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가만히 들었는지..

사학년짜리 딸아이가 삼학년에게 맞고와
그 억울함을 호소할 때 그저 가만히 들었는지 ...

다섯살 짜리 아들녀석이 수도꼭지에 껌을
잔뜩 붙여 놓았을 때 단지 그 이유를 들었는지 ...

도반들이 자신들의 영적인 여정의 이야기를 할 때
성급히 조언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들었는지...

비내리는 날 상념에 젖지 않고 오롯히
깨어있어 비소리를 온 몸으로 들었는지...

나뭇잎이 햇살에 반짝이며 자연의 ,이지구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귀기울여 가만히 들었는지 ...

온사방에 숲의 향기 퍼져 너 또한 이 처럼
향기로운 자 되라 할때 그저 고개 끄덕이며 가만히 들었는지 ...

그저 가만히 들었는지..

가만히 들음으로써 그자리에 있었는지

오늘은 가만히 나에게  묻고 싶은 날입니다 ..

비내리는 오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