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 : 깨달음이란 어떤 경지일까요?


스승 : 모른다.


승려 :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고 가장 소중한 법을 듣고 싶습니다만.


스승 : 듣지 마.


승려 : 미혹이란 어떤 것일까요?


스승 : 잘 들어.



승려는 가만히 귀를 세우고 대답을 기다렸다.



스승 : 그것이 미혹인 게야!


승려 : 그러면 화상은 깨닫고 있지 않습니까?


스승 : 그대로다!


승려 : 그러면 미혹이 아닙니까? 그러면 어찌해서 대오했다고들 합니까?


스승 : 나는 미혹할 때는 그저 미혹할 뿐이다.그대로이다.깨달을 때 오로지 깨닫는다.깨달음 그대로이다. 그러니 대오인 게야.


승려 : 그러면 그처럼 깨닫고 있을때와 미혹될 때의 구별을 시켜주는 것은 대체 누구입니까?


스승 : 바로 너인 게야.


승려 : 중생도 부처라 했습니다만,그럼 저는 성불한 것일까요? 아닐까요?


스승 : 자네는 어디에 있는고?


승려 : 여기 있습니다.


스승 : 그러면 듣게나.그곳의 자네는 깨달았는가? 깨닫지 못했는가?


승려 : 모르겠습니다.


스승 : 자,봐라.거기가 부처인게야.


승려 : 예? 어디입니까?


스승 : 자,봐라.거기가 미망인 게야.



   -무묘앙 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