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사건

깨달음이란 우연한 사건과 같다. 많은 일을 하고
준비한 자 한테만이 우연한 사건은 정말로 우연히 일어난다.

치요노는 수행을 결심하고 이곳 저곳 수도원을 찾아갔다.
그러나 찾아가는 곳마다 위대하다는 스승들조차도
죄다 그녀를 거절하는 거였다.
그녀가 너무 예뻐서 수도사들이 정신을 홀려 모든 걸, 신조차 잊게
될까봐서였다. 도무지 방도가 없게 된 그녀는
자신의 그 예쁜 얼굴을 불로 지지고 하여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한 스승을 찾아갔다.
그 스승은 치요노가 남잔지 여잔지도 알아보지 못했다.
그녀는 비로소 제자로 받아들여질수 있었다.

치요노는 이미 상당한 준비가 되어 있었고,
탐구도 매우 진지한 것이었다.
그녀는 저 궁극의 사건을 체험할 만하였다.
30, 40년을 꾸준히 수행하고 명상해 온 그녀였다.

그런 어느 날 밤...
치요노는 우물가로 나가 물을 긷고 있었다. 두레박으로 물통에
가득 물을 퍼담았다.
물통을 막 잡아 들던 그녀는 깜짝 놀랐다.
물 위에 가득 달이 떴는데, 너무나 너무나 아름다웠던 것이다.
물 위에 비친 달이 그렇게 아름다울수 없었다.
물통을 끌어안고 걸어 가면서도 그녀는 물 위에 비친 보름달에서 잠시도
눈길을 뗄 줄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대나무로 만들어진 물통의 밑바닥이 부서지면서
물통이 깨지고 말았다. 물은 죄다 쏟아져 내렸고,
그렇게 아름답던 달도 사라지고 없었다.
아하, 문득 깨달은 그녀.

이리저리
물통만 붙들고 있으려 했지,
약한 대나무 물통이
부서질리 없겠지 하면서.

한데 갑자기 맡바닥이 빠지네
물도 없고
물 위에 달도 없어라
텅빈 내 손.

깨달음은 우연한 사건과 같다.
그러나 오해 말기를
그러므로 그걸 위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아무것도 않는다면 그 우연한 사건이 일어날 턱이 없으니.
많은 일을 하고 준비한 자한테만이 우연한 사건은 정말 우연히 일어난다.

                               ㅡ 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명상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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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깨달음은 본래 존재하는것이어서
명상도 할 필요가 없느니 깨닫는 데는 법이 필요가 없느니 하면서
그것이 어찌해서 그런가 하면 어찌 저찌해서 그렇다 하지만
그 어찌 저찌한것은 또한 법이 아니면 무엇이겠는지...

그리고 그것을 이야기 하는 사람의 수고와 듣는 사람들의 그 공들임은
무엇때문에 필요한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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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면서 깊이 생각하면 앎이 더욱 정교하여 지고,
생각하면서 공부하면 간직함이 더욱 굳어지나니,
생각함은 소이 정밀함에 이르는 힘의 다함(盡力)이요.
학문은 소이 생각을 넓고 크게 함이라.

배우면서 생각하면
학문의 이치를 더욱 밝게 알아서 거칠고 얕은데 빠지지 아니하고,
생각하면서 공부하면
그 이치가 더욱 충실하여 져서, 높고 텅빈 자리가 어지럽지 아니하나니,
평소에 공부를 쌓지 않으면
하루 아침에 도를 관통하는 묘리는 없느니라.

                                              ㅡ My  friend  증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