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내가 막 말하려 하는 다소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올랍 얀센 이라는 한 사람이 경험한 그 어느 것에도 비유할 수 없는 진실한 기록이라기보다는, 단지 경이로운 신비를 드러내는 마술적이고도 왜곡된 지성의 결과로만 여겨지게 될까 두렵다.

사실 올랍 얀센의 영향력 있는 광기는  내 상상력에 영향을 미쳐 분석적인 비판의 모든 생각을 효과적으로 없애 버렸다.  만일 무덤 속에 있는 마르코 폴로가 일견 허풍과도 같은 이 기이한 이야기를 듣는다면, 티끌만치의 의심도 없이 아주 쉽게 벌떡 일어나 자리를 바꿀 것이다.

내가 올랍 얀센의 이야기를 당연히 기록해야 하는 장본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실은 부적절한 일이다.  왜냐하면 올랍얀센 그의 이름은 이제야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됨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후로 그는 틀림없이 지상의 저명인사 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 되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자유롭게 고백하거니와 그의 진술은 어떠한 이성적인 분석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것은 수세기 동안 과학자들과 일반 범부들의 주의를 끌어왔던 얼어붙은 북극에 관한 심오한 미스테리와 관련이 있다.  비록 과거의 우주구조론 원고와 많은 부분이 모순되기는 하지만, 이 평범한 진술은 아마 올랍얀센 자신이 그의 눈으로 직접 보았다고 주장하는 것들을 기록한 것에 의존한 것이다.

세상의 지리학이 불완전하다는게 정말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올랍 얀센의 놀랄만한 기술이 과연 논증할 수 있는 사실위에 입각한 것인지, 나는 스스로에게 백 여번이나 자문을 되풀이 했었다.  독자들은 아마 이런 질문에 대해 자기자신의 만족에 따라 자유롭게 답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책으로 기록하는 편저자는 그런 신념에 도달하는데 독자들과는 다소 동떨어진 어떤 느낌을 갖게 된다.

게다가 때로는 내가 영리한 미신의 도깨비불에 의해 추상적인 진리로부터 멀리 인도된 것은 아닌지, 또는 지금까지 받아들인 사실들이 결국 한 바퀴 빙 돌려 말한 거짓말은 아닌지 알고 싶어 어쩔줄 몰라 한다.

아마도 아폴로의 진짜 집은 델피신전에 있던 것이 아니고 플라톤이 다음과 같이 말한대로 보다 오래된 지구의 중심부에 있었던 것 같다.

"아폴로의 실제 집은 영생의 땅에 있는 하이퍼보레아 (Hyper borea : 북방정토)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신화학에 의하면 두 마리의 비둘기가 세계의 양극 땅으로부터 각기 날아와 이 공정한 지역, 아폴로의 집에서 만난다고 한다.  사실 헤카티우스 여신에 따르면, 아폴로의 어머니 레토는 북풍 저 너머 훨씬 멀리 북빙양에 있는 어느 섬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여기서 나는 신들에 대한 신학 이론 또는 이 세상의 우주 생명체 기원에 대한 논쟁을 시도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의 단순한 의무는 늙은 노르웨이 사람 올랍 얀센에 의해 보고 묘사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우주의 한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세상에 밝히는 것이다.

북극지방의 탐색에 대한 흥미는 국제적이다.  지구의 하나 남은 우주론적 신비를 풀기 위한 위험한 작업에 이미 11개국이 참여하고 있거나 헌신해 왔다.  아주 오래된 옛말 중에는 이런 것이 있다.

"진리는 허구보다도 더 이방적이다."

그리고 묘하게도 지난 2주일 동안 그 옛말의 의미를 절실하게 깨닫게 된 사건이 있었다.

내가 문에 달린 요란한 벨소리를 듣고 평화로운 잠에서 깨어일어난 것은 새벽 2시가 막 되는 때였다.  그 불시의 수면 방해자는 올랍 얀센의 이름이 명기된 늙은 노르웨이 사람으로부터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하게 휘갈겨 쓴 메모를 가지고 온 심부름꾼이었다.  힘들게 해독한 뒤 나는 다음과 같이 간단한 내용이 쓰여 있음을 이해했다.

"위독한 병으로 임종을 맞이하고 있으니 어서 오시오."

이 부름은 긴급한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요구에 충분히 응하는 준비를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마도 나는 여기에서 아주 최근에 그의 95번째 생일을 축복한 올랍 얀센이란 사나이가 지난 6년 동안 캘리포니아 상업 지구로부터 아주 가까운 글렌데일에서 약간 떨어진 소박한 방갈로에서 혼자 살아왔다는 사실을 설명해도 무방할 듯하다.

어느날 오후 밖에 나가 산보하는 동안 올랍 얀센의 집과 그집의 아늑한 주변 경관에 이끌려.  후일 고대신앙인 오딘과 토르를 신앙하는 그 집의 소유자이며 거주인인 올랍 얀센을 알게 된 것은 2년이 채 못되는 일이었다.

그의 얼굴 만면에는 어떤 상냥함이 있었으며 90년 이상을 살아온 그의 예리하게 경계하는 회색 눈가에는 일말의 친절한 표정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그외에도 나의 동정심에 호소하는 어떤 막연한 느낌이 있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그는 약간 구부정한 모습으로 양손은 뒷짐을 지어 서로 꽉 움켜쥔 채 천천히 앞뒤로 보조를 맞추며 걸었다.  도대체 어떤 특별한 동기가 산보를 멈추게 강요하고 그와의 대화에 끼어들게 했는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내가 그의 방갈로에 대한 매력과 그것을 덮고 있는 잘 손질된 단뱅이 넝쿨, 그 위의 창문과 지붕, 넓은 광장에 만발하게 피어 있는 꽃의 군락들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자 그는 안심이 되는 듯이 보였다.  나는 곧 우연히 알게 된 이 새로운 지인이 범상한 인물이 아니고 심오하고 비범할 정도로 지식이 있는 사람임을 발견했다.  그 사람은 그의 오랜 인생역정의 만년에 책 속에 파묻혀 깊이 진리를 탐구하였으며 명상적인 침묵의 권능 속에서 강인하게 변모되었다.

나는 그에게 말을 하도록 격려했고 이어서 곧 그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단지 6,7년만 살았지만 이전에 중동부주에 있는 한 곳에서 12년을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노르웨이 바닷가 시절의 어부생활을 은퇴하기 전, 로포튼섬 지방에서 그곳으로부터 더 멀리 북방에 있는 스피츠베르겐에 이르는 항해를 했으며 심지어 프란츠 요제프까지 항해했다.

내가 떠나려 하자 그는 작별하는 것을 주저하는 듯이 보이더니 다시 들러달라고 당부했다.  비록 당시에는 그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지만 내가 작별하려고 손을 내밀었을 때 "다시 올거죠?" 하고 물어본 그의 독특한 말을 이제 나는 기억한다.

"그래요.  당신은 조만간에 다시 들를 겁니다.  그러리라 나는 확신해요.  그러면 나는 당신에게 내 도서관을 보여주게 될 것이고 또 일찍이 당신이 한 번도 꿈꿔 보지도 못한 많은 것들을 말해주게 될 겁니다.  그것들은 너무 엄청나서 아마 당신은 나를 믿지 않을지도 몰라요."

나는 웃으면서 내가 또다시 방문할 뿐만 아니라 그가 경험한 많은 여행담과 모험담들 중에서 그 어느 것을 골라 나에게 말해준다 해도 믿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신에게 안심시켰다.  그뒤 다시 만난 이후로 나는 올랍 얀센과 아주 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는 나에게 조금씩 그의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 이야기는 너무 경이로와서 우리의 이성과 일반적인 믿음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 늙은 노르웨이인은 대단한 열정과 성실성으로 자신을 표현했기 때문에 나는 자신도 모르게 그와의 대화에 빠져 들게 됐다.

그러던 그날 밤, 심부름꾼의 호출이 온 것이다.  그러고나서 한 시간 뒤에 이미 나는 올랍 얀센의 방갈로에 있었다.  그는 비록 내가 부름을 받은 뒤 즉시 그의 곁으로 가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다림으로 매우 안달해 있었다.

아직 그가 나를 반기기 위해 손을 붙잡고 있는 동안임에도 불구하고 "이잰 서둘러야만 해"하고 그는 소리쳤다.

"내게는 당신이 알지 못하는 많은 해줄 이야기가 있소.  당신 말고는 아무도 믿지 못할 거요.  나는 그 사실을 충분히 깨닫고 있소."  그는 서두르는 듯이 계속 이어갔다.

"나는 밤을 넘길 수 없을 것 같소.  영면에 드신 나의 아버님 곁으로 함께 할 시간이 마침내 왔소."

나는 그가 좀더 편하도록 베개를 권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용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그를 위해 봉사할 수 있게 되어 반갑다고 안심시켰다.  괴괴하게 깊어간 시각, 주위의 적막함, 임종을 앞둔 사람과 함께 홀로 남겨진 묘한 감정, 이 모든 것들은 그가 전해주는 신비한 이야기와 결합되어 무어라 꼭 집어 형언할 수 없는 느낌과 함께 나의 심장을 격렬하게 뛰게 했다.

그날 밤 그 늙은 노르웨이 사람의 침상 곁에서는 실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내게는 어떤 이치에 호소하는 확신이라기 보다는 감정이 영혼을 사로잡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그가 말해 준 이상한 땅, 이상한 나라, 이상한 세상를 믿는 듯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제 보는 듯했고 천 여명의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부르는 힘에 넘치는 목소리를 듣는 듯했다.

두시간 동안 계속해서 그는 초인적인 힘을 부여받은 듯 빠르게 말했고 어느모로 보나 이성적으로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떠한 자료들과 그림들, 그리고 조잡하게 그린 원본지도들을 내 손에 들려주면서 말했다.

"이것들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  나는 사람들이 내가 전하는 진리를 알게 되기를 열망하기 때문에 만일 그것들을 세상에 전하겠다는 당신의 약속을 다짐받을 수 있다면 나는 행복하게 죽을 것이오.  그러면 얼어붙은 북극 땅에 관한 모든 신비가 설명되어질 것이기 때문이오.  당신의 운명 안에는 이미 내가 모진 고초를 겪은 그런 고통을 겪을 기회는 없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족쇄로 채우지도 않을 것이며, 정신병원에 구금시키지도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당신 스스로 지어내 한말이 아니고 내말이기 때문이다.  오딘, 토르 신께 감사드리며 나는 무덤 속에서 편히 쉬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믿지 않는 자들의 박해의 손길이 닿지 않는 저 세상에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