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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의 김기춘’, 양승태의 37년 사법만행 재조명
판결로 피해자 인생 망가뜨린 데 이어, 배상금마저 갈취
 
▲ 양승태는 ‘사법부의 김기춘’이라 불릴 정도로 악명이 높다. 박정희 -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수많은 간첩조작 사건, 긴급조치 사건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중형을 내렸다. 피해자들은 재심을 통해 모조리 무죄판결을 받았다.     © MBC

이명박근혜의 국정농단 못지않은 ‘사법농단’을 저지른 전 대법원장 양승태, 검찰은 최근 그를 ‘피의자’로 적시했다. 전직 대법원장이 범죄 용의자가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양승태는 법원의 김기춘으로 불릴 정도로 오랜 기간동안 법을 농단한 자라 할 수 있다. 박정희, 전두환, 김기춘, 신직수 못지않게 헌법을 짓밟았다고 할 수 있다. 그의 37년 행적이 지난 7일 MBC < 스트레이트 >를 통해 재조명됐다.

 

‘비료 가격, 버스 시간표‘ 확인했다고..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정권의 온갖 비리나 부정행위가 들통날 경우 아주 흔하게 타개하는 수단이 있었다. 바로 간첩조작 사건이다. 대표적으로 3.15 부정선거 못지않았던 6.8 부정선거(7대 총선) 규탄 여론을 덮기 위해, 중앙정보부가 터뜨린 ‘동백림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명박근혜가 불리한 상황이 터질 때마다, 무언가 ‘사건’이 일어났던 것처럼.

 

양승태는 그러한 시기에 벌어진 수많은 간첩조작 사건, 긴급조치 사건 관련해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양승태는 간첩조작에 모진 고문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중형을 내려, 정권에 적극 협조했었다.

 

< 스트레이트 > 에선 지난 1986년 제주도 오재선씨 간첩조작사건을 다뤘다. 오재선씨 등은 45일간 불법 감금된 상태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다. 양승태는 당시 오씨에게 징역 7년형을 내렸는데, 그 이유가 참 어이없다. ‘전국의 비료 가격을 확인하고, 전국 버스 시간표를 소지’한 것이 국가기밀을 조총련에 제공해 간첩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오씨는 지난 8월에야 32년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고 누명을 벗었다.

▲ 양승태는 모진 고문을 당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했고, 군사정권에 적극 협조하는 판결을 쏟아냈다.     © MBC

양승태가 내린 판결 중엔 긴급조치 관련 건도 상당부분 있다. 긴급조치 피해자 36명 재판의 배석판사였다. 당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사람들을 억압했던 긴급조치 9호. 수많은 사람들이 어이없게 고문을 당하고 법정에서 중형을 받아야했다.

 

강기종씨는 박정희 반대시위를 한 것도 아니고, 시위를 하려고 한 데 대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경찰과 중앙정보부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다. 중정에선 억지혐의를 씌웠고, 비밀재판으로 재판이 이루어졌다. 양승태는 비밀법정에 앉아서 중형을 줄줄이 선고했다. 양승태를 통해 중형을 선고받았던 이들은 훗날 재심을 신청해 모조리 무죄를 선고받았다.

 

자신이 긴급조치 판결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인지, 2015년 3월 대법원은 돌연 “긴급조치 피해자들에게 국가 배상 책임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긴급조치는 위헌이지만, 긴급조치 발령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는 황당한 궤변을 내놓았다.

 

고문+간첩누명+빚쟁이, “나랏돈 아꼈다” 황당한 자랑까지

 

이뿐만이 아니다. 양승태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받은 배상금도 다시 빼앗는 초유의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소개된 81년 < 진도 가족간첩단 조작사건 >, 당시 무자비하게 고문을 당한 일가족들은 고문 사실을 증언했음에도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최대 18년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28년만인 지난 2009년에야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후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2심 모두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으며, 대법원에서 그대로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전체 배상액의 절반 정도를 미리 지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돌연 양승태 대법원이 국가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를 3년에서 6개월로 돌연 축소해, 한 푼도 배상을 받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 양승태 대법원은 박근혜에게 ‘나랏돈을 절약했다’며 파렴치한 자화자찬을 늘어놓기도 했다.     ©MBC

어떠한 의견 수렴도 없이 저지른 만행이었다. 원고를 모으고 소송 준비하는 것 자체가 6개월로서는 택도 없는 시간이었음에도. 게다가 당시 박근혜 정권 측은 막대한 이자까지 붙여서 배상금액을 돌려달라며 역소송을 냈다.

 

간첩 누명을 씌워서 모진 고문을 당하게 만들고, 이후의 삶도 모조리 망가뜨린 것도 모자라 또 피해자들을 빚쟁이로까지 전락시킨 것이다. 사람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것이다.

 

지난 2015년 양승태와 박근혜가 독대한 자리에서 대법원은 당당하게(?) 이런 자료를 들이밀었다. “양승태 대법원이 박정희 정권에 유리하게 내린 과거사 판결로 1조원 넘게 절약했다“는 내용이다. 박근혜는 이 자리에서 대법원 판결을 칭찬하고 나랏돈 아낀 판결을 치하했다고 한다. 과거 인혁당 사건에 대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망언을 일삼았던 것과 참으로 똑같다.

 

양승태는 가장 힘없고 고통 받았던 사람들을 거래대상으로 삼아 희생시켰던 것이다.

 

“양승태 구속, 적폐청산의 첫 단추”

 

심지어 양승태 대법원은 긴급조치 피해자에게 ‘국가배상 책임 맞다’고 판결한 판사를 징계하려 했으며, 그 판결을 항소심, 대법원에서 뒤집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긴급조치 =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는 궤변을 바로잡으려고 하면, 이같이 발끈했던 것이다.

 

이런 태도를 시종일관 취해왔던 양승태가 “간첩조작이나 긴급조치 피해자들의 삶을 파괴한 데 대해, 사과할 의사가 있느냐”고 물으면, 아마도 자한당 의원 여상규처럼 “웃기고 앉아있네”라고 답할 게 분명해 보인다.

▲ 긴급조치 피해자들의 배상을 무력화시킨 걸 자랑스럽게(?) 자화자찬했던 양승태의 만행을 엿볼 수 있다.     © MBC

그러나 양승태 일당에 대한 수사는 아직 미진한 상태이다. 같은 식구인 법원의 방해가 결정적이다. 통상 압수수색영장 발부율은 90%이나 사법농단 관련 사건은 정반대로 10%에 불과하다.

 

겨우 압수수색을 허락한 곳도 양승태의 자택이 아닌 개인차량, 박병대의 자택이 아닌 현재는 사용하지도 않는 연구실일 정도로 대놓고 방해하고 있다.

 

사법부 대수술 없이는 각 분야의 어떠한 적폐도 청산할 수 없다. 아무리 못된 행위를 저질러도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거나 무죄판결을 내리면 헛수고가 되고 만다. 아무리 여론이 들끓어도 사법부가 이런 여론을 무시해버리면, 힘이 쑥 빠지고 만다.

 

양승태 일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구속은 적폐청산의 첫 단추를 꿰라는 거라고 할 수 있으며, 엔진을 장착하는 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 그리고 목소리가 필요한 것이다.  

 
기사입력시간 : 2018년 10월10일 [12:10:00]
분류 :
한민족
조회 수 :
31
등록일 :
201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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