껏 숨을 들이쉬라고 지도한다.
하단전의 중심은 하복부 앞쪽 배꼽 아래가 아니라, 뒤쪽 명문과 가까운 곳이다.

앞쪽에만 의념을 집중하고 힘을 주어 숨쉬는 호흡법은 바른 단전호흡법이 아니다.

부작용만 일으킨다.
세번째 단계의 호흡법 수련을 할 때에도 숨을 충분히 내쉬면서 명문에 의념을 집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들숨 때에는 저절로 들어오는만큼만 들이쉬면서 배꼽 아래 서너치쯤(자신의 손가락 세마디쯤)되는 곳에 의념을 보낸다. 날숨 때 편안히 충분하게 내쉬어 주면 들숨 때도 더 많은 숨이 저절로 들어온다.
세번째 호흡수련을 계속하다가 보면 하복에 기운이 꽉 차는 게 느껴진다.

기운이 뭉클뭉클 움직이기도 하고, 하복부가 따뜻해지기도 하는데, 단전 자리가 잡히려는 조짐이다.


(48)하단전 기운응축
하단전에 기운이 채워지기 시작하여 어떤 움직임이 생기면, 이 기운을 단단히 응축시키는게 중요하다.

응축되지 않은 기운은 그냥 흩어져 버리기 쉽다.

하단전 기운의 움직임이 뚜렷해질 때 들숨과 날숨 사이에 저절로 멈춰지는 中止(중지)도 분명해진다.

편안히 고요하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노라면 들숨·날숨 중간에 숨이 저절로 멈춰진다. 몸이 아주 건강한 사람은 들숨 다음의 중지가 길고, 약한 사람은 날숨 다음의 중지가 길다.

아주 병약한 사람은 들숨 뒤의 중지가 극히 짧다.

중지는 자연스럽게 저절로 멈춰지는 숨이다. 억지로 멈추는게 아니다. 평안한 마음으로 숨을 고요히 쉬면 중지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들숨 다음의 중지는 우주의 기운을 끌어 들이는 역할을 한다.

날숨 뒤의 중지는 탁기를 배출하며 동시에 단전으로 들어온 기운을 응축시켜 준다.

탁기를 많이 배출시키고, 기운을 잘 응축시키면, 들숨 때 더욱 풍부한 우주의 기운이 들어온다.
탁기를 많이 배출하려면, 날숨과 날숨뒤의 중지를 충분하게 해 줘야 한다.

그런데 날숨도 억지로 길게 하면 부작용이 따른다.

자연스런 상태에서 길게 내쉬고, 다 내쉰 다음 충분히 멈춰준다.
그리고, 날숨 또는 날숨 뒤의 중지때 하단전의 기운을 천천히 명문쪽으로 밀어준다.

앞으로 나온 배를 부드럽게 지긋이 안쪽으로 당겨주면 하단전에 가득찬 기운이 뒤쪽으로 밀착되며 단단해진다.

이때 의념은 명문을 향한다.

그러면 기운도 의념을 따라 명문으로 몰린다.

이런 호흡수련을 반복하다 보면 하단전의 기운이 점점 더 응축된다.

들숨때는 복부가 크게 부푸는 팽만감을 느끼게 된다.

들숨과 들숨 뒤의 중지도 많이 길어진다.

들숨 다음 중지때는 배꼽 아래쪽에 좀 단단한 기운이 느껴지기도 한다.


(49)기운의 회전
하단전에 기운이 쌓여 응축되면 그것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회전한다.

마음을 평안히 갖고 수련에 임하면 저절로 그런 현상이 생긴다.

만약 저절로 기운이 회전하지 않으면 인위적으로 하단전의 기운을 돌려주는 게 좋다. 이 회전을 통해 기운이 더욱 잘 응축되기 때문이다.
응축된 기운을 회전시키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먼저 숨이 들어올 때 그림과 같이 숨을 따라 들어온 기운을 하복부 밑바닥으로 구부려준다.

그저 기운이 밑바닥을 향해 둥글게 휘어돈다 생각만 해 주면 그렇게 된다.

생각이 기운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날숨 때는 밑바닥으로 내려온 기운이 명문을 거쳐 하복부 앞쪽으로 둥글게 휘어돌게 만든다. 이것도 마음으로 기운이 휘어돈다고 생각만 해주면 된다.

들숨 때는 다시 하복부 앞쪽에서 밑바닥으로 휘어돈다고 생각해준다.

들숨 날숨 때마다 같은 방법으로 기운을 회전시킨다.
기 수련을 계속하면 하단전으로 들어오는 기운이 흩어져 없어지지 않고 더욱 단단하게 뭉친다.

기운의 응어리가 생기지는 않으나, 하복부가 팽팽하고 단단해지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또 기운이 아주 풍부하게 들어오며 뱃가죽이 고무줄처럼 늘어나기도 한다.
이렇게 하복부가 저절로 크게 부풀며 기운이 풍부하게 들어오면 거기에 맞춰 숨을 충분히 길게 들이쉬고 내쉬어야 한다. 쏟아져 들어오는 기운의 힘으로 하복부가 부풀어 오르는 것은 근육에 힘을 주어 배를 내미는 것과 전혀 다르다.

아무리 부풀어도 부작용이 없으니 이때는 숨울 한껏 쉬어도 좋다.
그러나 억지로 힘을 들여 많이 쉬면 안된다.

그러나 몸이 허약한 사람의 경우 기운이 좀 응축되어도 하복부가 바로 크게 부풀지는 않는다. 몸에 쌓인 탁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련하면 탁기가 배출되어 곧 우주의 기운이 풍부하게 들어온다.


(50)소용돌이 현상
하복부 앞쪽과 명문에 번갈아 의식을 집중하면서 하단전에 쌓인 기운을 의도적으로 자꾸 회전시키면, 기운의 소용돌이가 생긴다.

하단전에 쌓인 기운이 저절로 소용돌이치며 둥글게 회전한다.

이 소용돌이 현상은 굳이 호흡을 의식하지 않고 의념수련만 잘해도 생겨난다.
소용돌이 현상이 생긴 뒤에는 기운의 회전속도가 빨라진다.

그리고 주먹만한 기운덩이가 움직이는게 간혹 느껴지기도 한다.

이 기운덩어리는 처음엔 잠깐 생겨났다가 사라진다.
그리고 이때부터 숨이 더욱 풍부해진다. 몸이 허약해 들숨이 아주 짧았던 사람들도 어느 결에 많이 길어진다.

거기에 맞춰 충분히 들이쉬고 내쉬어 주는 게 좋다.
이때 조심해야 될 것이 하나 있다.

기운이 그림의 화살표 방향과 똑같이 돌아야 한다.

거꾸로 돌면 엉뚱한 데로 기운이 뻗쳐 흩어진다. 마음이 평화로우면 저절로 그림처럼 들게 마련이다.
마음이 편치 않으면 반대로 돌기 쉽다.

그럴땐 의도적으로 바르게 돌도록 만들어야 한다. 숨이 들어올 때는 기운이 하복부 앞쪽에서 밑바닥으로 휘어돌고, 날숨 때는 명문에서 앞쪽으로 휘어든다고 생각만 해 주면 된다.

생각이 가는 곳에 기운이 따라가게 마련이다.
하단전에서 기운의 소용돌이가 뚜렷해진 다음에는 백회에서도 똑같은 기운의 소용돌이가 생기기도 한다.

하복부에서 기운이 휘도는 것처럼 머리꼭대기 백회에서도 기운이 돌아가는 걸 느낀다. 백회가 더 많이 열려 우주의 기운도 그만큼 풍부하게 들어오는 현상이다.
처음부터도 중요하지만 이 단계에선 의념수련이 더욱 중요하다.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정신을 맑게 비우며 의식을 하단전 밑바닥(뒤쪽)에 향하고 편안히 쉬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51)나의기운 우주의기운
지난 몇 회에 걸쳐, 의식적인 호흡수련을 통해, 하단전에 기운의 소용돌이가 생겨나는 과정에 대해서 밝혔다.

의념수련이 잘 되는 사람들은 굳이 의식적인 호흡수련을 하지 않아도 이 소용돌이가 생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잡념이 많아 의념을 한 곳에 모으기가 어려우므로 호흡수련이 아주 효과적인 수련법이다.

마음을 호흡에 붙들어 매고 편안히 호흡에 의식을 집중하면 잡념이 사라진다.

잡념이 사라지면 우주의 기운을 많이 받게 된다.
그런데, 호흡수련이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호흡에만 매달리면 우주의 기운과 온전히 합류하기가 어렵다.

호흡수련을 통해 잡념이 사라진 뒤에는 호흡조차 잊는 게 좋다.

마음과 생각을 텅 비우고 무심히 하단전 밑바닥만을 의식하면 精(정) 氣(기) 神(신)이 하나로 통일된다.

이렇게 의념수련이 잘 될 때 수련의 경지는 더 빨리 높아진다.
기운의 소용돌이가 생긴 뒤에는 경락들을 타고 도는 기운의 흐름이 매우 활발해진다. 運氣(운기)가 활발해지는 만큼 몸도 건강해진다.

단전의 기운은 용천(발바닥)까지 강하게 뻗쳤다가 회음을 통해 단전으로 되돌아온다.

기운이 뻗쳐갔다 되돌아오는 것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백회를 통해 들어오는 우주의 기운과 회음을 통해 되돌아오는 나의 기운이 맞물려 돌아간다. 두 기운의 맞물림으로 하단전의 소용돌이는 더욱 강력해진다.
들숨을 따라 우주의 기운이 들어올 때는 하복부 앞쪽에서 뭉클하는 기운덩이가 느껴지기도 한다.

날숨 때는 회음을 통해 되돌아오는 나의 기운이 주먹만한 응어리가 되어 하단전으로 올라온다. 용천으로 뻗쳤던 기운이 회음으로 되돌아올 때는 빨려드는 느낌이 든다.

마치 용천이 기운을 빨아들이는 것 같다.


(52)기혈의 변화
기운의 소용돌이가 생기고, 나의 기운과 우주의 기운이 하단전에서 맞물려 돌아가면 의념수련을 많이 해야 한다. 만약 1시간 수련을 한다면, 호흡수련을 통해 마음을 잘 가라앉히고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의식을 하단전에 고요히 머물게 만든다.

1시간정도 수련을 한다면, 10분이고 20분이고 먼저 호흡수련을 하다가, 나중엔 호흡을 잊고 의념수련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무념무상의 상태란 의식이 없는 몽롱한 상태가 아니다.

의식은 거울처럼 맑고, 머리에 잡념이 전혀 일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런 상태를 흔히 ‘적적성성’이라 일컫는다.
처음 의념수련을 하는 사람들은 졸음에 빠지기 쉽다.

뇌신경이 피로하여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요히 있으려면 자꾸 졸음이 밀려온다.

깜박 잠들기도 한다.

하단전에 정기가 충만해지고 뇌신경이 활력을 얻으면 맑은 상태를 잘 유지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몽롱한 혼침상태에 빠지면 큰일나는 줄 안다.

졸음이 쏟아지는데도 억지로 초롱초롱 깨어 있으려고 한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참기 어렵게 졸리면 잠깐 잠이 들어도 괜찮다.

수련하다 깜박 잠들고 깨어나면 피로가 싹 가신다.

몸이 아주 가뿐해진다.

정신도 참 맑아진다. 깨어나서 이 맑아진 상태를 잃지 않으면 된다.

그 때 수련이 무척 잘되는 것이다.
기운의 소용돌이가 생기고 의념수련이 잘 되면 하단전의 중심인 기혈에 어떤 변화가 생긴다.

그리로 기운이 자꾸 모여든다. 기혈이 소용돌이의 중심이 되고 소용돌이치는 기운이 그리로 빨려 들어간다.

거기에 뭉툭한 기운덩이가 생겨 움직이기도 한다.

백회를 통해 들어오는 우주의 기운과 용천에서 하단전으로 되돌아오는 나의 기운이 거의 일직선으로 딸려와 기혈에서 만나 한 덩이가 되는 것도 느껴진다.


(53)기운덩이와 진동
하단전의 중심인 기혈에 정(精)이 충만해지고 기운의 응어리가 생기기 시작하면 호흡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로지 의념을 하단전 뒤쪽 밑바닥으로 집중한다.

마음과 생각을 미려와 회음 일대에 두고 고요히 쉰다.
응어리가 맺힐 땐 선골(꼬리뼈와 명문사이)에서 어떤 느낌이 온다.

거기에 뭉클뭉클하는 움직임이 생기거나, 후끈후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텅 비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미끈미끈한 액체같은 게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다.

모두 정이 채워지고 기운이 응어리진다는 소식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때는 필히 호흡을 놓아야 한다.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밑바닥만을 생각한다.

그러면 코로 드나드는 호흡이 거의 끊어진 것처럼 고요해진다.

대신 내 호흡이 아주 풍부하게 이뤄지며, 우주의 기운은 더욱 잘 들어온다.

기운의 응어리는 하루가 다르게 자꾸 더 단단하게 응축된다.

응어리가 응축되면서 몸 전체가 휘청거리는 느낌도 든다.

몸 전체가 강력한 진동으로 떨리기도 한다. 이것은 단전의 정기가 충실해지면서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다가 하단전에 계란만한 응어리가 뚜렷이 나타난다.

혹은 하단전이 펄펄 끓는 것처럼 후끈거린다.

이럴 땐 즉시 의념을 미려(꼬리뼈)로 집중한다.
의념이 미려를 향하면 기운의 응어리도 그리로 향한다.

미려는 기운이 독맥으로 뻗어가는 관문이다.

거기엔 몇 개의 구멍이 있으며, 그 구멍들은 얇은 막 같은 것으로 막혀 있다.

미려로 향한 기운의 응어리는 강력한 힘으로 막혀 있는 막을 두드린다.

이때도 강한 진동이 온다. 이 때의 진동은 앞의 진동과 좀 다르다.

엉덩이가 아래위로 마구 들썩이는 것이다.

그러다가 막이 뚫리며 독맥으로 뜨거운 기운이 뻗쳐 오른다.

이것이 바로 막혔던 독맥이 다시 열리는 첫번째 과정이다.


(54)독맥 삼관
꼬리뼈에서 척추를 따라 머리까지 이어지는 독맥에 중요한 관문 세개가 있다.

하나는 꼬리뼈에 있는데 이를 미려관이라 부른다.

또 하나는 요추에 있는데 이를 녹로관이라 일컫는다.

마지막 하나는 머리의 뒤통수에 있다.

이것을 옥침관이라 한다.
하단전에 생기는 기운의 응어리(양화기 단화기)는 임독맥을 따라 순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엉뚱한데로 달아나 흩어지기 쉽다.

양화기 단화기가 제대로 임독맥을 돌 때, 몸이 몰라 보게 좋아진다.

기력이 무척 강해진다. 백발 노인의 몸도 사춘기 소년의 몸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양화기 단화기가 독맥을 관통하려면 독맥의 삼관(미려, 녹로, 옥침)을 뚫고 지나가야 한다

이것을 뚫기가 좀 어렵다.

자칫하면 모처럼 생긴 양화기 단화기를 잃기 쉽다.
미려관을 뚫는 것은 53회에서 언급했다.

일단 미려관을 지나 위로 올라간 양화기 단화기는 녹로관에서 잘 걸린다.

녹로관에 막혀 더 이상 오르지 못한다.

이럴땐, 억지로 끌어올리려 하지 말고 고요히 평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기만 한다.

마음을 써서 위로 올리려고 애쓰면 기운의 응어리가 옆으로 달아나고 만다.

격한 감정에 휩싸여도 중단전(가슴)쪽으로 달아나 흩어져 버린다.

그저 한없이 평화로운 마음으로, 녹로관에 머물러 있는 양화기 단화기만 생각하면 된다.
때가 이르면 양화기 단화기는 다시 기운을 얻어 녹로관을 뚫고 올라간다.

양화기 단화기가 척추를 타고 목에 이를 때까지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

목을 지나 머리로 오를때는 열기가 많이 식는다.

온화한 느낌이 들 뿐이다.

머리로 올라간 양화기 단화기는 뒤통수 옥침관에서 또 잘 걸린다.

그러면 뒤통수가 묵직해지고 부푸는 느낌이 든다.

이때도 평안히 마음으로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55)양화기 단화기의 하강
옥침관을 지나 머리위로 올라간 양화기·단화기는 다시 아래로 내려온다.

내려오는 길은 머리 앞부분, 얼굴쪽에 있다.

이마와 코의 안쪽을 지나 입을 거쳐 턱으로 내려온다.

유 인 학 선생님
문화일보 게재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