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의 대 서사곡이 이제 그 마지막 장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모든 배우들은 각자의 연기를 충실히 하며 치열하게 대결을 해왔습니다.
이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시나리오는 얇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려고 합니다. 드라마는 여전히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어서 우리의 머리는 정신이 없지만, 가슴 한켠에서는
이 드라마의 종말이 어떨런지 이미 짐작하고 있기에, 뭉클해져 오는 느낌을
갖곤 합니다.

각 연기자들은 모두 최우수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을 탈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을 탈 때 즈음이 되면, 그들은 다시 새로운 시나리오를 받아들고
더 멋진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관객이면서 주인공인 우리들은 설레입니다.
하지만, 이 종말을 향하는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설익은 설레임으로 느긋하게 지켜보는 것이 힘들지도 모릅니다....  

주인공이면서 관객인 배우가 여유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음...
아마도, 장막이 바뀔때 즈음에 무대 뒤로 돌아가는 순간에는 휴식을 취하면서
약간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테죠. 또한, 연기를 하면서 잠시 다른 생각을 하면,
예를 들어 자신의 연기 다음 대사를 생각한다거나 집에 가서 할 일을 생각하면,
더 많은 여유를 갖고 프로다운 연기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물론, 집에 가서 할일을 생각하는 것이 프로다운 연기라 할 순 없겠지만요.
대신에, 자신이 시청자 혹은 관객이라고 여기면서 스스로의 연기를 바라본다면,
더욱 훌륭한 연기가 나올 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는 내면을 바라보고 주위를 통찰하는 필수적인 일을 해야할 때입니다.
우리 스스로가 멋진 연기를 해낸 주인공이자 관객이면서 동시에 대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연기자들임을 알 때입니다. 물론, 드라마 자체에 너무 몰입되면
감정적으로 격해질 수도 있겠고, 무대 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지 못하고서
상대 연기자를 진짜로 때리거나 어쩌면 부주의로 다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진짜로 아프게 때렸다고 해도,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그건 연기였어'
라고 한마디 해주면 되는 겁니다. 물론 서로 미소를 지을테지만요...

뿐만 아니라, 내면을 바라보고 주위를 통찰하고 난 후에, 우리는 더욱 적극적으로
훌륭한 연기를 해낼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을 진짜로 때리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실감나는 연기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무대 위에 서 있는 자기 자신을 인식하면서
상대 연기자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낼 수도 있을 겁니다. 또, 상대방의 연기를
훌륭하다고 평가하면서 연기를 한다면, 더욱 더 세련된 장면들이 연출될 것입니다.
불필요한 '커트'나 'NG'의 남발 없이 짧은 시간 내에 드라마는 끝날테니까요....

아무튼, 이제 종영되려하는 드라마의 클라이막스는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사실,
연기는 지금부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씬은 늘 신선하고
재미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쉽더라도 안타까워하지는 마세요. 무한한 드라마가
주변에 있으니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프로 연기자는 항상 더 멋지고 스펙타클한
시나리오를 맡아 연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늘 주목받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니까요.


대 서사곡의 드라마임을 알면서 연기하는 모든 주인공들에게 바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