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사랑과 평화로 가득한 우주의 어느 순간에,
사랑은 의문을 가졌습니다. "심심하다!" "왜 이리 심심하지?"
사랑은 답을 찾으려고 고민하며 길을 나섰습니다.
"왜 사랑은 재미가 없는 걸까? 너무 단순하고 모두 똑같아 보여!"

사랑은 문득 같은 사랑을 보아도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눈을 감았습니다. 마음의 문도 닫았습니다. 누가 찾아와도
사랑은 본체 만체 했습니다.

사랑은 점점 자기를 탓하고 다른 사랑을 탓했습니다.
답답한 자기 의문을 아무도 풀어줄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혼자 지내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사랑은 자신이 변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모두 똑같기만 해서 구분이 가지 않던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랑과는 달라 보이기 시작했음을 알았습니다.
이 사랑은 남과 구분되어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여러가지 색깔로 색칠을 했습니다.
마치 바디 페인팅처럼 말이죠. 팔뚝에 '난 달라'라고 문신도 했습니다.

이 '난 달라'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이 사랑이 아니라,
독창적인 다른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기처럼 멋지고
색다른 친구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함께 모여
자식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그저 그렇게 보이는 사랑을 믿지 말라고
자식들에게 교육시켰습니다.

'난 달라'와 그 친구들의 자식들은 이제 서로 자기가 잘났다는 것을
그들의 부모들에게 보여주고 자랑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싸우기 시작했고, 무지비할 정도로 경쟁하기 시작했습니다.
똑똑한 놈이나 힘쎈 놈만이 부모의 사랑을 가장 많이 독차지 할 것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난 달라'의 자식들은 서로 싸우면서 자기가 제일 잘 났다고 뽐낼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그 정떨어지는 '사랑'과 그 동료들을 따돌리고 발로 밟았습니다.
그리고는, 어느 순간에 시간이 멈추어 버렸습니다.
이유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우주의 시간이 멈추어 버린 순간, 사랑이나
'난 달라'나 그 어느 누구도 왜 시간이 정지해 버렸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사건이 멈추어 버리자 사랑과 '난 달라' 모두는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사랑과 '난 달라'는 간신히 입만 움직이면서
경직된 채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뭘 했길래 시간이 갑자기 멈추어 버린걸까?"
"글세, 우리 이 사태를 해결해 보지 않을래?"
"으음..."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