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너머의 길

 

 

우리는 오랜 세월 다양한 삶 속에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 온, 참으로 강인하고 용기 있는 영혼들입니다.

 

영적 진보를 위한 보다 역동적인 환경을 찾아 지구로 이주해 온 이래, 우리의 삶은 한 시도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태고의 불모지를 개척하며 대자연의 온갖 도전을 헤쳐 온 길고 긴 나날들, 생존을 위해 싸우다 죽임을 당하거나 가족들과 이별해야 했던 많은 생애들, 권력과 명예와 물질적 욕망으로 인해, 혹은 사상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벌여 온 참혹한 전쟁들, 불의와 차별과 억울함 속에 좌절과 한탄의 눈물을 흘리며 지내 온 어둠의 역사들, 그러면서도 진리를 추구하고 문화를 발전시키며 영적 성숙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한 시도 잊지 않고 치열하게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 중에는 오랜 노력으로 몸과 마음과 영혼이 정화되어 빛의 차원으로 변화해 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구에서 환생해 온 수많은 삶의 정수가 모이고 여물어져 보석처럼 영롱한 빛을 발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중에는 아직도 빛과 어둠의 두 갈래 길에서 미련과 혼란이 남아 있어 전환과 도약의 고갯길을 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닫혀 있는 의식은 어두운 밤길과 같아서 모든 노고와 괴로움의 원인입니다. 감각으로 이뤄진 거짓자아는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여 성벽과 갑옷으로 무장하고 창과 방패를 들게 됩니다. 세상과 대적하고 있는 그의 성벽은 갈수록 견고해지고, 창과 방패는 나날이 세련되어 갑니다. 전쟁은 그칠 날이 없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높은 자리와 더 많은 재산을 갖기 위해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습니다.

 

그러나 의식이 잠에서 깨어나게 되면, 그것은 환한 대낮과 같아서 나도 없고, 너도 없고, 모든 것이 하나임을 알게 되니, 그때는 갑옷도 벗어 놓고, 창과 방패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게 됩니다. 자유로운 마음으로 훨훨 날아다니며 진정으로 삶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사람들은 밤길과 낮길, 두 길을 함께 갈 수는 없습니다. 깨달음을 추구하면서 부귀권세와 향락의 길을 갈 수 없으며, 하나 됨을 소망하면서 분열과 대립의 삶을 살아갈 수는 없는 것입니다. 낮길은 밤길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 들어설 수가 없으니, 그가 만약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내고 싶다면, 거짓자아의 속삭임으로부터 과감하게 등을 돌려야 할 것입니다. 육체를 지니고 있지만 감각의 유혹에 속지 않고,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허영에 물들지 않겠다고 하는 확고한 결의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나름대로 정화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인식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비록 절제된 감각과 청정한 생각 속에서 안정되고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진정한 합일에 이르기까지는 반드시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될 과제를 남겨 놓고 있습니다.

 

그것은 ‘감각과 관념’의 한계입니다. 거울 속에 비친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사물의 반영일 뿐이어서 그것은 참된 것이 아닙니다. 육체는 감각과 관념으로 이뤄진 거울과 같아서 우리는 육체에 비친 환상의 그림자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깨끗한 그림자를 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여가며 거울을 닦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거울 속의 그림자는 결코 우리를 빛으로 인도해 주지 못합니다. 그것은 오히려 실상의 빛을 가려 놓기 십상입니다. 거울 속에 살고 있는 한, 우리는 아직 꿈길로 다니고 있을 뿐입니다.

 

거울이 맑다 함은 다만 좀 더 깨끗하고 정돈된 꿈을 꾸고 있음을 의미할 뿐입니다. 더구나 거울에 먼지가 앉고 때가 끼게 되면, 그 꿈조차도 금방 흐려집니다. 끊임없이 관리하지 않으면, 거울도 그림자도 탁해지는 것은 시간 문제여서, 언제든지 나락으로 굴러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주인공은 영혼(멘탈계 너머)이지 육체가 아닙니다. 육체는 먼지와 때가 끼게 마련이지만, 영혼은 언제나 순수합니다. 흐려질 수 있는 것은 감각과 관념일 뿐, 영혼은 결코 흐려질 수가 없으니, 참 자아에 있어서는 먼지나 때 같은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거울을 닦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거울 너머에 있는 진정한 자아에 도달하여, 그것이 자신의 진짜 주인공임을 선언하고 드러내는 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전까지는 아직 어둠에서 벗어난 것이 아닙니다. 맑기는 하지만 밝아지지는 않은 상태여서 여전히 번뇌와 고통의 세계에 속해 있는 것입니다.

 

더 이상 명예와 재물을 두고 다투지는 않겠지만, 대신 이제는 누가 더 거울을 잘 닦는지를 두고 번민하게 됩니다. 누가 수행을 더 잘하고 누가 봉사를 더 잘하는지를 두고 과시하고 다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거짓자아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게 되기까지는 절대로 고삐를 놓고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고삐를 단단히 쥐고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 발 더!” “한 발 더!” 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합니다.

 

태만은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감각에 이끌리게 하여 우리를 되풀이하여 어둠의 계곡으로 굴러 떨어지게 합니다. 영적으로 아무리 고상한 탑을 쌓아 올리고 있는 중일지라도, 잠깐 방심하는 사이에 그 탑은 와르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명예나 물질, 쾌락에 속하는 것들은 사방에 널려 있어서, 한 순간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있지 않으면, 아차 하는 순간에 이미 그 포로가 되기 쉽습니다.

 

태만은 거짓자아를 불러들이는 첩경이며, 정진은 진리의 탑을 지키는 파수꾼입니다. ‘용기와 열정과 의지로’ 끝까지 진리의 길로 나아갑시다.

 

 

출처: http://cafe.daum.net/sinmunmyung/hNoN/100 (태얼랑의복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