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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 이야기: 색액도의 정절

작자: 계항(啟航)


출처: [정견망]


옛사람들은 여자의 정절을 매우 중시했다. 사실 남자에 대해서도 정절의 요구가 있었다. 남자는 정절을 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았는데 여기서 한 가지 예를 든다. 비록 역사책에 기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서기 1694년 봄 청나라 강희제(康熙帝) 시기에 유명한 대신 색액도(索額圖)가 있다. 그는 56세에 귀한 아들을 낳았는데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집에서는 아이의 유모를 구했다. 유모 흥랑(興娘)은 17살이었는데 이 아이와 깊은 인연이 있었다. 아이와 마음이 잘 맞았으며 아이를 잘 보았다. 색액도는 늘 이 아이를 데려오라고 하여 뽀뽀하는 등 귀여워했다.


또 삼계 내에 두 명의 신(神)을 말하자. 청의를 입은 신 봉진(逢眞), 남의를 입은 신 벽운(碧雲)이 있었는데 두 신은 심심하여 인간세상의 짧음을 이야기 하다가 색액도 집에서 흥랑과 색액도의 역사상 여러 번 연분을 보고는 윤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색액도는 역사상 전국시기에 제나라 위왕(齊威王), 측천무후, 북송시기 양산박에 송강(宋江) 등의 역할로 태어났다. 흥랑은 제위왕의 군사 손빈(孫臏 손자병법을 지은 손무의 손자), 측천무후의 딸인 태평공주(太平公主), 양산박의 이규(李逵) 등으로 태어났다. 흥랑은 전생에 강희제의 시위(侍衛) 강채이(康采爾)로 태어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연분은 실로 보통이 아니었다.


두 신은 좀 의아하여 다시 내려다 보다가 흥랑이 색액도 아들의 유모가 된 것을 보았는데 이 역시 아이와의 연분을 해결하려고 한 것임을 알았다.


380년 전 원(元)나라에 유(劉)씨 성을 가진 외로운 노파가 있었는데 절 옆에 버려진 영아를 보고 이 어린 생명을 불쌍히 여겨 안고 돌아왔다. 노파는 자기 생활도 어려운데 아이를 잘 키웠으며 이름을 유장(劉長)이라고 지었다.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이 매우 어려운 것을 보고 때때로 그들을 도왔다. 노파는 온갖 방법으로 아이를 잘 키웠다. 그러나 뜻밖에 아이는 10세가 됐을 때 학질에 걸려 죽어버렸고 노인은 울다 지쳐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 생에 유장은 흥랑으로 태어났고 노파는 색액도의 아이로 태어난 것이었다.


연분을 말하다가 청의를 입은 신이 말했다. “사람이 환생하는데 만일 두 사람의 연분이 좋아 모두 남자로 태어난다면 형제들의 의기가 있고 모두 여자로 태어나면 좋은 자매가 된다. 만약 각자 남녀로 나뉘어 태어나면 서로 마음이 움직임을 면할 수 없어 각자 집안이 가정이 있더라도 잘못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남의를 입은 신이 말했다. “꼭 이런 것만은 아닌데 암암리에 연분의 끈이 길어 저절로 소중히 여기고 마음속에 성결한 감이 있어 잘못을 범하는데 이르지 않을 것이다.”


두 신은 각자 자기 말을 고집하다가 논쟁이 그치지 않았다. 한사람은 잘못을 범하기 쉽고 다른 사람은 그럴 수 없다고 하다가 최후에 내기를 하여 승부를 정하기로 하고 인간 세상의 보름을 기한으로 정했다.


두 신이 기왕 내기를 하니 배후에 일부 수작을 하는 것을 면치 못했다. 청의신은 색액도에게 색욕을 가중시켰고 남의신은 흥랑의 바른 생각을 강하게 했다.


이날 오후 색액도는 내심 돌연 마음이 당황해지며 손발을 어디다 두면 좋을지 몰랐다. 두서가 없다가 갑자기 아들을 보고 싶어 얼른 달려가서 하인들을 멍하게 만들었다. 아들을 보고도 마음이 아직 안정하지 못했는데 무의식중에 흥랑을 주시하며 마음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는데 흥랑이 매우 여인의 냄새가 난다고 느꼈다. 이때 아이가 젖을 먹으려고 흥랑을 잡았으므로 흥랑은 얼른 아이를 안고 내실로 들어가서 발을 내렸다. 색액도는 혼이 나간 사람처럼 또 흥랑의 뒷모습이 매우 익숙하다고 느꼈는데 누군지 생각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이 일이 맴돌고 있었다.


밤이 되자 또 아이를 보러갔다. 눈빛은 무의식중에 흥랑을 주시했고 흥랑은 그가 보통과는 뭔가 다른 것을 눈치채고는 손발을 단정히 하고 정색을 하며 긴장했다. 색액도는 측은한 느낌이 들어 흥랑에게 이럴 필요 없다고 했으나 흥랑은 오히려 느슨할 수 없었다.


그날 밤 흥랑이 꿈을 꾸었는데 색액도가 다가오더니 그녀에게 부귀영화를 주겠다고 했다. 말하는 사이에 표정이나 동작이 경박했다. 흥랑이 깨어나 기분이 매우 언짢아서 토하고 싶었으나 토하지는 못하고 물을 한잔 마시고 또 누워서 쉬었다. 어쩌면 너무 긴장한 탓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얼마 안 되어 또 꿈속으로 들어갔다.


정경이 재현됐는데 색액도는 손발을 움직여 다가왔고 흥랑은 다시 거절했다. 색액도는 뜻밖에 덮쳐왔고 순간 이리의 형상으로 변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는데 혀에서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놀란 흥랑은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깨어났는데 온몸은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고 다시는 잠을 잘 수 없었다. 이 두 개의 꿈을 생각하며 ‘색액도가 정말 이럴까, 자기는 어떻게 할까?’하며 남편 아이, 부모를 생각했다. 더욱이 어머니가 자기에게 매우 엄하게 가르친 것 “여자는 몸을 정결히 해야 한다” 등 말이 여전히 귓가에 울렸다. 마음속으로 이 유모 노릇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 때문에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나중에 밤이 매우 늦어서 희미하게 겨우 잠이 들었다.


이날 밤 색액도 역시 흥랑 꿈을 꾸었는데 색액도는 홍랑을 잊을 수 없었다. 색액도는 자신이 어떻게 이런 꿈을 꿀까 하며 경계했다. 하물며 이미 자신은 56세이며 흥랑은 겨우 17세인데 이 일은 진실일 수 없다. 만일 소식이 새어 나간다면 동료, 제자들이 어떻게 자신을 볼 것인가. 색액도는 자신의 행위를 단정히 하고 아들을 보러 가지 않았다. 의지를 집중해 생각을 억제했다. 또 불당에 가서 부처님께 구하면서 망념을 멀리하게 해달라고 빌었다. 열흘 이상의 수신양성을 하여 마침내 이런 어디서 온지 모르는 이러한 생각을 억제했다. 머리가 맑아지고 다시는 어두침침하지 않았다. 또 흥랑도 10여 일간 자신의 바른 생각을 강하게 했으며 마치 열녀로 변한 것 같았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는 피차간에 담담해졌으며 또 원래처럼 그대로였다.


상계(上界)에서 내기를 하던 신이 다시 만난 후 남의신이 하하 대소를 하며 말했다. “나의 말이 옳았지!” 청의신이 어쩔 수 없이 인정했다. “한 사람의 마음이 바르고 자기를 단속하니 어떠한 외부의 힘도 설사 신력으로도 굴복시킬 수 없구나. 하늘의 이치는 이렇군! 사람의 일은 자기가 선택해야 한다.”


두 신선이 하늘에서 내기를 한 것을 그 위쪽에 있는 한 신선이 보게 됐다. 그의 이름은 운장자(雲長子)였는데 그는 흥미롭게 이 사건의 시말을 주시하다가 손가락을 꼽으면서 생각해보니 이 일에 대해 이후 기록이 있을 것임을 알았다. 글 제목을 ‘색액도의 정절’로 하며 작자는 뜻밖에 흥랑이 환생한 사람인데 이 인물을 추산해내었다.


앞으로 추산해보니 이 사람은 역사상 무수한 역사의 연극을 연기했으며 몇 차례의 사전(史前) 문명 (우리 문명 역사 이전의 문명), 더욱 이전에 수십만 년을 추리하면 영상은 좀 모호해지기도 하여 이 신선은 비로소 그만 두었다.  (주: 신의 층차(레벨)에 따라서 능력에 한계가 있으므로, 층차가 낮으면 숙명통(과거와 미래를 보는 능력)으로 볼 수 있는 시간과 영상이 시력처럼 아주 먼 데를 보면 희미해진다. ) 뒤로 추산해보니 300년 뒤에 이 사람은 말겁(末劫)시기에 대법제자가 되어야 했다. 운장자는 이 일이 커다란 천기를 포함하고 있다고 느껴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또 이 사람과 한 단락의 연분이 닿으면 나 자신에 대해서도 유익할 것이다.’ 그러고는 여자 도인으로 변해 흥랑의 꿈속에 들어갔다.


그리하여 흥랑에게 수진양성하라고 가르쳐주었고 흥랑은 깨어난 후 의문이 좀 들었다. 그러나 법에 의지해 수행하되 이목을 깨끗이 하고 견지해갔다. 사람은 탈속적으로 변했고 인간의 세속의 일을 듣기 싫어했다. 전력으로 수행하여 마침내 기이한 곳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손을 수면 위에 무의식적으로 그으면 물을 길어 올릴 수 있거나 가는 흐름이 됐고 물을 손으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또 약간의 소술이 있었는데 장안법(障眼法)으로서 다른 사람이 자기를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이 자기를 찾을 수 없었다.


흥랑은 32세 되던 해에 병 없이 목숨을 마쳤다. 운장자는 정법시기에 하늘에서 바른 신의 대열에 속해있다.


수련 중에 나는 이런 일을 알게 되어 써낸다. 그해에 흥랑은 끊임없이 자신의 정념을 강화하고 자기를 단속해 큰 뜻을 조금도 흩트리지 않았으며 색액도에게 드러난 눈빛의 변화를 보았다. 두 사람은 이번 차례 고험을 겪은 후 피차간의 연분을 깨끗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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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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