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극(無極)
경찰서장 이름으로
위험지역이라 적힌 푯말이 있는 흉가
고명한 스님조차
일주일을 버티다 돌아선 곳에서
나는 하루밤을 보냈다.
불빛은 요란했고
셔터문 틈으로 스치는 바람은
알 수 없는 화음을 만들어냈지만
그 밤은 평화로웠다
모든 소음은 자장가처럼 들렸고
요란한 불빛은 내가 만들어내는 빛의 향연이었다.
두려움은 없었다.
죽음마저도 잊혀진 그 곳에서
나는 진정한 평화를 얻었다.
그리고 나는 알았다.
진정한 평화란 비움에서 온다는 것을.
무극(無極)의 심연에 가만히 닿았을 때
그제서야 문이 열리는 것을.
가장 힘들었던 85년도 어느날 나는 너무 사는것이 힘들어 모험을 떠난적이 있습니다.
그때 모험의 끝에서 얻었던 평화가 무극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