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지금 여기에 있다

 

 

나는 신비로운 물 같은 빛에 잠겨있다.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편하다. 완전한 사랑의 포근함이 나를 감싼다. 정신을 집중하자 모든 의문이 뚜렷해지고 간단명료한 요구가 떠오른다. "내 삶을 봐야겠다" 그러자 그 즉시 선명한 그림들이 나타난다. 입체적인 영상들이 줄지어 펼쳐진다. 수백, 수천, 수만 개의 그림들이 뚜렷이 보인다. 모두 다 내 모습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겠다. 그 중 하나에 초점을 맞춰본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그림이다. 나는 꼬마다. 치마 같은 옷을 입고 샌들을 신고 있다. 바닥과 벽은 대리석으로 되어있다. 이천 년 전의 내 모습이다. 놀랍지는 않다. 그게 나라는 걸 그냥 알겠다. 오래 전에 잊혀진 사건에 대한 기억처럼 이 찰나의 순간은 휙 지나가 버린다. 초점을 바꾸어 다른 그림들을 본다. 모두 다 내 삶이다. 지상에서의 삶, 우주의 빗물질 영역에서의 삶.

이런 여러 가지 삶을 바라보고 있자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저마다의 사건, 저마다의 삶이 다 필수적인 과정이었다. 저마다 나름대로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조각 그림 맞추기처럼 그림들이 저마다의 자리를 잡으며 하나의 온전한 그림을 이룬다. 오늘날의 나를 이루는데 이 모든 그림, 모든 체험이 저마다의 역할을 한 것이다.

문득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이 그림들이 지니고 있는 심오한 의미와 지혜에 마음이 숙연해 진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승리와 패배, 수많은 내 결점과 약간의 장점, 나는 지금 수천 년에 걸쳐 이루어진 나의 진화를 보고있는 것이다. 각각의 삶은 하나의 단계였다. 성장 체험이었다. 바로 앞의 삶을 바탕으로 한 걸음 더 발전한 삶이었다. 

고난과 역경의 필요성을 이해하니, 뛸 듯이 기쁘다. 모든 고난이 다 내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깨달음의 계기였다. 그 놀라운 지혜를 알겠다. 나는 학생이자 교사이고, 내 삶의 작가이자 감독이고 배우다. 내면의 깨달음이 나를 사로잡는다. 뭔가를 완벽하게 알고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이론과 추측은 아무 의미도 없다. 이제야 진리를 알겠다. 물질 삶은 영혼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혹독한 수련장이라는 것을-.

나는 무아경에 빠져 눈앞에 펼쳐지는 내 삶을 바라본다. 수많은 체험이 오늘날 나를 이루었다.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영원한 존재이기에, 시간은 아무 의미도 없다. 나는 영혼이기에, 순수한 의식이기에, 변화를 추적하기 위한 시간 같은 인위적인 장치는 필요치 않다. 나는 영혼이기에 늙지도 퇴화하지도 않는다. 

모든 것이 너무나 간결하고 명백하다. 체험이 지혜를 만드는 것이다. 시간은 아무 상관없다.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는 모든 체험에 대한 영원한 기록이 저장되어있다. 모든 사건, 모든 순간이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내 삶의 그림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물질적인 사건들이 전체의 아주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나는 서로 수많은 형체 속에 살았다. 수많은 세계에서 살았다. 그 목적을 깨닫자 나는 깊이 공감한다. 물질과 비물질 영역을 포함한 우주 전체가 영혼을 발전시키기 위한 수련장인 것이다. 수련장안의 수련장, 차원 안의 차원이 똑똑히 보인다. 모두다 상호작용 하는 학습환경이다. 우주의 모든 에너지 차원이 저마다 특정 목적을 가지고 있다. 저마다 성장과 진화를 위한 고난과 기회를 만들어준다. 

모든 것이 바로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 모든 것이 너무나 간단명료하다. 처음으로 모든 것이 명백하다. 우리의 모든 것과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이미 여기 있다. 나는 우리가 자신을 우리의 근원에서 분리시켰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는다. 우리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진정한 현실은 항상 여기 있는데, 우리가 눈을 뜨고 보기를 끈기 있게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는 언젠가는 없어질 물질적 형체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이다. 사랑의 감정이, 모든 것에 대한 깊은 애정이 나를 사로잡는다. 나는 우리 모두가 살아있는 빛의 바다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우리가 따로따로 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건 물질적 형체라는 밀도의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내 정신과 능력도 또 하나의 임시 표현에 지나지 않음을 이제 알겠다. 모든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 우리는 생각을 초월하고, 시간을 초월하고, 단순한 인과관계를 초월해 존재하는 것이다.

 

"유체이탈, 영적세계로의 여행"/윌리엄 볼먼(아름드리미디어)

 

 

한민족의 맥과 영성 이야기

http://cafe.daum.net/sinmunmyung/plNr/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