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여행을 시작할 시기의 일기와 수필 몇 편



    1966년 ~ 1970년 사이의 일기    


1966년 (고 1)

1.1.  :  ....  하나님- 아버지 저의 오늘 하루의 실수를 모두 용서하옵시고 오늘부터  
          맞은 1966년도 새해를 주님 뜻 가운데서 살게 하여 주십시오.

2.2.  :  ....  왜 인간들은 장단長短을 모두 가져야 하나?  왜 장점만을 가지지 못할까?    왜 인간은 사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할 때 하나님이 원망스러워진다.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하나님이 너무하시는 걸까?  아니겠지, 내가 부족한 탓이리라.

4.13.  :  ....  도무지 인생이란 것이 허무한 것 같았고, 하나님의 존재가 희미해지는 것 같음을 느꼈다.  아! 하나님!  정말로 하나님은 계신가요?

7.31.  :  아! 주여 제가 짧은 생애이나마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도록 이끌어 주시고 갈 길을  밝히십시오 ...

      
1967년 (고 2)

2.12.  :  나는 국가를 위해서나, 민족을 위해서나, 세계 인류를 위해서나 최대한의 필요성을 가지게 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3.26.  :  .... 적어도 나는 앞으로 나 자신의 안일만을 위해 살아서는 안 된다. 나는 내 능력 한도 내에서 공공을 위하여 희생 봉사하는 생활을 하여야 할 것이다.

2.18.  :  ....  나는 벌거벗은 인간이 되리라. 아무도 그 어느 누구도 벌거벗지 않으려 한다 해도 나만은 벌거벗으리라. 그리고 보여주리라. 나의 모든 것을.  나는 비밀 없는 인간이 되고 싶다.  .....

4.14.  :  모든 것은 피와 땀의 결과이다.  인간의 아름다움은 일의 완성에 있는 것이 아니고, 완성을 향한 노력에 있는 것이다.  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7.30.  :  ....  그래 이제는 나 자신에게만 모든 것을 의지한다.  누구의 간섭도 불허하고  모든 것을 나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극복하겠다.  나를 위해 줄 사람은 나 자신 밖에 없는 것이다.  남을 도와준다는 것은 나를 완성시킨 후에 하여야 할 것이다.  ....

8.15.  :  최선을 다한 후에 쓰러지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그것은 파괴일 뿐이며 파괴는  더욱 더 큰 승리를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다.

11.16.  :  인생이란 무엇인가?  ....  나는 무엇을 위하여 살라는 말인가?!  내가 지금까지  배워온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장장 12년에 걸쳐 배워온 모든 것이 이렇듯 쓸모 없는 것이었나?!  우리 교회의 교육은 이렇게도 형식적인 것이었단 말인가?!  우리 사회의 교육은 이렇게도 무가치한 성질의 것인가?
           아!  지금의 나는 망망대해茫茫大海의 길 잃은 조각배보다도 외롭고 갈 길 모르는 존재이다.  이 지금의 나에게 멀리 등대로 나타날 목표는 무엇인가?  무엇이 나를 이 절망 가운데서 건져낼 것인가 말이다.  하루 속히 이것을 발견해야만  한다.  ....
           현명한 인간은 인간의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안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것을 알고 싶은 것이다.


1968년 (고 3)

1.8.  :  ....  내가 노력해야 할 이유는 단지 나 자신을 완성하고 내가 현존現存하는 사회, 민족 인류를 위하여 그들의 삶의 목표를 찾아주고, 그들을 좀 더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른 인간으로서 좀 더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 위함이다.

1.14.  :  ....  지금의 내게 있어서 인생이란 문제는 너무도 거대하다.  아마도 지금 내가  취할 수 있는  아니 언제나 취해야 할 태도는 모든 일에 성실하는 것이다.

2.21.  :  ....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이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즉 나는 하나의 인간으로 존재하고 있고, 또 그렇기에 살아야만 된다는 분명한 사실 말이다.  이 사실을 분명히 느끼고 나의 앞길을 밝히 보지 않으면 안된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  부디 정신이 이상해지진 않게 해 주십시오.  분명코  제 자신만은 진실된 제 자신만은 떠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

3.1.  :  ....  나는 내게 가로막힌 아주 작은 장애물을 넘지 못하고 내가 왜 이것을 넘어야  하나 하고 생각하며 그것을 피하려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
        아무튼 아무튼 복잡하다.  우선 나 자신을 알고 봐야겠다.  정말 나는 나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무능력한 인간이구나.  

3.16.  :  ....  나는 내가 왜 존재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인지?!  우리의 인생, 생활이란 것이 모두 단순하고 맹목적이라는 생각 밖에 없다.  죽음이란 것이 그리 먼 거리에서 느껴지지는 않는다.  살아야겠다는 살아야만 한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다는 말이다.  그저 죽지 않았으니까 살고 있다는 그 정도다.  ....

3.18.  :  끊임없는 내적 싸움에서 순간순간에 계속 승리를 얻어 나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
          무엇을 위하여 나는 사는가?  나에겐 아무런 목적도 없다.  어떻게 이런 상태로 생활할 수 있단 말인가?

5.18.  :  나는 도무지 산다는 것이 무엇인줄 모르겠다.  즐겁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무의미한 삶이다.  도무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지?!
    

1969년

1.5.  :  인간의 교육을 위하여 대학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란 지구상의 생물, 두뇌가 발달한 생물일 뿐이다.  지구 그리고 태양계, 그리고 수많은 별들은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신비이다.  인간은 그 무한한.. 영원한 신비 가운데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60여년을 사는 아무런 의미도 갖고 있지 않은 思考하는 동물일 뿐이다.

1.18.  :  나는 인생의 목적 그것을 찾으려 했다.  인간의 생명은 무엇을 뜻하며, 나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즉 나는 인간과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1.20.  :  우습다. 나 스스로를 비웃고 싶어지는지도 모른다.  나는 우스운 사람이다.  어쩌면 쓸 곳 없는 존재일런지도 모른다.   그렇다!  기껏 나빠 봐야 자신을 자기가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일 뿐이다.  ....
          나는 스스로 생각한다.  나는 특수하다고.  내가 남과 다른 것은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 보아선 안되겠고, 단지 남의 것과 나의 것을 비교해야 할 뿐이다.
          복잡하다. 복잡하다. 너무 복잡하다.  언젠가 지금의 내 심리상태를 평가하고 반성할 수 있는 때가 있겠지.  그때까지 나는 결코 쓰러져서는 안된다.  나는 기필코 승리할 것이다.  ....  우선 나 스스로에 승리를 거두고, 다음에는 모든 사회에 대하여 승리를 쟁취하여야 하겠다.

2.2.  :  요사이 나는 자주 생각한다.  왜 이렇게 실없는 인간이 되었는가고.  그러나 나는 왜 그러한 함정-- 암흑 가운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무엇이 나를 얽어매고 있는가?  그만두자 원인이야 무엇이든 나는 새롭게 일어서지 않으면 안된다.  어떠한 역경도 나를 쓰러뜨릴 수 는 없다.  ....  
         나는 나 홀로 있고 싶다.  나는 사회에 동화 하려고는 않는다.  나는 사회를 내가 뜻하는 데로 이끌어 가려고 한다.  나는 우선 나 스스로를 다스리지 않으면 안된다.  모든 것을 떠나 홀로 모든 것을 맞고 싶다.  

2.6.  :  나는 깨끗하고 밝게 나의 미래를 계획했다.  그러나 모두들 반대한다.  심지어는  돌았다고 한다.  왜 내가 돌았나?  우습다 못해 눈물이 날 지경이다.  모든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로 가려 한다고 해서 돌았어?  우습다. 눈물이 날 지경으로.  모든 인간이 가는 길. 그것이 절대적 진리의 길은 아니다.  모든 길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 진다.

2.24.  :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는 대단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이제 안정을 찾기 위해 한번의 격동기를 맞을 때에 그것을 나의 손에 의해 안정시킬 수 있게끔 조용히 묵묵히 그 준비 만에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2.29.  :  나는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그들은 그들 자신이 살고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  그들은 모든 사회구조는 인간의 손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그들은 그러한 것을 깨닫고 새로운 환경을 개척하는 인간의 뒤를 따를 뿐이다.  나는 결코 초조해서는 안 된다.  표면적으로는 2년을 뒤져 있으나, 그것은 받아들이기에 달린 것이다.  
          그들은 2년을 앞선 줄로 생각하겠으나, 실제적으로 수 십 년이나.. 아니 결코 만회하지 못할만한 거리를 뒤져 있는지도 모른다.  

3.1.  :    .... 나는 내가 스스로 선택한 길을 간다.  나는 나 자신 스스로 권태를 느끼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걷는 길에 만족한다.  나는 나를 비웃는 인간이 많을수록 더욱  용기가 솟을 것이다. ....  
          나는 약해졌는가?  모든 것을 가장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이에게 묻고 싶다.  나는 약해졌는가고?!

3.6.  :   나는 괴롭다.  내가 무엇을 해야 되는가를 아직 찾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목적과 삶의 의의를 찾게 된다면,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한 인간이 될 것이다.

3.18.  :  인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건방진 물음이다.  인간은 본능에 의해 사는 천한 동물의 일종이다.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일시적인 것뿐이다.  나는 너무나 약해졌다.  

3.19.  :  근래 며칠동안의 나는 너무나 어리석었다.  나는 목숨을 걸고 투쟁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내 심신의 안락을 구치 않는다.  

6.29.  :  나는 최근에 비로소 실제적인 감각으로서 내가 향하는 목표에 이르는 길이 얼마 만큼 험난한 것인지 느끼기 시작하는 것 같다.  그것은 좋은 현상이다.  이상은 이상 자체로 존재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것은 현실화됨으로써 더욱 귀한 것이 될 것이다.

7.13.  :  ....  이러한 문제에 있어선 신에게 간청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구나.  신이여!  저는 아무것도 신에게 청하고 싶지 않을 만큼 거만한지 모릅니다.  그러나 신이여 당신이 존재하고 계신다면 들어주시기를 바라고 싶군요.  

8.9.  :   인간은 어느 한 가지 일에 전념함으로서 성공할 수 있다.  일생 일을 할 수 있는 약 30여 년 간 오직 한 가지 목적을 정하고 그 일에 집착할 때만이 모든 인간은 뜻을 이룰 수 있다.




    1969년 ~ 1970년 시기에 쓴 수필


    1969년


    우리가 사는 것 그것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다.  [6.27.]


우리가 사는 것  그것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다.  정말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정말로 너무나 허무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명확한 진리가 아닌가?  그것도 너무나 중요한 사실이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것! 그것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다.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존재인 것이 참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인 것이다.  그렇다 지금 나는 내 의지에 의해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살고자 하기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니 하긴 죽고자 하지 않기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즉 내가 아무리 살고자 하여도  나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존재라는 것 --나의 생명은 최소한도 나 자신의 것일 수는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 즉 나의 생명은 나와 그 어느 누구의 것이거나, 아니면 전혀 내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의지는 인간의 최대 가치이다.  [7.28.]


삶과 죽음에 대하여는 오직 믿음만이 해결의 열쇠이다.  그러므로 이제 나는 다른 문제점을 정복해야 하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투쟁하는 의지다.  그 불굴의 의지가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  그것을 가지지 못할 때 우리는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의지, 굴복하지 않고 전진하는 의지,  그 불굴의 의지가 있을 때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세계가 전개될 것이다.
그 불요불굴의 의지는 인간의 최대 가치다.  그것이 완전히 실현되지 않는 한, 죽음이 항상 삶의 가치를 앞서 있는 것이다.  결코 한번이라도 굴복하느니 차라리 죽어버려야만 한다.  죽자 죽자!  아니면 모든 것을 정복하자.
이 세상에는 두가지 종류의 인간이 있다.  하니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인간이요.  다른 하나는 가능을 불가능으로 만드는 인간이다.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살까?  [8월]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살까?  그것을 알고 싶다는 말이다.
내가 있고 인간의 사회가 있다.  지금 내가 알 수 있는 전부는 오직 그 것 뿐이다.  그러나 나는 사라질 것이다.  지금 갖고 있는 생각도 육체도 모두 사라질 것이다.  한갓 왔다 가는 일장춘몽과 같은 생활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직접적이고 중요한 것은 살고 있다는 것이다.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지!  전혀 알지 못하면서 살아야 하는 인생.  만일 그것이 전부라면 우리는 사는 것이 아니다.  만약 시작도 끝도, 자신의 의미도 인생의 의미도 알 수 없는 것이라면,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이성은 하나의 병이요 고통일 뿐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인간일 뿐이다.  나는 신이 아니다.  [8월]


결국 나는 하나의 인간일 뿐인가?  강아지가 아무리 애써 봐야 그는 강아지일 뿐 결코 새나 인간이 되지 못하듯이, 나는 아무리 애써 봐야 바로 그 인간일 뿐 결코 신이 되지 못한단 말인가?  할 수 없다. 나는 인간일 뿐이다.  단지 나는 가장 가치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인가 보다.  나는 인간이다. 인간일 뿐이다.  나는 신이 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역시 인간일 뿐이다.  그럼 이제 나는 신이 되려고 노력해서는 안되겠구나.  
나는 인간이다. 그 밖의 아무것도 아니다.
수 억 만리 먼 곳을 날아도, 수억 만리 땅을 뚫고 나간다 해도, 울어 봐도 웃어 봐도 뛰어 보아도 기어 보아도, 앉아도 서도 나는 인간일 뿐이다.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우선 나는 신이 되지 않아야 하겠다.  내가 신이 되려 한다면, 그것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을 꿈이기 때문에 나는 완전히 패배하는 인간이 된다.  그러나 신에 가까운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충분히 보람 있는 일이다.
나는 오직 가장 가치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왜 나는 죽는가?를 따지기 보다는 인간인 이상 나는 죽어야 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인간인 나로서 해결 할 수 있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나는 무엇보다도 하나의 인간인 나 자신을 위하여, 우선 인간이 어떠한 존재인가를 여러모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하겠다.
나는 인간 이상의 혹은 인간 이하의 존재가 될 수 없다.  아무리 발버둥 치고 뛰어보아도 역시 나는 인간일 뿐이다.
나는 인간이다.  그 밖의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산다.  앞으로도 죽기까지 살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생활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나는 무엇을 위하여 살아야 할까?



    인간은 지구상의 지능이 뛰어난 동물의 하나이다.  [11월]


인간은 일종의 생물. 인간은 영원히 살지 못한다.  기껏 살아야 100년 내외. 인간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하지 못한다.   아주 조그마한 것이라도 오랜 동안의 계속적인 노력에 의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 물론 그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것들은 극히 한정된 것이다.
인간들은 스스로 자신을 마치 우주의 중심인물처럼 착각하기를 잘한다.  인간은 단지 지상의 모든 생물보다는 뛰어난 지혜를 가진 하나의 생물일 뿐이다.  다른 모든 동물과 마찬가지로 번식하며  자신의, 가족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기꺼이 제거한다.  오직 두뇌가 발달됐을 뿐  그들의 주위에 위험이 닥아오면 그것을 제거하기 위하여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오직 그들에게 안전이 보장될 때만 양순해 질 수 있고, 나아가서 그들의 힘이 타 생물-인간에 비해 월등하다고 판단되면 그것으로 타인의 재산, 나아가 생명까지도 강탈해 버리는 것이다.  적이 조그마한 틈만 보여도 돌연 험악한 표정을 짓는 인간사회 그리고 국가들..  이것이 인간 역사를 지배해 왔다.

너무나 경솔하고 무가치한 인간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알지 못하는 인간들!
혹 자신의 무능을 모르기에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나, 그것으로 암흑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게다!



    인간이 알 수 있는 것  [11.5.]


나는 하나의 인간이다.  지상에 인간이 모여 이룬 하나의 사회가 있다.  나는 한 인간으로서 이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고 있다.  인간은 수 십 만 년 전부터 이 지상에 살아왔다.  생물학자들은 인간의 기원을 우연한 것으로, 자연발생적인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이론일 뿐 결코 명확한 진리일 수는 없다.  또한 기독교인들은 창조주에 의한 피동적인 기원을 주장한다.  그러나 역시 다른 모든 종교와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사실이 아니라 어떤 가정(假定)을 세우고 그것을 믿으므로 만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일 것이다.
한마디로 인간이 알 수 있는 것은 너무나도 극소 부분의 자연 현상 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한 인간이 자신의 가치와 위치를 이해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나는 무한한 우주 속의 유한한 생물  [11.25.]


나는 무엇인가?  무한한 우주 속의 유한한 생물.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생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생물.  발전하고 스스로 개선할 줄 안다.  그러나 나는 오직 지구란 하나의 혹성 위에 살고 있는 하나의 생물.  왔다 가는 수 백, 수 천 억 인간중의 하나.  나는 결코 이 우주, 아니 지구의 주인조차 되지 못한다.
내가 태어나고 사라질 것이 결코 이 지구에  그리고 태양계에, 나아가서 우주에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한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얼마간 살다가 사라진다는 사실은..  봄에 싹이 돋고 가을에 한 장의 낙엽이 되어 흩날리는 저 나뭇잎 하나보다 결코 많지도 적지도 깊지도 못한 의미를 내포할 뿐이다.
한이 없는 우주. 그 끝이 없는 우주.  그 영원 - 무한 속의 단 몇 십년간 계속되는 유한한 생명!  얼마나 미미한.. 초라한 존재인가?!



    우주 그리고 인간은 너무나 거대한 모순이다.  [12월]  


인생!  인간의 일생.  하나의 인간은 어디에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 그 ‘어디’라고 하는 그 말 자체가 도무지 허무맹랑한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 “인간은 무엇인가?! 영원한 존재일 것.”이라고 단정하고 그것을 믿으려 한다.  그러나 인간 역시 하나의 단순한 생물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인간은 어머니의 뱃속에 태어나기 전 까지는 완전한 無였고, 또 죽음을 맞으므로 다시 완전한 無로 사라질 것이라고 가정해 볼 필요도 없지 않다.
인간이 죽음과 함께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무로 돌아간다 해도 이 우주안의 모든 사물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 이 우주 그리고 인간은 너무나 거대한 모순이다. -
만일 인간에게 영원한 영이 있다면 그것은 원래 있었던 것이거나, 아니면 다른 존재 즉 신으로부터 모태에서 떨어져 나올 때 창조되어진 영일 것이다.
- 이 우주 그리고 인간은 너무나도 거대한 영원히 끝이 없는 모순이다. -

나는 하나의 인간. 왔다 사라지는 한 줌의 흙.  히틀러는 힘이 약했기에 세계 인류의 최대의 적이 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것이 인간사회의 현실이 아닌가?  힘과 힘의 대결, 그리고 자연히 또 사고로 사라져 가는 인간들.  그것이 하나의 생물 인간의 현실이다.
나 역시 잠시 이 지상에 태어났다 사라지는 한줌의 흙.  영원한 신비 속에 태어나 그 위에서 살다가 그 속으로 사라져 가는 외로운 생물.




    그들도 웃고 나 역시 웃는다.  [12.31.]  


남들은 웃는다.  나 역시 웃는다.
그들은 말 할 것이다.  “너는 두렵기에 회피하려 한다고.”
그러나 나 역시 말 할 것이다.  “나는 창조하려 한다고.”

그들도 웃고,  나 역시 웃는다.
그러나 얼마 후 둘 중의 하나만이 계속 웃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든 인간은 전부 일반적 사실에 거스르는 본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여 승리를 거두는 인간은 결코 많지 않다.
우리는 이미 다져진 평탄한 길을 떠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는 인간들을 천재 혹은 영웅이라고 한다.  스스로 창조하는 생활, 그것이 가치 있는 것이리라.

우주는 무한한 신비.  인간은 그 영원한 불가능 속의 의지할 곳 없는 하나의 생물.
우리는 판단의 기준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다.
인간은 오직 하나의 생물일 뿐이다.  영원을 갈망하는....

결사적이다.  인간의 생존에 대한 열의는.  그러나 결국 그들 모든 인간은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살고 있는 것  그 자체로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인가?        
아무튼 우리 인간은 인생에 대해 아무런 목적도 의의도 발견할 수 없을 것 같다.




    1970년


    大學 [1.7.]


대학이란 무엇이었나?  
대학이란 인간사회의 모든 자연과 사회적 현상의 전문적 연구를 위한 기관이었다.
지금의 대학은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나?
사회와 국가의 유익과 번영을 위한 각 분야의 전문가를 배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학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대학은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인간이 자신의 존재 의의와, 사회적 역사적인 거시적 관점에서의 인간 가치를 확립하기 위한 연구기관이어야 하지 않을까?

** 어떤 개인은 다른 인격자의 인생관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람마다의 타고난 개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한 인간의 완성이다. [1.7.]


내가 원하는 것은 한 인간의 완성이다.  인간은 잠시 왔다가 사라진다.  어디로부터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사라질 것인지 그것을 알고 싶다. 이 무한히 넓은 우주 그것은 무엇인지?!
우주는 무한히 존재할 것이고, 한 인간은 잠시 왔다 사라진다.  그가 죽고 난 후 그가 생전에 누리던 권력 명예 영광 그것이 가지는 가치는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쾌락, 즐거움, 명예, 권력이 아니라  그러한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의 가치, 생존 그 자체의 의의, 영원한 진리!  그러한 것이다.



    새로운 길 [1.14.]


그것은 창조하는 생활이 아니다.
남이 닦아 놓은 길을 밟는 것일 뿐이다.

나는 싫다.  다져진 길을 가는 것은.
나는 원한다.  새로운 전혀 새로운 길을.

나는 원한다.  평범한 행복보다는 창조 개척의 고통을.
나는 달리고 싶다.  미지의 거친 황야를.  홀로 - 영원히 끝까지.

남의 인도에 의한 성공.  그보다 나 스스로의 실패
거기에는 괴로움이 있을지언정  후회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우주는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2.4.]


산다. 나는 살고 있다.  그러나 내게는 목표가 없다.
돈도 권력도 명예도 지금의 내게는 아무런 의의도 없다.  인간은 살다가 죽는다.  단지 살다가 죽을 뿐이다.  그들의 생존은 어떠한 필연적인 목적이나 가치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들은 누구나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몸부림친다.  그러나 그들 인간 중, 그 수없이 많은 인간 중 어느 하나도 그들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깨닫지는 못한다.

그들은 믿는다는 것으로 그들 자신에 관한 의문을 끝맺으려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믿는 것이지 모든 인간에게 공통-보편적인 진리는 아니다.  인간은 너무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이다.  절망하기에는 너무나 투지가 강하고, 뜻을 이루기에는 너무나 무능한 존재이다.

한번 인간의 존재, 생존의 의미, 가치, 그것에 대하여 절망해 보자.  그러면 그때의 나는 무엇을 해야 하겠는가?  내가 왜 사는지, 산다는 것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나는 결코 찾지 못할 것이다.  아니 온 인간에게 그것은 결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일 것이다.
우리 모든 인간은 우리 안에 갇힌 일개의 동물 이상으로 비유될 수는 없다.  대부분의 인간은 스스로 그들 자신의 존재, 그리고 생활을 위대한 것으로 상상한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착각하고 있거나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을 결여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인간의 생활, 그리고 능력, 그것의 한 가지 만을 보았지,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무한한 신비, 비밀의 세계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결국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곳은 인간 -즉 생각하는 자신 스스로가 너무나 초라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곳일 뿐이다.  모든 인간은 결코 아무런 해결도 보지 못한 채 사라진다.  나는 그리고 우리 모든 인간은 우리 스스로를 지나치게 과대평가 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한 모든 환상에서 돌아서서 우리 자신을 바로 볼 수 있게끔.

나는 한갓 지능이 뛰어난, 어디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갈 것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가련한 동물에 불과한 것이다.  모든 인간은..  그렇다! 결코 중대한 가치를 갖고 있지 못한 일종의 생물일 뿐이다.  나 하나가 죽는다고 해서 그리고 온 인류가 죽는다고 해서, 결코 이렇다 할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우주다. ....  우리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자 생각해 보자!    
시저가 죽으므로 인류사회는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나?  알렉산더가, 나폴레옹이 죽으므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  자, 그리고 내가 죽는다고 하자.  그러면 어떤 변화가 이 인간의 사회에 일어나겠는가?  그리고 온 인류가 멸종 된다 하면 어떠한 변화가 이 지구상에 그리고 태양계에 일어나겠는가?
결코 그렇지는 않다.  나라는 한 인간은, 그리고 인류라는 수많은 일종의 생물은 결코 이 무한한 존재 - 우주에 대하여 전혀 비할 여지가 없다.  나는 사라지지만 우주는 존재한다.  모든 인류는 사라져도 우주의 질서에는 아무런 변화도 있을 수 없다.  너무나 알 수 없는 거대한 존재이다 이 우주는!
자 그럼 이제는 우주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목적과 수단 [2.6.]    


내게 대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회의 일부일 뿐이다.
나는 우선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어야 하고, 그 다음 그러한 인생을 기반으로 어떤 한 가지 목적을 정해야 한다.
나는 먹을 것, 입을 것, 살 곳을 위하여 살지는 않는다.  
나는 어떠한 목적 하에 살지 않으면 안 된다.

먹을 것, 입을 것, 살 곳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인간은 목적과 수단을 구별치 못한다.



    지혜로운 자의 웃음 [2.15, 16.]


나는 결코 초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나는 내가 가려는 길이 대다수의 인간, 95% 이상의 인간들이 가는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이라는 것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남들 거의 모두가 나를 비웃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로서 그러한 비웃음은 단지 가능성에 의한 것일 뿐, 그 비웃음이 지혜로운 자의 웃음이었는지, 혹은 어리석은 자의 웃음이었는지는 앞으로의 나의 생활의 결과에 의해 분명히 구별 될 것이다. [2.15.]

꿈이 크면 클수록 그것에 요구되는 고통과 눈물은 더욱 큰 법이다.  새로운 길을 찾아 개척해 나가는 인간은 필연적으로 외로울 수밖에 없다.  다수의 인간이 걷는 길은 외롭지는 않다. 그러나 그곳에는 창조가 있을 수 없으며, 단지 모방과 거듭되는 평범한 생활, 습관의 반복이 있을 뿐이다. [2.16.]



    미래를 상실한 인간 [3.4.]


지금 세대의 대다수의 인간은 오직 ‘돈’만을 위해 산다.  인간으로서의 정신적 德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수 십 억의 인간들이 매일같이 분주히 활동한다. 그러나 그들의 목적은 오직 한 가지 ‘돈’ 그리고 ‘性’ 혹은 권력 명예 그런 것 들이다.  

그들은 영원한 것을 버리고 순간적인 것을 취한다.  
도대체 무엇이 원인이 되어 이러한 사회가 형성되었을까?  인구에 대한 물자의 부족인가?  아니면 급격한 자연과학의 발전인가?  그 원인이 규명되어야 하고, 새로운 사회개혁이 일어나야만 한다.  
지금의 인간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내달리고 있다.  그들에겐 그들이 도달하게 될 목적지는 문제가 아니다.  오직 순간에 살려 할 뿐이다.

그들에게 미래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큰 것과 작은 것 [3.8.]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하여 나의 생명을 기꺼이 버린다.
인간은 한번은 꼭 죽어야 한다.  죽는다는 것은 평범한 사실이지만, 수치스런 生을 산다는 것은 영원히 잊혀질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없어질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은 어리석은 자의 추행이다.

생명을 결코 아깝게 생각하지 말라.  그것은 언젠가 떠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너를 버린다.  그러나 너를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이 있다.  그것은 네가 남긴 정신적 육체적 추행의 행적이다.
너는 결코 없어질 것을 귀하게 여기지 말라.
결코 작은 것을 위해 큰 것을 더럽히지 말아라.



    정신의 자유 [3.14.]


다른 모든 인간이 짐승과 같이 살기를 원해도, 나는 하나의 인간으로 죽기를 원한다.
인간은 정신과 함께 육체를 갖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의로운 정신을 팔아서까지 육체를 위할 수는 없다.  나는 하나의 선한 인간으로서 죽는 것을 최대의 기쁨으로 생각한다.  정신은 육체보다 고귀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많은 인간들은 육체를 더욱 귀하게 여긴다.
그러나 나는 결코 실망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인간이 육체만의 안락을 추구해도, 그 반면에는 정신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사람이 있으리란 것을 믿기 때문에...



    인생과 그림 [4.6.]


나는 하나의 인생을 산다.  언제까지 일지는 모르나 ....
나는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 그러나 결코 붓 가는대로 그릴 수는 없다.

대부분의 인간은 모든 것을 붓 가는대로 그린다.
그리고 소수의 인간은 그리고자 하는 이상이 있다.
그리고 극소수의 안간 만이 그리고자 하는 것 외에 왜 그림을 그리는가? 하는 것에 대한 결론까지 가지고 있다.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인간.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인간.
왜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도 아는 인간.
그러한 세 종류의 인간으로 사회는 구성된다.
그러나 이상을 실현하는 인간은 극히 드물다.  



    인간의 한계 [7.18.]


우주 자연은 너무나 광대하다.  그리고 나는 너무 작다.
우주는 너무 거대하고, 나는 너무나 조그만 존재이다.
나는 하나의 인간으로 거대한, 무한히 넓은 우주의 극미한 일부로서 존재할 뿐이다.
얼마나 공허한가,  얼마나 두려운가,  그리고 얼마나 갑갑한가?!

예리하게 경쾌하게 우주를 꿰뚫으며 날고 싶다.
끝에서 끝까지...  그러나 나는 너무나 약한 존재이다.
내가 아무리 우주를 품에 안고 싶어도, 그것은 결코 불가능 하리라.
단지 내가 이를 수 있는 최대의 한계점은, 자연을 무한한 우주를 있는 그대로 보고, 그 자연과 순수한 마음의 대화를 통하여 현실을 힘껏 포옹하는 것일 뿐이리라.

자꾸 날으려는 꿈을, 뛰려는 마음을 스스로 안정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스스로 나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을 때, 나는 비로소 온 우주를 느끼고 사랑할 수 있다.  분명코 우주는 너무나 거대하고, 나는 잠시 존재하는 하나의 생물일 뿐이다.



    밝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우리의 生을 가꾸자 [8.15.]


이제 여름도 서서히 물러가기 시작했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그 다음엔 다시 봄이, 그리고 다시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그렇게 계절은 변화하고 시간은 흐르고, 인간은 성장하고 쇠퇴하고 새 생명이 창조되고 노쇠한 생명은 잠이 든다.  
인간은 잠시 무대에 등장하였다 사라진다.  언제나 활기 있게 약동하는 자연은 변함없는 그의 위력을 과시할 것이나, 인간은 쓸쓸히 사라져 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한 인간이 갈 수 있는 최대의 한계는 묵묵히 깊은 마음에서 솟아나는 미소로 자신을 살펴보고, 아름답고 여유 있게 그들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사랑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것일 뿐이다.

얼마나 자랑스러울 수 있는 것인가?!  우리와 같이 무능한 인간이 우주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런데 왜 인간들은 욕심스럽게도 그 우주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것일까?  아니 왜 그들이 가질 수 있는 것 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하나의 조각품, 한 폭의 그림  한 편의 시와 같은 것으로 우리는 우리의 일생을 가꾸어야 할 것이다.  밝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    



    인류의 역사는 이기적 의지 위에서 변천하여 왔다. [11.14.]


인류의 역사상 처음은 개인의 힘이 眞理(正義)였다.
그 다음은 부족사회의 힘이 진리였고
그 다음에는 도시국가의 힘이 진리였으며
그 다음으로 대규모 국가의 힘이 진리였던 것이다.

힘이 진리다. - 즉 강한 자가, 민족이, 국가가 약한 개인과 민족과 국가의 자유와 재산과 처자를 약탈하여 지배하고 노예화 한 사실을 말한다.  누기 이 엄연한 사실을 부정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또한 어느 누구가 현대의 인간은 이미 과거의 인간과는 전혀 다른 인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넓게 멀리를 내다보고 관찰 할 때, 인류의 사회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현재 역시 각 개인과 민족과 국가가 각자 그들의 이기적인 본능, 의지에 의해서 견제하며 투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투쟁의 표현 방식은 양상을 달리 할 수 있으나 결국 모든 인류의 문화와 사회는 이기적 의지에 근거를 두고 변천하여 나갈 것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이제 나는 그저 웃을 뿐이다. [11.30.]


인생이란 무엇인가?!  너무나 많이 들어왔고, 말하고 생각했던 제목이다.  
그러나 이젠 그저  웃는다.  씁쓸하니 묘한 웃음을..  
그리곤 이제는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를 찾는다.  어떻게 살아갈까 고.
무엇이냐에 대한 결말은 영원, 무한 앞에 굴복하여,  無知 無能 - 그것을 자각 함이었다.
그러므로 지금의 나는 자만심과 허영에서 깨어 현실에 눈뜨려 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우스꽝스런 존재였는가?!
감히 영원한 것에 도전하였던 나라는 존재가!
그러므로 이제 내가 나갈 방향은 하나의 유한한 시간적 공간적 존재인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살피고 알아서,  내가 소유할 수 있는 것만을 가지고 내게 존재하는 생명을 아름답게 가꾸며 창조하는 생활을 통하여..
하나의 예술적인 생.  한 폭의 위대한 그림.  한편의 영원히 빛날 시와 같은 것으로 승화시키는 길 뿐이다.

인간은 영원함 가운데 존재하는 순간적 존재로,
무한함 가운데의 유한함, 극히 보잘 것 없이 작은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