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걸어가는 길...

 

 

나무는 꽃을 욕심내지 않습니다. 꽃을 피우고 싶어 안달하지도 않고, 그저 오랜 시간 묵묵히 양분을 빨아들이며 줄기와 가지를 뻗어 나갑니다. 새는 억지로 껍질을 깨뜨리지 않습니다. 알 속에서 부리와 날개를 기르며 많은 시간을 참고 견딥니다.

 

만약 나무가 꽃만 탐내고 줄기와 가지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마 그 나무에는 꽃이 피지 않을 것입니다. 알이 하늘을 나는 것만 꿈꾸고 껍질 속에서 부리와 날개를 만드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새는 오래도록 밖으로 나올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묵묵히 정진하되 욕심을 갖고 하지는 마십시오. 깨달음은 욕심의 대상이 아닙니다. 욕심을 내어 달려들수록 깨달음은 더욱 더 멀리 달아나버릴 것입니다.

 

그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일에만 충실하십시오.

 

마음이 산란하면 감각을 살펴보고, 슬프고 괴로울 때에는 욕망에게 이유를 묻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그 생각을 점검하십시오. 성공으로부터도 배우고, 실패로부터도 배우며, 부유함과 건강으로부터도 배우고, 가난과 질병으로부터도 배우십시오.

 

그러다가 서서히 욕망과 관념의 정체를 알게 되고, 삶이란 게 한갓 환상에 지나지 않음을 눈치 채게 될 즈음이면, 깨달음은 이미 우리의 집 문 앞에 조용히 다가와 있는 것입니다.

 

깨달음은 깨달음에 이르고 싶다는 욕심이 없고, 깨달음에 대해 궁리하는 생각으로부터도 벗어나, 그저 ‘마음을 비우고 맑은 의식으로 깨어있을 때’, '순간순간의 삶 속에 온전히 하나가 될 때', 그때 일어납니다.

 

갑자기 문이 열리고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옵니다. 꽃잎이 벌어짐과 동시에 온 하늘이 내려앉고, 껍질이 부서짐과 더불어 온 우주가 펼쳐지는 것입니다.

 

출처: [복 본] 중에서

(펌)http://cafe.daum.net/sinmunmyung