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는 내세(來世)나 저 세상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법을 가르친다. 그는 이 세상에서 더 주의깊고 깨어있는 의식으로 사는 법을 가르친다. 그래서 아무 것도 그대의 비어있는 공간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그대 내면의 비어있음이 오염되지 않도록, 여기 이 세상에 살면서도 더럽혀지지 않도록,그대가 세상 안에 있을 수는 있지만 세상이 그대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하도록 가르친다.
저 세상을 지향하는 정신은 억압적이고 파괴적일 수 밖에 없다. 그 정신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동시에 타인을 파괴한다. 한 마디로 말하면,그것은 병든 정신이다.


붓다의 정신은 전혀 다른 향기를 지닌다. 그의 정신에는 이상도 없고 미래도 없으며 저 세상도 없다. 그 정신은 지금 여기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그 정신은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이미 모든 것이 주어졌다. 붓다의 정신은 그대가 좀더 많이 보고,좀더 많이 듣고,좀더 많이 존재할 수 있도록 더욱 더 깨어있는 것이다.


명심하라,그대는 오직 의식하는 만큼만 존재한다. 더 많이 존재하기를 원한다면 더 의식적이 되라. 의식은 존재를 가져다준다. 그리고 무의식은 존재를 앗아간다.술에 취했을 때 그대는 존재를 잃는다. 깊은 잠에 곯아 떨어졌을 때 그대는 존재를 잃는다. 그런 사실을 관찰해본 적이 없는가? 예민하게 깨어있을 때 그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갖는다. 그대는 더 중심잡히고 깊이 뿌리내린다. 주의깊게 깨어 있을 때 그대는 존재의 확고부동함을 느낀다. 그것은 거의 손으로 만져질 듯이 분명한 느낌이다. 그러나 무의식적일 때,그저 질질 끌려가듯이 살아가고 깊이 잠들어 있을 때,존재에 대한 감각은 그만큼 무뎌진다. 존재는 항상 그대가 가진 의식의 양과 비례한다.


그러므로 붓다의 메세지 전체는 의식적으로 깨어 있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이유때문이 아니라 의식을 가진 상태가 되기 위해서이다. 왜냐하면 의식은 존재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의식이 그대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의식이 창조한 그대는 지금의 그대와 너무나 다르다. 그래서 그대는 그 모습을 상상할 수도 없다. '나'가 사라진 그대,자아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그대,아무 것에도 갇히지 않는 그대....순수하게 비어있는 공간,그 무한함,한정없는 비어있음.....


이것을 붓다는 명상의 상태,올바른 명상의 경지,즉 삼마사마디(sammasamadhi)라고 부른다. 붓다는 그것을 전적으로 홀로 존재하는 경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홀로있음은 고독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라. '홀로(alone)'라는 이 아름다운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가? '홀로(alone)'는 '모두가 하나(all one)'라는 의미이다. '홀로(alone)'라는 말은 '모두(all)'와 '하나(one)'라는 두 단어로 이루어졌다. 홀로있음 안에서 그대는 우주만물과 하나가 된다.


홀로있음에는 고독과 관계된 어떤 것도 없다. 홀로있을 때 그대는 고독하지 않다. 그대는 홀로있지만 고독하지는 않다. 그대는 우주 삼라만상과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떻게 외로울 수 있겠는가? 홀로있음 안에서 그대는 다른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그들을 잊어버렸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필요없기 때문이 아니다. 그대가 그들에게 무관심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대가 그들을 그리워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과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나와 전체 사이의 모든 경계선이 사라졌다. 하나가 전체가 되고,전체가 하나가 되었다. 그러므로 이 'alone'이라는 영어단어는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붓다는 삼마사마디(sammasamadhi)는 홀로있음이라고 말한다. 우주 삼라만상과 하나가 될만큼 철저하게 홀로 존재하는 것이 올바른 명상이다. 만일 그대가 비어있다면 그대의 경계선이 사라진다. 비어있음은 아무 경계선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비어있음은 무한하다. 비어있는 공간에는 무게도 없고 색깔도 없고 이름도 없다. 어떤 형태도 없다. 그대가 비어있을 때,그대는 어떻게 자신과 다른 사람을 구분할 것인가? 그대에게는 색깔도 없고 이름도 없으며 형체도 없고 경계선도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구분지을 것인가? 비어있을 때 그대는 모든 것과 하나이다. 그대는 존재계 안으로 용해되었다. 존재계가 그대와 합쳐졌다. 그대는 더 이상 외딴 섬이 아니다. 그대는 광막한 대륙이 되었다.
붓다의 모든 메세지는 '삼마사마디(sammasamadhi)'라는 이 한 마디로 압축된다. 올바른 명상이 붓다가 전하는 메세지의 전부이다. 그런데 무엇이 올바른 명상이며, 무엇이 그른 명상인가? 만일 명상가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명상이다. 그리고 명상가가 사라진다면 그것은 올바른 명상이다. 올바른 명상은 그대에게 비어있음과 홀로있음을 가져다 준다.
(오쇼 라즈니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