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시대 맞이 촛불 살풀이

-위대한 시민혁명의 함성-

  

 

알고 있지 꽃들은

따뜻한 오월이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철새들은

가을하늘 때가 되면 날아가야 한다는 것을

 

문제 무엇이 문제인가

가는 곳도 모르면서 그저 달리고만 있었던거야

지고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

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정다웠던 시냇물이 검게 검게 바다로 가고

드높았던 파란 하늘 뿌옇게 뿌옇게 보이질 않으니

마지막 가꾸었던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끝이 나는 건 아닌지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미움이 사랑으로 분노는 용서로

고립은 위로로 충동이 인내로

모두 함께 손 잡는다면

서성대는 외로운 그림자들

편안한 마음 서로 나눌 수 있을텐데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주세요

 

우... 내가 믿고 있는 건

이 땅의 하늘과 어린아이들

내일 그들이 열린 가슴으로

사랑의 의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냅시다'

(해주세요)

 

이것은 제 6차 광화문 촛불집회때 불려진 '조율'이라는 곡의 노랫말이다. 이 날은 전국적으로 232만, 서울에만 170만 명의 시민이 새시대의 도래를 염원하며 '빛의 축제'를 벌인 날이다. 170만 군중이 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한 마음으로 빛의 파도타기를 하고, 한 마음으로 소등한 후 다시 불을 켜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한민족 역사상 최고 최대의, 아니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대장관을 펼친 날이다.

 

집회 사상 최대의 인원이 모여 밤 새워 시위를 하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평화적인 축제로 진행하였는데, 이것은 비단 6차에서만이 아니라 평균 100만이 넘는 인원들이 모이는 모든 집회에서 다 마찬가지였다. 집단이기주의와 포퓰리즘과는 전혀 차원이 달랐고, 외국에서처럼 폭동과 파괴와 같은 현상도 전혀 없었다. 이는 실로 세계 정치사와 시민운동사에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역사를 펼친 것으로, 주요 외신들은 이를 두고 '한국의 기적', '위대한 시민혁명'으로 표현하며 일류시민들이 삼류정치를 조율하는 놀라운 현장이라고 보도하였다.

 

 3일 오후 서울 도심 일대에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가득 찼다. 주최측 추산 서울에서만 170만명(전국 232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사진=뉴스1

 

2017년 현재 지구촌은 그동안 물밑 경쟁으로 이어져 온 패권주의가 각 나라의 노골적인 정책노선으로 드러나면서 하루가 다르게 살벌한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백인민족주의, 영국의 브렉시트, 중국의 중화주의, 러시아의 팽창주의,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역사는 반복된다고 대략 한 세기 전에도 열강들은 제국주의 경쟁을 벌이며 약소국 침탈에 열을 올렸고 이는 1,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

 

당시에도 한민족은 일제 강점에 맞서 3.1운동이라는 전국적인 비폭력 평화운동을 펼쳤는데, 지금의 촛불집회 역시 비폭력 평화운동으로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는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적어도 한민족의 내면에 원래부터 잠재해 있는 차원 높은 영적 수준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전의 동학운동 역시 '인내천', '사인여천' 등 영적 의식을 바탕으로 새 세상을 열고자 한 영성혁명이었지만, 심한 폭정에 의해 부득이하게 무장투쟁을 병행할 수밖에 없었을 뿐이다. 이후의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항쟁 역시 폭력적인 진압에 맞선 방어적인 측면이 있었을 뿐, 그 시작은 모두 평화적인 시민운동이었다.

 

금번의 촛불집회도 그런 영적인 저력이 유감 없이 발휘된 것으로, 이는 우연이 아니라 한민족의 내면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차원 높은 본성이 다시금 드러난 것일 뿐이다. 한민족은 열강들로 둘러싸인 가혹한 환경에서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시련을 겪어왔다. 혹자는 민족성에 문제가 있어서 매번 당하고만 살아온 역사라고 스스로를 폄하하기도 하는데, 이는 천부당 만부당한 소리다. 고차원의 영성적 기질을 가지고 있다보니, 현실 면에서는 인구도 많고 땅도 크고 물질적 기질에 충실한 강대국들에 번번히 당하기 마련인게다. 그런 과정에서 생긴 피해의식과 한과 분노가 축적되어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를 보이는 경향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후천적인 것으로 그 책임은 역사상의 오랜 가해국들에게 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사시에는 상고시대 문명지도국 국민다운 차원 높은 DNA가 발현되어 나오는 것이다.

 

지금은 시대의 전환기로, 수천 년 전 한민족이 인류문명을 개창하고 전파했던 당시처럼 우주 진동수가 상승하고 있어, 내면의 DNA도 진동수의 상승에 따라 다시금 그 능력과 기질이 부활하고 있는 중이다. 그 일차적인 현상이 가요, 드라마 등에서의 한류이고, 이차적으로 음식, 의료, 주거 등의 한류이며, 촛불운동은 정치, 사회분야에서의 한류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3.1운동이 중국의 5.4운동, 인도의 비폭력저항운동, 베트남, 필리핀 등의 독립운동으로 번져나갔던 것처럼, 지금의 촛불혁명도 중국, 북한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의 시민운동을 불러일으키는 동기와 모델이 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관점을 다시 국내로 돌려보자. "살아 있네!" 이 말은 활동을 멈추거나 잠복한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여전히 생생하게 건재하고 있슴을 확인할 때 쓰는 유행어다. 나는 금번의 촛불집회를 보면서 "살아 있네!" 이 말을 나도 모르게 계속 되뇌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80년대 6.10항쟁을 마지막으로 젊은 이상과 열정을 잃고 그저 물질적인 부의 추구에 함몰되어버린게 아닌가? 그 과정에서 결국 재벌 등 거대자본과 힘 없는 다수 서민으로의 양극화가 굳어져버린게 아닌가? 하는 걱정과 좌절을 느끼고 있었는데, 촛불운동은 숨어 있던 희망을 다시 확인하게 해 주었다.

 

돌아보면, 이승만정권의 부정이 4.19의거라는 국민적 각성을 불러일으켰고, 군사독재의 폐단이 6.10항쟁이라는 민주화운동을 불러왔고, 지금의 무능과 불통이 촛불운동이라는 성숙하면서도 열정적인 시민혁명을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되었으니 모든게 섭리 아닌게 없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금번 운동은 그동안의 제도적 차원의 민주화를 넘어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일상의 과정 속에서 실제로 살아서 작동하는 실질적 민주화로 도약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앞으로 부정.부패.농단.사유화.불통.무능.독선... 등은 기본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사회로 성숙해갈 것이다. 

 

금번 운동의 또 다른 특징은 그동안 우리 사회를  오랜 동안 왜곡해 온 전통적인 '보수'와 '진보'의 개념을 타파시켰다는 점이다. 한국의 보수와 진보는 정상적인 의미의 보수.진보가 아니라, 친일기득권세력과 종북좌파의 대결구도로 이용되어 온 측면이 강하다. 친일기득권세력은 보수로 자칭하고 진보를 종북좌파로 매도했고, 일부 좌파세력은 진보로 자칭하면서 보수 전체를 타도의 대상으로 여겨 왔으며, 대부분의 사회운동이 그런 역학적인 구도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용되어 온 면이 있었다. 하지만 금번 운동은 보수도 진보도 여당도 야당도 아닌 그야말로 일반 국민들의 결집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남녀노소, 지역, 직업을 총망라하여 모든 국민이 한 마음으로 통합을 이루었다.

 

이번을 계기로 그동안 왜곡되어 온 보수.진보 구도는 본래적 의미로 돌아가지 않으면 아마 살아남기 어렵게 될 것이다. 보수는 자체 안에 진보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진보도 스스로 보수적인 부분을 받아들이고, 중도는 더 철저한 사리분별을 하게 되어, 모두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조금씩이나마 움직여갈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카톡에는 서로 반대 진영에서 보낸 문자들이 수시로 들어오고 있다. 내용의 진위여부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고 무조건 상대를 향해 퍼붓는다. 객관적으로 보면 분명히 왜곡.과장.조작.매도.날조.비방으로 점철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때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 같은 내용들이 여기저기서 동시에 들어온다. 그 정도면 스스로 양심이 있다면 알 것 같기도 한데, 아예 아랑곳조차 않고 마치 전쟁터의 수류탄처럼 던져 놓고 본다. 평소엔 멀쩡한 사람들이 그런다. 편견이나 고정관념 또는 반복하여 주입된 의식이란게 그렇게 무섭다. 하지만 이런 현상도 서서히 잦아들 것으로 기대해 본다.

 

 

촛불 파도타기 장면(2016년 12월 3일 토요일 오후 6시)

 

 

 

하나된 민심, 촛불 파도타기와 1분 소등

 

'촛불혁명'은 또 다른 '살풀이' 행사다. '살풀이'는 그해의 사건.사고와 액운을 풀어내기 위해 영혼과 가슴으로 추는 춤이다. 그래서 그런 역할을 하는 촛불집회 역시 살풀이춤과 같은 것이다. 다만 금번의 촛불 살풀이는 한두 명의 무용수가 추는 춤이 아닌 전 국민이 함께 추는 바다 같은 거대한 춤이다. 실제로 수백만의 촛불들이 하나된 흐름으로 빛의 파도타기, 빛의 파도춤, '빛의 살풀이춤'을 추며 어둠과 부정과 분노와 슬픔과 한을 녹여내었다.

 

하늘도, 땅도, 사람도, 모든 것이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거대한 전환기의 정점인 2016, 2017... 이 시기에 동방의 등불이라 여겨지는 한국에서 전 국민이 함께 하는 거대한 '빛의 축제'가 열렸다는 것... 이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오랜 동안 동서양의 많은 선지자들이 예언해 온 대로, 상고시대 지구문명의 개창자인 한민족이 우주적 전환기에 즈음하여 또 다시 그 잠재력을 부활시키고 있는 신호탄인 게다.

 

범상치 않은 이 '빛의 축제'는 앞으로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모든 부분에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역동적 시민혁명의 출발과 추진력이 될 것이고, 남녀노소 전 국민이 하나된 통합의 정신은 지역과 계층을 넘고 남북도 넘어 한반도 평화통일의 밑거름이 되고, 나아가 아시아를 비롯한 인류 전체의 미래를 가름하는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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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이 사랑으로 분노는 용서로

고립은 위로로 충동이 인내로

모두 함께 손 잡는다면

서성대는 외로운 그림자들

편안한 마음 서로 나눌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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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내가 믿고 있는 건

이 땅의 하늘과 어린아이들

내일 그들이 열린 가슴으로

사랑의 의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냅시다'

(해주세요)

 

광화문 촛불축제 현장에서 울려퍼진 '조율'이란 이 노랫말 속에는 이 시대 민중의 바램이 그대로 담겨 있다. 마지막에 가수는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 번 해냅시다."라고 원래의 가사인 '해주세요'를 '해냅시다'로 개사하여 불렀다. '해주세요'는 바깥에 있는 신에게 청원하는 말이지만, '해냅시다'는 내 안에 있는, 우리 안에 있는 진짜 신성, 진짜 영성이 스스로 만들어 나갑시다 라고 다짐하는 뜻이다. 이 또한 대미를 장식하는 화룡점정이었다.

 

개인적으로는 2015년 여름 강강수월래 영성콘서트 발표시간에 이 노랫말을 인용하면서 '해주세요'를 '해냅시다', '해봅시다'라고 해야 오늘날 새 시대 영성운동의 취지에 맞다고 주장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바렘이 이루어진 것이기도 하여 즐거운 마음이다.

 

잠자는 하늘님,

즉 우리 안에 내재한 신성(또는 한민족 내면의 영성)을 불러일으키고,

그 옛날 하늘빛,

즉 태초의 하늘(또는 아시아의 황금시대)처럼

조율,

즉 재창조 한 번 해냅시다!

 

해냅시다!

 

2017. 1. 1

출처: http://cafe.daum.net/sinmunmyung/hNoN/251

 

마지막 살풀이(상) 20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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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살풀이(하) 201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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