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인 듯 친노아닌 친노같은 너 |
친노인 듯 친노아닌 친노같은 너 (WWW.SURPRISE.OR.KR / 신상철 / 2015-05-13)
친노(親盧).. 단어 그 자체를 놓고 보자면 ‘노무현과 친하다’는 뜻인데, 인터넷에 어느 분께서 친노(親盧)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요약해 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일견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만, 그러한 분류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용어는 ‘친노’로부터 비롯하여 ‘친노세력’, ‘친노패권주의’ 심지어 ‘친노종북’에 이르기까지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민주세력 내에서도 친노(親盧)를 ‘정치세력’으로 한정하고 그 반대편에 선 세력을 ‘비노(非盧)’라 구분하여 비판의 수위를 높이며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친노(親盧)의 정의
저는 진정한 의미의 친노(親盧)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싶습니다.
이 말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이 정치인을 포함하여 어느 누구든 친노(親盧)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자 잣대가 될 수 있다면 각각의 표현이 갖는 의미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노무현의 정치철학의 핵심은 무엇인가?
노무현 정치철학의 핵심은 ‘사즉생(死卽生)의 정치’입니다. 대의를 위해 소의를 버릴 줄 아는 것입니다. 큰 뜻을 위해 나를 버릴 줄 아는 용기입니다. 커다란 목표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 노무현 정신은 무엇인가?
불굴의 정신입니다. 3당 합당을 거부하며 손을 치켜들었던 바로 그 정신입니다. 문제에 맞닥뜨려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것입니다. 부당하고 부정한 것에 대해 끝까지 저항하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바닥에 내려 놓을 줄 아는 겸손입니다.
셋째, 뜻을 같이하며 실천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단순히 노무현의 정치철학과 정신에 동의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어느 곳에 있든 그것을 스스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어두운 곳이든 낮은 곳이든 묵묵히 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권력을 잡아야 노무현의 정치철학과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정치세력 중심에 있어야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패악한 정치세력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라면 자신은 밀알이 될 수 있음을 흔쾌히 보여줄 줄 아는 용기가 진정한 노무현의 정치철학이요 정신입니다.
‘친노(親盧)’라는 말은 있어도 ‘친김(親金)’ 혹은 ‘친중(親中)’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친노(親盧)’라는 용어가 다양한 이유와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친노(親盧)’를 이해한다면, ‘親노무현은 親김대중’일 수밖에 없다고 저는 단언합니다.
노무현의 정치철학과 정신은 그대로 김대중의 정치철학과 정신을 잇고 있습니다. ‘깨어있는 사람들의 조직된 힘’은 ‘행동하는 양심’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제가 정의하는 친노(親盧)의 의미, <노무현의 정치철학과 정신을 계승하고 이 땅에 ‘사람사는세상’을 구현하는 데에 뜻을 같이하며 실천하는 사람들>에 동의하는 분이라면 100% 김대중의 정치철학과 정신을 계승하고 실천하는 데에 동의하실 분들입니다.
따라서 친노(親盧)라는 용어가 부정적인 시각에서 다루어지는 것 자체가 민주진영 모두에게 결코 득이 되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한나라와 새누리 부류들이 싸잡아서 비난하기에 퍽이나 좋은 환경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친노(親盧)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현실에 그 근본적인 책임 역시 어느 누구에게 전가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 분들에게 '칭노(稱盧)'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노무현을 참칭하는 사람들입니다. 노무현의 정치철학과 정신을 잇는다는 명분을 앞세우지만 스스로 밀알이 되어야 할 시기에 그것을 거부하고 무모하게 정치권력에 집착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결과는 자멸이요, 분열이요, 패망 뿐인데 그것을 들여다 보지 못하고 소리(小利)와 소욕(小欲)을 추구하며 권력의 탐욕에 빠진 자들입니다.
문재인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실패한 것으로 그에게 주어진 소명이 끝난 분입니다.
2012 대선 실패이후 그에게 주어진 사명은 새로운 리더십이 민주진영을 이끌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고 조용한 곳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밀알의 역할을 찾아 그와 함께 걸었던 사람들과 낮은 곳으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노무현의 정치철학과 정신을 잇고 실천하는 길이었습니다.
패악한 정권의 무도한 짓들이 반복될 때, 그는 그가 가진 뱃지마저도 가장 소중한 순간에 던져 버림으로써 대의가 무엇인지 세상에 알릴 여러차례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의 정치철학과 정신을 잇는 지도자라면 당연히 했어야 할 그 절체절명의 순간들을 놓침으로써 그는 민주진영의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노무현의 정치철학과 정신마저 길바닥에 떨어져 밟히는 지경에 이르도록 만들고 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늦었지만 문 대표는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4.29보선 패배의 책임을지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더 이상 노무현의 정치철학과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결단하라는 요구입니다.
신상철
덧글 : 저는 현재의 민주진영이 어느 누구가 리더가 되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하거나, 그러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더 망가지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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