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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아래글은 자연의 가르침에서 퍼온글입니다.

여기에서 나는 스승님의 제자 소연을 말하며 스승은 이삼한 성자님을 말합니다.

감사합니다.

 

1.부나에서만난사람...

지난 1990년에 내가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던 때의 일이다.

인도의 남쪽에 있는 도시,「부나」라는 곳에 도착하자 내가 모시고 있던 스승이 말했다.

"이 곳의 지식인들에게 내가 왔다는 것을 알리도록 하라."

나는 잘 알지 못하는 나라의 도시에서 생소한 사람들에게 스승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겁도 없이 여기저기 분주하게 돌아 다녔다.

부나는 인도의 교육도시로서 명망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는데 그곳에서 알게 된 것으로 부나 대학이 인도에서 철학으로 유명하다는 소문이었다.

나는 부나 대학으로 찾아가서 총장실을 노크했다. 문이 열렸을 때 내가 본 사람이 나중에 알고 보니 대학의 총장이었는데 그때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몰랐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 물었다.

"총장님은 어디 계십니까?"

그러자 내 앞에 있던 사람이 "총장은 왜 찾느냐?"고 했다.

나는 스승의 메시지를 내 보이며 말했다.

"한국에서 이러한 분이 부나에 왔는데 인도의 지식인들을 만나고 싶어한다."

그 사람은 스승의 메시지를 읽어 보더니 서슴없이 시간을 정해주면서 만나겠다고 했다.

나는 그 사람이 약속한 날, 스승과 함께 부나 대학으로 갔다. 스승과 내가 총장실에 도착하니 두 사람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는데 한 사람은 지난번에 만났던 사람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나는 지난번에 만났던 사람에게 처음 보는 다른 한 사람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분이 총장님이십니까?"

그러자 지난번에 만났던 사람이 아니라 고했다. 나는 그제서야 지난번에 처음 만났던 사람이 대학의 총장인 굽데 박사라는 것을 알았다. 다른 한 사람은 그 대학의 심리학 교수로서 상당히 알려진 교수였다.

나는 먼저 두 사람에게 한국에서 온 스승을 소개하고 나서 두 사람을 스승에게 소개하였는데, 스승은 그들에게 자신에 대해서 다시 소개를 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진실한 자입니다"

나는 스승의 말에 그들이 당황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 그래서 황급히 설명을 덧붙였다.

"이 분은 자신이 가진 시각에 대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그들은 별로 거부감 없이 스승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스승은 총장과 교수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리고 알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자신에게 질문하라고 했다.

그때 부나 대학의 총장인 굽데 박사가 말했다.

"당신은 나의 영혼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말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스승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다. 그러나 그것을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질문을 하나 하고, 네가 하는 대답을 듣고 나서 그 일에 대해서 네가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 주겠다."

총장이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을 질문하시겠습니까?"

"콩은 어디서 나느냐?"

"콩은 콩에서 나지 않습니까?"

스승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콩은 콩에서 난다. 그러나 콩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뿌리가 땅에 박혀있기 때문에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콩이 콩에서 나는 것처럼 네 영혼은 네 속에 있게 되며, 너의 영혼은 너의 활동을 통하여 만들어지게 된다. 그리고 너는 그 영혼 속에 있던 일로 인하여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굽데 박사는 스승의 대답에 매우 흡족해 하며 말했다.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일에 대해서 알려고 노력했지만 그 일을 알 수 없었습니다."

굽데 박사와 교수는 그때부터 스승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서 헤어지게 되자 굽데 박사가 스승에게 말했다.

"오늘 저희들에게 해주신 말씀들은 매우 유익했습니다. 다음에 또 부나에 오시게 되면 저를 꼭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스승은 쾌히 승낙했고, 총장과 교수는 정중하게 배웅을 했다.

2.인도에서만난사람.

지난 1989년 9월에 우리 일행은 인도의 부나에 있었다.

나는 인도 최고의 스승이자 예언자인 바스와니를 만나기 위해 그가 외국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그의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나는 바스와니에게 스승의 메시지를 전했다. 나에게서 메시지를 받아든 바스와니는 즉석에서 읽기 시작했다.

"나는 한국에서 왔다.

나는 인류의 길을 위해서 세계를 순례하고 있다.

나는 자신을 최고의 깨달음에 이른 자라고 말하며,

나는 내 과거의 생에서도 내 자신이 최고의 스승의 자리에 있었던 자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실들에 대하여 진실을 말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알고자 하는 세상 일에 대해서도 말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여행을 통하여 이곳 사람들의 앞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나는 이 일에 대해 당신들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는 바이다."

메시지를 다 읽은 바스와니는 밝은 표정으로 그 날 오후 8시에 스승을 만날 것을 약속했다.

약속시간에 맟추어서 스승과 나는 바스와니의 아쉬람(종교관)으로 찾아갔다.

응접실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었고 바스와니는 스승과 나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먼저 나의 두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나의 몸을 얼싸 안으며 포옹을 했다.

인사법이 좀 이상했지만 나는 이곳의 풍습이려니 하고 그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그는 포옹이 끝나자 다시 나의 두 손을 잡아 자신의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나는 그의 복잡한 인사가 끝난 후 바스와니에게 스승을 소개했다.

바스와니는 무척 반가운 표정으로 나에게 했듯이 스승을 포옹했는데 스승의 체구가 장대한데 비하여 그의 체구가 너무 작았기 때문에 그가 스승의 품에 푹 안긴 것 같았다.

바스와니는 주인자리에 앉지 않고 작은 의자를 하나 가져와서 스승과 나 사이에 끼어 앉았다.

모인 사람 중에는 매 연로해 보이는 사람도 있었는데 신도회 회장이라고 소개했다. 모인 사람들 모두가 바스와니 아쉬람의 주요 멤버들이었다.

인사가 끝나고 나서 바스와니는 잠깐 멈칫하다가 나를 다시 보더니 비구니냐 고 물었다.

내가 그렇다고 하자 그는 깜짝 놀라면서 "I am sorry!"를 연발했다. 좀 전에 내가 비구인줄로 알고 그렇게 인사를 했다는 것이었다.

스승과 내가 폭소를 터트리자 주위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 바스와니는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스승이 먼저 말을 했다.

"나는 인도어도 모르고 영어도 모른다."

바스와니가 답례했다.

"그런 것은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는 빨리 당신의 말을 듣고 싶다."

스승은 나에게 준비해갔던 메시지를 읽게 했다.

메시지를 읽는 동안, 바스와니는 몇 차례나 중단시켜서 그 내용을 하나하나 되풀이해서 확인하고 들었다.

바스와니가 말했다.

"나는 한국 말을 배우고 싶다. 이 분의 말을 직접 듣고 싶다. 나는 당신을 따라 가고 싶다."

나는 바스와니가 하는 말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스승에게 통역하려고 노력했다.

바스와니가 말했다.

"당신은 완성했습니까?"

"나는 영적 완성을 이루었다."

"그렇다면 그것은 완성이 아니지 않습니까?"

"당신은 무엇을 완성이라고 하는가?"

"영혼과 육체, 둘 다의 완성을 말합니다."

"영적 완성을 이룬 자는 이미 그 육체도 완성되었다고 본다."

"육체적으로 완성되었다면 당신에게는 질병이 없습니까?"

"나는 깨달음을 얻고 영적 완성을 이룬 후로는 병을 가져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아픈 것을 알지 못한다."

"지금 세상에서 당신처럼 깨달은 자가 몇이나 있습니까?"

"나 혼자 뿐이다."

"세상에는 당신처럼 깨달았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이 어디에 있는가?"

"인도에도, 티벹에도, 한국에도 있을 것입니다. 세계 각처에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신이 직접 만나 보았는가?"

"아닙니다.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으로 그들이 깨달은 자라고 말하는가?"

"당신은 왜 그들이 깨달은 자가 아니라고 말합니까?"

"세상에 깨달았다고 하는 자, 지혜로운 스승들을 모두 한 자리에 모은다 해도 나의 지혜를 능가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그들을 만나서 깨달은 자의 증거를 묻는다면 그들은 한 가지도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나에게도 물어 줄 수 있습니까?"

"고맙구나. 그렇다면 나는 당신에게 가장 쉬운 것을 묻겠다. 그래서 당신이 아는 것 중에서 묻겠다. 당신이 정말로 아는 것이 있다면 나에게 그것을 말 해 달라."

"나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이제야 너 자신을 아는구나."

"당신은 진정 깨달은 분입니다. 우리는 마음이 아직 어두워 당신이 말한 증거를 보지 못할 뿐입니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대화와 광경을 녹음기로 녹음하거나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있었다.

스승은 참석한 사람들을 모두 둘러보며 말했다.

"그대들은 소망을 가지고 있는가? 있다면 나에게 말해 달라. 그것을 얻는 길을 가르쳐 주겠다."

그러자 바스와니가 말했다.

"당신의 빛을 나에게 조금만 주십시오"

스승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너는 나에게 매우 어려운 부탁을 하는구나. 내가 너의 부탁을 들어주기 전에 먼저 한가지 물어보겠다. 너는 너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 일생을 노력하겠는가? 그리고 선의 진리를 배워 세상에 전하겠는가?"

바스와니는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대답하면서 "깨달음의 빛을 조금이나마 달라."고 사정하였다.

그는 "장소가 부적합하다면 사람들을 모두 내보내겠다."고 했다.

스승은 다시 말했다.

"내가 너에게 나의 빛을 조금 주는 일은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내가 금방 말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매우 곤란하게 된다."

"모두 꼭 지키겠습니다."

바스와니는 스승의 가슴 앞에 머리를 숙였다.

스승은 바스와니의 머리 위에 자신의 오른손 다섯 손가락을 갖다 댔다.

바스와니가 말했다.

"아무런 느낌도 없습니다."

"나의 빛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으며 보이지도 않는다. 다만 네 자신이 어려울 때 항상 너를 도와 줄 것이다."

바스와니는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스승이 바스와니에게 말했다.

"내가 너를 부르면 한국으로 올 수 있겠는가?"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너의 재산과 추종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그 모두가 귀찮습니다. 달아나고 싶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손뼉을 치며 웃었다.

스승은 바스와니에게 한번 더 다짐을 했다.

"내 말을 잊지 말아라."

스승과 나는 참석자들의 환송을 받으며 아쉬람을 나왔다.

3.태국에서만난사람.

1988년 12월 13일, 스승과 함께 나는 짧은 내 영어 실력에 의지하고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태국의 방콕행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는 밤 12시가 넘어서야 방콕공항에 도착했다. A.A House라는 값 싼 여관에 한 달 계약으로 방 2개를 빌렸다.

도착 이튿날부터 나는 사람을 찾아 나섰다. 여관 안내원에게 제일 큰 사원이 어디냐고 물으니까 '왓 파라께오'를 가르쳐 주었다. 에메랄드 사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사원의 입장료가 3,000원 정도이었다.나는 검표원에게 다가가서 나는 한국에서 온 승려인데 무료로 들어가도 되지 않겠느냐고 물었더니 냉정하게 거절당했다.

할 수 없이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는데 승려는 하나도 볼 수가 없었다. 승려들은 모두 어디 있느냐 고 물었더니 이곳은 수도처가 아니라고 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것이 아까워서 한 시간 동안을 사원의 이곳 저곳을 다니며 구경을 하는데 나는 번쩍이는 에메랄드 사원의 겉 모습에는 조금도 마음이 없었다.

17일에는 태국의 제1왕사 프라얀 성본을 찾아갔다.

나는 제1왕사에게 깨달은 스승이 태국을 방문하고 있음을 전하면서 참고적으로 한국주재 외국대사들에게 보냈던 스승의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제1왕사는 스승의 메시지를 천천히 읽어보더니 메시지를 한 부 복사해서 가져도 되겠느냐 고 말했다. 제1왕사는 12월 23일, 오후3시 30분에 스승과 만날 것을 약속했다.

약속날짜가 되자 스승과 나는 제1왕사의 집무실이 있는 왓보원으로 갔다.

제1왕사는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우리를 맞을 준비를 해 두고 있었다.

접견장소에는 서양인 승려 세 명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스승과 내가 도착하자 곧 제1왕사가 입장했다.

스승이 먼저 말했다.

"세상은 뜻으로 되어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뜻 속에서 일어나고 사라진다..."

스승의 말이 한동안 계속되고 나의 통역이 이어지는 동안 제1왕사는 조용히 경청하고 있었다.

이윽고 스승의 말이 끝나자 왕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질문을 했다.

"당신의 가르침과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같은가? 다른가?"

스승이 대답했다.

"그가 깨닫고, 나도 깨달았다면, 두 사람은 같은 것을 본다."

스승이 왕사에게 질문을 했다.

"그대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왕사가 대답했다.

"계율과 경전과 명상을 가르친다."

스승이 말했다.

"깨달은 자가 계율을 어기는 일은 너무 힘이 든다. 그러나 깨닫지 않은 자가 계율을 지키는 일 또한 어렵고 힘든다. 부처의 말씀 속에는 세상이 있으니 중생들이 그것을 보고 가르치는 일 또한 어려운 일이다. 그대들은 어떤 명상을 하는가?"

함께 참석해 있던 한 서양인 승려가 명상의 자세를 보였다.

그러자 스승이 그 자세를 보고 같이 따라 하더니 잠시 후 자세를 풀면서 말했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완전한 평화에 이를 수 없다."

스승의 말은 간단하고 명료했다.

한 서양인 승려가 질문했다.

"당신은 자신이 최고의 스승이라고 생각하는가?"

스승이 대답했다.

"그렇다. 한 시대에 눈뜬 자가 둘이 나타나는 일은 없다. 완전한 깨달음에 이른 자는 삼천 년 또는 육천 년에 한 번 세상에 출현한다."

왕사가 다시 스승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스승이 대답했다.

"나는 양심과 정의를 가르친다."

왕사는 스승의 대답을 듣더니 매우 흡족한 표정이었다.

스승이 왕사에게 질문했다.

"인간의 가르침 속에 존재하는 세상의 근본은 무엇인가?"

이번에는 왕사가 되물었다.

"당신이 아는 그 해답은 무엇인가?"

"도덕(道德)이다."

나의 통역으로 스승의 답변을 듣는 순간 왕사의 얼굴에는 실망의 표정이 스쳐갔다.

나는 왕사가 도덕에 대한 나의 통역을 윤리(moral)정도로 이해한 것으로 판단이 되어 즉시 보충하여 다시 통역했다.

"이 분의 말씀은 진리와 진실을 말한 것이다."

그러자 왕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표정이었다.

스승이 다시 말했다.

"그대는 지금 나와 함께 마주하고 있으나 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석가모니는 예언하기를, 이 시대에 진실한 자가 나타나서 세상을 구한다고 했다. 인도의 힌두교인들 역시 이 시대에 제3의 눈을 가진 자가 나타나서 그들을 구원한다고 했다. 지혜의 눈을 가진 자는 실제로 삼천 년에 한 번 또는 육천 년에 한 번 정도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아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나의 이마를 보라."

왕사는 스승의 이마를 유심히 보더니 말했다.

"내가 한 번 만져보아도 괜찮겠는가?"

그러자 스승은 쾌히 승낙했다.

왕사는 스승의 앞으로 걸어오더니 스승의 이마에 솟아 있는 지혜의 눈을 조심스럽게 만졌다.

잠시 후 왕사는 자신의 의자로 돌아가 앉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승은 다시 자신이 가진 다른 특별한 능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왕사는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의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했다. 왕사와 우리가 대화를 나눈 시간은 무려 4시간이나 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스승이 왕사에게 말했다.

"당신에게 소원이 있는가?"

그러나 왕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왕사는 접견을 마무리하는 인사를 하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나도 당신과 같이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스승이 말했다.

"당신은 들은 것을 자신의 생각에 맞추어서 가르치지만 나는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을 그대로 가르친다. 이것이 당신과 나의 차이이다."

왕사가 스승에게 말했다.

"나는 당신을 만나게 되어 참 기쁩니다."

스승과 나는 제1왕사와 헤어져서 숙소로 돌아왔다.

나는 태국의 제1왕사를 앞에 두고 당당하게 말을 하던 스승의 모습에 감동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스승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만고의 깨달음을 얻었다. 그러나 나는 중생들을 위해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스승은 깨달은 자와 중생들이 보는 것이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깨달은 자가 보는 것은 중생이 보지 못하고, 중생이 보지 못하는 것을 깨달은 자는 보게 되니 스승이 세상에 있는 일을 보고 말하면 사람들은 스승을 이상한 사람으로 보더라고 말했다. 그래서 스승은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세상사람들에게 주기가 어려웠고 또한 세상사람들은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4.캘커타에서만난사람.

1995년 10월, 스승과 함께 나는 인도의 캘커타를 방문했다.

이제는 인도여행에 많이 익숙해졌고 그 동안 인도사회의 유명한 지식인들을 상당히 알게 되어 스승과의 미팅 약속을 만드는 일에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캘커타 대학을 찾아가서 깨달은 분이 인도를 방문하여 사람들과 대화를 갖고자 한다는 사실을 전달하자, 즉시 두 사람의 교수와 오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갖게 되었다.

한 사람은 캘커타 대학의 철학과 학과장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나란다 불교 대학의 학장인 바로와 교수였다.

나는 스승과 교수들의 대화를 영어로 통역을 하면서 녹음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스승 : 나는 여러분들이 가르치고 있는, 산스크리트 어(Sanskrit language -인도의 철학, 종교, 문학 등에 세련된 언어로 사용된다.) 속에 있는 용어에 대한 의미와 뜻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용어만을 전달하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말의 뜻과 의미를 알고 나서 사람들에게 그 말을 전달하게 되면 그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밝게 하는 일이 된다. 고타마 붓다의 말이 산스크리트어로 전해지고 있는가?

교수 : 그렇습니다.

스승 : 그의 말 속에 있는 의미와 뜻은 매우 훌륭한 것들이다.

교수 : 고타마 붓다의 많은 가르침은 대부분 산스크리트 어로 책에 기록되어져 있습니다. 산스크리트 어에서 중국어로, 중국어에서 한국어로, 한국어에서 일본어로 번역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승 : 그러나 산스크리트 어로 기록되어 있는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은 글로서는 전해졌을 지 모르지만, 그 속에 있는 의미와 뜻은 오늘날 전해지지 못하고 있다.

교수 : 옳은 말입니다.

스승 : 좋은 가르침은 절대 고쳐서는 안 된다. 그런데 중국이나 한국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불교 경전의 내용들은 불교 학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들이 많고, 실제로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이 전해진 것은 매우 적다.

교수 :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스승 : 나는 그 잃어버린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을 다시 새롭게 가르치러 온 자이다. 실제적인 면에서 나의 가르침은 고타마 붓다가 가르친 내용 중에서 빠진 것들도 보완하고 있다. 나 역시 고타마 붓다처럼 인간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 인간 세계를 깨우치려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 이 만남이 여러분들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되기를 원한다.

교수 : 당신은 지금 당신의 가르침이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보다도 뛰어나다고 했는데, 당신은 어떤 것을 우리에게 말해 줄 수 있습니까?

스승 : 내가 만일 고타마 붓다 같은 사람이라면 그의 시각과 나의 시각은 똑같다.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자는 항상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을 그대로 밝힌다. 고타마 붓다는 그 때에 있는 것을 보고 그 당시의 사람들을 가르쳤고, 나는 현재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을 보고 현재의 일들을 지적하고, 있는 것을 통하여 나타나는 일들을 가르친다.

교수 : 그 가르침은 어떤 것입니까?

스승 : 나는 먼저 세상의 일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그 원인과 바탕의 일들을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일을 사람들에게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고타마 붓다가 가르쳤던 윤회의 사상이나 인과의 법에 대해서 계속 설명하고 있다. 내가 이런 말을 해서 여러분들이 어떻게 이해할 지는 모르지만 나의 가르침과 내가 가지고 있는 지혜는 어느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교수 : 일본에는 많은 종파가 있어서 각 종파마다 자기들의 방식이 있는데,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을 사람들에게 전할 때는 각각 자기들의 방식으로 가르쳐서 사람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스승 : 그것은 그들의 주장일 뿐이다. 좋은 가르침은 어떠한 경우라도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만일 저 앞에 붙어 있는 그림이 명화라면 그 명화의 칠이 퇴색되었다 하더라도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가 함부로 도색을 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나의 말과 오늘날 불교를 전하는 사람들의 말을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똑같아 보인다. 그러나 나의 말 속에는 항상 진리 속에 있는 일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종교에서 가르치는 말들을 들어보면 그들의 말 속에는 항상 인간의 생각이 섞여 있다. 알고 하는 말과 모르고 하는 말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내가 캘커타에 와서 본 것 중에서 재미있는 일을 하나 지적해 주겠다. 인도사람들에게 인도에서 가장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질문을 받은 사람 중에 대다수가 마더 테레사라고 했고, 또 그 다음에 훌륭한 사람이 누구냐고 했더니 나마크리스티나무티 아쉬람의 원장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캘커타에 와서 나의 눈에 비친 가장 불행한 자는 마더 테레사였고, 그 다음은 나마크리스티나무티 아쉬람의 원장 같았다. 이 일을 두고 말한다면 내가 본 것과 여러분들이 본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교수 : 왜 마더 테레사가 불행합니까?

스승 : 마더 테레사는 지금 인도에서 가장 비참한 사람들을 전시해 놓고 그러한 모습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우러나게 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마더 테레사는 엄청난 이익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각처에서 들어오는 기부금 이외에도 현지를 방문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내는 돈도 상당한 액수이다. 그녀가 지금까지 받은 돈은 이 캘커타 대학을 대리석으로 세우고도 남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본 그곳은 허름하고 볼품없는 건물이었다.

교수 : 마더 테레사는 노벨상을 받아서 점점 더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그녀가 노벨상을 받게 된 것은 그녀가 소속된 단체에서 그들의 선전(宣傳)을 위해서 힘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기부금이 들어오면 자기가 소속된 단체에 보냅니다. 그리고 마더 테레사는 그 불쌍하고 비참한 사람들을 부자들에게 보여주어서 부자들로 하여금 많은 헌금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녀가 그렇게 한 것은 그녀의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승 : 그것은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불행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 불행한 자를 이용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교수 : 내가 알기로는 그녀는 부자에게서 5천 달러를 받아 5백 루피(약 10달러)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스승 : 맞다. 내가 바로 그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교수 : 그녀는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을 자기가 소속한 단체에 보내어 그 단체를 선전하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스승 : 그러나 그 일은 인간의 의식을 보게 하는 하나의 본보기가 되었다. 세계 각국에는 마더 테레사가 하는 것을 보고 그러한 흉내를 내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서도 어떤 승려가 마더 테레사의 흉내를 냈는데, 그는 2년 동안에 엄청난 돈을 모았다고 한다.

교수 : 캘커타 사람들 중에 90%는 마더 테레사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세계 각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마더 테레사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스승 : 항상, 좋은 일이란 좋은 결과 속에 있는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나쁜 일을 하면서도 자기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교수 : 이 세상은 그런 사람들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마더 테레사는 인도에 살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도에 나쁜 영향을 줄 것입니다.

스승 : 그런데도 세계 각국의 위선자들은 항상 마더 테레사의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교수 : 정치가들은 마더 테레사를 숭배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당신의 계획과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스승 : 나는 여기서 인도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내일 부다가야로 가서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강연을 하거나 대중과의 만남을 시도할 것이다.

교수 : 이곳의 실정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기독교는 어린아이 때부터 기독교식으로 교육을 시켜서 기독교 인으로 만드는데, 불교는 그런 교육 시스템이 없습니다. 1947년에 인도와 방글라데시가 분리될 때 많은 불교 인들이 방글라데시에서 인도로 들어왔습니다. 불교 인들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불교를 알고 불교 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합니다. 부다가야에는 많은 큰 절이 있는데 우리는 절은 원하지 않고 학교를 원합니다.

스승 : 이 시대의 승려들이 부처의 가르침을 바르게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배우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에 나도 승려들을 원하지 않는다.

교수 : 승려들은 불교를 알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불교를 배우지도 않습니다. 그들의 가르침 속에 불교는 없습니다.

스승 : 나도 그렇게 보았다.

교수 : 그들은 경배를 하고 의식을 행하느라 불교를 배울 시간이 없습니다.

스승 : 그래서 내가 오늘의 불교는 붓다의 가르침과는 먼 곳에 있다 고 말했다.

교수 : 우리는 승려를 중요시하지 않고 절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학교를 세운다고 하셨는데 어떤 종류의 학교를 세우실 계획입니까?

스승 : 나는 인간의 삶에 필요한 것을 가르칠 것이다. 농업기술과 의학, 그리고 운명적인 일 속에 있는 생명의 실상을 가르칠 것이다. 붓다의 가르침은 환상적인 것이 아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사람들이 배워서 자신을 위해서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알린 것이다.

교수 :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시켜서 그 아이들이 커서 다른 어린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스승 : 당신들의 의견은 매우 좋다. 나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게 될 큰 일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다. 내가 세상에서 머물 수 있는 기간은 이제 20년이 채 못 된다. 나의 지혜는 세상에서 누구도 경쟁할 수 없다. 정치, 경제, 철학, 종교, 의학 등 모든 분야에서 나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나는 깨달음을 이룬 지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한국사람들에게 매우 고마운 생각을 하고 있다. 만약 그들 속에서 나의 지혜를 알아보는 자가 있었다면, 나는 한 나라에 붙잡혀 있게 되었을 것이다.

교수 : 부다가야에 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스승 : 작년에 부다가야에 갔을 때 그들은 새로운 붓다가 올 것이라고 했고 그곳에 와서 가르침을 전해 달라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교수 : 그때 부다가야의 어디에서 머물렀습니까?

스승 : 부탄절에서 머물렀고 메인템플 옆에 있는 보리수 밑에서 5일 동안 사람들과 미팅을 가졌었다.

교수 : 이번에도 부탄절로 가실 예정입니까?

스승 : 부탄절에서 1주일 정도 머물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가야와 사라나드에서도 사람들과 미팅을 갖기를 원하고 있다.

교수 : 캘커타에는 얼마 정도 머물 예정입니까?

스승 : 나는 오늘 저녁에 떠날 예정이다. 그러나 캘커타에 미팅을 주선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다시 캘커타로 돌아올 것이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질문을 받아서 그 질문 속에 있는 일들을 알리는 일을 할 것이다. 인과의 법이나 법 속에 존재하는 있는 일에 대해서 묻는다면 나는 어떤 질문에라도 아무런 준비 없이 98%까지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다. 다만 진실이 부족한 사람들은 깨달은 자와 대화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교수 :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위대한 자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모든 사람들은 자기 속에 붓다가 될 수 있는 씨앗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승 : 그렇다. 누구나 깨달음의 길을 알고 그 길을 위해 노력하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 그러나 있는 일을 알지 못한 채 노력하는 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 힘들다.

교수 :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교육시켜야 합니다. 어린이들을 가르치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스승 : 중요한 것은 어린이들이 그런 일을 배우는 것을 어른들이 막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수 : 우리는 미래의 세계가 잘 되기를 원합니다.

스승 : 나는 여러분이 미래의 세상에 주인이 될 것을 원한다. 내가 세상의 비밀을 하나 말한다면 듣겠는가?

교수 : 말하세요.

스승 : 이 세상은 하나의 공식에 의해서 존재해왔다. 인류가 끝없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변화를 통해서 있는 것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을 사라지게 하는 일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이미 이 시대는 이러한 변화기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 정확한 연대를 내가 말하면 인간의 세계나 신들의 세계에서 큰 혼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곧 세상은 중력대(重力帶)에 이상이 생기면서 이 시대 인류의 종말을 가지고 오게 된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하여 이 시대의 문명도 사라지게 된다. 예언자들도 현(現)시대가 말세(末世)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어떤 영감(靈感)에 의해서 말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 시대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교수 : 변화기는 어떻게 오게 됩니까?

스승 : 대기권과 지표면의 사이에는 중력이 있고 이 중력의 활동에 의해서 생명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변화기란 이 중력층(重力層)의 힘이 균형을 잃게 될 때 나타나게 되는 현상으로서 기상이변으로부터 지진활동과 지각변동, 그리고 엄청난 해일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 일로 인하여 한 시대의 인류가 사라지고 다시 새로운 인류가 나게 된다.

교수 : 새로운 인류가 태어난다고 했는데 우리는 그때까지 존재하게 됩니까? 만약 그렇지 않고 인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가르침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스승 : 그렇지 않다. 있는 일 속에는 새로운 인류의 길이 있고, 변화기의 활동은 세상에 새로운 인류를 있게 한다. 생명의 인자는 고도로 정화된 기운이다. 이 순수한 기운은 있던 것들의 활동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여러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여러분이 어떻게 활동해야 한다는 길을 내가 가르쳐 줄 수 있지만, 중요한 점은 진리 속에 있는 가르침을 여러분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하느냐에 따라서 그 일은 결정되는 것이다.

교수 : 우리 인도인들은 가까운 장래에 자연의 법칙에 의해서 세상이 끝나게 되는데 오직 인도만 남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인도는 많은 훌륭한 사람들에 의해서 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내세(來世)에는 인도로부터 가르침이 전해진다고 하는데 당신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스승 : 고타마 붓다가 인도에서 태어났지만 그는 실질적으로 그가 본 진리를 세상에 전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나는 인도가 변화기의 지각변동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없을 지를 알 수는 없다. 다만 인도사람 중에는 진심인지 거짓인지는 모르지만 나의 가르침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내가 여건이 된다면 사람들이 자신을 축복할 수 있는 새로운 복음을 전달하는 학교를 세우고 싶다. 만약 학교를 세우게 된다면 그곳에는 자연히 인도인들이 많이 오게 될 것이고, 결국 인도에서는 영생하는 자들과 스승들이 많이 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인도만 남게 되는 그런 일이 존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교수 : 인도의 전통으로는 인도에서 부처가 났고, 부다가야의 보리수 밑에서 부처가 깨달음을 얻고 거기에서부터 가르침을 시작했습니다. 당신도 그곳에서부터 시작하지 않겠습니까?

스승 : 인도에는 내가 거기서부터 시작해주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중요한 점은 여러분들이 나의 친구가 되어 나를 위선자와 대결하는 곳에 세워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모든 위선자를 이기고 정상에 섰을 때 세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의 구원의 약속은 거짓 속에 빠져있는 인간들의 진실을 건져주는 일이다. 유일하게 나는 그 위선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진 자이다. 나는 이 시대에 태어나면서부터 그러한 훈련을 받아왔다. 여러분은 이제 신(神)을 믿지 말고 깨달으려고 노력하라. 나는 무지 속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일깨우기 위해서 신의 세계에 존재하는 비밀까지도 언젠가는 밝힐 것이다. 세상의 주인은 인간이고, 세상은 인간의 깨달음과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힘에 의해서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 왔다.

교수 : 당신을 만나게 되어서 매우 기쁩니다. 또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우리와 장시간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들은 스승과 나를 매우 진지하고 정중하게 대접해 주었다.

5.태국에서만난사람.

10년 전인 1988년 12월 22일, 스승과 함께 태국의 방콕에 도착하였다.

다음날 나는 태국에서 으뜸 가는 대학인 출라런콘 대학을 찾아가서 대학 총장을 만나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국에서 온 승려입니다. 깨달은 스승을 모시고 진실한 사람을 찾기 위해 이곳까지 왔습니다. 방콕에 진실한 사람이 있으면 나에게 소개해 주십시오."

낯선 외국인으로부터 의외의 부탁을 받은 대학 총장은 "나는 아직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내가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그 분에게 당신을 안내하겠습니다."하고 겸손하게 말했다.

나는 총장의 지시를 받은 대학 직원의 안내를 받아서 캠퍼스 안에 있는 '담마사탄'이라고 하는 진리관으로 갔다. 그 곳에서 내가 만난 사람은 진리관의 원장인 라위 박사였다.

나는 라위 박사에게 스승에 대한 소개를 하고 진리관에서 강연을 갖고 싶다고 요청하였더니 그는 쾌히 승낙하였다.

강연 제목은 '붓다의 길'로 정했고 강연에 관한 홍보는 그들이 직접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진리관에서 강연을 하려고 하니 태국어를 통역을 할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방콕의 한국 교포회를 통해 우리말과 태국어를 통역할 사람을 급하게 수소문했는데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한 한국인이 나섰다. 그런데 그는 3시간 정도 통역하는 데 7만 원을 요구했다.

태국에서 교수의 한 달 봉급이 우리 돈으로 15∼16만 원 정도였다. 우리는 아쉽지만 통역사를 구하는 일을 포기하기로 했다. 돈도 돈이었지만 그런 정도의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스승의 말을 제대로 통역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다음날은 방콕 근교에 있는 '촐라부라탄'이라는 큰 사찰을 찾아갔다. 사무실에 들어가서 촐라부라탄의 가장 큰 스승을 만나고 싶다고 했더니 외출 중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두 번째 스승이라도 만나보겠다고 요청하여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해 나와는 의사가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내가 비구니(女僧)임을 알고는 귀찮아하는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나도 역시 그의 모습을 대하자 대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태국에서는 비구니의 지위가 매우 낮았다. 비구니는 황색 가사도 입을 수 없었다.

나는 나를 안내하던 비구(男僧)에게 부탁을 했다. "영어를 잘하는 승려에게 데려다 주세요."

그랬더니 한참을 걸어가서 큰 강당 앞에 이르러서 나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했다.

강당 안에는 200명 남짓되는 승려들이 앉아서 어떤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승려들은 창밖에 서 있는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조금 후에 강의가 끝나자 강사가 나왔다. 그는 순박한 얼굴로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나는 용건을 말했다.

나는 "스승과 함께 방콕에 왔습니다. 이 절에서 강연을 하고 싶습니다." 하고 그에게 말했다.

내 말을 들은 그는 사무실로 들어가더니 금방 강연 일정을 결정해서 나왔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방콕에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무도 없습니다."

그는 친절하게 다시 물었다. "안내원은 있습니까?"  "없습니다."

그러자 그는 두 사람의 태국인을 소개해 주었다. 한 사람은 필라이반 부인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슈파방 박사였다.

필라이반 부인의 집은 아주 크고 넓었으며 부유한 가정으로 보였다. 그녀는 출라런콘 대학을 나온 인텔리 여성으로서 출판과 관계되는 일을 하는데 영국인 남편과 살고 있었으므로 영어가 아주 유창하였다.

내가 그녀에게 출라런콘 대학의 진리관과 촐라부라탄 절에서 통역을 맡아줄 것을 부탁했더니 쾌히 승낙하였다. 비록 3중 통역이 되겠지만 한시름을 놓았다. 스승은 한국말을 하고, 나는 그것을 영어로, 필라이반 부인은 다시 태국어로 통역하는 것이다.

나는 출라런콘 대학에서 슈파방 교수도 만났다. 그녀는 나를 위해 중국음식점에서 대여섯 가지의 반찬을 사 가지고 왔는데 그녀와 나는 그것을 가지고 구내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그녀는 자기 전공 때문에나 또 불교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 한국을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었고, 불교와 명상에 관한 자신의 저서들도 있었다. 그녀는 진리관에서 있게되는 강연에 자기 친구와 함께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활달하고 거침이 없었으며, 방콕에서 상당히 이름이 알려진 여성이었다.

다음날, 출라런콘 대학의 진리관에서 강연이 있는 날이었다. 필라이반 부인이 승용차를 가지고 스승과 나를 데리러 왔다.

진리관에 도착하자 이미 그곳에는 라위 박사와 많은 대학생들이 참석해 있었다. 그런데 꼭 참석하겠다던 슈파방 박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참석자들에게 스승을 소개하고 나서 스승의 메시지를 낭독했다.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나는 인류의 길을 구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 있으며, 인간의 어두운 마음을 깨우기 위해 이곳에 왔다.

나는 영어도 태국어도 전혀 할 수 없으나, 이 사명을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오늘날 전 인류는 매우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러한 위기는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다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두려워 말라. 더 좋은 세상을 위해서 이 현상은 존재하며, 단지 세상 자체가 그렇게 되도록 되어있다.

그러므로 그대들이 세상을 구하려 한다면 그대 자신도 구할 수 있을 것이요, 그대들이 세상을 포기한다면 그대 자신도 망할 것이다.

선택은 그대들의 것이며 그대들의 결정 또한 존중될 것이다.

기적은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만일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그대들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일 뿐이다.

내가 이곳을 방문한 목적을 말하겠다. 나는 그대들의 환상적인 말과 어리석은 삶을 깨어 부수고자 한다.

나는 그대들이 사실적인 세계에서 자신을 구하기를 바란다.

그대들에게 한 가지를 묻고 싶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만일 당신이 결과를 볼 수 있다면 당신의 현재가 당신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당신은 그런 일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 당신은 현재에 있는 미래의 원인도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이런 일에 대해서 그대들을 돕고자 한다. 오늘의 이 만남은 그대들과 나를 위해 소중한 것이다.

오늘날 세상에 진실한 사람이 드문 것은 이 세상에 더 이상 진리가 흐르지 않기 때문이요, 진리가 통하지 않는 것은 사람들에게 진실이 귀하기 때문이다.

만일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그는 자신을 아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는 사람은 과거와 미래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무지한 자는 멸망할 것이요, 사실을 아는 자는 자신을 구원할 것이다. 그대들이 그 길을 얻고자 하거든 깨어나라. 그 길을 가고자 하거든 노력하라.

만일 자신이 진실을 얻고자 한다면 먼저 진리를 알아야 한다.

이제 부처의 진정한 의미를 말하겠다. 장님은 세상을 의심할 뿐, 자신의 어두움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한 세상에 어떻게 부처가 존재할 것인가?

하늘이 부처를 내는 일은 이 세상을 존재하게 하기 위함이다. 세상은 사람들이 하늘의 뜻을 알도록 부처의 길을 만든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를 얻게 되는 것이 뜻이다. 그대들이 나를 보지 못한다면 내가 어찌 그대들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부처의 길은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다.

내가 다시 하나의 사실을 들려줄 것이니, 들을 수 있다면 그대들은 세상을 얻고 영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완성시키는가? 석가부처는 자신을 완성하고 나서 사람들에게로 갔다. 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완전한 깨달음을 얻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때 그는 대답했다. '나는 수많은 세월 동안 인간의 근본을 섬겨 왔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여래의 말을 믿어야 하고, 선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물어야 하며, 그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면 부처의 길은 자신 앞에 열리게 된다.

나에게서 부처의 세계에 대해서 듣고자 한다면 그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나는 그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만 나의 경험이 아닌 석가부처의 경험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누구도 부처의 마음을 알 수 없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아는 것처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든지 부처가 되기 전에는 결코 그의 마음을 볼 수가 없다. 여래는 '해탈'이란 말을 썼다. 부처의 세계에 있는 자신을 보았다는 뜻이다.

여래가 가르친 것은 인과의 법칙이다. 그의 진실은 세상을 밝힐 수 있었다. 그는 누군가에게 진리를 말해 주어야 했으므로 한 장소에 오랫동안 머물 수 없었다.

그는 진실한 마음을 찾아서 온 나라를 떠돌아 다녔다. 부처는 장님(중생)의 세계를 알지 못하고, 중생 또한 부처의 세계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부처는 그의 말을 알아듣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여행을 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이 이 세상에 다시금 부처의 길을 존재하게 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인과의 법을 모르기 때문에 제 눈앞에 훤히 열려 있는 세상의 실상도 보지 못한다. 그들의 진실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래는 중생들에게 제발 자기 자신을 망치지 말라고 호소했다. 경전 속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도 사람의 무지에서 비롯된 죄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들이 인과법을 안다면 자신을 구하는 일이 매우 쉽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자신을 쉽게 버릴 것이다.

나는 두 가지를 가르치고 싶다. '네 자신을 섬겨라. 그리고 세상을 섬겨라.'

이 두 가지를 사람들이 배울 수 있다면 그는 영생과 극락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일은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이제부터 나의 진실을 증명해 보이겠다. 무엇이든지 나에게 질문하라. 그대들은 가장 정확한 대답을 들을 것이다.

내가 그대들을 찾아온 것처럼 내가 그대들에게 결코 타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부처의 길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존재하게 될 것이다."

 

메시지를 다 읽고 나자 라위 박사가 말했다.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승이 물었다. "당신이 알고 있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그는 사성제(四聖諦)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스승이 말했다. "당신들은 너무도 아는 것이 없어서 내가 가르치기 어렵다."

라위 박사가 물었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다고 어떻게 단정해서 말할 수 있는가?"

스승이 말했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자리에서 가장 쉬운 것 하나를 여러분에게 물어 보겠다. 질문해도 되겠는가?"

스승이 물었지만 그들은 아무도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스승이 그들에게 질문을 했다. "진리가 어디에 존재하는가?"

진리관 안은 물을 끼얹은 듯이 조용해졌다.

침묵이 답답했던지 한 여학생이 대답했다. "마음속에 있습니다."

스승이 말했다. "잘못 배운 사람은 항상 그렇게 말한다."

그때부터 스승은 삶의 의미와 삶의 길, 그리고 세상의 변화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진실을 말하였다.

강연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필라이반 부인이 말했다.

"당신들의 가르침은 훌륭합니다. 당신들은 강을 거슬러 오르고 있군요. 나는 당신들을 믿습니다."

 

다음날, 필라이반 부인은 승용차를 가지고 우리를 촐라부라탄 절에 데려다 주었다.

필라이반 부인은 비구들을 보자 엎드려서 절을 3번 했다. 불교를 국교로 하는 태국의 일면을 볼 수 있었다.

강당에는 많은 승려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백 명이 앉을 수 있는 강당인데 자리가 부족하여 문 밖에도 많은 승려들이 서 있었다.

지난번에 만났던 강사 승려가 우리를 맞이했다.

내가 강사에게 스승을 소개하자 그는 적잖이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스승이라는 분이 당연히 승려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평범해 보이는 중년 신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는 매우 난처한 기색으로 우리를 강당으로 안내했고 강사가 먼저 참석한 승려들에게 우리에 대한 설명을 했다.

잠시 후 연단에 선 스승은 강당을 꽉 메운 승려들에게 말했다.

"나는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렀다. 알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질문하라."

승려들이 질문했다.

"당신은 어떻게 깨달음을 얻었습니까?"

"수박에서 수박이 열렸을 뿐이다. 나는 전생에서 이미 깨달았던 사람이다."

"당신은 깨닫기 전까지 무엇을 했습니까?"

"나는 나의 양심과 용기를 바쳐 조국과 동포를 사랑했다."

"경전이나 기도로써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나를 따르고 배워라. 그러면 너희는 변하게 될 것이다.1년 동안 내 곁에서 내가 하는 일을 보고 나의 말을 들어라. 그러면 자신 속에 있는 생각들이 없어지고 자기가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2년이 지나면 너희는 옳고 그름에 눈뜨게 될 것이다.그리고 3년이 지나면 큰 양심과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 후에 너희들은 비로소 자신과 세상을 위하여 축복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승려들은 스승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승려들의 자세가 흐트러지기 시작하고 분위기는 진지하지 못했다.

스승이 그들을 향하여 외쳤다.
"너희들 중에 진정으로 깨닫고자 하는 소망과 용기가 있는 자가 있다면 일어서 보라."

장내에 일순 정적이 감돌았지만 한 사람의 승려도 일어나지 않았다.

불교가 국교인 나라에서 그토록 국민들로부터 대접을 받고 있는 승려들 중에서 낯선 외국인의 지적 앞에 한 사람도 자신 있게 나서는 자가 없었다는 사실은 정말 아이러니컬한 일이었다.

 

부처의 길도 모르면서 부처를 내세워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을 위해서 스승은 삶의 소중함과 깨달음의 중요성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간곡하게 당부했다.

그러나 강연에 참석했던 승려들은 더 이상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6.서울에서만난사람.


스승은 자신의 진실을 전할 곳이 없어서 날마다 절망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자 세상에서 진리를 밝히고 인간들을 깨우치는 일은 너무나 힘든 일이라고 한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승은 더 이상 무엇으로부터도 위안을 얻을 것도 없고 기대를 할 곳도 없다고 하며 서울로 가자고 했다.

1990년 5월이었다.

 

스승은 대학로의 마로니에 공원입구의 한쪽에 자리를 펴고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메시지를 크게 쓴 종이를 펴놓고 그 옆에는 불을 켠 남포등을 갖다 놓았다.

'나는 내 자신을 최고의 깨달은 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세상의 일에 대해 말할 수 있으며, 인간이 가진 문제에 대하여 대답할 수 있습니다. 나는 나의 이러한 일이 여러분의 앞날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지만 스승에게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술 취한 사람이 고함 한번 질러도 무슨 구경거리인가 해서 사람이 모여드는 법인데, 밝은 대낮에 등불을 켜놓고 몇 시간을 앉아 있어도 누구 하나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었다.

처음 말을 건 사람은 정신이상자인 30대 남자였다. 그는 처음부터 스승에게 반말을 했다.

"어이! 저리가"

그는 스승에게 마치 길거리의 강아지를 쫓듯이 손을 내저었다.

스승이 말했다.

"너는 어디에서 왔으며 왜 나를 이곳에서 가라고 하는가?"

"나는 공원관리인이다."

그가 대답을 했지만 관리인은 아니었다. 그는 계속해서 횡설수설하며 스승을 괴롭혔다.

한참 후에 어떤 사람이 질문을 했다.

"당신은 깨달은 자요?"

"그렇다." 스승이 대답하자,

"죽은 사람도 도로 살려낼 수 있소?"하고 물었다.

"나는 죽은 자의 몸을 보고 나서 대답할 수 있다."

그러자 그는 자기 옆에 있던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의 병을 고쳐 보시오."

스승이 말했다.

"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병을 고쳐주는 것이 옳은지, 고쳐주지 않는 것이 옳은지 확실히 알 수가 없다. 지금까지 나에게 찾아와서 병을 고쳐 달라고 부탁한 사람들은 많았다. 나는 그들의 고통을 동정했고, 내 공덕으로 그들의 업을 내 몸에 받아들여서 병을 낫게 해주었다. 그러나 내가 그들의 병을 대신 앓고 있을 때조차 나를 이해하거나 나에게 감사하는 사람을 보기가 힘들었다. 그런 이후로 나는 인간들의 병을 함부로 고쳐주지 않는다."

그가 다시 물었다.

"당신의 깨달음은 어디에 있소?"

스승이 대답했다.

"존재하는 것들 속에 있다."

"그 속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 보시오."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한 가지 물어본 다음에 그 일을 말해주겠다. 너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아는 것이 있으면 한가지만 이야기해 다오. 그 속에서 내가 말해주겠다."

"나는 개새끼를 안다."

"그런가, 그러나 나는 네가 어떤 개새끼를 알고 있는지 알지 못하니 아무 것도 말해줄 수가 없구나."

그러자 그는 입 속으로 무슨 말인지 중얼거리면서 떠났다. 그도 역시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한참 후에 공원관리인이 왔다. 그는 바닥에 놓인 글을 읽어보더니 "이 사람 제 PR을 하고 있구먼."하며 빈정거리고 지나갔다.

스승이 온종일을 앉아 있었지만 말이라도 건넨 사람은 겨우 서너 명에 불과했다.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스승은 탄식을 했다.

"나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사람들을 도울 수 없단 말인가?"

 

그 다음날, 스승은 어제 앉았던 자리로 다시 찾아갔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한 남자가 오더니 사정하는 투로 말했다.

"우리는 이 장소에서 몇 년째 영업을 하면서 살고 있다. 당신이 우리 옆에 앉아 있으면 공원관리인이 우리까지 쫓아낼 터이니 당신이 제발 다른 곳으로 옮겨가 주면 좋겠소."

스승은 그 말을 듣고는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가 없다고 하며 공원 밖으로 나와 큰 길가의 가로수 밑에 자리를 폈다.

그러나 거리를 지나가는 행인들은 고개를 딴 쪽으로 돌려서 외면하거나 멀찍이 피해서 지나갔다.

 

다음날은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광화문네거리의 지하도에 나가 앉았다. 그러나 그곳도 마찬가지여서 몇 시간을 앉아 있어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지만 다음날 또 광화문네거리로 나갔다. 그런데 자리를 정하고 앉자마자 건장한 청년 몇 명이 다가왔다. 그들은 스승을 둘러싸더니 일어나라고 명령조로 말했다.

스승은 그들에게 왜 자신이 일어나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여기 앉아 있으면 안돼요. 다른 곳으로 가시오."하며 더욱 억압적으로 말했다.

하는 수 없이 스승은 그들에게 쫓겨서 자리를 옮겨야 했고 다시 자리를 잡은 곳은 파고다 공원 앞이었다.

공원의 정문 옆에 자리를 깔고 메시지를 펴놓고 등불을 켜놓았다.

한 사람이 와서 다짜고짜 소리를 내질렀다.

"야, 이 미친놈아! 밝은 대낮에 왜 불을 켜놓고 앉아 있냐?"

그러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이 몇 사람 모여들었다.

스승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나는 여러분을 돕기 위해서 이곳에 나와 있습니다.

나는 자신을 최고의 깨달음에 이른 자라고 말하고 있으며, 나는 세상이 가진 문제에 대해 대답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뜻으로 인하여 모든 일을 나타나게 하고 있으며, 인간이 하나의 뜻을 받아들이느냐, 받아들이지 않느냐에 따라 세상의 일은 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바라는 모든 일은 여러분 속에 있으며, 여러분이 짓게 되는 결과는 여러분 앞에 다시 있게 됩니다.

세상의 일을 알고 자신의 일을 아는 일은 바로 자기의 밝은 앞날을 얻는 길입니다."

모여든 사람 중에서 한 사람이 질문을 했다.

"이 나라의 앞날은 어떻게 되겠소?"

"나라의 앞날은 당신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되겠소?"

"당신들은 나라가 어떻게 되기를 바라고 있소?"

"잘 되기를 원하지요."

"어떻게 되는 것이 잘 되는 거요?"

그 사람은 잠깐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서로가 믿고 의지하며 모두가 잘 사는 거지요."

스승이 말했다.

"그런 일이라면 매우 쉬운 일이오. 먼저 당신들이 양심과 정의를 배우고 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것을 가르쳐 주면 되는 것이오."

그러자 그 사람은 실망한 듯이 말했다.

"그런 것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지 않소?"

스승이 말했다.

"당신들 모두가 진정 그런 일을 알고 있다면 왜 세상의 일이 이렇게 어두우며 사람과 사람은 서로 경계하고 있는 거요? 사람들은 양심과 정의를 가르치지도 않고 배우지도 않고 있기 때문이오."

주위의 사람들은 스승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또 한 사람이 물었다.

"내 이름은 무엇이고 또 나는 무엇하는 사람인지 알아 맞추어 보시오."

스승은 그에게 물었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며 그리고 너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

그러자 그 사람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스승이 말했다. "나는 너의 이름을 들은 적이 없다. 그리고 네가 하는 일을 보지도 못했다. 그러니 내가 어찌 대답할 수 있겠는가?"

그러자 그가 말했다.

"당신은 깨달은 자가 아니다."

"너는 깨달은 자를 만난 적이 있느냐?"

"없다."

"그렇다면 너는 깨달은 자를 만난다 하더라도 몰라볼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 깨달은 자란 의식의 눈을 뜬 자를 말하는 것이며, 진실을 보고, 있는 그대로 말하며 거짓을 말하지 않는 자를 깨달은 자라고 한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신경질적으로 스승의 말을 되받으며 말했다.

"당신은 아상(我相)이 너무 크다."

"나의 어떤 점을 아상이라고 하느냐?"

"당신의 말투가 그렇소."

"그렇다면 여러분은 여러분의 마음에 거슬리는 말은 전부 아상이라고 하느냐? 콩을 콩이라고 말하는 것은 진실하기 때문이고, 아는 일을 가지고 안다고 말하는 것은 사랑이 있어서 이다. 그러므로 사실을 모르고 사실을 판단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내가 만일 아상이 있는 자라면 왜 길거리에 앉아서 만인에게 세상의 일을 밝히려고 하겠는가. 이런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니 나는 이 시대에서 가장 사랑이 큰 자이다."

 

다음날도 스승은 파고다 공원 앞에 나갔다. 종교인 한 사람이 스승에게 질문했다.

"당신은 예수를 믿습니까?"

"예수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당신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란 사실을 믿습니까?"

"나는 그런 사실을 본 적이 없다."

"당신은 성경을 읽은 적이 있습니까?"

"성경 속에 무엇이 기록되어 있나?"

"하나님의 말씀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란 어떤 것인가?"

"진리입니다."

"너는 그 진리를 아느냐?"

"나는 알지 못합니다."

"콩을 심은 곳에 콩이 났다면 그 일은 진리인가 아닌가?"

"진리입니다."

"그렇다. 있는 사실 그 자체가 진리다. 진실한 자는 날마다 진리를 말하고 살지만 진실이 없는 자는 눈앞에 진리를 두고도 그것을 말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있는 일을 알고자 하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이지만 있지도 않은 것을 알고자 하거나 아는 것처럼 말하는 일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또 다른 사람이 질문했다.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도우면 되겠습니까?"

"일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 주어라."

"당장 배가 고파서 일어날 수도 없는 처지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자 스승이 대답했다.

"누가 그토록 배가 고픈지 데리고 오너라. 내가 그 사람을 보고 나서 해야 할 일을 말해 주겠다."

 

다음날이었다.

한 사람이 스승에게 말했다.

"우리 같이 일합시다."

"무슨 일을 같이 하자는 것이냐?"

"옛날에 우리 선사도 당신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너희 선사가 어떤 사람이냐?"

"아무개 선생이요."

그 말을 듣고 스승은 빙긋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했다는 것이냐?"

"당신은 하늘에 있는 태양을 붙잡을 수 있습니까?"

"없다."

"그렇다면 당신은 우리 선사보다는 한 수 밑입니다."

"그 사람이 태양을 멈추게 한 적이 있단 말이냐?"

"우리 선사는 천지공사를 했는데 어느 날 태양을 몇 시간동안 멈추게 했습니다."

"태양이 하늘에서 멈추어 있었다면 우주의 자전이 멈추었다는 것인데 그것을 본 사람이 있나?"

"세상에 많은 사람이 봤습니다."

"그냥 많은 사람이라고 하지 말고 정확하게 말해라. 실제로 태양이 하늘에 멈추었다면 세상 사람들이 다 보았을 것이다. 천문을 담당했던 관리나 연구하던 학자나 직접 본 사람이 기록해 놓은 것이 있을 것 아니냐? 어디에 그런 기록이 있나?"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에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렵게 말하지 마라. 한국사람이 한국에서 태양을 멈추게 했다면 한국사람도 봤을 것 아니냐? 한국의 어디에 그런 기록이 있나?"

스승의 질문에 그 사람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거렸다.

스승이 말했다.

"거짓으로 말을 끼워 맞추다 보면 맞지 않는 일이 없고, 거짓으로 일을 가르치는 자는 안 되는 일이 없다. 그러나 거짓은 남을 망치고 자신을 망치는 근원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진실한 자의 가르침은 거짓을 가장 경계하라고 했다."

다른 사람이 질문했다.

"당신은 천부경의 비밀을 아시오?"

"천부경이란 무슨 책인가?"

"이 시대를 구할 비전(秘典)이오."

"너는 그것이 비전인 것을 어떻게 알았나?"

"세상에 그렇게 전해왔기 때문이오."

"그렇다면 내용을 한번 말해 보라."

"삼삼은 구요, 구구는 팔십일이라. 천부경은 팔십 한자의 글로 되어있고 그 책에는 한민족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는 예언이 들어 있소."

"내용을 그대로 읽어 보라."

그 사람은 천부경을 한문 그대로 읽었고 스승은 유심히 듣고 나서 말했다.

"나는 알 수 없는 말이구나.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러한 내용이 인간의 손에 의해서 전해졌다는 것이다. 만일 미래의 일을 아는 자라면 현재의 일도 알고 과거의 일도 알 것이니 그는 그 시대에서 가장 뛰어난 지혜인이다. 그 사람을 보면 그 글의 진실도 알게 될 터인즉 그 글을 지은이는 누구인가? 이름을 알면 나도 그 글 속에 있는 일의 진실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뛰어난 자가 나타난 곳에서는 뒤따라 많은 뛰어난 자들이 나오게 된다. 이는 좋은 땅에서 좋은 열매가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많은 인재가 그 땅에 나게 되면 그 세상은 밝은 세상이 되고 그 곳의 인간들은 번성하게 된다. 증거가 없는 말을 하는 자는 남을 기만하는 것이니 그 세상은 어둡고 혼란하게 될 것이다."

 

스승은 서울에서 머무는 동안 진실을 구하는 자를 찾기 위해서 밤낮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7.인도에서만난사람.


1989년 9월, 나는 스승과 인도에서 만난 바바 고빈다라는 요가 수행자와 함께 인도사람들이 성자라고 부르는 사이바바라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풋다푸티로 가기로 했다.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12시 30분에 출발한다는 버스가 오후 2시 30분이 되어서야 나타나더니 오후 3시가 넘어서 겨우 출발하였다.

그나마도 풋다푸티까지 바로 가는 차편이 없어서 뱅가로드라는 곳에 가서 풋다푸티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고 했다.

버스는 뱅가로드까지 11시간이 걸린다고 했으나 밤을 새워서 달린 버스는 아침 9시가 되어서야 뱅가로드에 도착할 수 있었다. 18시간이 걸린 것이다.

뱅가로드에서 갈아탄 풋다푸티행 버스는 폐차를 하고도 남을 만한 고물차였다.

인도의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 쿠션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딱딱한 의자에 세 사람이 몸을 밀착해서 앉아야 했다.

버스는 곳곳마다 정차를 했고 그때마다 거지들이 버스에 올라왔다. 버스에 오르지 못한 거지들은 밖에서 버스의 유리창을 두드렸다.

거지들 중에는 손이 뭉개진 나환자들이 많았다. 거지들은 손을 자신의 이마에 대었다가 우리 일행 앞에 내밀면서 동정을 구했다.

오후 4시가 넘어서 버스는 풋다푸티에 도착했다. 버스 정류소에서 사이바바가 있는 수도원까지 멀지 않다고 해서 우리 일행은 걸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긴 여행으로 피로한 탓에 수도원까지 가는 길은 멀기만 했다.

수도원에 도착해보니 거대한 성(城)처럼 웅장했다. 수도원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대부분 인도인들이 아닌 외국인들이었다.

나는 바바 고빈다와 함께 수도원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로 들어서는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사무실 벽에는 인상이 매우 좋지 않은 인물사진이 든 액자가 걸려 있었다.

나는 그 액자를 가리키면서 바바 고빈다에게 말했다.

"저 사람이 사이바바? 인도 최고의 성자라는 자가 저런 모습이라니."

나는 실망을 금치 못했지만 이미 그곳에 갔기 때문에 만나 보기로 했다.

사무실에서 숙박료를 물었더니 1인당 10루피라고 했다. 무척 싼 가격이었지만 우리를 대하는 사무실 직원들이 너무 오만불손해서 일반 여관에서 자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수도원 밖으로 나와서 여관에 가서 알아보니 동물우리나 다를 바 없는 방 1개에 100루피라고 했다.

우리 일행은 내키지 않았지만 다시 수도원으로 되돌아가서 여권을 맡기고 숙박료를 지불하고 또 몇 가지 수속을 더 하고 나서 겨우 방을 얻었다.

그러나 막상 지정된 방을 찾아가서 문을 열어보니 기가 막혔다. 수십 명도 더 누울 수 있는 넓은 방이었지만 아무런 시설도 없이 그냥 시멘트 바닥만 있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사무실에 물어보자 필요한 베개와 매트리스ㆍ방석 등은 돈을 내고 빌리거나 사야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매트리스 한 장을 빌리는데 120루피라고 했다.

스승은 "이런 나쁜 곳에 머물 수 없다."고 하면서 숙박료는 포기해도 좋으니 여권을 찾아서 당장 나가자고 했다.

나는 사무실에 가서 먼저 여권을 찾은 다음 숙박료를 돌려 달라고 했다.

그러자 직원들은 "여기는 수도원이지 호텔이 아니다."면서 숙박료를 환불할 수 없다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그래 좋다. 호텔보다 돈을 더 벌려고 하는 곳이 수도원이냐?"하고 대들었다. 옥신각신 끝에 숙박료 40루피를 환불받고 그 곳을 나왔다.

한참동안 숙소를 찾아 헤맨 끝에 작은 여관에 짐을 내렸다.

방에는 나무침대가 두 개 놓였을 뿐 창고나 다름없었다. 침대에 깔린 매트리스는 솜이 뜯겨 나오고 울퉁불퉁 해서 매트리스를 걷어내고 나무판자 위에 자는 것이 더 편할 것 같았다.

스승은 당장 사이바바에게 보낼 메시지를 썼다.

나는 스승의 메시지를 들고 숨돌릴 틈도 없이 다시 수도원으로 갔다.

거리에는 벌써 어스름이 깔렸다.

수도원에 들어가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사이바바가 있는 곳을 물었더니 중앙에 위치한 한 건물을 가리켰다.

나는 한달음에 건물의 출입문으로 보이는 곳까지 갔는데 문지기가 황급히 달려오면서 나에게 되돌아가라고 야단이었다.

내가 사이바바를 만나러 간다고 말하자 문지기는 내 발에 손가락질을 하면서 신발을 신고 들어왔다고 화를 내는 것이었다. 그 장소에는 40미터 앞에서부터 신발을 벗어 놓고 맨발로 걷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여자는 정문 출입마저도 하지 못한다고 했다. 나는 할 수없이 그 자리에서 신발을 벗어 들고 흰 양말만 신은 발로 되돌아서 나와야 했다.

왼쪽 편으로 다른 출입구가 있기에 들어가려고 하자 지키고 있던 두 명의 여자가 나를 들어가지 못하게 막으며 뒤쪽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건물을 돌아서자 넓은 광장이 나왔다.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여기 저기에서 2층을 향해 경배하고 있었다.

사이바바는 건물의 2층에 거주하고 있었고 그 아래층은 신전이었다.

나는 2층을 멀거니 쳐다보았다. 사이바바를 직접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신전의 출입문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나는 일단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 뒤에 섰다.

신전에 들어서자 중앙에는 죽은 사이바바가 안치되어 온통 꽃으로 덮여 있었고, 현재 살아있는 사이바바의 대형초상화가 신전 벽면에 여러 개 걸려 있었다.

사람들은 경건한 자세로 초상화를 우러러보면서 이마를 땅에 대고 경배했다. 나는 금방 밖으로 나왔다.

사이바바를 만날 수 있는 묘안을 궁리하다가 지나가는 한 남자에게 물어 보았다.

그 남자는 나에게 광장에서 다르샨이라는 의식을 하는데 그때 사이바바가 직접 사람들을 만난다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사이바바의 아침 다르샨은 6시 30분에서 7시 사이에 있다고 했다.

나는 저녁 늦게 여관으로 돌아왔다. 몸은 몹시 피곤했지만 모기들의 극성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인도의 모기는 크고 검고 무서웠다.

새벽 4시 30분에 방문을 두드리는 스승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풋다푸티의 새벽은 활기에 넘쳤다. 꽃ㆍ과일ㆍ우유 등을 파는 사람들로 북적대었다. 모든 것이 싱싱했다.

방금 짜온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나서 우유 파는 아낙에게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더니 그녀는 손을 내저으며 부끄러워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주위에 있던 꽃 파는 아낙과 과일 파는 남자도 합세해서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수도원으로 들어갔다. 광장에는 신전을 향해 경배하는 사람들의 수가 무척 많았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모여들었다.

나는 몇몇 사람들에게 어디서 왔느냐? 무엇을 원해서 여기에 왔느냐? 하고 물어 보았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르샨에 참석한 사람들은 광장 바닥에 질서 정연하게 줄을 지어 빽빽하게 앉았다. 천 여명이 넘는 군중이었다.

어디선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묘한 음악이 들려왔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경건한 자세를 취하고 사이바바를 기다렸다.

조금 후 사이바바가 2층으로부터 내려오더니 광장에 모인 군중들 사이로 순회를 했다.

나는 손에 쥐고 있는 스승의 메시지를 사이바바에게 전해야 하는 사명을 상기했지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돌아설 수 없었다. 군중들을 비집고 신전의 입구를 향해 걸었다. 나는 안으로 무조건 들어가려고 했지만 여러 사람들이 막아서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다.

여관으로 돌아오니 스승과 바바 고빈다가 기다리고 있었다.

스승이 말했다.

"결과가 어찌 되었건 우리는 사이바바를 만나러 왕복 2,500킬로미터의 이곳까지 왔었고 그 대가는 충분히 얻었다. 신의 이름을 따르고 신을 만나려고 하는 자들은 반드시 악마를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도 무서운 일을 보았다."

우리 일행은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들어갔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 인도인 남자가 가까이 와서 바바 고빈다에게 경의를 표했다.

나는 그 인도인에게 스승을 소개했다. 그러자 그는 매우 기뻐하며 스승에게도 경의를 표했다.

스승은 인도인에게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질문하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스승에게 "저는 독실한 힌두교인 입니다. 그래서 저는 채식만 하며 술도 담배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나이가 56세인데도 불구하고 이십대 청년과 다름없이 정력이 넘칩니다. 그래서 아내 외에도 다른 여인들을 보면 언제나 욕망이 솟구칩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죄의식을 느낍니다. 어쩌면 좋겠습니까?"하고 진지하게 말했다.

스승은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자신이 세상의 있는 일에 대해 옳고 그름을 알게 되면 욕망은 차츰 사라지게 된다."

그는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스승의 말뜻을 누구나 금방 알아듣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다시 인도인이 스승에게 말했다. "당신의 눈을 잠깐만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스승이 허락하자 인도인은 2-3분 동안 스승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인도인이 "당신의 머리 주위가 온통 빛으로 둘러 싸여 있습니다."라고 하며 경탄했다.

스승은 인도인이 하는 말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다시 말했다.

"여러분은 진리를 통하여 최고의 자신을 얻으려고 해야 한다. 있는 일을 통해서만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다. 인간들이 신의 이름을 통해서 자신을 이루려고 한다면 그들은 곧 악마를 만나게 될 것이고,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자기 자신의 일은 자기 스스로가 해야 한다. 신이 직접 인간의 일을 대신해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인도인은 스승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하면서 다시 만날 것을 굳게 약속하고 떠났다.

풋다푸티에서 뱅가로드로 가는 버스는 오후 2시에 있었다.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다시 한번 수도원에 가보기로 했다.

수도원의 사무실에 들어가서 직원에게 정식으로 요청했다.

"우리는 세상의 훌륭한 구루(guru)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하고 있다. 인도에 와서 사이바바의 명성을 들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사이바바와 만날 수 있게 해달라."

그러자 직원은 거칠게 대꾸했다.

"사이바바를 다른 구루들과 비교하지 말라. 그는 다른 구루들과 다르다."

나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사이바바는 사람이 아니란 말이냐?"

직원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그는 신이다."

다시 내가 물었다. "사이바바는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주는가?"

직원은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더러운 마음을 성스럽게 해주며, 헌금으로 집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 주고,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주며 세상을 위해 좋은 일들을 많이 한다."

나는 냉소를 지었다. "무엇으로 사이바바가 신이라고 말하는가?"

직원이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 볼 수 있다."

거만하고 퉁명스러운 직원은 자신이 세상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완강한 어리석음과 무지 앞에 항복을 하고 수도원을 나왔다. 그들은 정녕 사람이 되는 길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는 말과 행동을 거침없이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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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킹덤

2012.10.19
09:54:57
(*.60.247.27)

위의 여행기를 읽고 마음에 와 닿는 분이 한분이라도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스승님이 활동하시던 90년대는 저도 서울생활을 하던 때였는데

왜 그때는 인연이 닿지 않았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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