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괜찮은 마음의 글이 있어 올립니다.
자신의 처지를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건 어떨까요. 그리고
자신에게 보내는 따뜻한 사랑의 시선도 잊지마세요.....

<어느 아내의 고백>

빗소리가 정답게 천장을 두드리는 소리가 적막을 깨뜨리는 밤입니다. 간헐적으로 들리던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뚜벅거리던 발자국소리들도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이렇게 고독한 느낌이 들어본지도 오래 전 인 듯 싶습니다.
그건 늘 당신이 내곁에 있었기 때문에 미처 외로움따위를 느낄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겠지요.
겨우 미국출장 떠난 지 이틀 밖에 되지 않건만, 왜이리도 당신이 그리울까요?
당신과 만나면서 일주일이상 떨어져 있어본적 없는 나이기에, 3주라는 시간은 참으로 길게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곁에 있을 땐 매일 투정만 부리고 바가지만 긁던 못난 아내였는데... ..
이제서야 뒤늦게 철이 드나봅니다.
결혼 육년간, 아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팔년간 참 많이 다투었지요.
헤어짐의 고비도 몇 번 있었고, 더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왔던 것 같아요.
결혼이란 결정을 어찌 그리 가볍게 했었던가 후회하던 날도 많았답니다. 그렇지만 사랑스런 아이들을 낳고 기르면서 그 후회를 기쁨으로 만들어가자고 다짐하였지요.
그런 것 같아요. 한올한올 짜여가는 뜨개질 같은 게 결혼이 아닐까 싶네요. 차근차근 한 땀씩 만들어가고, 잠시라도 한눈팔면 올이 잘못되고, 그 잘못된 올을 풀어 다시 만드는 이치와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곁에 없으니까 당신에게 잘못했던 일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가장 당신을 많이 괴롭혔던 건 시댁 문제였지요. 특히 종갓집 맏며느리라는 중압감이나를 늘 짓눌렀습니다.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와 같이 결혼과 동시에 나를 얽어 메는 족쇄라는 생각에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열 번의 제사를 지내야 하고 엄하신 시부모님 눈치를 봐야 하고, 집안 대소사를 챙겨야 하는 그 자리가 버거워 당신에게 늘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바빴었지요.
당신이 안쓰러워하며 위로해주어야만 나는 마음을 다잡았지요. 당신의 말 한마디가 정말 고마우면서도 오히려 퉁명스럽게 대하기 일쑤였습니다.
오히려 더 큰짐은 당신이 지고 있었는데, 나는 내 생채기만 까발리기에 바빴지요.
두 번의 승진 누락과 때 마침 들이닥친 IMF의 찬 서릿발, 그리고 구조조정까지... ... 힘든 내색 하지 않는 당신을 홀로 그 무거운 짐을 이끌고 언덕빼기를 넘어가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 당신에게 나는 뒤에서 밀어주지는 못하고, 또하나의 짐을 어깨에 실어두고 있었던 거지요.
지난 달이었던가요.
회식자리에서 술이 거나하게 취해서 돌아온 당신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쉴 자리가 없어"
그 말이 얼마나 가슴을 아리게 했었는지 모릅니다.
내게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당신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고 있다는 걸 깨달았답니다. 아내로써 내가 커다란 잘못을 했구나 싶어 밤새 뜬눈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답니다.
이제 나는 당신이 무얼 해도 돌아와 쉴 수 있는 그런 존재이고 싶습니다.
무뚝뚝한 성격 때문에 사랑표현에도 인색한 나였지만, 오늘은 용기를 내어 봅니다.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어느새 빗소리마저 끊어져버렸네요.
내일을 환한 햇살이 물기젖은 대지위로 쏟아져 내리겠지요. 물기가 사라지면 더욱더 땅은 단단해 지듯 우리의 사랑도 그러하리라 믿어봅니다.
건강히 잘 지내다가 돌아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